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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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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돈
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 『인생학교: 돈』.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마주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멜번 비즈니스 스쿨 교수이자 철학자인 저자 존 암스트롱 교수의 《돈》편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스펙터클한 힘인 돈이란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돈과 인생, 돈과 행복 사이에서 돈이 갖는 의미와 가치, 돈이 주는 기쁨, 돈으로 성취 가능한 모든 것들에 대한 놀랍고도 새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필요와 욕구, 가격과 가치, 생계유지를 넘어선 이상 욕망에 대해 경영학과 철학을 결합한 따듯하고 위트 넘치는 글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자신의 경제 상황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독자들과 마음을 열고 함께 고민을 나누면서 돈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소유욕, 과시욕, 공포, 성취감 등 돈의 기본적 정서와 함께 돈의 힘으로 인간관계를 제압하거나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돈에 대한 좌절감과 가난에 대한 두려움을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까지 우아한 방식으로 보려주며 지금까지 우리가 가졌던 돈에 대한 감정, 태도, 신념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전한다.
저자
존 암스트롱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13.01.11

 

머리말

우리가 원하는 삶은 갑자기 큰돈을 버는 것보다 평생 돈 걱정하지 않고 사는 삶이 아니던가.

 

돈을 향한 집착이나 걱정은 흔히 겪는 문제일 것이다. 그렇지만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흔들 만큼 돈과 돈 걱정에 지배당하고 있다면 차분히 내려놓고 이 책을 필독하길 바란다.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대가인 돈으로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행복과 만족, 소유와 경험을 교환하면 되는 것이다.

 

돈 때문에 벌어진 욕망과 질투는 포기와 외면 그리고 좌절로 끝나게 마련이다.

 

 

 

Part 1. 돈 걱정과 돈 문제 사이

Chap 1. 문제가 아니라 걱정에 관한 고찰

우리에게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당연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 지!), 그리고 돈이 왜 필요한지(미친 거 아니야?)에 대해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당신은 돈이 얼마나, 왜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있는가? 돈에 관한 일반적인 조언은 그런 본질적인 것에 대한 탐구를 마친 후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의 관심은 돈 걱정이 아니라 돈 문제에 맞춰져 있다. 이것이 문제다.

 

우리가 돈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우리의 정체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우리를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까지 결정한다. 또한 돈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기도 하고, 단절시키기도 한다.

돈과 우리의 관계는 일종의 경기장arena이다. 그곳에서 우리의 탐욕과 자비가 드러나고, 지혜와 우매함이 발가벗겨진다. 자유, 욕구, 권력, 신분, 일, 재산 등, 우리네 삶을 지배하는 이 모든 거대한 개념들은, 거의 항상 돈을 둘러싸고, 혹은 돈 속에서 형성되고 펼쳐지고, 심지어 파괴되기도 한다.

 

교육철학 용어에서, ‘훈련training’과 ‘교육education’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말이다. 훈련은 특정 업무를 더욱 효과적으로 성실하게 수행하는 법을 가르친다. 반면 교육은 그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고 풍요롭게 해준다. 누군가를 훈련시킬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사랑하고, 왜 그것을 사랑하는지 등을 전혀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교육은 그 사람 전체를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좀 더 광범위하고 숭고한 관점에서, 돈을 교육의 문제보다는 훈련의 문제로 봐왔다. 하지만 요즘처럼 가치관이 혼돈스러운 시대에는 돈 에 관한 ‘훈련’이 아닌 ‘교육’이 필요하다.

 

시카고학파Advocates of the Chicago School로 대표되는 자유시장 옹호자들은 ‘돈은 근본적으로 중립적인 매개체’라고 주장한다. 그들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돈을 통해 합리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돈을 규정한다면 돈은 전혀 해로울 게 없다. 돈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꿀 이유도 전혀 없다. 돈 때문에 야기된 실패는 결국 ‘합리성’이 부족해 생긴 부산물일 뿐이다. 즉 한 사람의 경제적인 삶은 자유로운 창조물이다.

 

시카고학파 :: 시카고대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일단의 경제학자들을 일컫는 말로, 1970년대 후반부터 지배적인 학설로 부각되고 있다. ‘신자유주의학파’라고도 불리며, 시장경제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에 신념을 가지고 합리적인 경제운영을 도모하며,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가격기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 기본 주장이다.

 

 

 

Part 2. 돈에 관해 생각하기

Chap 2. 돈 걱정의 진정한 의미

돈 걱정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돈이 없으면 나의 사회적 신분이 낮아질 것이다

돈이 없으면 내 삶에는 엄청난 고통과 고난이 따를 것이다. 나 자신을 보호할 만큼의 돈이 없기 때문에 굴욕을 당하게 될 것이다. 필연적으로 나의 사회적 신분은 낮아지게 된다.

2. 돈 때문에 인생을 허비할지도 모른다 고작 근근이 먹고사는 데 급급할지도 모른다.

물론 먹고사는 데 인 생을 쏟아 붓는 것이 완전히 낭비라고만은 볼 수 없다. 다만 성취감과 자아실현,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가치 있는 노력 같은 것이 나의 바람보다 훨씬 줄어들 뿐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내 삶의 대부분을, 대출금 상환이나 신용카드를 생각하며 보내게 될 것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들을 뒤로 한 채. 게다가 돈은 정말 믿을 것이 못 된다. 내가 아무리 절약한다 해도 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3. 내가 갈망하던 것들을 죽을 때까지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평생 꿈꿔온 아름다운 집에서 살 수 없을 것이고, 고급 승용차를 타지 못할 것이고, 호사스러운 휴가를 보내지도 못할 것이며, 견고한 경제적 안정이 가져다주는 아늑함과 편안함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이런 생각은 나와 이 세상을 향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인생 전체가 실패로 이어질까 봐 걱정스럽다.

4. 돈에는 운명 같은 게 있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돈은 바이러스와 같다.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끔찍한 일도 서슴지 않는다. 돈은 가치merit나 고통suffering, 정의justice 등과는 무관한 논리로 움직이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타당한 이유 없이 구걸하며 간신히 삶을 연명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주식이 대박나 엄청난 부를 누린다. 이처럼 돈에는 일종의 운명 같은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운명이라는 체계는 너무도 거대하게 느껴져서 내가 그것에 대해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 같다.

 

‘돈 걱정’ 속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숨어 있다. 이 잠재된 질문들에 명확히 답할 수 없기 때문에 자꾸 걱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1. 나는 무엇 때문에 돈이 필요한가? 즉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2.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

3. 그만큼의 돈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4. 다른 사람들을 위한 나의 경제적 의무는 무엇인가?

 

우리의 가치관, 생활방식, 인생관에 관한 것들이다. 돈 걱정은 경제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에 가깝고, 은행잔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의 정신에 관한 문제다.

 

나는 내 차를 바라볼 때면, 곧잘 돈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10년 넘게 타고 다녔더니 여기저기 긁힌 자국도 많고 경미한 고장들이 나기 일쑤다. 운전을 하다 보면 괴상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와이퍼는 덜덜대며 앞쪽 유리를 힘겹게 가로지른다. 휠 아치wheel arch 아랫부분을 감싸는 플라스틱 조각은 얼마 전 떨어져 나갔다. 차 안은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것처럼 지저분하다. 범퍼 한쪽은 지하 주차장에서 후진을 잘못해서 찌그러졌다. 그래도 여전히 차를 모는 데는 지장이 없고 믿음직스럽다. 어차피 나는 차를 바꿀 형편이 안 된다.

그러나 내 머릿속 누군가는 ‘내가 갖고 싶은 차는 이 차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더 매력적이고 더 멋지고 무엇보다 ‘더 고급스러운’ 차를 마음에 그리는 것이다.

테니스 클럽에서 주차를 할 때, 주위에 그저 그런 차들이 주차되어 있으면 나는 왠지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진다(이런 말을 하는 게 좀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그러나 고급 승용차들이 주차되어 있으면 왠지 모르게 심기가 불편하다. 사실 나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내 인생이 이 차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걱정, 평생 더 좋은 차를 갖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 영영 날 만족시킬 차를 탈 형편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그러나 결국 알고 보면, 나의 이런 걱정은 자동차 자체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그것은 상상이나 감정, 사회적 관계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 걱정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우리의 걱정이 궁극적으로 돈에 관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니, 내 걱정의 실체가 좀 더 명확해 진다. 나의 진짜 걱정은 인생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진정한 걱정이다.

 

내 걱정의 실체는, 아이들이 가난하게 살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아닐 것이다. 진짜 걱정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남에게 의존하면서 살지는 않을지, 혹은 지금이 아이들의 미래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지금껏 늘어놓은 나의 걱정은 분명히 어느 정도는 돈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밖에 남에게 호감을 사는 것, 내 아이들이 잘 사는 것, 자아실현이나 목표달성에 대한 나의 은밀한 희망, 일관성 있 는 인생에 대한 문제들도 포함되어 있다.

 

Chap 3. 돈과 좋은 관계 맺기

좋은 관계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서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어디까지가 당신의 잘못이고, 또 어디까지가 상대방의 잘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반대로 일이 잘되어갈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성공의 일부분은 당신이 잘했기 때문이고, 또 다른 부분은 상대방 덕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돈의 양으로(소득을 늘리든지 아니면 적은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든지) 돈 걱정을 해결하는 것은 이상적인 전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돈과 당신의 관계와, 그 관계에 대한 당신의 감정feelings을 다루는 것이다.

 

안티고네(Antigone) ::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딸이다. 가장 일반적인 전설에 의하면 오이디푸스와 그의 어머니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라는 두 형제와 여동생 이스메네가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눈을 찔러 소경이 되어 왕국을 떠난 비극의 부왕(父王)을 따라 여러 나라를 방황하다가 아버지가 콜로노스의 땅에서 죽은 뒤 다시 테베로 돌아왔다.
그뒤 두 형제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왕위를 둘러싸고 서로 싸우다가 둘이 모두 죽었는데, 이때 새 지배자가 된 숙부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를 애국자로, 폴리네이케스를 역적으로 취급하여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시체를 들에 내다버려 새와 짐승의 밥이 되게 하였다. 그리고 이를 거역하는 자도 사형에 처한다고 포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티고네가 형제의 시체를 갖다가 매장하자, 노한 크레온은 그녀를 지하감옥에 가두었다. 그러자 그녀는 거기서 목을 매어 죽었고 그뒤 그녀의 약혼자로 내정되어 있던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도 자신의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크레온의 아내 에우리디케도 자해(自害)를 함으로써 크레온은 파멸에 이르렀다고 한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BC 441)가 유명한데, 원래는 테베 기원(起源)의 전설은 아닌 듯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티고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우리가 ‘돈은 끔찍한 것’이라고 덮어놓고 폄하한다면, 돈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긴장, 불확실성, 혼란은 인생을 산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위대한 테마다. 우리가 실망한 것에 대해 캐내기, 우선순위를 놓고 어려운 결정 내리기,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고난을 극복하기,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뒤로 미루기…. 이런 것들은 돈 때문에 벌어진 불행한 상황이 아니라,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어른이 된 후의 삶의 목표는 ‘걱정을 잘하는 것’라고.

 

 

 

Part 3. 돈의 은밀한 의미

Chap 4. 돈이 돈이 아닐 때

우리는 돈이 긴장된 관계를 해소해줄 거라 믿는다. 그러나 에디의 경우는 결코 해당되지 않는다. 에디는 무엇보다 인간 관계에 문제가 있는데도, 정작 그것을 ‘돈 문제’로 느끼기 때문이다.

 

걱정은 결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가 자신의 문제를 경제적인 것이라고 느낄 뿐이다.

 

두뇌의 반쪽은 ‘돈이야말로 안정감을 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머지 반쪽은 ‘돈이야말로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페트라의 상상 속에서, 돈은 사촌 시몬느와의 경쟁이다. 그녀에게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필요할까?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시몬느보다 많이!’일 것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안젤라는 돈이 많아지는 것이 두렵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더 많이 저축하고 싶고 이제 빚이라면 진저리가 나지만, 왠지 돈은 아주 위험한 존재로 느껴진다. 34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금전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돈을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청춘에 사형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즉 돈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처량한 중년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 역시 물론 돈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걱정거리들이 존재한다.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그녀의 태도, 철이 드는 것과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그녀의 생각, 행복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서점에서 일하는데 여건이 허락될 때는 글을 쓴다. 단편집을 출간하려고 열심히 준비 중인데 아직까진 별다른 성과가 없다. 그는 창작에 대해서 대단히 진지하며, 작품에 누구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소소한 감상들을 작품 속에 성실하게 담아내려고 무척 열심히 노력하는 데다, 새로운 방식으로 쓴 독특한 작품도 구상 중이다.

그런데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들의 제목을 볼 때마다 그는 무척 놀란다. 너무 가볍고 쉽고 천박해 보이는 책들이 떡하니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가 느끼기에, 돈은 진실과 본질의 대척점에 있는 존재다. 그리고 무자비하다. 그는 돈이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존재를 무참히 깨부수고, 잘못된 기준을 세운다고 생각한다. 출판업자들 역시 얼마나 작품을 잘 썼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사람들도 역겹기는 마찬가지다. 파티에서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면, 그의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에만 관심을 가지니 말이다.

 

플라톤의 동굴 :: 플라톤의《국가론》에 등장하는 유명한 철학적 비유. 동굴 밖의 세계가 진짜 세계인 ‘이데아’의 세계이고, 동굴 안의 세상은 진짜 세계에서 들어오는 그림자만 보고 살 수 있는 가짜 세상에 불과한 것을 비유한 말이다.

 

돈은 우리의 삶에 너무나도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심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것은 소설가에게는 흥미진진한 주제가 될지 몰라도, 잘 사는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된다.

 

돈은 이상한 힘을 발휘해서 우리가 옳지 못한 방식으로 처신하게끔 만든다. 우리는 돈에 대해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는 경향이 있다. 돈의 은밀한 의미는 우리 각자에게 진실을 회피하고 왜곡시키는 동기, 즉 돈에 대해 거짓을 말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해준다. 경제학은 돈에 관한 문제에서 개인을 배제함으로써, 그 자체를 ‘과학science’으로 만든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우리가 꼭 이해해야만 하는 것들을 종종 놓친다. 돈과 우리의 개인적 관계에 대한 은밀한 역사가 바로 그것이다.

 

Chap 5. 돈 걱정, 어떻게 벗겨낼 것인가?

‘언젠가’라는 말은 그저 머나먼 미래의 어느 불특정한 날에 불과하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부자와 가난뱅이 사이를 드라마틱하게 오가며 평균보다 약간 풍족한 정도의 삶을 살았다.

 

디캔팅 :: 와인병을 세워서 보관하여 침전물을 가라앉힌 다음, 와인병 윗부분의 깨끗한 와인만을 좁고 긴 모양의 유리병인 디캔터에 옮기는 작업을 디캔팅이라고 한다. 숙성 기간이 오래된 레드와인은 색소성분이 중합(重合) 반응을 일으켜 분자가 커지면서 가라앉는다. 이렇게 생긴 침전물과 와인 제조 과정 중에 생기는 찌꺼기를 병 속에 두고 맑은 와인만을 얻기 위해 디캔팅을 한다. 디캔팅 과정 중에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게 되는데, 이때 와인의 맛이 순화되어 부드러운 맛이 된다. 좁고 긴 모양의 디캔터를 사용하는 것은 숙성된 와인이 공기와 조금만 접촉해도 급속하게 산화되어 와인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캔터를 갖추지 못했다면 와인 잔에 담긴 와인을 빙빙 돌리는 스월링(Swirling)을 통해 디캔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디캔팅 [decanting]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디캔더 :: 포도주 등을 병에서 따라내에 상에 낼 때 쓰는, 보기 좋게 만든 유리병

 

지금도 돈 때문에 그녀에게 모욕당한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어느날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주었다. “우리 부모님은 너를 좋아하셔. 하지만 부모님은 너를 이해하기 힘들대. 모름지기 패기 있는 청년이라면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거나, 출판사를 차리거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부모님의 생각이셔.”

그녀의 부모님은, 마치 내가 그런 것들을 잠시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너무 쉽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나의 두려움은, 내가 가난하게 태어난 게 누군가에게 최악의 결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인물의 일곱 가지 유형

1. 우리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격려해주는 사람

2. 다른 사람을 모욕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

3. 돈에 대한 절망감이나 분노를 전파하지 않는 사람

4. 좋은 습관을 격려하는 사람

5. 자신의 경제적 경험에 대해 솔직한 사람

6.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당신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

7. 돈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해주며 어떤 어려움에도 당황하지 않는 사람

 

Chap 6. 그렇다면, 돈이란 무엇인가?

우리 통장에 있는 돈은 돈 이전에 일이나 사업과 같은 다른 형태였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돈이 미래에는 소유물이나 경험과 같은 또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다.

돈에 대한 또 다른 표준적 정의는, ‘돈은 가치관의 창고’라는 것이다. 이 말은 돈이 언제든지 다른 것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돈으로 전환될 수 있는(즉 돈을 벌 수 있는) 활동과 노력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리고 돈과 바꿀 수 있는(돈으로 살 수 있는) 소유물과 경험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가 느끼는 일반적인 두려움 중 하나는, 우리가 하는 노력의 가치가 줄어들거나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 노력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 해도, 노력의 가치가 줄어들거나 사라진다면 불만족스러운 거래가 된다. 노력 자체가 당신이라는 존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반적인 두려움은, 대체로 돈이 충분한데도 그것을 만족스러운 소유물이나 경험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돈 자체는 당신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노력이나 활동을, 진정한 가치를 가진 영속적인 소유물과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것, 이것이 바람직한 돈의 순환이다.

우리가 이 순환고리에서‘관계’를 없애려고 할 때, 돈과의 관계는 비정상적인 것이 된다. 특히 그런 일은 우리가 돈을 잠재적인 소유물이나 경험으로 보지 않거나, 소유물과 경험을 돈으로만 볼 때 자주 발생한다. 쉽게 말해, 그림을 그림으로 보지 않고 오직 돈으로만 본다든지, 교육을 교육으로 보지 않고 단지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할 때 돈과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변질된다는 말이다. 또한 우리가 하 는 노력이나 활동을 본질적 가치의 평가로 보지 않고,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볼 때도 비정상적인 관계가 된다.

앞에서 나열한 각각의 경우에 잠재된 실수는 모두 같다. 둘 다 ‘수단’을 ‘목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교환의 매체(혹은 수단) 그 자체를 진짜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

 

사람들은 집을 투자 대상으로 간주한다. 이때 집은 돌과 회반죽, 또는 유리와 철 속에 한동안 저장되어 있는 일정 양의 돈을 상징한다. 결국 그것은 다시 돈으로 전환될 것이다. 항상 제1의 고려대상이 되는 것은 돈이다. 건물은 단지 이상하게 생긴, 돈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한편, 집은 대개 ‘가정home’으로 인식된다. 집은 그 안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의 경험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담겨 있고, 개인적인 취향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우정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집을 가지려면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돈은 단지 그런 멋진 일들이 일어나도록 돕는 수단일 뿐이다.

 

 

 

Part 4. 돈과 좋은 삶

Chap 7. 삶의 구성요소로서의 돈

돈은 그저 도구instrument일 뿐이다. 대수롭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다음과 같은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첫째, 돈은 무엇을 위한 수단인가? 둘째, 어떻게 해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돈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돈으로 평온함과 활기의 상징이 되는 것들을 살 수는 있지만, 그 원인은 살 수 없다.

 

삶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행복한 삶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삶에는 고통과 외로움과 실망이 존재하고,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들의 죽음도 받아들여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행복한 삶도 그 모든 것을 다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때 ‘잘, 사는 것’이 ‘행복’보다는 좀 더 정확한 표현인 이유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돈이 성공적인 삶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Chap 8. 사랑과 섹스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나?

제인 오스틴은 돈 자체가 우리에게 사랑뿐 아니라 행복한 성생활을 가져다준다고 단언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돈을 ‘삶의 구성 요소‘로 접근했다. 즉 돈은 훌륭하고 바람직한 다른 요소들과 결합되었을 때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지, 돈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지지하는 돈에 관한 이론이다.

 

관계의 목표는 두 사람이 함께 잘 사는 것이다. 돈은 ‘잘 사는 삶‘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할 때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돈이 성적인 행복과 긍정적으로 연관된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1. 누군가에게 돈은 정력제다.

2. 돈으로 명품과 프라이버시, 성적인 자극을 살 수 있다.

3. 돈은 인간관계의 취약성을 감소시켜준다.

4. 사람들은 부자에게 너그럽다.

 

Chap 9. 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푸생 :: 17세기 프랑스 최대의 화가이며 프랑스 근대회화의 시조. 신화·고대사·성서 등에서 제재를 골라 로마와 상상의 고대 풍경 속에 균형과 비례가 정확한 고전적 인물을 등장시킨 독창적인 작품을 그렸다. 장대하고 세련된 정연한 화면구성과 화면의 정취는 프랑스회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1594년 노르망디의 레장드리에서 출생하였다. 처음에 고향에서 Q.바랭에게 배우다가 1612년 파리로 나가 F.엘 및 G.랄르망에게 사사하였다고 하나, 이 시기까지의 일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1621년 뤽상부르궁(宮)의 장식에 필립 드 샹파뉴와 함께 고용되었다. 이 때 왕궁에 소장된 라파엘로의 작품을 알게 되었고, 원래 이탈리아 고전(古典)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더욱 로마를 동경하게 되었다. 1624년 로마로 가서 당시의 유행작풍이었던 카라치파의 작품을 배우고 도메니키노의 아틀리에에서 제작하였다. 그가 지니는 명쾌단정(明快端正)한 구도와 약간 차가운 듯한 색조는 이 시기의 수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베네치아파에서도 영향을 받아 라파엘로 등 고대에 심취하였고, 로마와 상상적인 고대풍경(古代風景) 속에서 균형과 비례가 정확한 고전적 인물을 등장시킨 독창적인 작품을 창출하였다.
1628년 성베드로대성당의 제단화를 그릴 무렵부터 명성이 높아져, 1639년 마침내 고국 프랑스의 루이 13세로부터 수석화가로서 초빙되었다. 그러나 파리의 화가들과 잘 맞지 않아, 1642년 다시 로마로 돌아와 죽을 때까지 그 곳에 머물렀다. 신화(神話)와 고대사(古代史), 성서 등에서 제재를 골라, 그것을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독특한 이상적인 풍경 속에 그렸는데, 그 장대하고 세련되고 정연한 화면구성과 화면의 정취는 그 후 프랑스회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17세기 프랑스 최대의 화가이며, 프랑스 근대회화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작품으로 《예루살렘의 파괴》(빈미술사미술관) 《아폴론과 다프네》(뮌헨미술관) 《바커스제(祭)》 《플로라의 승리》 《아르카디아의 목자(牧者)》(이상 루브르미술관) 《양치기들의 경배》 《계단 위의 성가족》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푸생 [Nicolas Poussin]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Part 5. 질서 만들기

Chap 10. 필요 vs. 욕구

“그것이 정말 내게 필요한가?”라는 질문 속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다. 첫째,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둘째, 더 나은 내가 되는 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셋째, 내 인생에서 그것이 왜 필요한가? 이런 질문을 통해 필요와 욕구wants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필요와 욕망을 단순히 ‘보통modest’대 ‘대단함grand’ 같은 식으로 구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필요가 항상 더 작고 더 적고 더 값싼 것에 국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좀 더 많은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 이해심,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삶, 정신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Chap 11. 내 인생에는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것은, 금전적인 자원을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종의 ‘비용’이다.

 

Chap 12. 가격 vs. 가치

가치value는 개인적이고 윤리적이자 미적인 판단이다. 궁극적으로 개인에 의해 정해지고, 그의 지각과 지혜와 성품에 기초한다. 따라서 당신 스스로 가치의 크기를 정의할 수 있다.

 

적은 돈으로 신나게 사는 사람들의 비밀을 소개하겠다.

1.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한다

그들은 어떤 경험을 할 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 지를 안다. 예를 들어, 디너파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럭저럭 먹을 만한 와인이 나오면 그것이 어떤 종류의 와인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그들은 다르다.

2.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유행은 가격을 부풀리는 구실일 뿐이다. 그들은 유행이 아닌 사물이나 생각, 사람의 본질에 대해 살펴본다.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적 신분으로 판단하는 대신, 본질적인 장점을 찾아 그것으로 판단한다.

3. 뛰어난 취향을 가졌다

그들은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에 집중 한다. 따라서 애매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말할 수 있다.

4. 창조적이다

그들은 그저 가능성만 볼 뿐, 그 가능성을 꼭 현실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리지 않는다. 내적인 추진력이 있고, 추진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경제학 수업에서는 결코 거론되지 않는 이러한 자질들은, 우리의 경제생활에 대단히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돈은 교환의 수단일 뿐이다. 돈은 가치를 교환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한 교환은 종종 예술일 때도 있고, 아주 가끔 과학일 때도 있다.

예술이라면 돈으로 중요한 것을 얻으려 하는 당신에게, 지혜와 지성을 가져다줄 것이다. 예를 들어, 환상적인 디너파티를 여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마음에 쏙 드는 아름다운 방을 갖는 데 드는 돈은? 훌륭한 그림의 가격은? 매력적인 의상의 값은? 사실 이런 것들은 정해진 가격이 없다. 그것은 우리의 창의력과 재치, 그리고 유행 따위에 놀아나지 않는 독립적인 정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 다 잘 알겠어. 하지만 내가 그렇게 창의적이지 못한 걸 어떡해?”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 해보자. 내 얘기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되라거나 미술평론가 같은 전문적인 안목을 갖춰야 한다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구에 발바닥을 붙이고(허공에 떠 있지 말고!) 현실적인 과정을 따르는 것이다.

다음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 내 말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당신이 좋아하고,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이미지를 선택하라. 그러고 나서 질문하라. “이것들이 정말 나에게 하려는 말이 무엇인가?”

내 얘기를 좀 하자면, 약 10년 전쯤 나는 오래된 찻잔 세트를 모으는 데 한동안 열광했다.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았지만, 살 형편이 못되는 게 문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어느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 그림 속에는 큰 테이블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각기 짝이 다른 오래된 찻잔과 받침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전반적으로 아주 지저분한 집을 그린 그림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지저분한 것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그 그림을 보면서 찻잔과 잔 받침이 세트가 아니어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잔과 잔 받침을 따로 사면 훨씬 싸다.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집 정원에는 그림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큰 테이블이 놓여 있다. 오래된 예쁜 잔들과 함께 말이다.

물론 이것은 그냥 넘어가도 될 만한 사소한 사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최소한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힌트는 여기에 있다. 당장 돈이 없다는 사실에 우울해하거나 전전긍긍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에 꾸준히 관심을 갖기만 하면 된다.

 

Chap 13. 갈망과 두려움

베르길리우스 :: 고대 로마 최대의 시인. 북 이탈리아 만투바 근교의 농가에 태어나 로마에서 철학ㆍ의학ㆍ수사학(修辭學) 등을 배웠는데, 처음에는 법률가를 지망하였으나 내성적인 성격으로 도중에서 단념하고, 문학에 전념하게 되었다. 20세 때에 작시(作詩)를 시작하여 33세에 완성한 《에클로가에(Eclogae, 田園詩)》의 태반은 그리스의 테오크리토스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나, 그중의 2편만은 그리스의 벽지 아르카디아를 무대로 한 작품이며, 번거로운 속세를 떠난 이상향(理想鄉)으로서의 아르카디아의 전통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무렵부터 그는 당시의 유명한 문인들과 사귀기 시작하였으며, 문인의 보호자였던 마에게나스를 통하여 옥타비아누스(후일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후대를 받게 되었다. B.C. 30년 제2작인 《농경시(農耕詩) Georgica》를 발표하여 그 후의 11년에 .이르는 생애는 장편 서사시 《아에네이스 Aeneis》의 제작에 바쳐졌는데, 이 작품으로 그의 이름은 불멸의 것이 되었다. 《아에네이스》는 미완성 작품인데 현재 12권이 남아 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평소에 소식(小食)을 하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으며, 독신생활을 하면서 근직하게 처신하였다. 그가 서양 문학에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이 크며 그의 애국심과 종교적인 경건함, 풍부한 교양 시인으로서의 기교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여 이러한 점들로 해서 그는 문자 그대로 시성(詩聖)으로서의 대우를 받았다. 단테가 《신곡(神曲)》에서 그를 안내자로 삼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자신은 이 미완성의 대작에 자신 없었던지, 죽기 직전 그리스로 여행을 떠날 때 친구에게, 만약에 자신에게 어떤 사고가 일어나거든 《아에네이스》의 원고를 불살라 없애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의 예감대로 그는 여행 도중에 열병에 걸려 귀국하자마자 숨을 거두었다. 그때 이 대작을 불태우지 못하게 하여 이를 소멸에서 구해 낸 사람은 황제 아우구스투스였다. 헤르만 블로호의 소설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은 그 내용이 좀 난삽(難澁)하지만, 이 무렵의 사정을 다룬 감동적인 작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베르길리우스 [Publius Maro Vergilius] (인명사전, 2002. 1. 10., 인명사전편찬위원회)

 

복식부기 :: 경제의 일반적인 현상인 거래의 이중성을 회계처리에 반영하여 차변(왼쪽)과 대변(오른쪽)으로 나누어 기록하는 방식
복식부기는 자산, 부채, 자본을 인식하여 거래의 이중성에 따라 거래를 차변과 대변으로 계상하고, 차변의 합계와 대변의 합계가 반드시 일치되는 '대차균형의 원리'에 의해 자기 검증기능을 수행한다. 발생주의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는 기장방식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복식부기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복식부기 :: 기업의 자산과 자본의 증감 및 변화 과정과 그 결과를 계정과목을 통해 대변(우변)과 차변 (좌변)으로 구분하여 이중 기록, 계산이 되도록 하는 부기형식이다.

 

 

 

Part 6. 이윤을 추구하면서 착한 일을 할 수 있을까?

Chap 14. 돈과 의미 있는 삶

우리는 현실에서 ‘소유having’와 ‘행동doing’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욕구에 맞닥뜨린다. 첫째는, 현실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돈을 충분히 벌어야 한다는 소유의 문제다. 둘째는, 우리의 자아를 일깨워주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충족시켜주며, 공공의 이익에 기여해야만 하는 ‘행동’의 문제다.

 

우리는 왜 소유와 행동 모두를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걸까? 거기에는 아주 심오한 이유가 있다. 그 두 가지가 잘 사는 삶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 세미나가 끝나면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끼리 맥주를 마시러 가곤 했다. 물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교통비를 술값으로 써버린 나는 암울한 도시의 밤거리를 수 마일씩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삶의 의미에 대해 그렇게 훌륭한 통찰력을 지닌 형이, 그곳에서 잼이나 정리하고 있다니, 말도 안 돼!”

그의 동생은, 한 사람의 진정한 장점이 경제적 요구와 쉽게 결합되지 않는 현실을 다소 잔인하게 지적했다. 물론 크리스 역시 돈을 더 많이 벌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가 원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더 좋은 출구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했다.

 

Chap 15. 돈은 윤리적인가?

메이페어(Mayfair) :: 런던 하이드파크 동쪽에 위치한 고급 주택가. 런던 사교계를 의미하는 말로도 쓰인다.

 

싸구려가 되고 수준이 떨어질 거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우아함과 아름다움, 친근함으로 가득했던 것들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비슷비슷한 상품들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분명 그것은 진짜 위험한 시도다.

 

우리가 진정으로 개탄하고 거부해야 하는 것은 ‘질 낮은 상업화’다.

간단히 말하면, 상업화는 상품성이 없는 어떤 대상의 경험을 수량화하고 표준화해 가치 있는 상품의 형태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다.

 

잘못된 상업화는 단순히 품질등급의 표준화나 대량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 때문이 아니다. 잘못된 등급화와 거래량의 양적 팽창이 진정한 가치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표준화된 호텔방은 일반적으로 혼이 결여되어 있다. 숙박산업의 삭막한 측면만을 표준화했기 때문이다. 더 훌륭한 통찰력과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면, 우리는 ‘가정적’이나 ‘친밀한’같은 정신적인 가치나 느낌까지 표준화할 수 있다.

 

그저 먹고 자고 숨만 쉬어도 살 수는 있지만, 사실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서두에서, 수단과 목적의 기본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예술과 연구, 모든 행동과 선택은, 선善을 목표로 한다.’ 어떤 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알기 전에는, 그 활동이나 연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목적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엇이 수단이 되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마구 또는 말의 여러 가지 장신구를 만드는 기술은 승마술에 해당된다. 한편 승마술을 포함한 다른 군사적 행동들은 군사과학military science에 포함된다. 그리고 군사과학 그 자체는, 선한 사회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더 광범위하고 더 중요한 과학인 정치의 소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활동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한 가 지 문제를 고심했다. 그것은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이라는 딱딱한 이름으로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개념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막강한 권력자인 사장 1명을 위해 다른 여러 기업들이 동시에 다양한 부품을 납품한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는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나온 것이다. 정말이다. 비록 그의 모델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독재자(혹은 사장)를 위해서가 아니라, 더 높은 이상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수직적 통합이 간절히 필요한 분야가 바로 미술이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미술에 관심 있는 부류라고 생각한다. 더욱 진지하게 흥미를 느끼는 이들은 미술학교에 다니며 강의를 듣고 책도 보면서 미술에 대한 지식과 안목을 키운다. 그러다 나중에는 전시회도 모색한다.

갤러리는 돈이 될 만한 작품을 찾고 아티스트들을 홍보하려 노력한다. 또한 수집가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특정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구매해 작가들의 경력에 도움을 준다(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엔가, 미술 관련 단체들이 몇몇 아티스트들을 인정하고, 마침내 그들은 대단히 중요한 예술가로 칭송받는다. 그 후 다양한 여론몰이가 시작된다. 신문에 평론이 실리고,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등이다. 결국 작가는 스타가 되고 작품의 본질이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토론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델과 비교했을 때, 이것은 매우 혼란스러운 체계다. 우리는 미술이 실제 세상에 기여하는 선이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가 그러한 선의 공급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제시한다면, 갤러리나 미술학교들은 분명한 목표가 생길 것이고, 거기에 맞는 학생들을 모집할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면서 착한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막연히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그렇게 하기란 사실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Part 7.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살까?

Chap 16. 부자도 괴롭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을 현재의 환경에 따라 재구성reframe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유산을 상속받은 사람은 남들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느껴야만 하는가?

1. 돈 말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따지고 보면, 돈 외에도 많은 훌륭한 것들이 아무런 인간적인 이유 없이, 불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뛰어난 외모, 운동신경, 건강, 차분한 성격, 활발한 정신적 욕구와 능력, 평정심을 쉽 게 유지하는 성격, 사교성, 기지, 현명하고 자상한 부모 등등. 경제적 상속은 그 많은 것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2.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앞에서도 말했지만,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건 당신이 선택한 게 아니다. 당신 스스로가 유산을 상속받는 데 전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받은 데 대해 미안해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오히려 신이나 조상의 은덕이라는 식의 심리적 또는 정신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3. 나도 차별받는다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인생에서 마주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다. 단지 유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불공평함이라는 건 세상 모든 일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유산 문제에 적용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돈이 많다는 건, 행동의 제약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유한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조금 끔찍한 말이지만, 그것이 대개 그들의 불행을 자초한다.

욕망과 잘 산다는 것은 아주 불완전한 관계다. 욕망은 쾌락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잘 산다는 것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선에 달려 있다. 욕망을 좇는 모든 기회는, 가치 있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노력, 집중, 헌신, 인내, 자기희생의 대척점에 놓여 있다.

 

우리는 자수성가한 부자를 보며 그가 크게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돈을 버는 것은 성공의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부는 매우 훌륭한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정말 위대한 업적이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돈으로 한 일과 비교해 평가되어야 한다.

 

Chap 17. 가난의 미덕

가난의 미덕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우리 스스로를 교육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가난의 고통을 외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끊임 없는 번뇌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가난의 미덕을 알게 되면, 가난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약간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Chap 18. 돈과의 관계, 괴테처럼 균형 잡기

프랑스의 소설가 발자크의 대표 소설《고리오 영감》을 보면, 다락방에서 금덩어리들을 만지며 사는 노인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묘사가 등장한다. 그는 금화를 매만지며 무척 행복해한다. 마치 연인을 쓰다듬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것은 노인의 강렬한 애착에도 불구하고 아주 끔찍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그는 탐욕이라는 일부분(자신의 아주 작은 부분)만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너무 소모적이지 않은가. 자기이해, 지혜, 자비, 친절,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구 등 좋은 관계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외면하고 살아간다니 말이다.

 

고리오 영감 :: 1834∼1835년 발표. 제명(題名)의 노인과 한 청년을 둘러싸고 2가지의 주제가 전개된다.
원래는 돈이 많았던 상인 고리오 영감이 두 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재산을 탕진한 뒤에, 그 딸들에게까지 버림을 받고 싸구려 하숙집에서 고생 끝에 죽는다. 그는 임종도 하지 않는 딸들의 소행에 격분하여, “돈이면 그만이다. 돈이면 딸까지도 휘어잡을 수 있다”고 울부짖으며 죽어간 것이다. 한편, 고리오의 딸의 애인인 라스치냐크는 청운의 뜻을 품고 파리로 가서 공부에 열중하다가 ‘사회라는 커다란 책’을 읽고 출세하려면 도의심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리오를 묻은 묘지에서 파리 시가의 불빛을 바라보며, “네놈과 나의 단판싸움이다”라고 부르짖는다.
요컨대, 이 작품은 근대사회의 상징인 파리의 영화와 악덕(惡德), 그리고 금전만능의 사회상을 통렬히 고발한 풍자소설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리오 영감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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