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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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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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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헨리 젠킨스
출판
비즈앤비즈
출판일
2008.03.24

 

0. 머리말

 2001년 가을에 회자되었던 이야기이다. 필리핀계 미국인 고등학생인 디노 이그나시오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세서미 스트리트> (미국의 인기 있는 어린이 영어 교육 프로그램, 1970년부터 방영)에 등장하는 버트라는 캐릭터가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만나는 장면을 포토샵으로 합성하여 올렸다. 이 사진은 단지 재미를 위하여 올린 것이었다. 

 9ㆍ11사태 이후, 한 방글라데시의 출판업자는 반미 운동을 위한 팻말, 포스터, 그리고 티셔츠 등에 쓰일 빈 라덴 사진을 찾기 위해 웹을 둘러보고 있었다. 파키스탄에서 세서미 스트리트는 그 지역의 상황에 맞게 편집되어 방영되었기 때문에, 아랍권 국가들은 버트나 어니를 아직 본적이 없는 상태였다. 아마도 그 출판업자는 버트를 알아보지 못한 듯한데, 버트가 빈 라덴을 닮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이미지는 다른 비슷한 이미지와 함께 콜라주로 만들어진 후, 수천 장의 포스터에 인쇄되어 중동 전역에 뿌려지게 되었다.

 CNN 기자들은 반미 구호를 외치며, 버트와 빈 라덴이 함께 등장하는 팻말을 들고 길거리를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을 방송에 담았다. <세서미 스트리트>시리즈를 만든 <칠드런스 텔레비전 워크숍> 관계자들은 CNN의 방송을 보고는 격분하여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하지만 그들이 정확하게 누구를 향해서 법적 대응을 할지는 불분명한 것 같다. 그들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사용했던 젊은 청년을 겨냥할지, 이미지를 널리 배포시킨 테러리스트 지지자들을 노릴지. 그리고 이번에는 이 사태를 즐기는 팬들이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어서, 다른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을 테러리스트와 연관 짓는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컨버전스 문화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여기서는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충돌하고, 풀뿌리 미디어와 기업 미디어가 교차하며, 미디어 생산자의 힘과 소비자의 힘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 하고 있다.

 

 컨버전스가 다양한 미디어의 기능들이 하나의 기기에 융합되는 기술적 과정이라는 생각에 반론을 펼 것이다. 그보다도 컨버전스는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서로 흩어진 미디어 콘텐츠 간의 연결을 만들어 내도록 촉진하는 문화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 책은 관객들이 새로운 미디어 시스템에서 행하는 일들, 그리고 그들이 하는 놀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디어 기기들이 아무리 정교해진다고 하더라도 컨버전스가 이들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컨버전스는 소비자 개인의 두뇌 속에서,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나타나게 된다.

 

 피에르 레비 :: 피에르 레비(Pierre Levy, 1956년~ )는 프랑스의 미디어 철학자 사회학자이다. 특히 그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의 활용을 예견하는 저서 "집단지성(L'intelligence collective)"을 1994년에 발표하였다. 이 저서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 지식과 정보의 자유로운 분배 및 상호 교환을 구심점으로 하는 형태를 부여하고 집단 지성의 가능성들을 풀어보임으로써 미래의 인류 사회를 위한 하나의 밑그림을 제시하였다.
[위키 백과] 피에르 레비 [Pierre Levy]

 

 컨버전스 이야기

 2004년 12월에 인도영화의 기대작, <Rok Sako To Rok Lo>(2004)는 EDGE아 적용되어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받아 볼 수 있는 휴대폰을 통하여 델리, 방갈로르, 하이데라바드, 뭄바이를 비롯한 인도의 여러 지역에 있는 영화광들에게 상영되었다. 이는 휴대폰을 통하여 영화 전체가 상영된 최초의 사례로 알려졌다.

 

 집단 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 :: 피에르 레비가 제시한 개념으로, 가상 커뮤니티가 주로 거대한 규모의 협업과 토의를 통하여 구성원들의 지식과 전문성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레비는 집단 지성이 유목민적 이주와 국민국가, 그리고 상품 자본주의와 나란히 할 수 있는 새로운 권력의 형태로 바라본다.

 

 집단 지식 (Collective knowledge) :: 피에르 레비에 따르면, 지식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에 개별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보의 총합으로, 특정 질문에 대한 반응을 통하여 접할 수 있다.

 

 공유된 지식 (Shared knowledge) :: 피에르 레비에 따르면, 지식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으며 진실이라고 믿는 정보를 말한다.

 

 한 모바일 업체가 말하기를, 그들은 이제 가지 기능만 가진 휴대폰은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아무도 그런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나는 이것이 컨버전스의 과정에서 어떻게 휴대폰이 중심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라이노타이프 :: 인쇄물의 기계조판에 사용하는 식자기(植字機)의 한 가지. 이 식자기의 키보드로 원고의 문자나 기호들을 두드리면 1행씩 한 덩어리(slug)로 주자(鑄字)되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식자가 된다. 이 식자기는 1886년 독일 태생의 미국인 오트마 머젠탈러(Ottmar Mergenthaler)가 발명, ‘뉴욕 트리뷴(New York Tribune)’에서 처음 사용됐는데, 종래의 손조판보다 그 능률이 3배 정도나 높다. 그러나 1행이 한덩어리로 되기 때문에, 만약 쉼표(comma) 하나만 잘못 찍더라도 그 줄을 모두 다시 쳐야 되는 불편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결점을 피하기 위해 다시 발명된 식자기의 하나가 모노타이프(monotype)인데 이는 한 자씩 식자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라이노타이프 [linotype] (매스컴대사전, 1993.12., 한국언론연구원(현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제는 더 많은 영화 업계의 사람들이 게임을 단순히 영화 프랜차이즈의 로고를 붙인 파생 상품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영화 제작자들은 게임을 경험한 세대로 미디어 간의 창의적인 교차점들에 대한 자신들만의 생각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컨버전스의 예언자

 “방법의 컨버전스”라는 과정은 미디어간의 경계, 심지어는 우편물, 전화나 전보와 같은 지점 간 커뮤니케이션의 경계나 언론, 라디오 및 텔레비전과 같은 매스 커뮤니케이션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과거에는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하여 제공되던 서비스가 유선이나 케이블, 혹은 무선과 같은 하나의 물리적인 수단을 통하여 제공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공중파 방송이나 언론, 혹은 전화와 같이 과거에는 하나의 매체를 통해서만 제공되던 서비스가 ㅣ제는 서로 다른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제공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디어 간에 존재했던 일대일의 관계나 그의 사용법은 사라져가고 있다.

- 이티엘 데 솔라 풀, 『자유의 기술』(1983)

 

 블랙박스 오류

 페나키스토스코프 :: 1824년 피터 마크로제의 논문을 토대로 한 시각의 지속성을 입증하기 위해 1832년 벨기에 조제프 플라토(Joseph plateau)가 발명한 시각 놀이기구.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둥그런 원판을 분할하고 동작이 있는 그림을 차례로 그려 넣은 후 거울에 비추어 돌려보면 움직이는 동작을 볼 수 있게 고안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페나키스토스코프 [Phenakistoscope] (만화애니메이션사전, 2008.12.30.,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텔하모니움 :: 최초의 전자 악기

 

 역사학자 리사 기텔만(Lisa Gitelman)은 두 단계 걸쳐서 작용하는 미디어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미디어는 기술을 둘러싸고 발달한 관련된 “프로토콜”이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활용의 집합을 의미한다.

 

 미디어 콘텐츠는 변할 수 있다. 텔레비전이 스토리텔링 미디어로서의 라디오를 대체함에 따라, 라디오는 로큰롤의 주 활동무대가 되었다. 미디어의 시청자가 변할 수도 있다. 1950년대에 만화책이 대중적인 미디어에 속했다면 오늘날에는 틈새 미디어로 옮겨갔다. 그리고 미디어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도 있다.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하는)극장이 대중적인 것에서 엘리트적인 미디어로 격상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일단 미디어가 인간의 핵심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자리 잡게 되면, 더욱 거대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집합 체계의 일부로서 작동하게 된다. 녹음된 소리가 가능해지자 우리는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더욱 향상된 방법을 계속해서 개발해왔다. 인쇄물이 사람들 간의 대화를 없애진 않았다. 영화가 극장을 없애지 않았고, 텔레비전이 라디오를 없애지도 않았다. 올드 미디어는 뉴 미디어와 공존하기를 택하였다. 그래서 지난 수십 년간의 미디어의 변화를 이해함에 컨버전스가, 디지털 혁명 패러다임보다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올드 미디어는 대체되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그들의 기능과 지위가 변하게 된 것이다.

 

 로큰롤 :: 195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대중적인 음악으로 1950년대 중반 무렵 필 헤일리,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뮤지션에 의해 시작되었다. 흑인의 리듬앤드블루스를 모방하고 컨트리 음악을 혼합하여 만든 것으로, 비트가 강하고 열광적이다. 몸을 흔드는 식으로 춤을 추는 데서 'rock and roll'이라 명명했고, 그것을 줄여 '로큰롤'이라 부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큰롤 [rock’n’ roll, rock & roll] (용어해설)

 

 미디어 컨버전스는 단순히 기술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컨버전스는 기존 기술, 산업, 시장, 장르, 그리고 시청자 간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컨버전스는 미디어 산업이 운영되는 논리를 변화시키고, 미디어의 소비자들이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를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변화시킨다. 컨버전스는 최종 지향점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도록 하자. 우리 거실로 들어오는 모든 미디어를 총괄하는 단일 블랙박스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 컨버전스의 문화적 논리

 컨버전스는 기업 중심의 하향식 과정임과 동시에 소비자 중심의 상향식 과정으로 나타난다.

 

 매디슨 애비뉴(Madison Avenue) :: 미국 광고 산업을 지칭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미디어 컨버전스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지식 커뮤니티의 능동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세계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예술에 가깝다. 허구의 세계를 충분히 경험하기 위하여 소비자들은 여러 미디어 채널에 걸쳐서 이야기의 파편들을 찾아내서 수집하고, 모은 정보를 온라인 토론 그룹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도 하며, 이렇게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협업한 사람이 더욱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얻게 된다.

 

 공정 이용 ::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 기준과 범위 내의 이용. 저작권은 무제한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또는 저작물의 특성상 일정한 제한을 받게 된다. 각국의 저작권법이나 우리나라의 저작권법과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에서는 저작권을 제한하여, 공표된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복제하거나 사용해도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 정당한 이용이 되는 기준과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공정 이용의 기준과 범위는 나라에 따라서 또는 저작물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판, 입법·행정을 위한 연구, 교육, 학술 연구 등의 목적으로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복제 사용하거나, 시사 보도나 방송, 논평 등의 목적으로 인용하는 것 등을 공정 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에 관해 공정 이용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재판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교육 기관에서 수업 과정에 제공하는 경우, ㉢고등학교 및 그 이하 학교의 교육 목적을 위해 교과서에 게재하는 경우, ㉣학교의 입학 시험, 기타 비영리적인 시험이나 기능 검정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가정과 같은 한정된 장소에서 개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
[네이버 지식백과] 공정 이용 [fair use, 公正利用] (IT용어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1. <서바이버> 스포일러 쓰기

 <서바이버>(2004) :: 낯선 사람들 16명이 모여 유일한 생존자가 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TV프로그램. 최종 우승자 상금은 백만 달러.

 

 <서바이버>는 시청률이 최고인 프로그램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첫 8시즌이 방영되는 동안, <서바이버>가 시청률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은 거의 없었다. “스포일러“로 알려진 열혈 팬 군단은 답을 찾아내고자 대단한 수준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들은 베이스캠프를 찾기 위해 위성사진을 동원한다. 그리고 녹화한 에피소드들을 프레임 단위로 돌려보면서 숨겨진 정보를 찾아낸다. 그들은 <서바이버>를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제작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기 전에 그것을 ”함께“ 알아내기로 한다. 그들은 이러한 과정을 ”스포일링(spoiling)“이라고 부른다.

 

 미디어 컨버전스의 시대는 개인주의적이기보다는 커뮤니티적인 수용 양식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미디어 소비자가 가상 커뮤니티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은 아직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본 것에 관해 단지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직장 동료와 토론할 뿐이다. 하지만 전적인 침묵과 고립 속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다수 사람에게 텔레비전은 대화의 말문을 트게 하는 소재를 제공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대화의 시작은 디지털이 되었다. 온라인 포럼은 참여자들에게 그들의 지식과 의견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집단 지성으로서의 스포일링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알고 있다. 모든 지식은 인류 내에 존재한다.”

- 피에르 레비 (집단 지성)

 

 레비는 공유된 지식과 집단 지성을 구분했다. 공유된 지식은 집단 전체가 진실이라고 믿고 공통으로 품는 정보이며, 집단 지성은 집단 구성원들 개개인이 가진 정보의 총합으로서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부터 알아낼 수 있다. “사유하는 커뮤니티의 지식은 더 이상 공유된 지식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한 사람이, 심지어 여러 사람이 모였다고 해도, 모든 지식과 모든 기술을 완전히 습득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집합적 지식으로서, 하나의 생명체에 함께 모은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아는 것은 단지 일부분 – 커뮤니티의 생존과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 – 뿐이다. 그 밖의 모든 것은 개개인들이 알고 있으며, 그들은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지식을 공유할 것을 요청받는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공유된 지식 일부가 될 어떤 정보이든 면밀하게 조사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어떤 새로운 통찰이 그 집단이 핵심 지식이라고 믿는 것에 배치되는 것으로 읽혔을 때, 잘못된 정보는 더욱더 많은 잘못된 인식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바이버>에서, 예측불가능성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싶어하는 욕망을 자극한다. 그러나 그 간극이 어떻게 채워질 것인지는 가능성으로 말미암은 불확실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를 예측하도록 초대한다는 점에서, <서바이버>는 소설보다는 경마에 더 가깝다.

 저 너머에 있는 누군가는 그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 그들은 알아낼 수 있는 것을 알고 싶어하며, 이것은 <서바이버> 스포일러 쓰기를 그토록 매력적인 활동으로 만들어주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개인적 이해를 확장시키는 능력은, <서버이버>의 광고 캠페인이 촉구하듯이, “예측되지 않는 것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얻는 쾌락을 강화한다.

 

 스포일러들은 지구촌에서 다 같이 상호작용하는 수천 명의 참여자가 열중하고 있는 정교한 물건 찾기 놀이(scavenger hunt, 특정한 물건을 먼저 모으면 이기는 놀이)를 함께 하며 금요일 밤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놀이는 우리가 학습하는 방식의 하나이며, 재숙련과 재교육의 기간에 그러한 놀이는 얼핏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놀이는 또한 나름의 방식으로, 그리고 나름의 목표를 위해 가치 있다. 일과가 끝났을 때, 스포일링이 즐겁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 대부분은 <서바이버>를 매주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어떤 것으로 경험한다. 이 프로그램은 즉시성과 자연스러움이 강조되도록 편집된다. 경쟁자들은 탈락하기 전까지는 공개적으로 나타나서는 안 되며, 종종 그들은 사건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들은 단지 이미 방영된 것들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으며 때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숙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스포일러들은 이미 촬영된 시리즈의 지식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어떤 팬이 설명했듯이, “결과는 수개월 전에 결정되었고 지금 우리는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저 너머의 몇몇 사람들은 결과를 알고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숨겨두도록 되어 있다.”

 그들은 결말을 알려주는 실마리를 찾고 있다. 어느 경쟁자들이 가장 많이 야위었는지 (즉, 그것은 그들이 야생에서 생존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음을 의미한다.) 혹은 누가 덥수룩한 수염과 붕대를 감은 손을 보이며 돌아왔는지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관해 어떤 “작은 힌트”를 기꺼이 내줄 만한 누설자를 탐색하며, 이러한 “작은 힌트”를 모아서 “큰 그림”으로 만들기까지 그들의 정보를 공유한다.

 

 우주로부터의 사진

 가끔은 어느 정도의 노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Ellipsis Brain Trust는 CBS의 <서바이버> 웹사이트를 디자인 했던 사람의 이름을 추적해서, 그들의 핫메일 계정을 해킹했다. 그 결과 찾아낸 한 게시물은 즉시 얻어낼 수 있는 URL의 목록이었는데, 총 16개의 주소였고 각각 남성 또는 여성의 이름과 함께 적혀있었다. (<서바이버>의 매 시즌에는 16명의 경쟁자가 출연한다.) 거기서부터 EBT 회원들은 명단을 할당하고 그들이 실존 인물인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동명이인이 매우 많고, 일부는 사망했으며, 일부는 젊고 건강하다. 그리고 관건은 그들 각각에 대해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모든 정보원들이 연결되어 있고, 놀라운 수준으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있는 시대에는, 수백 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팀이 한 인물에 대해 캐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엄청나다. 충분한 시간과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 해킹을 통해 얻은 문서로 무장한 EBT는 CBS가 이름 하나도 공개하기 전에 16명의 출연자 모두를 성공적으로 확인했다. 그럼에도, 스포일러들은 때때로 이름을 잘못 알거나 전적으로 무관한 사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름을 흘리기도 한다. 단지 그 커뮤니티가 자신들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는가를 지켜보기 위해서 말이다.

 

 <서바이버: 타이>에 출연한 브라이언이 일하고 있던 중고차 시장에 나타나서 자동차를 사려는 척하면서 자동차 옆에 서 있는 그의 사진을 찍었다. 일단 그녀가 찍은 사진과 공식적인 홍보용 사진을 대조해보면, 그의 체중이 엄청나게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가 야생에서 더 오랜 시간 동안 머물러야 했다는 점이 확실했다. 어떤 이는 출연자의 회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면서, 그가 동업자와 함께 서 있는 사진을 찾아냈다. 그는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으며, 이는 스포일러들이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점을 일직 감지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일부 포토샵 전문가들은 그 사진이 조작되었을지도 모르는 다양한 방식을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끝까지 설득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가 밝혀졌듯이, 그는 불속으로 떨어졌고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후송되어야만 했다.

 매 시즌마다, 마크 버넷(연출자), CBS, 그리고 제작진은 보안을 강화하고, 정보 유출을 더욱 방지하고, 해커를 예측하며, 게임을 즐기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게 하고 있다.

 

 외부인 출입통제 구역

 델파이 :: 아폴로의 신전이 있던 그리스의 도시

 오라클 :: 예언자, 신탁.

 

 정보들을 경쟁시켜라

 “의심을 가진 사람들은 비난받을 것이 아니라, 환영받아야만 한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모든 사람에게 도움된다. 만약에 내가 빈틈이 보이는 부분을 지적하면, 그들은 그 지점을 더욱 단단하게 보강하거나(당신의 승리) 아니면 빈틈이 더 커질 것이다(나의 승리). 그러난 구멍은 다른 것들로 이끌어 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결국 결판이 나게 된다.”

 

 쪼아대는 악마와 그의 앞잡이들

 첫 번째 시즌에서는 결국 버넷이 승리했다. 오프닝 크레딧에는 정말 확실한 단서가 있었다. 아나운서가 “오직 한 사람만이 유일한 생존자의 칭호를 얻게 되고, 상금으로는 백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게 됩니다.”라는 대목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는 첫 에피소드에서 방영될 리처드 하치가 나오는 장면을 내보냈다. 만면에 미소를 띤 채로 밧줄로 엮인 다리를 혼자 건너오는 모습이었는데, 바로 그가 실제로 우승자였던 것이다. 스포일러들은 그것을 보았지만 무시해 버렸다.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그게 아니었다.

 그때부터, 스포일러들은 각 에피소드들을 더욱 자세하게 지켜보았다. 숨겨진 단서들을 찾아내려고 프레임 하나하나의 흐름을 활용했고, 개인 혹은 팀의 운명의 전면에 내세워지고 어떤 인물은 숨겨지는지를 알아보고자 편집 패턴을 살폈다.

 

 그동안 많은 속임수가 있었다. 그중에서 어떤 것들은 잘못된 자료를 그럴 듯하게 보이게 할 정도로 매우 좋은 정보를 담고 있었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렇게 보이게 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주목받고 싶어서, 어떤 사람들은 스포일러들이 싫어서 그들이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자 속임수를 올렸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스포일러들을 능가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어서 올리기도 했다. 한 팬이 설명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이 게시판에 같은 목적으로 찾아온다고 생각하지 마라. <서바이버>를 망쳐버리는 것은 일종의 게임이다. <서바이버> 스포일러들을 망쳐버리는 것도 일종의 게임이다. 속임수를 심어놓고 얼마나 오랫동안 그것이 지속하는 지를 보는 것도 게임이다. 일부 엘리트 스포일러 그룹을 망쳐버리는 것도 게임이다. 많은 사람이 이 거대하고 널리 열린 놀이공원에 와서 즐기고 있으며, 그들 중에서 몇몇은 당신과 함께 놀 수도 있다.

 

 집단 지성과 전문가 패러다임

 피에르 레비의 집단 지성 개념과 피터 월쉬(Peter Walsh)가 “전문가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한 것과의 구분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월쉬는 가상공간에서의 소통이 보여준는 개방적 과정 때문에 전문성에 대한 전통적 관념이 붕괴하거나 적어도 변형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 패러다임은 개인이 마스터할 수 있는 구획된 지식을 요구한다. 반대로 집단 지성에 발전해나가는 질문의 유형은 정답이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전적으로 간학문적이다. 그것들은 경계를 넘나들며, 더욱 다양한 커뮤니티로부터 연합된 지식을 끌어온다. 레비가 쓴 것처럼, “유동적인 환경에서 공식적인 언어와 경직된 구조는 현실을 흐리거나 은폐할 뿐이다.”

 이것은 왜 스포일링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그토록 인기가 있었는지를 설명해주는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규정된 전문가도 없고, 잘 짜인 원칙도 없는 공간에서 스포일링은 그들이 자신들의 성장하는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윌쉬는 전문가 패러다임이 “외부”와 “내부”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한다.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나뉘게 된다. 반면에 집단 지성은 누구나 무언가를 공헌할 수 있다고 간주한다. 심지어 그들이 임시적인 상황에 따라 소집될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사람들은 함께 일하고, 그들의 머리를 맞대게 됩니다. 내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 주 동안에 작은 단서들이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포일러 그룹은 어떤 것들이 믿을만한지, 어떤 것들이 희망적 관측인지 아니면 명백히 잘못된 것인지를 파악해내야만 하지요.”

 어떤 사람은 자신이 무언가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그저 보고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서바이버>가 그들이 광범위하게 여행했던 지역 일부에서 촬영되고 있다거나, 어떤 출연자가 그들의 지역 커뮤니티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그들은 갑자기 과제 수행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전문가 패러다임은 전통적인 규율에 따라 수립된 규칙, 즉 어떻게 당신이 정보에 접근하고 가공하는지에 관한 규칙을 적용한다. 대조적으로, 집단 지성의 강점이자 약점은 그것이 정해진 순서, 규율, 규칙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식이 임시적 바탕에 따라 소집되는 것처럼, 당신이 지식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해진 과정이 없다. 각 참여자들은 그들 자신만의 규칙을 적용하며, 그들 자신만의 과정에 따라 자료를 분석한다. 그들 중의 일부는 다른 이들보다 더욱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 중의 누구도 액면 그대로 틀린 사람은 없다. 규칙에 대한 논의 자체가 과정의 일부이다.

 전문가들은 자격에 따라 정의된다. 그들은 특정한 영역을 마스터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어떤 종류의 의례를 통과해 온 사람들이며, 이는 흔히 공교육과 관련이 있다. 집단 지성의 참여자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를 증명하거나 문서화해야 할 필요를 느낄 때가 자주 있다. 하지만 그것은 위계질서에 기초하지도 않으며, 여기서는 공교육보다는 실생활의 경험에서 온 지식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말이다. “정보원”들은 그들 자신을 “전문가”(공식적인 증명서보다는 그들의 경험에 따른 임시적인 전문가)로서의 과정 속으로 다시 편입시키고 있었다. 이것은 집단 지성이 작동하는 더욱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원칙을 위협했다.

 집단 지성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지식의 소유가 아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정적이지만, 지식 습득의 사회적 과정이며, 그것은 역동적이고 참여적인, 지속적으로 검증되고 재확인되는 집단의 사회적 유대이다.

 

 역사적으로 “스포일러 있음”이라는 공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접근 가능한 정보의 모든 조각들을 알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도록 하는 장치가 되어왔다. <서바이버> 커뮤니티 스포일러들은 그런 경고가 여기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집단의 전체적인 목적 자체가 스포일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답을 말하는 것은 다른 많은 그룹 회원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게임을 중단시켜 버렸다. 

 

 사람들은 자발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감성적인 또는 지적인 필요를 더 이상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커뮤니티에는 남아있지 않는다. 커뮤니티들은 임시적이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들은 상대적 유연성에 따라 형성되거나 와해된다. 또한, 그것들은 전술적이기 때문에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과제를 넘어서까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때대로, 그러한 커뮤니티들은 그 목적을 재정의할 수 있다. 팬이 된다는 것이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인 한, 팬들은 그들의 결합의 역사 속에서 여러 번씩 한 프로그램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겨갈 수 있다.

 

 제작자들과 소비자들의 관심은 같지 않다. 그것은 때로는 겹치고, 때로는 충돌한다. 어떤 수준에서 커뮤니티들은 제작자의 최고의 아군이지만, 다른 수준에서는 최악의 적군이 된다.

 

 <트윈 픽스>의 기억

 <트윈 픽스>라는 독특한 탐정 시리즈 첫 회가 방영된 지 몇 주만에 커뮤니티가 생겼으며, 인터넷 초창기의 가장 크고 활동적인 토론 게시판의 하나가 되어 2만 5천 명으로 추정되는 독자들을 끌어들였다. 여러 면에서 <트윈 픽스>는 컴퓨터 기반 커뮤니티를 위한 완벽한 텍스트였다. 미스터리물의 복잡한 줄거리와 드라마의 등장인물 간 복잡한 관계, 그리고 매주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이어지며 토론의 주제가 되는 계속되는 구조를 모두 갖춘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신들이 본 것을 이해하는 데서 그들이 함께 작업한다는 것, 수천 배로 강력해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발견하는 것에 매혹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그들은 최근 구입한 VCR을 이용해 테이프를 계속해서 돌려보았다.

 

 대부분의 비평가는 <트윈 픽스>가 너무 복잡해져서 시즌이 계속될수록 이해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팬 커뮤니티는 시리즈가 너무 예측 가능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단적 자원을 끌어내는 커뮤니티의 능력은 시리즈에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당대의 어떤 TV 프로덕션도 충족시킬 능력이 없었을 것이다. 계속 재미를 얻기 위해서 팬들은, 어떤 방영분보다도 복잡하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정교한 음모론과 설명을 고안해냈다. 가장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따라잡고 싶다면 텔레비전은 더욱 복잡해져야 할 것이다.

 

 리얼리티 픽셔의 역설

 “사람들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건 그냥 TV 쇼이다.”

 

 빅 브라더(Big Brother)를 모니터링 하기

 엔데몰 :: 엔데몰(Endemo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텔레비전 제작 기업. 다수의 포맷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작은 빅브라더(Big brother)

 

 미국 빅 브라더 웹 사이트는 첫 번째 시즌동안 420만 방문자를 모았다. 빅 브라더의 골수팬들은 시리즈의 전 기간에 걸쳐 일어난 미공개 장면을 각 방간의 교류를 보여주는 여러 개의 웹캠을 통해 보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 서바이버에서는 공식 공개 정보가 적었기 때문에 스포일링이 어려웠다면, 빅 브라더에서 스포일링이 어려웠던 이유는 시청자가 소비하고 처리하기에 너무 많은 정보를 줬다는 점이다. 최고로 열정적인 소비자들은 교대 순번을 조직해서 감시하고 중요한 대화를 녹음해서 토론 게시판에 올려놓기로 합의했다.

 팬들은 방송 버전이 더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웹 버전의 가족지향적 요약본이라고 간주했고, 그들이 아는 것은 텔레비전 방송만 본 사람들에게는 숨겨져 있다고 말하게 됐다. 시즌 3에서 매우 섹시한 입주자 치아라는 순진하게도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노출되지 않고도 그녀와 다른 “손님들”이 사적인 내용을 말할 수 있는 “비밀 암호”를 만들려고 했다. 불행하게도 그는 웹 캐스트되는 도중에 암호를 만들었고, 제작자들이 그녀를 따로 불러 그녀가 범한 오류를 설명해줄 때까지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제작자들은 결정적 순간 – 특히 게임 플레이의 중심인 경쟁, 투표, 토론 등을 실제 텔레비전 시리즈를 위해 잘라내 공개하지 않았고, 유료 시청자들은 이에 반발했다.

 

 

 

2. <아메리칸 아이돌>에 빠져들기

 <서바이버>(2000)나 <아메리칸 아이돌>(2002)과 같은 리얼리티 쇼가 미디어 컨버전스의 첫 번째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이들 프로그램은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위력을 보여주는 커다란 사례이다. 1990년대 중반에 시도되었던 초창기의 상호작용적 텔레비전 실험은 대부분 실패로 기록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프렌즈>(1994)의 등장인물이 입은 옷을 사려고 텔레비전 시청을 그만두려고 하지 않았다. 스포츠 중계나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보면서 화면 아래에 나오는 사소한 퀴즈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대부분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방송과 상호작용하기보다는 그저 편안히 앉아 지켜보기를 원한다는 것이 비평가들의 주장이었다. 오늘날 리얼리티 쇼의 성공을 보며 미디어 업계는 그러한 가정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변화한 것은 실시간 상호작용이 비동기적 참여로 달라졌다는 것.

 

 마지막 몇 주간, 폭스 방송사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자에 대한 투표로 한 에피소드당 2천만 건 이상의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접수했다. 통신회사들은 이를 매우 반겼다. 아시아와 북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미국 소비자들이 이를 보다 친숙하게 이용할 방법을 찾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AT&T 와이어리스는 문자메시지로 <아메리칸 아이돌>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 중 약 3분의 1은 이전에 문자메시지를 써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AT&T 대변인이 설명했듯, “폭스와의 사업은 지금까지 이 나라에서 했던 어떤 마케팅 활동보다도 사람들에게 문자메시지 이용법을 가르치고 사용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전국 곳곳에 있는 무명 가수들(일부는 잘하고, 일부는 아주 못한다.)의 경연장이다. 매주 결선 진출자들이 공연하고 관객들은 한 명의 승자를 뽑는다.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음반 계약과 홍보 기회를 얻는다. 경제 잡지인 <포브스>는 <아메리칸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시즌 3이 끝날 때까지 방송사에 2억 6천만 달러 이상의 이익을 가져다준 것으로 추정했다.

 

 사상 최초로, 2002년도 케이블 텔레비전의 통합 시청률은 공중파 방송사들의 시청률을 능가했다. CBS, NBC, 또는 ABC만큼의 영향력과 가청지역을 가진 케이블 채널은 없지만, 해가 갈수록 공중파 방송은 시청자들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텔레비전 시청자는 여름에 8~10% 정도 감소하나, 주요 방송사들이 2002년 여름에 잃어버린 시장은 30%에 이른다. 쇼타임이나 HBO 같은 케이블 방송사는 여름을 이용해서 인기 시트콤(예컨대, 1998년의 <섹스 앤 더 시티>)과 드라마(예컨대, 2001년의 <식스 피트 언더>)의 새 에피소드 방송을 시작한다. 공중파 방송의 재방송 시리즈에 맞서는 편성이다. 그래서 공중파 방송사들은 재방송이 아닌 더욱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리얼리티 쇼는 최고의 무기가 되었다. 성공하면 리얼리티 쇼는 케이블 방송의 경쟁 프로그램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은 홍응을 불러오기 때문에 시청자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심지어 리얼리티 쇼가 <서바이버>나 <아메리칸 아이돌> 첫 번째 시즌만큼 기록적인 시청률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그 줄어든 수입조차 재방송 수입에 비하면 거의 언제나 더 많다. 문제는 리얼리티 쇼의 상품 주기가 짧다는 점, 그리고 방영 이후의 수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DVD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 상당한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예전에 미디어 제작자들은 “감동(impression)”에 대해 얘기했다. 이제 그들은 시청자 “표현(expression)”이라는 개념을 탐구하고 있다.

 

 날 감동시켜봐

 몇 년 전에 제작되었던 애플 박스 프로덕션 사의 광고는 신세대 소비자를 묘사하고 있다.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 위로는 지저분하고 헝클어진 금발머리가 늘어져 있고, 비웃는 듯한 거만한 표정을 한 채 손가락은 리모컨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3초를 주겠어. 날 감동시켜봐.” 하나만 잘못해도 그는 채널을 돌려버릴 것이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이제 그는 더 이상 소파에 붙어서 수동적으로 화면만 보는 카우치 포테이토가 아니다. 그는 어떤 미디어를 언제 어떻게 볼 것인지 결정한다. 그는 떠돌이와 같다. 특정 프로그램에 묶여있지 않으며, 자신의 취향이 이끄는 곳으로 떠돌아다닌다.

 

 몇 년 전 인터넷 배너 광고의 비효율성에 대해 상당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클릭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배너 광고를 보고 링크를 따라가 물건을 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만약 텔레비전 광고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그것 또한 똑같이 비효율적임이 밝혀질 것이다. 노출량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상품을 샀는가, 또는 메시지를 이해했는가를 측정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단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텔레비전을 특정 채널에 맞추어 놓았는지만 측정한다. 다른 매체에 적용할 경우 노출량은 더욱 느슨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거리 광고판의 노출량은 단지 특정 교차로를 지나간 차량의 총수로 측정된다.

 

 “노출량은 미디어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데 부적절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무엇을 측정하고, 이해하고, 구체적인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업계가 더욱 크게 오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이다.”

- 로버트 코지넷 (마케팅 연구자)

 

 평범한 소비자는 10~15개의 다른 방송 채널을 보는 패턴에 머무르게 된다.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편성은 여전히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편성보다 더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지만, 시청자의 분화가 진행되면서 주요 공중파 방송이 파이에서 차지하는 조각은 더 작아진다. 1960년대에 광고주는 3개 방송사의 황금 시간대 광고로 미국 여성의 80%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오늘날 그와 같은 수의 시청자에게 도달하려면 같은 광고를 1백 개 채널에 방영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디어 투자 그룹인 스타콤 미디어베스트의 리샤드 토바코왈라 회장은 2002년에 열린 텔레비전 경영진 모임에서, 2005년까지 30초 광고가 사라질 것이라는, 지금 보면 섣부른 예측을 발표해서 청중을 충격에 빠뜨렸다. 폭스 텔레비전의 샌디 그루쇼 회장은 그러한 상황에 대해 방송사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지기에 앞서, 우리는 모두 비에 흠뻑 젖을 뿐 아니라, 벼락가지 맞게 될 것이다.” 방송사 경영진들이 그들의 보호막을 찾을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안은 간접 광고이지만, 그것이 연간 80억 달러 규모의 광고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의 리 개블러 회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가 뛰어넘어야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방송사, 스튜디오, 광고기획사, 광고주, 연예기획사, 그리고 이 분야에 관련된 다른 모든 이들의 통합이다. 해결책을 찾고자 우리는 함게 협업하고 협력해야만 한다. 작금의 현실은, 광고기획사는 누군가 자기 영역을 침범할까 두려워하고 있고, 방송사는 비협조적이고, 광고주들은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

 

 러브마크와 감성 자본

 “미디어의 분화와 확산, 미디어 소유형태의 통합에 이어 커다란 변화가 뒤따를 것이다. 대량 생산시장은 쇠퇴한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광고를 편집하고 피할 수 있으며, 방송 시간대를 전환할 수 있는 비길 데 없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미래에는 소비자 권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소비자 트렌드는 대규모 맞춤화, 개인화로 나아가고 있다.”

 

 브랜드 확장의 논리는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여러 차례의 접촉이 거듭함으로써 성공적인 브랜드가 구축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연결의 강도는 그것의 감정적 영향이라는 면으로 측정된다. 경험은 단일한 매체 형태를 통한 것으로 제한되는 게 아니라, 가능한 한 다양한 매체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브랜드 확장은 특정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가 연관된 브랜드에 반복해서 접근하도록 하는 데 기반을 둔다. 이 논리에 따라, 코카콜라는 스스로를 음료수 제조회사라기보다는 스포츠 이벤트, 콘서트, 영화, 텔레비전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후원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보고 있다. 이렇게 인상을 강화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그리고 브랜드 메시지는 “난장판”을 돌파하고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속과 머릿속으로 파고들고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사용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감정을 만들어내고 관계를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 우리가 판매하는 콘텐츠의 중심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관념은 그게 영화이든, 음악이나 텔레비전이든지 간에 이제 더는 단순한 지적 재산이 아니다. 그것은 감성 자본이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팬들이 사랑, 더 구체적으로는 “러브마크”를 느끼기 원한다. 수용자 참여를 통해 <아메리칸 아이돌>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되고, 프랜차이즈와 후원사들에 대한 충성도를 더욱 공고화한다. 이 열정은 수백만의 지원자들이 오디션을 보러 오는 전국 곳곳의 스타디움과 컨벤션 호텔에서 시작된다. 수많은 시청자들 중 일부가 오디션에 도전한다, 수많은 지원자들 중 일부가 방송을 탄다, 수많은 출연자들 중 일부가 결선에 진출한다. 하지만 어떤 단계에서든 시청자들은 “나였을지도 몰라, 아니면 내가 아는 사람이었을지도 몰라.” 하고 상상하게끔 유도된다. 여기서부터 출발하여, 매주 이뤄지는 투표는 시청자들의 참여를 더욱 늘리고, 각각의 출연자들에게 강한 동질감을 갖게 한다. 음반이 나올 때쯤에는 많은 핵심 소비자층이 이미 출연자들을 후원하고, 팬클럽들이 풀뿌리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를 브랜드화 한다. 출연자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 “빨간 방”에서 대기한다. 심사위원들은 코카콜라 컵으로 음료를 마신다. 하이라이트는 코카콜라 로고로 둘러싸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된다. 음료수 판촉 행사에서는 상품으로 결선 방청권을 준다. 코카콜라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자들을 자사가 후원하는 나스카 레이스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보내준다. <아메리칸 아이돌> 결선 진출자의 전국 콘서트 투어에는 코카콜라의 후원이 눈에 잘 띄게 배치되어 있다.

 “고착화 수단(anchor medium, 시청자를 붙들어두는 주력 프로그램을 앵커(anchor)라고 함)으로서의 텔레비전 방송”에서 벗어나 “경험 기반적, 참여 주도적 마케팅”을 추구하는 것이 차세대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는 이상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코크뮤직닷컴은 더 나아가 여러 가지의 참여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부가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팝 음악을 즐기는 놀이터와 음료 업체를 연결시켰다. 사람들은 돈을 내거나 무료 쿠폰을 이용해 인기 있는 음악을 다운받을 수 있다.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그것을 사이트에 올리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평가를 받는다. 평가 점수가 쌓이면 “데시벨“이 되는데, 이것으로 ”패드“를 꾸밀 수 있는 사이버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자기 취향에 맞게 패드를 꾸미면서 사람들은 코카콜라의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연주자“들은 평판을 쌓고 추종자들을 모으며, 이것이 주는 감성적 보상은 그들이 더욱 많은 시간을 자신들의 ”믹스(mixes)“ 작업에 쏟도록 만든다. 일반적인 사이트 방문자들은 여러 가지 퀴즈, 게임, 콘테스트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코크뮤직닷컴은 10대들에게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웹사이트가 되었으며, 6백만 명 이상의 회원들이 1회 접속에 평균 40분을 머문다. 코카콜라의 인터렉티브 마케팅 총괄 이사인 캐롤 크루즈가 설명하듯, ”그들은 즐겁고 놀고, 음악을 배우며, 커뮤니티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은 매우 안전하고 친근한 코크의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20:80의 법칙을 생각하면, 브랜드 충성도는 감정 경제의 성배(궁극적 목표를 뜻함)이다. 대부분의 소비재들은 20%의 소비자가 80%의 매출을 만들어 낸다. 그 20%의 충성을 유지하면 시장은 안정되고, 나머지 20%의 매출을 만들 다른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소수 마니아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첫 번째 코카콜라 팬클럽이 결성된 것은 1974년이다. 오늘날 팬클럽은 세계 28개국에서 운영되며, 지역 및 전국 대회의 전 세계 네트워크는 회사가 자신의 가장 헌신적인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확인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재퍼, 캐주얼, 로열

 업계 관계자들은 종종 재퍼(zappers), 캐주얼(casuals), 로열(royal)을 구분해서 말한다. 이런 구분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왜, 그리고 무엇을 시청하는지를 모호하게 한다. 재퍼는 끊임없이 채널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한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면서 앉아있기보다는, 프로그램의 조각들을 보고 있다. 로열은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더 짧다. 그들은 자기 관심에 맞는 프로그램을 세심하게 골라내며, 일단 선택한 프로그램에는 전적으로 몰입한다. 녹화를 해두었다가 여러 번 보기도 한다. 사회생활에서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리고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다양한 채널을 접할 가능성이 크다. 로열은 시리즈물을 보고, 재퍼는 텔레비전을 본다. 로열은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헌신을 보여준다. 재퍼는 칵테일파티에 가서는 방금 더 멋진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는지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는 족속과 같다. 캐주얼은 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다. 그들이 어떤 시리즈물을 보는 건 마침 생각이 났거나 달리 할 일이 없어서이다. 그들은 보통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만, 지루해졌다고 생각되면 금방 채널을 바꿀 것이다. 또한, 완전히 집중해서 방송을 시청하기보다는, 대화를 하거나 다른 집안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캐주얼 (Casuals) :: 특정 프로그램에 최소한의 총수도만을 지닌 시청자들을 가리키는 업계 용어로, 이들은 자신이 기억을 할 대는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의 관심을 붙들어두지 못할 때는 다른 프로그램을 보곤 한다.

 로열 (Loyal) :: 일반적인 업계 용어로서, 특정 프로그램의 가장 헌신적인 시청자를 뜻하며, 대체로 그들은 그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꼽는다. 로열은 매주 방송 시간에 맞추어 돌아오며, 매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고, 다른 미디어를 활용해 부가 정보를 찾으며, 또한 프로그램에 광고한 브랜드들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재퍼 (Zappers) :: 주어진 프로그램의 일부만을 시청하면서, 텔레비전 다이얼을 유목적이고 끊임없이 넘나드는 시청자를 가리키는 업계 용어.

 

 1990년대의 많은 기간 내내, 업계 분석가들은 재퍼의 존재를 지나치게 강조해 왔다. 예를 들어 필립 스완은 저서 『텔레비전은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는가』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오늘날 리모컨을 들고서 다른 채널을 확인하지 않고 한자리에 앉아 프로그램 전체를 보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 오늘날의 시청자들은 끊임없는 만족을 필요로 한다. 만약 일정 시간 동안 재미를 얻거나 자극을 받지 못한다면, 그녀는 채널을 돌려버릴 것이다.” 상호작용적 텔레비전은 재퍼들을 겨냥해 만들어져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스완은 생각한다. 스완의 미래에서는 버라이어티 쇼나 매거진 쇼가 드라마를 거의 완전히 대체해버릴 것이다. 극소수의 살아남은 시리즈물은 30분 이내로 축소될 것이다. 스완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중단 없이 프로그램의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일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책을 읽듯이, 한 번에 조금씩 TV를 보게 될 것이다. 특정한 프로그램을 보고자 정확한 시간에 맞추어 집에 돌아오게 만드는 ‘지정 텔레비전(appointment television)’이라는 개념은 곧 과거의 것이 될 것이다.” 아직은 이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며, 방송사들은 정확한 시간에 사람들이 방송을 보게 하려고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고 상을 주는 등의 새로운 방송 편성 형식을 구축하고 있다. 그들은 프로그램의 감정적 호소력을 강화해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쌓으려 한다.

 오늘날 업계의 연구 결과는 재퍼보다 로열이 훨씬 더 소중함을 시사한다. ‘이니셔티브 미디어(Initiative Media)’의 연구에 따르면 보통 방송 프로그램을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로 꼽는 사람은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의 6%에 불과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시청자의 50~60%까지 그 프로그램을 제일 좋아한다고 꼽기도 한다. 초기 자료에 따르면 이들 로열은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며(광고주의 주요 관심사), 경쟁하는 케이블 채널로 유인될 가능성도 더 적다(방송사의 주요 관심사). 로열은 캐주얼에 비해 2배가량 광고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상품 카테고리도 2~3배 더 잘 기억한다. 특정한 후원사를 기억하는 경향도 5~20% 정도 높다. 아마 큰 숫자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찾는 광고주들에게 경쟁력을 갖기에는 충분한 수치이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개편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들 팬을 무시해왔다. 팬은 일반적 대중을 대표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주들은 점차 시청률이 아니라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이 연구가 프로그램 제작 결정에 영향을 주면서, 미디어 업계는 로열들을 유인하고, 재퍼들의 방황을 줄이고 캐주얼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바로 당신들의 이야기!

 <아메리칸 아이돌>이 시청 되는 거의 모든 사회적 공간에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수준의 참여도를 보여주고 있음을 발견했다.

 한 가정의 예를 들어보자. 두 어린 자녀들은 (딸9세, 아들 7세) <아메리칸 아이돌>을 보기 시작한 첫 번째 시청자였다. 그들은 대개 폭스로 채널을 돌리기 전에 <리지 맥과이어>(Disney, 2001)의 마지막 몇 분을 보았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둘 다 변함없이 소리를 높여 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작했어!” 하고 알려주었다. 첫 부분이 시작되면 그들은 지난주의 공연을 떠올리며 심사위원들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을 평가한다. jt 부분이 끝날 때쯤이면 보통 어머니가 문 곁으로 와서 지켜본다. 대체로 어머니는 프로그램 초반 30분 동안은 부엌일을 하고 위층으로 오르내리느라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한다. 여성은 이런 산발적 시청은 흔한 편이다. 프로그램에 상당히 참여적인 사람조차 이른 저녁 시간에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주의가 분산되고는 한다. 아버지는 보통 방송 도중에 들어온다. 큰딸은 그저 가끔씩만 프로그램을 보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다른 가족들이 그녀가 놓친 부분을 설명해 준다. 아들은 광고 시간 동안 주의가 분산되어 채널을 돌리기 시작하고, 어머니와 딸이 폭스로 채널을 돌리라고 제때에 얘기하지 않으면 다음 회 시작 부분을 놓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의 마지막 5분 동안 요약 편이 방송될 때 온 가족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출연자들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어머니가 투표를 선언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어린 딸이 루벤과 클레이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자신은 누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더 강하게 주장하긴 했지만, 토론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아버지는 그걸 모두 종합하고 요약 편에서 본 공연 장면의 단편들을 바탕으로 가족의 선택을 지지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젊은 세대와 성인의 취향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었으며, 모든 사람이 어떤 전문성을 보일 수 있게 함으로써 가족 오락물이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출연자는 10대 또는 20대이다. 프로그램의 시청자층을 넓히고자, 버트 바카라크, 빌리 조엘, 올리비아 뉴튼-존과 같은 한때의 팝 스타들이 객원 심사위원과 코치로 섭외된다. 이는 경쟁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 심지어는 조부모 세대로부터도 관심을 끌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장르의 차이에 따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종류나 정도 역시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드라마 시청자는 혼자서 볼 가능성이 크고, 코미디 프로그램은 식구들과 함께 보며, 리얼리티 쇼는 친구들과 함께 본다. 인구학적으로 18~34세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 가장 다양한 시청 습관을 보여준다. 50대 이상은 혼자 혹은 식구들과 보지만, 친구들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35~49세 시청자들은 모든 장르를 대체로 가족들과 함께 보는 가장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여럿이 함께 보는 사람들은 프로그램 내용에 더 집중하고, 방송 중에 채널을 잘 바꾸지 않으며, 프로그램과 관련된 웹 사이트를 찾아보는 경향이 높다. 물론 인터넷에 접속한 시청자들 중 일부는 온라인 팬 카페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평가를 올린다. 그렇다면, 브랜드 및 콘텐츠 확장의 뒤에 숨겨진 중요한 추동력은 사회적 시청(social viewing)인 것으로 보인다.

 

 폭스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메리칸 아이돌> 시청자 132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팬들 대다수는 지인의 이야기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으며, 아는 사람이 보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챙겨보게 되었다. (같은 문항을 재퍼 측면에서 보면, 사전에 알고 의식적으로 채널을 고정해 둔 사람보다는 채널을 넘기다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발견한 시청자의 수가 훨씬 많다는 게 이 연구의 결과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시청자들 중 78%가 이 프로그램을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봤다고 답했으며, 74%는 방송이 끝난 후 다음 방송까지 프로그램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해봤다고 답했다.

 이런 대화의 대상은 원래 같이 보던 그룹을 넘어서 친구, 직장 동료, 또는 좀 더 먼 친척까지 확대되었다. 한 응답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아프리카에 살고 계시고, 숙모는 러시아에 살고 계세요. 하지만 그분들 모두 주말에는 미군방송(AFN)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실 수 있지요. 전국 곳곳에 살고 계신 다른 숙모들께서는 (먼저 방송을 보시고 나서) 그분들게 문제를 내시고는 말도 안 되는 힌트를 던져주신답니다. 그 분들은 마침내 방송을 보시고 나서야 모든 걸 아시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가족적인 시청 경험을 그간 제가 겪을 기회는 별로 없었어요.” 그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보지 못했을 때에도, 연구 참여자들은 친구나 동료와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그동안 전개된 내용을 따라잡으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이 <아메리칸 아이돌>에 대해서 알게 되고, 진행 결과를 주시하고, 심지어는 실제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그것을 시청하지 않더라고 마케팅 메시지에까지 노출되는 것이다.

 

 어떻게 소문이 컨버전스를 심화시키는가

 출연자들은 시리즈가 끝나도 일상을 살아가는 실제 인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더 많은 것이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게 되고, 다른 여러 미디어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추적하게 된다. 리얼리티 쇼의 숨겨진 “진실”을 찾는 이 행위는 앞장에서 기술하 것과 같은 스포일러 쓰기를 유발했다. 이니셔티브 미디어의 조사 결과 <아메리칸 아이돌>의 로열들 중 45%가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검색했다. 또한, 리얼리티 쇼가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인기 리얼리티 쇼에 대한 이야기가 일주일 내내 이어지도록 하려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간의 공동 작업으로 구축된다. 출연자들은 아침이나 심야 토크쇼, 그리고 방송사와 제휴한 대담 프로그램의 주요 초대 손님으로 섭외된다. 적어도 시청률 상위권의 리얼리티 쇼의 결과는 뉴스의 소재가 되어 심지어 경쟁방송사에까지 보도된다. 예컨대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경우에는, <유에스에이 투데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그리고 AOL이 각각 본 방송 전에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독자적인 수용자 조사를 했다. <더 스모킹 건>과 같은 온라인 가십 잡지는 이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용하려고 출연자들의 오래된 전과 기록이나 이혼 경력을 캐냈다. 어떤 경우에 리얼리티 쇼는 독점 콘텐츠를 유료화하고, 이를 통해 시청 경험을 더욱 확장한다. 이처럼 공개된 정보가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에, 어떤 팬은 친구가 모르는 무언가를 더욱 잘 알게 되며, 따라서 지식을 공유할 동기가 생긴다. 또한 이러한 공개 정보들로 인해 어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 본 방송을 보는 경향이 생겨나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매력이 반감된 형식으로 결과를 접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또 다른 소비자들에게 이런 보도는 한동안 방송을 볼 수 없는 경우에도 관심을 유지해, 그 시즌의 최종회 정도는 채널을 맞추고 볼게 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투표를 위해 경쟁하기

 간접 광고 및 프로그램에 특화된 광고는 <아메리칸 아이돌> 현상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것을 보려고 채널을 고정하기도 한다. 슈퍼볼이 스포츠 이벤트인 동시에 광고 전시장이 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클레이 에이킨과 루벤 스튜더드(<아메리칸 아이돌> 출연자)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거의 2000년 대선만큼이나 박빙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총 투표수는 2천4백만 표였는데 두 사람의 표차는 십만 표를 조금 웃도는 정도였다. 7백만 표에 달하는 문자 메시지 투표는 모두 접수, 집계된 데 반해 수백만 전화 이용자들은 “통화 중” 신호음만 끝없이 들어야 했다. 우리의 조사에서 한 팬은 “이 말도 안되는 투표 절차에 비하면 플로리다 주의 투표용지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클레이의 지지자들은 전화회선 불통으로 말미암아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했던 것을 강하게 언급했고, 일부는 박빙의 승부를 위해 회선을 고의로 제한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아이돌> 제작자들은 시청자들의 피드백에 대한 신속한 대응의 기대를 높여놓았고, 따라서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시즌 3에서는 투표의 비일관성이 전국 일간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방송사는 일부 지역 전화 회선이 침수되어 상당수 시청자의 투표가 집계되지 않았다고 사과해야 했다. 예를 들어 지역 회선에 접속하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와이 같은 곳의 시청자는 시즌 3에서 전체 투표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수 있었고, 일각에서는 이 불균형 때문에 하와이 출신 출연자가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은 대중의 반응을 형성하려는 이러한 시도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후원사들 개입의 연장으로 보았다. 출연자들은 이제 “패키지”가 되어서, 광고에 나오는 다른 제품들과 다를 바가 없게 되어버렸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아이돌”들은 새로운 패션, 새로운 화장, 그리고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선보이는 모델이 되는 일도 있다. 이런 이미지 변신은 그들의 앨범이 발매될 때 나타날 과장된 퍼포먼스를 향한 첫 걸음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팬들도 있다.

 

 반발이 너무 크다면 시청률이 떨어지거나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준다. 이니셔티브 미디어의 연구 결과, 투표 매커니즘을 브랜드화한 AT&T는 시청자의 반발로 타격을 입었으며, 코카콜라와 포드와 같은 다른 핵심 후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전통적인 형식의 광고라면 시청자가 한 업체에 대한 불만을 다른 업체로 전이할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송 콘텐츠와 후원사가 보다 밀접하게 연결된 세상에서는,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생겨나는 어떤 부정적 인식에 의해서든 모든 주관사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간접광고와 <어프렌티스>

 <서바이버>, <어프렌티스>의 제작자 마크 버넷은 브랜드 통합 실험의 한계를 개척해왔다. 그가 처음 <서바이버>를 제안했을 때 방송사들은 매우 주저했고, 제작비를 상쇄하고자 PD는 스폰서십을 미리 판매하는 데 동의했다. 리복 같은 회사는 시리즈 방송기간 동안 간접광고에 4백만 달러씩 지급하기로 했다. 그가 두 번째로 제작한 시리즈 <더 레스토랑>(2003)의 예산은 미쓰비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쿠어스 부류잉 컴퍼니의 간접광고로 전액 충당했다. <어프렌티스>에서 버넷은 두드러진 간접 광고는 회사당 2천5백만 달러를 요구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시리즈는 방송 내용과 브랜드를 연결시키는 다양한 여러 접근방식의 실험장이 되었다. <어프렌티스>가 브랜드를 이용하는 방식은 얼마나 다양한지 알아보자.

 ① 주도형 :: 프로그램은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방송이 진행되며 우리는 그의 다양한 계열사를 방문하고, 직원(그의 약혼녀도)들도 만나고, 그의 집을 찾아가고, 그의 경영 철학을 배운다. 출연자들은 그의 프로젝트 하나를 운영할 기회를 얻으려고 경쟁한다. 그것은 젊은 경영인들이 열망해 마지않는 커다란 기회인 것처럼 묘사된다.

 ② 과제 제시형 :: 2004년 가을, 시즌 2에서 출연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렇다. 토이즈 아 어스와 마텔의 장난감 시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챠오 벨라의 아이스크림 신제품 개발, 펩시의 신제품 병 디자인 개선, 길거리에서 M&M 사탕 판매, 프록터 앤 갬블 사의 신제품 바닐라 민트 치약 마케팅, 프록터 앤 갬블의 브라이언 맥클리어리 대변인은 “이들 신제품의 장점을 홍보하는데 전 방송을 쓰는 건 매 우 매력적인 줄거리이다. 시청자들은 결국 그 브랜드가 실제로 성공하기를 바라게 된다.”고 평했다.

 ③ 오락형 :: 2004년 9월 23일 방송분에서 출연자들은 크레스트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얻고자 브랜드와 오락(서커스 곡예, 광대, 뉴욕 메츠)를 연관 짓는 방법을 선보였다. 다른 줄거리는 뉴욕 경찰 채용 지원을 홍보하거나 홈 쇼핑 방송에서 가사용품을 파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주된 노력을 기울였다.

 ④ 조언형 :: 출연자들은 소규모 회사들(얼라이언스 탤런트 에이전시)의 컨설팅을 받는 일이 많다. 이들 회사는 방송에 나오는 대신 출연자들의 임무를 도와준다.

 ⑤ 상품형 :: 대개 출연자들은 트럼프로부터 그 또는 그의 ‘물건’, 또는 값비싼 식사와 서비스(페트로시안의 캐비어 축제나 그라프의 보석 등)를 이용할 기회를 얻는다.

 ⑥ 결합형 :: 출연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디자인하는 방송에서, 시청자들은 다음 회 ‘어프렌티스’ 테마 파티에 제공될 아이스크림샘플을 집에서 주문할 수 있다. 비슷한 경우로, 마텔은 방송과 결합한 광고를 기획한 건 아니었지만, 방송을 통해 결국 출연자가 디자인한 장난감 자동차 ‘마이티 모퍼’를 판매하게 되어 무척 고무됐다. J. C. 페니는 어떤 팀이 다른 대회에서 디자인한 리바이스 청바지 카탈로그를 배포했다.

 ⑦ 팬클럽형 :: ‘어프렌티스’ 제휴사 프렌스터를 통해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출연자를 응원하고, 제작자들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을 수 있다.

 ⑧ 이벤트형 :: 트럼프는 ‘야후 핫 잡‘과 함께 25k 상금을 걸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⑨ 출연자 이용형 :: 여성 출연자들은 ‘어프렌티스의 여인들’이라는 표제로 잡지 <맥심>의 속옷 모델로 등장했다.

 ⑩ 심사위원형 :: 시즌 2가 끝날 무렵, 유니레버, 펩시, 비어 스티언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등 다른 기업의 중역들이 나와서 트럼프의 최종 진출자들 선발 작업을 도왔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어프렌티스>를 단순히 거대한 간접 광고의 하나로 치부해 버리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서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어프렌티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고, 간접 광고가 먹혀드는 이유는 그것이 방송의 감정적 기제의 핵심과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출연자들의 초점이 되거나, 출연자를 식별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시청자는 브랜드를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 규칙으로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리얼리티 쇼들은 가장 독창적이고 중독성 있는 포맷을 가진 것들이었다.

 

 어프렌티스 ::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는 미국 부동산 거물이자 기업가이며 텔레비전 유명인인 도널드 트럼프가 진행하는 리얼리티 TV 쇼이다. 미국 NBC에서 방송하며 영국의 TV 제작자인 마크 버넷이 제작한다. 어프렌티스라는 TV 프로그램의 미국 판이자 원본이다. '가장 힘든 면접'이라고 불리는 어프렌티스는 16명에서 18명의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회사 가운데에서 하나를 연봉 25만 달러로 1년을 운영하는 계약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방송 회차마다 트럼프가 참가자 중에서 한 명을 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해고되지 않고 남는 마지막 1인이 우승자가 된다.
2004년 1월에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참가자가 유명인으로 자선 단체를 돕기 위한 기부금을 우승자에게 주는 후속 The Celebrity Apprentice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13 시즌이 방송되었다.
[위키 백과] 어프렌티스 [The Apprentice]

 

 미국의 육군(America's Army, 약칭 AA)

 미 국방성의 자문역을 맡은 국가연구위원회는 1997년 융합 문화에 대한 보고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오락과 국방의 결합”를 발표했다.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개발에서 가정용 전자오락 부문이 군사용 연구를 능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국방부는 업계와 협력하여 차세대 전투원을 모집, 훈련할 방법을 추구했다.

 국방성은 이 대규모 군사 훈련의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게임 업계는 수백, 수천 명의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게임에 관심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보고서가 소위 ‘군사-오락 복합체’의 형성을 향한 첫 걸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다른 융합 문화에서도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이 이 협력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인정했다.” 오락 산업과 국방부는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경영 모델이 다르고, 구성원들도 다르다. 영측의 관심이 유지되고, 협력의 이익이 들인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공동의 믿음이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 보고서를 접한 후, 미군 관계자들은 전통적인 충원 방식을 지루해하거나 접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상대로 게임을 이용하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인구의 작은 부문이 대부분의 입대 지원자를 배출하는 현실에서 군과 민간인의 사회적 연결망을 재건하는 수단으로서 게임 주변에 형성되는 커뮤니티를 활용하려 했다. ‘미군의 육군’ 프로젝트를 입안한 케이시 와딘스키 대령은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의 미국 젊은이들은 형이나 삼촌, 아버지, 또는 이웃의 경험담이나 조언을 듣고 군 복무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희귀하다. 군 복무에 대한 정보가 미국 청년들의 인생 계획을 결정하는 오늘날, 그런 결정은 영화, 잡지, 책, 광고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군인과 만날 일이 없는 청년들이 군대에 가볼까 하고 생각할 가능성은 적다. 이 상황에 대응하여, 게임 기획자는 군 생활에 관한 정보를 게임의 오락적ㆍ몰입적 환경에 담아냄으로써 정보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의 육군’ 게임은 군인의 훈련, 조직, 고용에 대한 사실적 경험과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미국의 육군’ 프로젝트는 그것을 모든 매체에 걸친 보편적 대중문화로 만들어내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하고 있었다. 게임이 이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으로 유지되겠지만, 그것은 만화책, 텔레비전 시리즈, 청소년 기구, 아마 심지어는 영화까지 활용할 계획이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들은 ‘미국의 육군’ 게임을 미 육군과 별개의 브랜드로 만들어 오락으로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미군에 대한 지지와는 무관한 ‘미군의 육군’ 골수팬들이 생겨났다. ‘미군의 육군’은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 게임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2003년 8월에 이르면 2백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1억8천 5백만 회의 10분자리 미션을 수행했다. 2004년 마케팅 회사 아이 투 아이 리서치가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그들은 압도적으로 군대에 우호적이었다. 어디서 호감을 느끼게 되었는지 묻자, 40%가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있었던 군사 작전이라고 답했다. 거의 비슷한 수의 응답자(30%)가 ‘미국의 육군’ 게임이라고 답했다.

 미 국방성은 게임을 단순한 군 생활의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가치관을 주입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길 원했다. 플레이어는 가상 미군을 죽일 경우 어떤 대가도 얻을 수 없다. 각 플레이어들은 자기 팀을 미국으로, 다른 팀을 적으로 보게 된다. 팀원을 죽이면 즉각 게임에서 추방된다. 반면 플레이어가 군인 복무신조를 준수하면 진급과 함께 고난도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게임은 국제적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미군의 육군’ 공식 홈페이지 방문자의 42%는 외국에서 접속한다.(물론 이 수치에는 외국에서 근무 중인 군인과 그 가족이 포함돼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플레이어 그룹과 여단이 있고,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적국으로 간주하였던 나라도 포함돼있다. 육군 규정은 비판적 의사 표현을 제한하고 있지만, 게임 디자이너들은 이 규정의 시행을 (당국이) 유보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고, ‘사이버 군인이익조합’ 이라는 활발한 포험이 개설됐다. 여기서 민간인과 군인은 군 복무의 가치, 심지어 현재 벌어지는 군사 작전의 장점에 대해서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초기에 포럼 사이트는 논쟁적인 아랍 뉴스 채널 알 자지라를 포함해 전쟁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다양한 링크를 제공했다. 2004년 사이트 디자인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계속되는 이라크 점령에 대한 토론의 중심이 되었던 뉴스 링크와 토론 포럼이 축소되는 등 명백히 정치적인 내용을 줄이는 방향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홍보에 활용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는 퇴역ㆍ현역 군인에게 군 당국은 금별을 발급한다. 이들 플레이어는 커뮤니티 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명예를 누린다. 일부 플레이어는 그런 존경의 일부라도 누리기 위해 스스로 퇴역 군인인 것처럼 행세하기도 한다. 퇴역 군인들은 실제로 복무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며 그런 가짜를 가려내는 일을 대단히 즐거워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게임 플레이의 판타지에 비해 실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서 일부 플레이어들은 실재에서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판타지를 얻으려고 뉴스를 보면서 게임을 했다고 말한다. 이라크군이 미국인 몇 명을 가뒀을 때, 많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인질 구출 작전 시나리오를 올렸다. 힘센 한 사람이 이 사람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수 있다는 할리우드 스타일 판타지가 묻어있는 것들이었다. 퇴역 군인 클랜의 몇 명은 군 복무를 위해 중동으로 떠났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최전선에서 본 시각을 고국으로 보내며 커뮤니티의 다른 플레이어들과 연락을 계속했다. 전사자 수가 늘어나면서 몇몇 퇴역 군인과 복무자 그룹은 전투가 아니라 불안과 상실감을 서로 나누고자 게임에 접속했다. 이같이 ‘미국의 육군’은 홍보 수간이라기보다 민간인과 군 복무자들이 실생활의 전쟁에 대한 진지한 경험을 나누는 공간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3. 오리가미 유니콘을 찾아서

 속편 <매트릭스 리로디드>(2003)는 전편 요약 없이 시작한다. 전편의 복잡한 신화와 끝없이 늘어나는 조연들을 관객들이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영화는 제3편 <매트릭스 레볼루션>(2003)을 보면 모든 것이 이해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갑자기 끝난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진정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숙제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과거 세대들의 경우, 제대로 “이해했는지” 궁금해 했던 영화는 대체로 유럽 예술 영화이거나 독립 영화, 모호한 심야 컬트 영화였다.

- 그러나 매트릭스는 블록버스터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며,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한다. 이상적인 형태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각각의 미디어는 각자 최선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하나의 스토리가 영화로 소개되고, 텔레비전, 소설, 그리고 만화로 확장된다. 그 이야기의 세계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탐험될 수도 있고, 놀이공원의 명소로서 경험될 수도 있다. 각 프랜차이즈로의 진입은 자기충족적이어야 한다. 영화를 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품이든지 전체 프랜차이즈로의 입구가 된다. 미디어를 넘나드는 독해는 경험의 깊이를 유지시킴으로써 더 많은 소비를 촉진한다. 군더더기는 팬들의 관심을 날려버려서 전체 프랜차이즈가 실패하게 된다. 새로운 수준의 통찰과 경험을 제공해야 프랜차이즈가 새로워지고 소비자들의 충성도 유지된다. 수평적으로 통합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제 논리, 즉 하나의 기업이 다양한 미디어 부문 모두에 걸쳐 기반을 두고 있는 업계의 논리가 미디어를 오가는 콘텐츠의 흐름을 결정한다. 서로 다른 미디어는 서로 다른 틈새시장을 형성한다. 아마도 영화와 텔레비전의 소비자층이 가장 다양할 것이다. 만화와 게임은 가장 좁을 것이다. 성공하는 트랜스미디어 프랜차이즈는 미디어에 맞게 콘텐츠를 조정해서 다양한 소비자층을 유인한다. 하지만 이들 다양한 소비자층을 유지할 수 있고, 각각의 상품이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잠재적 총수입을 늘려줄 크로스오버 시장에 의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트릭스란 무엇인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무엇이 <카사블랑카>(1942)와 같은 영화를, 사랑받는 것을 넘어 경배의 대상으로 변화시키는지 묻는다. 우선 에코에 따르면, 작품은 “완벽하게 갖추어진 세계여서, 팬들이 마치 사적인 세계의 모습인 것처럼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를 인용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와야 한다. 둘째로, 작품은 백과사전과 같아야 한다. 헌신적인 소비자들이 훈련하고, 연습하고, 숙달할 수 있는 풍부한 일련의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움베르토 에코 ::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며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로 볼로냐대학교의 교수, 세계 명문대학의 객원교수로 활동하였다.《기호학이론》 등 많은 저서를 발간하였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장미의 이름》의 저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두산백과)

 

 카사블랑카 ::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이 낭만적인 전쟁 멜로드라마는 1940년대 스튜디오의 이국 취향에 대한 열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는 실제하는 어떤 장소에서도 느낄 수 없는 울림을 지닌 북아프리카의 환상적인 장소로 변신했다. 「카사블랑카」는 영화의 황금기에 나온 그 어떤 영화보다 많은 컬트적 연기자와 멋진 대사, 나오자마자 유행어가 되어버린 표현 그리고 할리우드의 대담함으로 가득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사블랑카 [CASABLANCA]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2005.9.15, 마로니에북스)

 

 카사블랑카 :: 모로코 왕국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항만 도시. 카사블랑카는 ‘하얀 집’이라는 뜻으로 아랍어로는 다르엘베이다(Dar el-Beida)라고 한다. 카사블랑카는 베르베르인의 어항으로 1468년 파괴된 고대 도시 안파의 자리에 포르투갈인에 의해 건설되어, 1757년 모로코 술탄에게 점령되었다. 18세기 후반에 무역항으로서 재건되어 19세기에 유럽과 미국의 무역업자가 정착하였고, 1906년에는 무역액이 탕헤르를 앞질러 모로코 제1의 항구가 되었다. 1907년 프랑스가 점령, 1912년 이후 료티 원수(元首)의 통치하에서 근대적인 항만과 도시가 건설되었다. 아프리카 북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상공업의 중심지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사블랑카 [Casablanca] (두산백과)

 

 매트리스가 사용한 수많은 차용도 관객들의 반응을 일으켰다. 겹겹이 쌓인 인용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지시킨다. 이러한 결여와 과잉으로 인해 이 컬트 영화의 주위에 여러 분야의 지식 커뮤니티가 생겨난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 지식을 선보이고, 정보원을 깊이 파헤치며, 비밀로 가득 찬 밑 빠진 독을 약속하는 텍스트를 참고 견디기로 결심한다. 당신은 DVD 플레이어로 영화를 한 프레임씩 돌려 봐야만 할 것이다. 

 더 깊이 파고들어 갈수록 더 많은 비밀이 떠오르며, 그 모두는 어느 때나 영화의 ‘열쇠’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오의 아파트 호수는 101호이다. 이는 조지 오웰의 『1984』(1949)에 나오는 고문실의 방 번호이다. 일단 이 번호에 주목했다면, 다음에는 메로빙거의 나이트클럽 플로어 번호, 등장인물들이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충돌하는 고속도로 번호도 101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 영화에 나오는 다른 많은 숫자도 숨겨진 의미를 담고 있거나 중요한 인물과 장소를 연결하고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영화속 배경의 게시판은 <엔터 더 매트릭스>(2003) 게임에서 레벨을 풀 수 있는 치트 코드로 사용된다.

 

 모르페우스 ::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 그리스어로 ‘형태’ 또는 ‘모양’을 뜻하는 ‘모르파이(morphai)’에서 파생한 말로 ‘모양을 빚는 자’라는 뜻이다. 잠의 신 힙노스와 카리스의 하나인 파시테아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신 닉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이켈로스(또는 포베토르)와 판타소스의 형제이다.
그리스신화에서 모르페우스는 꿈에서 사람의 형상을 빚어내며, 이켈로스와 판타소스는 각각 동물과 사물의 형상을 빚어내는 역할을 한다. 오비디우스의 《메타모르포세이스(변신이야기)》에 따르면, 모르페우스는 특정인의 걸음걸이와 표정은 물론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흉내내어 인간의 꿈속에 나타난다고 한다.
오늘날 영어에서 형태학을 가리키는 모폴로지(morphology)와 수면 및 진정 등의 효과를 발휘하는 모르핀(morphine)은 모르페우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르페우스 [Morpheus] (두산백과)

 

 페르세포네 ::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명계(冥界)의 여왕이자 하데스의 아내. 곡물과 땅의 여신인 데메테르의 딸이다. 처녀라는 뜻을 지닌 코레(Kore)라고도 하며 프로세르피나(Proserpina) 또는 페르세파사(Persephassa), 페르세파타(Persephatta)라고도 한다. 니사의 꽃밭에서 친구들과 꽃을 따고 있다가 명계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었다.
슬픔에 잠겨 있던 데메테르는 딸이 하데스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제우스에게 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형인 하데스를 결혼시키기 위하여 모른 체 하고 있던 제우스는 데메테르에게 페르세포네가 명계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면 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구할 수 없다는 조건으로 헤르메스를 명계로 보냈다.
헤르메스는 하데스에게 이 조건을 귀띔하였고,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내밀면서 집으로 보내 주겠다고 하였다. 페르세포네는 기쁜 나머지 석류를 먹었고 이로 인해 하데스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나 딸을 돌려달라는 데메테르의 요청이 강경하였으므로, 제우스는 1년 가운데 4개월은 명계에서 지내고 나머지 기간은 땅위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중재하였다. 이로써 페르세포네가 명계에 있는 동안에는 곡식이 자라지 않고 땅의 생기가 사라졌으며, 땅위로 올라오면 땅도 생기를 되찾아 초목이 되살아나고 곡식이 열매를 맺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페르세포네 [Persephone] (두산백과)

 

 트리니티 :: 신의 모습에는 세 가지 위격(位格, 라 persona)이 있다는 기독교의 교의(敎義)로서 역사적으로는 니케아 종교회의(325년)에서 공인되었다. 즉 아버지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 성령(聖靈)인 하나님이 있고 이 세 가지 위격은 단지 하나의 신을 의미할 뿐이며, 그 본성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성부, 성자, 성신은 모두가 동일한 힘과 영광을 지닌다는 삼위일체설은 기독교 신앙의 주축을 이룬다.
[네이버 지식백과] 삼위일체 [Trinity, 三位一體]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1984 :: 영국의 소설가 G.오웰의 역유토피아 소설. 1949년 간행. 1984년, 가공의 초대국(超大國) 오세아니아에서 자행되는 전체주의적 지배의 양상을 묘사한 저자 만년의 작품이다. 권력집중이 자기목적화(自己目的化)한 당(黨)에 의한 대중(프롤레타리아계급)지배, 지배수단으로서 항상적(恒常的)인 전쟁상태의 유지, 거의 신격화한 지도자 빅 브러더에 대한 숭배, 개인생활의 감시, 사상통제를 목적으로 한 언어의 간략화, 당의 무류성(無謬性)을 증명하기 위한 역사의 개서(改書) 등 모든 지배기구가 내포하는 위험성이 미래소설의 형태로 제시되었다.
공산주의와 나치즘의 제도에서 소재를 인용한 이 작품은 때마침 냉전(冷戰) 분위기를 타, 출판 후 1년 사이에 영국 ·미국에서만 약 40만 부가 팔렸으며, 세계 각국에서 잇달아 번역 출판되었다. 반공(反共) 작품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체제를 불문하고 당시의 사회 및 그 연장으로서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전체주의적 정신풍토를 경고(警告)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1984년 [Nineteen Eighty-Four, 一千九百八十四年] (두산백과)

 

 시너지 스토리텔링

 “비행기 안에서, 래리는 노란 메모지를 갖고 앉아 우리가 할 일의 계획을 구상했다. 영화를 만들고, 비디오 게임을 만들고,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만들고, 이들은 모두 서로 연결될 것이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뒤에는 강력한 경제적 동기가 있다. 미디어 컨버전스는 필연적으로 다수의 미디어 플랫폼을 넘나드는 콘텐츠 흐름을 만든다. 특수 효과와 고해상도 게임 그래픽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게임의 세계는 이제 영화의 세계와 거의 똑같이 보인다. 게임과 영화는 상당수의 디지털 자산을 함께 활용하기 때문이다.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에 관한 모든 것은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의 구축과 강화, 이 한가지만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다. 앞장에서 살폈듯, 강한 정서적 애착을 유발하고 이를 이용해 부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와 마케팅을 통합하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라이선스 제도는, 대부분의 이러한 상품들은 우리를 원작으로 직접 끌어 모으는 것에는 주변적인 역할만을 한 것으로 명시해두고 있다. 라이선스 하에서는 중요 미디어 기업*대개 영화 제작사)이 그 자산을 활용한 상품을 제작할 권리를 제휴사가 아닌 제3자에게 판다. 원작을 보호하기 위해, 라이선스는 캐릭터나 콘셉트에 가할 수 있는 변형에 제한을 둔다. 라이선스는 조만간 업계 관계자들이 “공동제작(co-creation)”이라 부르는 방식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공동제작에서는 회사들이 첫 단계에서부터 협력해서 각자의 영역에 먹혀들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소비자들이 각각의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프랜차이즈를 접할 수 있는 진입구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의 라이선스 시스템이 전형적으로 만들어내는 작품들은 반복적이고(개로운 등장인물이나 줄거리 전개를 허용하지 않음), 질적으로 하락했거나(올드 미디어를 통해 더욱 잘 구현된 것을 뉴 미디어에서 강압적으로 복제하도록 요구함), 조잡한 모순들로 혼란을 유발한다(관객은 프랜차이즈 내에서 핵심적인 일관성이 유지되기 원하나 이를 지키지 못함). 속편과 프랜차이즈가 악평을 받는 것은 이런 실패 때문이다. 예술적 비전이 아닌 경제 논리가 너무 강하게 프랜차이즈 상품을 지배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단지 갖가지 제품에 똑같이 <스타 트랙(Star Trek)>(1966) 로고를 찍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사실 관객들이 새 작품에서 원하는 것은 새로운 통찰과 경험이다. 미디어 기업들이 이 수요를 충족시킨다면 관객들은 더 많이 익히고 투자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관객들은 욕을 하며 내버릴 것이다.

 

 일렉트로닉 아츠의 지적재산개발 담당 부회장 대니 빌슨은 자신이 “멀티 플랫폼 엔터테인먼트”라 부르는 주제에 대한 회의를 개최했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은 단순히 할리우드 브랜드를 새로운 매체의 공간으로 옮겨오는 게 아니라, 더 큰 스토리텔링 시스템을 만드는 게임이다. 그는 이를 위해 이야기가 처음부터 트랜스미디어를 염두에 두고 기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영화와 게임을 같은 기획팀이 맡아 밑바닥부터 유기적으로 함게 개발한다. 이상적인 경우 이 기획팀에는 영화 작가, 감독이자 게이머인 이들이 참여한다. 어떤 예술 형태이든지, 그것을 잘 다루려면 좋아해야 한다. 아니,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팬이 되어야 한다. 그 재능을 갖고 멀티플랫폼 엔터테인먼트를 제작하라. 영화와 게임은 함께 기획되고, 게임은 단순히 영화의 소재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깊고 풍부하게 한다.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것은 유기적이어야 한다.

 갈수록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많이 모아놓은 것보다는 자신이 애정을 갖는 것에 더 몰두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극장에서 딱 두 시간 감상하거나 텔레비전에서 1주일에 1시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세계가 더 깊어지길 바란다. 그것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나는 방금 영화에서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됐고, 거기에 가고, 탐구하고 싶다. 참여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세계와의 연결이 필요하다.

 

 루카스 필름이 어떻게 <인디아나 존스>(1981)와 <스타워즈>(1977) 프랜차이즈를 관리하고 일궈냈는지를 할리우드는 잘 연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 방영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텔레비전의 잠재적인 스토리 확장 능력과 캐릭터 구축 능력을 잘 활용했다. <영 인디아나 존스)(1992)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이국적 환경 하에서 등장인물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여줬다. <스타워즈>가 책으로 옮겨졌을 때, 소설은 영화 3부작에 포함되지 않은 사건들까지 담아내며 연대를 확장했고, 조연들 주변의 이야기를 보완했다. 예를 들어 <모스 에이슬리 칸티나의 이야기>(1995) 시리즈는 원작 영화의 배경에 나오는 이상하게 생긴 외계인들의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스타워즈>가 게임으로 나오면, 이 게임들은 단지 영화의 사건들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이 게임들은 수련생 제다이나 현상금 사냥꾼으로 사는 생활이 어떨지 보여준다. 점차 이 요소들은 영화 속에 반영되고, 다른 미디어를 통해서만 완전히 활용될 수 있는 시작 지점들을 만들어 낸다.

 

 피터 잭슨이 톨킨의 원작을 자기 작품에 적용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나는 피터의 작품을 우리 미디어에 적용하고 싶었다. 포스터나 펜, 머그, 열쇠고리와 같은 선상에 있는 파생 상품의 일부가 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우리는 그 피라미드의 상하를 뒤집어, 이전에 있었던 것들을 더욱 강화하고, 지하층이 아니라 정점에 오른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머그를 만들든, 열쇠고리를 만들든, 게임을 만들든, 대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반지의 제왕을 맡았을 때, 피터의 독특한 시각, 하워드 쇼어의 음악, 배우들, 이 세계의 풍경들을 포함한 무언가를 만들기는 예전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다. 소비 제품 담당하고만 작업하는 대신, 우리는 뉴라인 프로덕션, 3 Foot 6 프로덕션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 닐 영 (일렉트로닉 아츠의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 책임자) 

 이 시스템을 통해 그들은 영화 제작에서 수많은 “자산”을 게임으로 가져올 수 있었고, 전례가 없을 만큼 충실하게 톨킨의 세계를 재현했다. 동시에 잭슨, 그리고 다른 영화 제작자들과의 긴밀한 작업은 닐 영에게 화면에는 드러나지 않을 그 세계의 다른 차원들을 탐험할 더욱 광범위한 영역을 가져다주었다.

 

 공동 저작

 워쇼스키 형제는 단순히 라이선스나 하청 계약을 주고서 최선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들은 직접 게임 콘텐츠를 작성ㆍ지도하고, 일부 애니메이션 클립의 시나리오를 잡았으며, 일부 만화책은 같이 썼다. 워쇼스키가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이 기타 매트릭스 텍스트는 팬들에게 중요한 ‘정전(canon)’이 되었다. 이들 기타 미디어에 대해서 주변적인 것은 없다. 이들 요소를 이야기 전개에서 매우 중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제작자들은 영화 관객을 소외시키는 위험을 부담했다. 동시에, 공동창작 과정에 이토록 공개적으로 매혹된 영화제작자는 없었다. 매트릭스 홈페이지에서는 주요 기술 담당자와의 상세한 인터뷰가 제공된다. 팬들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게 된다. DVD도 수 시간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를 담고 있으며, 다시 한 번 창작과 기술 작업의 전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세계 창조의 기술

 워쇼스키 형제가 만들어낸 것은 다른 예술가들이 실험할 수 있고 팬들이 탐험할 수 있는 놀이터였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워쇼스키 형제가 상상해낸 <매트릭스>의 세계는 각각의 작품이 전체의 일부임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일관성을 갖춰야 하는 한편, <매트릭스>의 첫 번째 웹게임의 단순한 그래픽부터 실사에 가까운 컴퓨터 애니메이션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다른 스타일로 재현되며 만들어질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춰야 했다.

 

 혁신성과 실험의 품질로 따진다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에 전해진 예수의 이야기를 보자. 글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예수는 책 속의 인물이 아니라 당신의 문화 속에서 다양한 층위로 만나게 되는 무언가이다. 각각의 재현(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태피스트리, 시편, 설교, 라이브 공연)은 당신이 등장인물과 그의 이야기를 어딘가 다른 곳에서 들어서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보다 최근에는, J. R. R. 톨킨 같은 작가가 새 소설 집필을 고려중이며 의식적으로 전설과 신화의 구조를 모방해서 중간계의 세계를 구체화하고, 서로 맞물리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원형신화 (monomyth) :: 세계 여러 문화권의 주요 종교들을 분석해 뽑아낸 개념적 구조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의 저자 조셉 캡벨은 스타워즈가 이 원형신화를 체현해냈다고 극찬한다. 오늘날 많은 극작 참고서들은 캠벨이 대중화시킨 개념인 “영웅의 여행”에 대해 말한다. 게임 디자이너도 비슷한 조언을 듣는다. 주인공들이 유사한 육체적ㆍ정신적 시련을 겪도록 임무를 배치하라는 것이다. 관객들이 이런 기본적인 줄거리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에, 대본 작가들은 과도기적이거나 설명적인 장면들은 생략하고 관객을 곧바로 핵심 장면으로 이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선과 악이 개인주의적, 소설적, 다면적 캐릭터가 아니라, 대체로 원형적(archetype)이라면 이들은 즉시 인지할 수 있다. 매트릭스는 이런 전형들을 대중 엔터테인먼트 장르(해커 운동가, 지하 저항 운동, 검은 옷을 입은 미지의 인물들)와 신화적 요소(모피어스, 페르세포네, 오라클) 모두에서 차용하고 있다. 고정 인물을 이용하는 것은 게임의 경우 특히 중요하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대체로 해설서를 건너뛰고, 초반 장면들도 보지 않는다. 조이패드를 잡고 게임의 세계에 입장하기 전에 설명을 들을 시간이 거의 없다. 영화 평론가들은 매트릭스 영화의 캐릭터를 비디오 게임 캐릭터와 비교하는 일이 자주 있다.

 

 원형신화 (Monomyth) :: 조셉 캠벨에 따르면, 전 세계의 주요 종교들에 대한 비교문화적 분석으로부터 추상화한 개념적 구조. 캠벨의 원형신화는 신화적 구조를 동시대의 대중문화에 활용하려는 시도로서 시나리오 작가와 게임 기획자를 위한 안내서에 채택되어 왔으며, 이제는 “영웅의 여행”이라고 불리는 것이 되었다.

 

 ‘영웅이 되는 열두 단계’
오늘날 게임 서사의 지배적인 소재는 영웅 모험담(hero's odysseys)이다. 플레이어는 햄릿이나 오이디푸스처럼 시간에 따른 심리적 갈등과 해결을 따라가는 대신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해리포터처럼 공간을 항해하며 목적지를 찾아가고 싶어 한다. 이 같은 모험담은 앤드류 롤링스나 앤드류 글랜서(Andrew Glanssner)의 지적대로, 조셉 켐벨(Joseph Cambell)이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를 집대성해 도출한 '원질신화(monomyth)'와 과정상으로 일치한다.
앤드류 롤링스나 어니스트 아담스, 앤드류 글랜서와 같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게임에서의 영웅이란 '천의 얼굴(a thousand faces)'을 가지고 있더라도 종국에 그 흥망성쇠나 특징들은 조셉 켐벨의 지적대로 12개의 단계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다.
 ① 조셉 켐벨에 따르면 영웅의 일정은 첫째, 일상 세계(The Ordinary World)에서부터 시작된다. 「반지의 제왕」의 도입부에서 프로도는 호빗 마을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며, 세계를 구원하는 「매트릭스」의 네오도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기 위해 밤이면 해커가 되는 일개 회사원일 뿐이다. 이 단계에서 플레이어는 영웅과 자신의 눈높이를 맞추고 영웅과 동류의식(relatable)을 갖게 된다.
 ② 두 번째, 모험에의 소명(The Call to Adventure) 단계에 이르면 일상세계의 단조로움에 금이 가고 변화의 징조가 싹트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예비 영웅은 사자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받는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겐달프와 삼촌으로부터 반지의 존재에 대해서 듣게 되고,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모피어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소명을 전달하는 사자의 수단이 마차, 전화라는 점만 다를 뿐 충격적인 서신을 전달한다는 의미 자체는 동일하다.
 ③ 세 번째, 이제 예비 영웅은 이 소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Refusal of the Call). 그러나 일상 세계에 몸담아 있던 예비 영웅은 아무래도 자신의 힘으로는 벅찬 장애물을 건널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선뜻 세계를 구하라는 소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매트릭스」의 네오는 모두 자신의 소명에 대해서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인다. 소명이 거부되면서 극적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기 마련이다.
 ④ 네 번째, 이때 예비 영웅에게 용기를 주고 심신을 단련시킬 조력자가 등장하게 된다(Meeting with the Mentor). 조력자는 영웅에게 모험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 때때로 영웅이 지쳐서 모험을 중단하려 할 때마다 조력자는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영웅으로 하여금 모험을 계속해 나가도록 격려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의 멘토인 겐달프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 살아 돌아와서 위기에 처한 프로도를 구해주며, 「매트릭스」의 모피어스도 목숨을 걸고 네오를 보좌한다.
 ⑤ 다섯 번째, 이제 영웅은 특별한 세계에서 첫 발을 내딛고 첫 관문을 통과한다(Crossing the Threshold). 여기서 영웅은 관문의 수호자를 만나게 된다.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영웅은 물리적인 문, 다리, 사막, 절벽 등을 통과해야만 한다.
 ⑥ 여섯 번째, 영웅은 거듭되는 시련을 이겨내고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것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인 시험(Tests), 협력자(Allies), 적대자(Enemies)를 만나게 된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수평적 협력자들과 함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지만 다가올 다양한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협력자 외에도 다양한 협력자가 필요하다. 여정 중에 영웅은 때때로 신격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Meeting With the Goddess).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여정 중 경외스러운 여신을 만나게 되며, 「매트릭스」의 네오도 예언자 오라클을 만나게 된다. 그녀들은 영웅에게 선물과 통찰력을 주어 도와주거나, 자신의 직관, 감정, 정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정 중 영웅은 아버지의 원형으로 재현된 인물을 만나기도 한다. 어머니가 전형적으로 보상을 지원하거나 용기를 북돋아 주는 반면, 아버지는 전형적으로 영웅을 시험하고 재판한 후 가치 있는 보상을 수여한다.
 ⑦ 일곱 번째, 영웅은 드디어 여정의 핵심을 이루는 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접근하게 된다(Approaching the Cave). 여기서 영웅은 첫 번째 미션을 치르게 된다. 미션은 결코 영웅 자신만의 능력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고, 사방에서 적들이 막고 있기 때문에 영웅은 보통 협력자의 협조를 통해서 난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⑧ 여덟 번째, 영웅은 드디어 동굴의 가장 중앙에서 최강의 적을 마주하게 된다(The Ordeal).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영웅은 시련을 겪던 중 죽음을 경험하게 되고 이후 다시 태어나는 이른바 '죽음과 재생'의 과정을 거쳐야만 된다.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스미스 요원과의 대결에서 죽게 되지만, 자신이 구세주인 '더 원(the One)'이라는 사실을 트리니티의 사랑을 통해서 확인한 후 진정한 영웅으로 부활하게 된다.
 ⑨ 아홉 번째, 시련을 이겨낸 영웅은 마침내 검이나 보물, 영약을 보상으로 받고(The Reward), 주변 인물로부터 축하를 받고 축제를 벌이게 된다. 때로는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진정한 사랑을 획득하기도 한다.
 ⑩ 열 번째, 이제 미션을 모두 수행한 영웅은 그 보상을 거머쥔 채 다시 일상의 세계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모험의 세계로 떠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일단 호빗 마을로 귀환하기로 결정한다(The Road Back).
 ⑪ 열한 번째, 영웅은 집으로 귀환한다. 그러나 영웅의 통과의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웅의 여정이 막을 내리려는 순간, 영웅은 최후의 시련을 맞이하게 되고, 이것을 넘겨야만 진정한 영웅으로 확고하게 거듭날 수 있다. 영웅은 목숨을 담보로 한 최후의 대결을 벌이게 된다. 마지막 순간, 영웅은 예기치 않게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웅의 죽음으로 끝나는 영웅담이란 존재할 수 없다. 영웅은 또다시 부활(Resurrection)하기 마련이다.
 ⑫ 열두 번째, 마지막 단계는 불로불사의 영약을 지니고 귀환하는 것이다(Returning with the Elixir). 여정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지만 영웅은 결코 한 자리에 머무는 법이 없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귀환 후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후세에 알리기 위해서 그간의 일들을 기술해 자료로 동지에게 넘겨준 후 자신은 또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그래야지만 진정한 영웅으로서의 서사가 완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영웅이 되기 위한 열두 단계 (디지털 게임 스토리텔링, 2005.8.5., ㈜살림출판사)

 

 땅을 딛고 있는 발은 시온이 지구임을 상징한다. 간단명료하다. 이것은 창조주 장면과 대응하며 중심 주제를 이룬다. 우리는 “완전한” 천국에서 쫓겨나 실제 세계에 살고 있다. 상징적으로 보면 매트릭스는 천국이다. 사이퍼가 1편에서 이 점을 확실히 한다. 실제 세계는 힘들고, 더럽고, 불편하다. 반면 매트릭스는 천국이다. 1편에서 매트릭스를 (바꿔 말하면) “완벽한 인간 세계”라고 칭하는 스미스 요원이 이 점을 다시 확실히 한다. 창조주 장면이 극도로 깨끗하고 새하얀 완전함 속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상기하자. 성경을 참조한 것은 분명하다. 네오, 트리니티, 모피어스와 시온의 나머지 사람들은, 존재조차 힘들고 어렵지만 최소한 자유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곳을 위해 그들의 모든 필요가 충족되는 신의 에덴동산을 거부했다. 

 따라서 고전 신화가 그 현대적 변형에 비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매트릭스>같은 작품들은 소비자를 그런 옛 작품들로 다시 이끌고 감으로써 거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런 담화는 의미를 가진 게 아니라 의미를 가진 것처럼 보일 뿐이다. 물론 그들은 뭔가 확고한 것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인터넷에 끝없이 글을 써대며 <매트릭스 리로디드>에 담긴 철학을 분석하는 팬들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얕은 대중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게 즐거운 것이다.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가는 대중문화에 대해 권위자가 된다는 것은 뭔가 신선할 정도로 역설적이다.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는 오비-완 케노비와 함께 우리 시대의 플라톤이 되었다.

 만일 순수한 워쇼스키 형제의 의도뿐만 아니라 의미를 찾는 과정(그리고 관객이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과정) 자체가 갖고 있는 가치를 인정한다면 이 비평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워쇼스키 형제가 한 일은 의미의 탐색을 촉발시킨 것이다. 그들은 관객이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부가적 이해

 당신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 새로운 한 가지 지식을 갖고 영화를 보고 싶어 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무언가에 더 많은 층을 쌓아놓을수록 시장은 더 작아진다. 제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사람들이 의지를 갖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남은 과제이다.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여러 개의 미디어를 통해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다면, 순서대로 발표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스토리를 깊이 사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를테면 게임으로 시작해서 영화를 만들고 텔레비전으로 갈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끌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세상과 관계를 형성해나가야 한다.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를 따라올 것이라고 워쇼스키 형제는 너무나 확고하게 믿었다. <레볼루션>의 재미있는 장면 대부분은 게임을 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는 줄거리의 구멍들을 닫아놓으려 시도했고, 많은 골수팬들은 실망했다. <매트릭스>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던 중반에 최고조에 달했다. 평범한 소비자들에게 <매트릭스>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다. 골수팬들에게는 너무 적은 것을 제공했다. 높아지는 팬 층의 기대와 다양해지는 해석을 충족시키면서도 평범한 대중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영화가 가능할까? 프랜차이즈가 더 이상 뻗어가서는 안 되고, 세부 줄거리가 더 추가될 수 없고, 조연이 더 이상 인지될 수 없고, 참고자료가 더 주어질 수 없는 분기점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그게 어디인지 아직 모른다.

 

 현재로서는, 가장 정교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마도 <포켓몬스터>나 <유희왕>과 같은 어린이 미디어 프랜차이즈이다. 교육학 교수 데이빗 버킹엄과 줄리안 세프턴 그린은 이렇게 설명한다. “포켓몬스터는 단순히 읽고, 시청하고, 소비하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포켓몬스터의 종류는 수백 가지이고, 이들은 각각 다양한 진화 단계와 복잡한 천적 및 부속물의 체계를 갖고 있다. 이들 다양한 종류에 대한 정보는 하나의 텍스트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포켓몬스터에 대해 알 게 된 것들을 종합한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은 친구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게 되고, 따라서 자기 지식을 남과 나눌 기회가 생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텔레비전 만화를 보면서 나중에 컴퓨터 게임이나 카드 교환에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반대도 가능하다. 소비라는 단어가 수동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 포켓몬스터의 텍스트는 단지 소비되도록 설계된 게 아니다. 포켓몬스터 문화에 참여하려면, 그리고 알아야 하는 것들을 배우려면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상품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정보사냥꾼, 정보 채집자 이론 (hunters and gatherers) :: 인류 초기에 생존을 위한 사냥과 채집의 분업이 이루어졌다는 학설

 

 인기 연속극은 예전부터 등장인물들 사이의 정교한 관계와 연속되는 줄거리를 이용해왔다. 이는 텔레비전을 넘어서 쉽게 다른 미디어로 확장될 수 있다. 다양한 여러 미디어를 통해 독자가 단서를 찾게 만드는 추리물도 분명 가능하다. 여러 개의 텍스트가 제공하는 부가적 이해를 이용해 독자들이 과거를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는 사극도 가능하다. 내가 컨버전스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은 이런 트랜스미디어적 자극이다.

 

 다양한 미디어를 이요해 지난 수십 년간 예상할 수 없었던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이야기가 증가하고 있지만, 모든 이야기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작품을 깊이 조사하는 것이 미디어 프랜차이즈에서 즐거움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 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블레어 윗치 현상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대중적 담론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9년이다. 관객과 평론가들은 <블레어 웟치 프로젝트>(1999)의 경이적인 성공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다. 저예산 독립영화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다.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를 하나의 영화로만 생각하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는 극장에 개봉하기 1년도 더 전에 인터넷 상에서 팬들을 만들어냈다. 버킷츠빌의 마녀와 영화 제작진의 실종은 이 영화 줄거리의 핵심을 이룬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모든 디테일에서 완벽히 진짜처럼 보이는 이 신기한 웹사이트를 통해 영화의 핵심을 익혔다. 홈페이지에는 지난 몇 세기 동안의 무수한 마녀 목격담을 제공했다. 이들 대부분은 영화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영화 진행의 배경이 되었다. 마녀를 조사하는 유사다큐멘터리가 SF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이는 방송사들이 때대로 방영하는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크게 구분되지 않았다. 영화가 개봉된 후에는 오니 출판사가 몇 권의 만화책을 출판했다. 이는 버킷츠빌 근처의 숲을 걷다가 마녀를 만난 또 다른 사람의 증언을 바탕으로 했다고 선전됐다. 사운드 트랙조차도 실종자들의 차에서 발견된 테이프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만화의 우주 속에서

 아시아 상품을 서구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원동력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미디어 업계가 추진한 기업 컨버전스이고, 다른 하나는 이민 인구와 팬 커뮤니티가 촉진한 풀뿌리 컨버전스이다. 이 새로운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경제적 동기는 세 가지이다. 국내ㆍ지역 내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상품이 세계에 유통되는 게 단순히 수입원의 확대가 아니라 민족적 자부심의 원천으로 바라본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이제 제작ㆍ배급 결정을 일국적 차원에서 정하지 않고, 잠재적 가치를 지닌 콘텐츠를 확인해서 최대한 많은 시장에 밀어 넣는다. 소규모 배급사들은 상류층 소비자를 유인하고 벌써 시장에 나온 상품들과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독특한 콘텐츠를 물색한다.

 

 이안 :: 리안(李安, Lǐ Ān, 1954년 10월 23일 - )은 대만의 영화 감독이다.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각각 2006년과 2013년에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와호장룡》이 있다.
[위키 백과] 리안 [李安, Lǐ Ān]

 

 도슨의 데스크탑

 <도슨스 크릭>(1998)의 주인공 도슨의 컴퓨터 파일을 재현한 도슨의 데스크탑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냈다. 방문자들은 도슨이 다른 인물들에게 보낸 메일을 읽을 수 있으며, 일기의 일부, 수업 보고서, 시나리오 초안 등을 훔쳐볼 수 있다. 정말 적극적인 방문자는 쓰레기통도 뒤져볼 수 있다. 홈페이지는 매일 업데이트되며 방영된 에피소드 사이의 공백을 메운다. 인기가 최고에 달했을 때 이 사이트의 페이지뷰는 한 주에 2천5백만 건에 이르렀다. 파이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각 에피소드들이 프로그램 종료 1분 후 시작하는 7일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도슨스 크릭>은 일종의 결정적 순간에 끝난다. 우리는 그것을 확장하고, 방해하고,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요소들을 해명한다. 우리는 쇼가 끝난 직후에 그 에너지를 붙잡아 남은 한 주를 밀고 나가고 싶었다. 9시 1분에 이메일이나 메신저 메시지가 뜰 것이다. 그것은 실제 컴퓨터의 생활을 이어나갈 것이다. 불규칙하게 조정된 때에 이메일이 올 것이다. 한 주 동안 우리는 지난 시즌에 전개된 스토리 라인을 발전시키거나,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다. 이는 현실감을 높일 것이다. 십대인 도슨은 온라인에서 홈페이지들을 방문하고 지난주 방송에 나왔거나 나오지 않은 친구들과 채팅을 할 것이다. 이는 캐릭터들에게 3차원적 느낌을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방영 시기가 하루 이틀 전쯤으로 다가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되살려야 할 때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몇 가지 실마리를 더 제공한다. 우리는 실제 사건을 알려주는 것 빼고는 모든 단서를 다 줘야 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게 우리의 임무였다.”

 

 텔레비전 시리즈로서 <도슨스 크릭>은 기존의 방송 규범에서 급격히 이탈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보여준 것은 혁신적이었다. 컴퓨터라는 장치를 통해 제작진은 시청자들을 등장인물들의 머릿 속 깊숙이 데려와서, 그들이 가진 사회적 관계의 다른 차원을 보여줄 수 있었다. 대본 작가와 협조했기 때문에 인터넷 팀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제공할 수 있었다. 파이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니 아줌마가 우울한 이메일을 보냈다면 거기엔 이유가 있고, 그 점에 주목하는 게 좋을 것이다. 3~5회가 지나고 제니 아줌마가 도착하면 시청자는 기분이 좋을 것이다. 시청자는 이미 이 인물이 60년대에서 왔으며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걸 알고 있다. 시청자는 완전한 배경 지식을 알고 있으며, 그래서 캐릭터가 화면에 나타나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고 시청자와 프로그램 간의 관계는 더욱 풍부해진다.

 

 처음부터 도슨의 데스크탑 팀은 그 프로그램의 적극적 팬들과 함께 작업했다. 제작자들은 각각의 캐릭터 주변에서 뻗어 나오는 갖가지 팬 픽션을 읽으며 이야기 전개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5백 개가 넘는 <도슨스 크릭> 팬 사이트를 모니터했고, 아마추어로서 최고의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된 작가 25명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프로젝트 리더 앤드류 슈나이더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그들과 항상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팬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얻도록 하고 싶었다. 그들은 우리의 인터페이스 설계를 도왔고,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알려줬다.” 사이트가 발전하면서 팬들은 자기가 케이프사이드 고등학교 학생인 것처럼 도슨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게 장려됐고, 도슨은 사이트에서 그들 가상의 인물들에게 답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제작자들은 팬 커뮤니티의 창조적 에너지를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이용했고, 이는 또다시 팬들의 관심을 지속시켰다.

 

 클라우드메이커와 야수

 퍼펫마스터 (puppetmaster) :: 게임 기획자

 

 인터넷 위에 완전히 자기완결적인, 이를테면 1천 페이지 정도 되는 세계를 만들어라. 그리고 매주 업데이트를 통해 플롯을 발전시키고, 똑똑한 팀워크를 통해서만 발견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숨기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라. 별도 제작 사진, 동영상, 녹음 파일, 대본, 회사 안내문, 로고, 그래픽 처리, 웹사이트, 플래시 동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자산을 만들어서 무한히 다양한 방법으로 배포하라. (추적할 수 없는) 웹사이트, 전화, 팩스, 유출, 보도자료, 신문 광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퍼즐은 너무 복잡하고 지식은 너무 난해하고, 세계는 너무 넓어서 이를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한 플레이어는 CNN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퍼즐을 풀기 위해 괴델, 에셔, 바하를 읽었고, 독일어와 일본어를 번역했으며 칸나다(Kannada)라고 불리는 희귀한 언어까지 읽어야 했다. 모스 부호와 그림문자를 해독하고, 소리 파일, 그림 파일을 갖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작업을 해야 했다.” “괴물”과 대적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은 함께 작업하고, 친구들을 찾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끌어들여야 했다. 오래지 않아 작은 팀들이 연합해 큰 모임을 이뤘고, 마침내 음모의 밑바닥까지 추적하기 위해 하루에 몇 시간이고 쏟아 붓는 청소부와 퍼즐 풀이꾼들의 군단이 꾸려졌다.

 

 칸나다어 :: 인도 남서부에 있는 카르나타카주(州)의 공용어. 드라비다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인도에서 2,171만 600명(1971)이 모국어로 사용하며, 그 중 238만 1,700명은 뭄바이(옛 봄베이) 등 카르나타카 이외의 지역에 거주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칸나다어 [Kannada language, ─語] (두산백과)

 

 이 장르를 대안적 리얼리티 게임(alternative reality gaming, ARG)이라고 부른다. 그녀가 정의하는 ARG란 “몇 주간이나 몇 달에 걸쳐 온라인과 실제 세계에서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이다. 수십, 수백, 수천 명의 플레이어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협력적인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혼자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미스터리나 문제를 풀기 위해 협동한다.”

 

 대안적 리얼리티 게임 (Alternative reality games) :: 제인 맥고니걸에 의하면, "온라인 및 현실 공간에 적게는 몇 주에서 많게는 수개월에 걸쳐서 일어나는 쌍방향 드라마로, 수십,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온라인에 모여서, 협업을 하고자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풀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4. 쿠엔틴 타란티노의 <스타워즈>?

 스타워즈 관련 상품들이 널리 퍼짐에 따라, 청소년 혹은 20대 초반의 신세대 영화 제작자들의 손에는 영화 촬영을 위한 풍부한 자원이 놓이게 되었다. 이들은 할로윈에는 다스베이더 의상을 입었고, 프린세스 레아 담요를 덮고 잤으며, 플라스틱 광선 검으로 검투를 하고, 보바 펫 액션 피겨를 가지고 놀며 자랏다. 스타워즈는 그들에게는 하나의 “전설”이었으며, 이제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리메이크하겠다는 결심한 것이다.

 아톰필름이 2003년에 스타워즈 팬 영화 공식 대회를 열었을 때, 250개가 넘는 작품이 출품됐다. 분위기는 조금 사그러졌지만, 2005년 공식 대회에는 150개가 넘는 작품이 출품되었다. 그리고 수 많은 작품이 공식 대회의 규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비공식 사이트에 등록되고 있다. 이 영화 중 상당수는 각자 자신만의 영화 포스터나 광고 캠페인으로 무장하고 있다. 일부 웹사이트는 제작 중인 아마추어 영화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

 

 할로윈 :: 서양의 연중행사. 10월 31일 밤에 행하여지는데 고대 켈트인의 삼하인(Samhain)제가 기원이라고 한다. 이는 죽음의 신 삼하인을 받들고, 새로운 해와 겨울을 맞이하는 제사로, 이날 밤에는 사자의 혼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 그리스도교의 전파와 함께 이 제사는 그리스도교에 수용되어서, 여러 성인의 축일인 만성절(11월 1일)의 전야로서 위치지어졌다. hallow라는 것은 앵글로 색슨어로 <성도(聖徒, saint)>를 의미하고, All Hallows Even(만성절 전야제)이 줄여서 <halloween>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미국의 어린이 축제로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이날 밤을 위해서 큰 호박을 파서, 눈코입을 붙인 제등(jack-o' lantern)을 만들어 창가에 장식해두었으며 학교에서는 가장 파티 등이 열리는데, 밤이 되면 괴물, 마녀, 해적 등으로 가장한 어린이들이 인근의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것을 안주면 장난칠꺼야(Trick or treat)>라고 하면서 초콜릿이나 캔디를 달라고 조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할로윈 [Halloween] (종교학대사전, 1998.8.20., 한국사전연구사)

 

 아마존이 스타워즈 패러디 중 가장 잘 알려진 <조지 루카스 인 러브(George Lucas in Love)(1999)의 DVD를 출시하자, 첫 주에 이미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1999)의 판매량을 추워하였다.

 

 아마추어 세계에서 잉태된 아이디어가 상업 미디어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퀄트 모임 (quilting bee, 누비이불을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던 여성들의 모임)이나 시골의 댄스파티처럼, 이 새로운 토속 문화는 더 넓은 참여와 풀뿌리 창의성, 그리고 교역이나 선물의 경제를 촉진한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의 손에 미디어의 힘이 주어질 때 나타나게 된다. 참여자에 따라 지위나 영향력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컨버전스 문화에서 모든 사람은 참여자가 된다.

 

 상호작용이란 소비자의 피드백에 보다 잘 반응할 수 있도록 기술이 적용된 방식을 의미한다. 채널만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된 텔레비전부터,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에서 직접 행동을 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따른 상호작용의 정도의 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고정적이지 않다. TiVo의 등장으로 우리와 텔레비전간의 상호작용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상호작용성에 대한 제약은 기술적 요소에 기인한다.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가는 디자이너에 의하여 사전에 설계된다.

 반면에, 참여는 문화적이거나 사회적인 프로토콜에 의하여 정의된다.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가능한 대화의 정도는 영화 자체의 본질적 특성보다는 다양한 하위문화나 국가적 맥락에서 영화 관람객들이 갖는 관용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참여는 미디어 제작자보다는 미디어 소비자들의 통제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냅스터 ::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음악파일(MP3)들을 인터넷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1999년 노스이스턴대학교에 재학중이던 대학생 패닝(Shawn Fanning)이 만들었다. CD음질의 음악파일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오디오 파일을 쉽게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MP3 음악파일을 불법복제해 무료로 나누어쓸 수 있게 되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와는 반대로 음반회사들은 음반이 팔리지 않아 울상이 되었다. 급기야 미국의 18개 음반사는 저작권 침해 혐의로 냅스터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1999년 8월 한 지방법원으로부터 서비스 중지 판결을 받았다. 이후 계속되는 음반회사들과의 송사에 휘말린 끝에 2001년 8월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의해 결국 문을 닫았다.
그러다 2002년 초 유료서비스로 전환해 다시 서비스에 들어갔으나 자금 부족과 경영진의 불화로 인해 같은 해 5월 구조조정을 위한 파산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다. 이로써 냅스터 서비스도 막을 내렸는데, 독일 최대의 미디어기업인 베르텔스만이 8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직까지는 그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가장 많을 때는 이용자 수만도 3,800만 명에 달했다.
국내에도 '한국의 냅스터'로 불리는 음악파일 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가 있는데, 역시 네티즌들의 공유문화와 음반사들의 저작권 사이에 논란이 벌어진 끝에 2002년 7월 11일 수원지방법원이 '음반복제 등 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서비스 중지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 지식백과] 냅스터 [Napster] (두산백과)

 

 풀뿌리 문화의 등장에 대한 미디어 산업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냅스터에 대한 법적 분쟁을 시작으로, 미디어 산업은 기존에 자신의 레이더망을 벗어났던 팬의 참여 문화에 대하여 통제를 하려고 하거나 범죄자로 몰아가는 초토 작전의 입장을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이들은 금지론자(prohibitionist)라고 부르자. 오늘날까지 기존의 미디어 기업들(영화, 텔레비전, 음반 산업)은 금지론자의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근래에는 여기에 속한 각 집단이 자신의 가정을 어느 정도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음악을 다운로드한 청소년을 겨냥한 소송이나, 팬 사이트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송건 등으로 금지론자들이 언론과 매스 미디어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다.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뉴 미디어 기업들(인터넷, 게임, 그리고 조금 더 작게는 휴대 전화 기업들)이 팬들을 콘텐츠 제작에 중요한 이바지하는 사람들로 보고, 또 프랜차이즈를 홍보하는데 도움을 주는 풀뿌리 중개자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접근을 실험하고 있다. 이들을 협업론자(collaborationist)라고 부르자.

 

 민속 문화, 대중 문화, 컨버전스 문화

 19세기 미국의 예술은 다양한 이민족과 토착민들의 민속 전통의 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생산물들은 풀뿌리 단계에서 발생하였으며, 창의적인 기술이나 예술적 전통들은 어머니에게서 딸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이어져 내려왔다. 이야기와 노래는 시작점 주변을 벗어나 널리 퍼졌으며, 그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미미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최고의 민요나 설화가 특정 개인의 저작물임을 나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음유 시인이나 서커스 , 그리고 쇼 보트(show boats) 같은 새로운 상업적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19세기 중후반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전문적인 엔터테인먼트는 시골의 댄스파티, 교회의 찬송가, 퀄트 모임, 그리고 모닥불 가에서 전해지던 이야기와 같이 당시에 번성하던 지역 전통들과 경쟁하게 되었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상업 문화와 기존에 존재하던 민속 문화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서로 뒤섞여갔다.

 20세기 미국의 예술은 매스 미디어가 민속 문화를 밀어내는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처음에는 민속 문화 양식과 평화를 유지하는 듯했다. 풀뿌리 가수들과 음악가들을 잠재적인 인재로 받아들였으며, 영화를 전시하는 경우에 노래 동호회를 활용하기도 하였고, 아마추어 간의 경연 대회를 방송하기도 하였다. 산업화된 새로운 예술은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대중 수용자를 확보해야만 했다. 상업적 기업들은 기술적 완벽성과 전문가적 달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대부분의 풀뿌리 예술인들에게 이것은 무리였다. 또한, 상업적 기업들은, 그들이 동굴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미국 전역의 모든 사람들이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 막강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점차 상업 문화는 대중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이야기와 화면, 그리고 음악을 더욱 많이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민속 문화 양식은 지하로 숨어들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여전히 작곡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아마추어 작가들은 가사를 썼고, 주말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으며, 사람들은 이야기를 전하고, 일부 지역 커뮤니티는 여전히 스퀘어댄스를 즐겼다. 동시에 매스 미디어의 콘텐츠에 대한 풀뿌리 팬층이 생겨났다. 일부 미디어 학자들은 대중문화(mass culture, 제작에 대한 분류)와 민중 문화(popular culture, 소비에 대한 분류)를 구별하고 있다. 그들은 대중 문화의 소재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때 나타나는 것이 민중 문화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낭만적인 밤에 두 연인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그것을 “우리의 음악”이라고 부르게 되나, 한 팬이 특정 텔레비전 시리즈에 감명을 받은 나머지 등장인물을 소재로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상황 같은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민중 문화는 대중 문화가 민속 문화에 스며들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21세기 미국의 예술은 미디어 콘텐츠를 축적하고, 주석을 달며, 전유하고, 재유통시킬 수 있는 신기술을 일반인 모두가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재출현하고 있는 풀뿌리 창의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복사기나 탁상출판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혹은 비디오테이프 혁명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하여 일반 대중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모든 집은 자신만의 영화 자료실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창작의 혁명은 웹과 함께 절정에 달하였다. 만약 자신이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면 창작의 과정은 훨씬 더 즐겁고 의미가 있게 된다. 웹은 과학계에서 공유와 협엽을 위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인 만큼, 모든 평범한 미국인이 자신의 집에서 만들던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되었다. 믿을만한 유통 체계를 얻게 되는 순간, 민속 문화 생산은 다시금 활기를 띠게 되었다.

 

 게임 모드(MOD, 게임을 본래 규칙과 달리 변형하여 즐길 수 있게 한 콘텐츠) 제작은 상업적 게임을 위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 코드와 디자인 도구가 아마추어 게임 제작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된다. 디지털 영화 제작의 경우에는 상업 매체에서 직접 내용물을 추출하여 활용하기도 하며, 애드버스팅(adbusting, 광고 파괴 및 풍자 행위)는 매디슨 애비뉴의 제작물을 이용하여 반기업이나 반소비자중심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기존의 민속 문화를 뒤로하고, 이 상업적인 문화는 새로운 일상 문화로 자리매김하였다. 과거의 미국 민속 문화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요소들 위에 형성되었다. 이제 새로운 컨버전스 문화는 다양한 미디어 대기업들에서 빌려온 것들을 토대로 만들어질 것이다.

 

 웹은 20세기에 걸쳐서 참여 문화와 상업 문화가 공존할 수 있었던 숨겨진 타협점을 세상에 드러냈다. 사실 당신이 몇몇 이야기를 복사해서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돌려 보았다고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당신이 친구와 음악 몇 곡을 테이프로 복사해서 들었다고 크게 신경 쓰는 사람 또한 없었다. 기업들은 개략적으로는 알고 있었겠지만, 정확하게 누가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이 알았다고 해도 한밤중에 사람들의 집에 들이닥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일들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하자, 풀뿌리 문화 산업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에 가지고 있던 압도적 통제권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월트 디즈니가 그림 형제 이야기로 한 일을, 이제 다른 사람들은 디즈니 기업의 작품들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없게 되었다.”

 

 멋진데? 우리는 제다이가 될 거야!”

 스타워즈 패러디물을 둘러싼 유명세는 이러한 아마추어 영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 그들이 너무나도 공개적이라는 점을 잘 나타낸다. 아마추어 영화 제작자들이 세계적으로도 많은 추종자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풀뿌리 미디어 제작자들이 역사적으로는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추어 영화 제작은 영화의 도래부터 공존해왔고, 때로는 비평가들이 아마추어 영화를 상업 영화에 대한 풀뿌리 대안으로 승격을 시키기도 하였지만, 아마추어 영화는 여러 측면에서 “홈 무비”로 남아있었다. 첫째, 아마추어 영화는 주로 사적인, 그리고 종종 가정 내의 공간에서 전시되었으며, 공개적인 유통을 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둘째로 아마추어는 대체로 가족사를 그 주제로 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마추어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되었으며, 그 가족을 벗어나는 순간 별다른 흥미를 끌 수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었다. 비평가들은 예술성이 결여되고 임의적인 아마추어 영화를 기술적으로 세련되고 고도의 심미성을 지닌 상업 영화와 대조시켰다.

 

 스타워즈의 풍부한 서사적 우주관은 다양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는 수많은 이미지와 아이콘, 그리고 공예품을 제공하였다. <제다이의 귀환>(1983)과 <보이지 않는 위험>(1999) 사이에 커다란 시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루카스 필름은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서 새로운 소설과 만화책, 비디오테이프 및 오디오테이프의 유통, 스타워즈 장난감 시리즈의 지속적인 마케팅, 그리고 스타워즈 팬들을 위해 매달 보내지는 번쩍이는 뉴스레터 등의 세련된 유명세 기구의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벌어들였다.

 

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A new hope)

80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The Empire strikes back)

83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Return of the Jedi)

                       84년 ~ 96년 공백기

97년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판 전세계 개봉

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The phantom menace)

02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Attack of the clones)

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Revenge of the Sith)

 

 장난감이나 장신구류는 대부분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이러한 형태는 프랜차이즈의 확장에 새로운 정보를 별로 더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아이들의 놀이나 디지털 영화 제작을 위한 자원이 됨에 따라 보다 깊은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속품들은 아마추어 영화 제작자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부터 스타워즈 세계에서 자신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하였다. 한 팬 비평가는, “만약 당신이 70년대에 어린이였다면, 학교 운동장에서 누가 한 솔로의 역할을 할지를 두고 싸워봤거나 뒷마당에서 우키 액션 피규어를 잃어버려봤을 수도 있고, 데쓰 스타에서의 마지막 발사하는 자신을 꿈꿔봤을 것이다.” 액션 피규어는 이 세대에게 있어서 초기 형태의 아바타를 제공한 것이다. 그들은 이 아바타를 물리적으로 조종하면서 제다이 기사나 우주의 현상금 사냥꾼의 역할을 취하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웹은 실험과 혁신의 장을 대변한다. 아마추어는 탐색을 하고, 새로운 관습이나 테마를 만들기도 하며, 추종자들이 생길만한 소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들 중 가장 상업화 시킬 수 있을 만한 관습들은 직접적으로는 해당 인재를 채용하거나 그 작품을 토대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혹은 영화를 만드는 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는 같은 기법이나 주제를 이차적으로 모방하는 과정을 통하여 주류 미디어로 흡수된다. 그 결과로 주류 미디어의 소재들은 그 후에 또 다른 아마추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민중 문화를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팬들의 작품은 단순히 주류 소재의 파생물로 이해하면 안 되고, 이들 자체가 다시금 미디어 산업에 의하여 전유되고 재작업 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500 파운드짜리 우키

 루카스는 “찬양받기”를 원하지 전유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루카스는 팬들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거나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지만, 그것은 그가 허용하는 한도 내일 경우에 해당한다.

 

 처음에 루카스필름은 적극적으로 팬픽을 장려해왔다. 1977년에는 무료 출판법률 사무소를 설립해서 작품을 검토하고 잠재적으로 저작권법을 어길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조언을 제공하였다. 1980년대 초반에 이러한 방식은 중단되었다. 왜냐하면 루카스가 팬이 만든 성인 작품을 발견하고는 기겁을 하였기 때문이다. 1981년에는 루카스필름은 성적 내용이 포함된 잡지를 발간하는 팬들에게 경고를 보냈으며, 암묵적으로는 성인물이 아니고 수익이 목적이 아닌 팬 창작물에 대하여는 허용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팬 성인물은 이번 정책으로 인하여 지하세계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적으로는 유통이 계속 되었다. 이 문제는 1990년대에 이르러서 다시 대두되었다. 모든 형태의 팬픽은 “전자 개척 시대”와 함께 번성하였다.

 

 2000년에 루카스 필름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무료 웹 공간과 팬 자신들의 사이트를 위한 독특한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사용 조건으로 팬들이 만드는 모든 것은 스튜디오의 지적재산이 될 것을 제시하였다. 이 “집과 대지”를 출범하는 공식 공지문에 의하면, “온라인 스타워즈 커뮤니티에서 지속되는 흥분과 창의성, 그리고 팬들의 교류를 장려하기 위하여, 루카스 온라인은 팬들에게 <스타워즈>에 대한 사랑을 월드 와이드 웹에서 함께 축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장소를 제공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역사적으로 팬픽은 일부 아마추어들에게는 상업 출판의 세계로의 진입로를 의미하였다.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전문 책 시리즈물에 자신의 소설을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루카스필름이 이러한 권한을 모두 소유하게 되면, 작품을 보상없이 출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한다면 허락이나 경고 없이 작품을 제거할 수도 있게 된다.

 엘리자베스 듀락은 동료 <스타워즈> 팬들에게 이런 조건의 캠패인에 동참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거리낌 없는 리더 중 한 명이었다. “루카스필름이 제공한 것은 영리한 판단이었다 – 이번 일로 그들은 매우 관대해 보이게 됨과 동시에 기존보다 더욱 커다한 통제권을 얻게 되었다. 루카스필름은 팬을 싫어하지 않고, 팬의 웹사이트도 싫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실제로 팬으로부터 얻게 되는 무료 홍보 효과로 인한 효용도 잘 알고 있다. 누가 존경받는 것을 싫어하겠는가? 이번 일은 그 점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있다.” 듀락은 팬픽은 실제로 <스타워즈>의 창조자로서 루카스에 대한 경외심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이미 자신들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타워즈> 시리즈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많은 작가들은 현대 미국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과거 그리스 신화나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적 신화가 사람들에게 차지했던 위치에 <스타워즈>(의도적으로 조지 루카스가 만든 신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에 기반하고 있다) 및 다른 유명한 미디어 창조물이 들어섰다고 관찰하고 있다. 기업의 법적 구속력으로 현대 신화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새로운 디지털 도구와 유통 네트워크가 그들의 권력을 확장시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법적 대응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이 권력을 느껴본 입장에서, 팬이나 다른 하위문화 집단들은 다시 온순하고 숨겨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래야만 한다면 더 깊은 지하 세계로 내려가겠지만 – 이미 가본 적이 있으니 – 하지만 그들이 만드는 것을 중단하지느 ㄴ않을 것이다.

 

 “기업들이 대중이 작품의 생산과 재해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자신들의 지적 재산의 상업적 가치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소비자는 가치를 만들기 위하여 도우려 하거나 아니면 아예 거부할 것이다. 기업들은 저작권은 보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풀어놓을 만한 이해관계가 생기게 된다. 처음에는 희소성의 경제가 지배하겠지만, 그 후에는 풍요로움의 경제가 지배하게 된다.”

 

 제작사들은 중앙집권화 되어있고, 통일된 형태로 움직일 수 있지만, 팬들은 분산화 되어 있고, 그들의 권리 내에서도 일치된 모습을 보일 능력은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미디어 기업들은 놀라울 정도로 자신의 소비자를 적대시하며, 모든 경제적 합리성과 대치하면서까지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이 일은 힘든 전투가 될 것이다. 아마도 여기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어쩌면, 참여적인 시청자를 포용함을 통해서 얻는 경제적 가치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에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은하계를 만들어라

 MMORPG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다. 그것인 서비스이고, 세계이며, 커뮤니티이다.”

 

 플레어이들이 자신과 다른 플레이어들을 위해 그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노력과 시간을 쏟게 하려면 그들이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코스터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허구의 세계에 대한 참여를 명령할 수는 없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게임 내의 세계가 활기에 넘치고 이 가상의 규칙을 사람들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정도이다.”라고 말한다.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도록 하려면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게임에 변화를 가져오고, 단순히 자신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의 경험 또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커뮤니티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코스터가 적은 바에 의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스스로 구성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영속적인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당신은 그들에게 그러한 일을 할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게임 기획자이자 이론가인 리차드 바틀도 이에 동의 한다. “자기표현은 몰입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서로간에 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방법을 제공하게 되면, 기획자는 게임 속의 세상 더 깊이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그 세계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부정할 수 없는 점은, 팬들이 개발자들보다 스타워즈에 대하여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거기서 살고, 그것으로 숨을 쉽니다. 그들은 그것을 마음속으로부터 진심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에, 스타워즈의 세계처럼 넓고 거대한 곳에서는 각 요소에 대하여 세계와 마찬가지로 광대할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팬들 사이에는 종교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한 논쟁이 발생하는데, 당신이 게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정립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어느 편에 설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팬들이 자신이 만든 <스타워즈 >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코스터는 팬 커뮤니티를 자신의 고객팀처럼 대우하였다. 게임 기획의 다양한 요소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웹에 게재를 하고, 잠재적인 플레이어들이 반응을 하거나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토론장을 개설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논의를 잘 살펴보도록 하고, 커뮤니티의 제안에 대하여 자신들의 피드백을 다시 올리기도 하였다. 이에 비하면, <스타워즈> 영화 제작은 비밀의 장막 건너편에 있다. 코스터는 자신이 한 일을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이 시행하는 시험 상영이나 포커스 그룹 과정과 비교를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주로 폐쇄된 공간에서 사전에 선정된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참여를 원하는 임의의 사람들에게는 개방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르다. 루카스가 토론 사이트를 개설하고, 이야기의 반전을 선보이거나 등장인물에 대한 기획을 시청자와 공유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일단 일상적인 사람들에게 창의적인 도구들이 부여되는 순간, 그들이 그것으로 무엇을 만들어낼지 예측할 수 없어진다. 그리고 이것이 재미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최고의 방법은 프랜차이즈의 생존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이해관계에 속하도록 하고, 제공된 콘텐츠가 그들의 관심사를 더 많이 반영하고 있음을 확신시키며, 그들만의 창의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부각되는 가장 훌륭한 작품을 인정하는 것이다. 미디어에 대한 대안이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시대에,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몸부림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정도로 나타날 것이다. 미디어 산업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몇몇은 떨고 있고, 일부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협상하기 위하여 서두르고 있다. 결국, 팬들이 그들을 요구하는 만큼 미디어 산업도 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픽셀비전과 머시네마

 픽셀비전 카메라는 고정된 초점 렌즈를 갖고 있다. 이는 침공 사진기와 마찬가지로 이론상으로는 바로 앞에서부터 무한한 거리에 이르기까지의 초점 거리를 갖지만, 현실에서는 카메라에서 몇 피트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가장 잘 촬영된다. 카메라는 굉장히 어두운 조명하에서도 촬영이 잘 이루어지지만, 거의 모든 것이 어둡고 퇴색한 모습으로 기록된다. 이 제품은 원래는 아이들을 위해서 출시되었지만, 정작 아이들은 자신들이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과 너무나도 다른 화면 때문에 별로 흥미를 갖지 않았다. 일반 텔레비전의 이미지는 20만 개의 점으로 구성되는 반면, 픽셀비전의 이미지는 2000개의 흑백 점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화면도 훨씬 거칠었다.

 하지만 픽셀비전 카메라는 증가하는 아마추어와 아방가르드 영화 제작자들의 손과 마음에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들은 픽셀비전 카메라의 원래 타겟 시장이 싫어했던 바로 그 이유를 오히려 매력적으로 받아들였다. 픽셀비전 카메라의 어둡고, 거칠며 안정적이지 못한 이미지가 진짜 대안 미디어임을 증명했다.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 제품을 찬양한 사람들이 이 제품의 “결함들”을 어떻게 매력적인 기능으로 탈바꿈시켰는지, 그리고 제품 특유의 속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표현 기법들을 어떻게 개발하였는지 볼 수 있게 되었다.

 

 픽셀비전 (Pixelvision) :: 피셔프라이스에 의해 제작된 저가의 장난감 비디오카메라. 어린이들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으나, 광범위한 아마추어들과 아방가르드 영화제작자들의 기술적 선택지들 중 하나가 되었다. 

 

 디더링 (Dithering) :: 픽셀비전 영화에서 픽셀 간의 정보를 채워 넣기 위하여 설계된 방법인데, 프레임 간에 예측하기 어려운 화질의 변동이 발생한다.

 

 기술은 일반인들에게 창의적인 표현을 위한 저렴하고도 사용하기 쉬운 도구를 제공할 것이다. 참여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유명세와 유통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며, 사람들은 놀랄 만한 것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페트리 접시 :: 샬레라고도 한다. 엷은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형의 얕은 접시와 그것에 맞는 하나의 뚜껑으로 된 쌍으로 유리용기의 일종. 독일의 R.J. Petri가 고안하였다. 크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미생물이나 동식물조직의 평판배양 외에 생물학 실험상의 용도가 크다.
[네이버 지식백과] 페트리접시 [Petri dish] (생명과학대사전, 2008.2.5.)

 

 아마추어 문화 창작에 있어서 ‘스터전의 법칙(Sturgeon)’이 유효할 듯하다. 모든 것의 90%는 아무 쓸모가 없다. 하지만 예술을 만드는 것에 더욱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게 되면, 생겨나는 정말 흥미로운 작품들의 수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기술적 제약이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창의적 추진력이 있다고 믿어도 좋다. 아마추어 예술가는 그들을 지지하는 커뮤니티와 동일한 창의적 문제를 놓고 고민을 하는 행위나,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거울삼아 성장할 수 있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낸다.

 

 머시네마(Machinema). 이 이름은 기계(machine)와 영화(cinema)의 합성이다. 머시네마는 게임 엔진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제작되는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머시네마 움직임은 1993년 <둠(Doom)> 게임이 출시되면서 게임 내의 활동을 녹화하고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이 함께 제공되었을 때 시작되었다. 여기에서 중심 생각은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이 게임 내에서 경험한 것들을 미니 액션 영화의 형태로 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 이후에 나온 게임들은 플레이어들이 자신들만의 디지털 자신을 만들거나, 게임 세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요소들 위에 자신들만의 “스킨(skin)”을 덧씌울 수 있도록 해주는 정교한 도구들이 더욱 많이 제공되었다. 머지않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위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하여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자신의 이야기를 위하여 캐릭터와 배경 등을 포함하여 게임 자체를 새롭게 만드는 일까지 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게임 엔진들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제작 단가를 상당히 낮추고,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저작권 위반이 홍보가 될 때

 9조 엔(800억 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의 어마어마한 전 세계적 판매량은 10년 전보다 10배나 성장하였다. 이들 중 상당부분은 북미 지역과 서유럽에서 발생하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그렇게도 정지시키고 싶어 했던 풀뿌리 활동에 대하여 일본 미디어 기업들은 비교적 관용적이었기 때문이다. 서구 시장을 진입하는 데 있어서의 위험과 실험 그리고 홍보의 비용을 헌신적인 소비자들이 대신해 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 미디어 기업들로부터의 협동적인 움직임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미국 팬들이 그들이 알고, 또 사랑하는 콘텐츠를 위하여 커뮤니티를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모든 기술을 총동원함에 따라 발생한 수요에 기인한다. 그리고 그 후에 따라온 상업적 노력은 팬들이 그 사이에 쌓아둔 기반 위에 그대로 축적되었다. 풀뿌리 컨버전스는 기업의 새로운 컨버전스 전략을 위하여 길을 파둔 것이다.

 

 NTSC :: 미국 TV방송의 규정과 방식을 결정하는 위원회 또는 위원회에서 채택한 기술표준규격. 미국에서 1954년부터 채택한 것으로 6Hz 채널 폭을 사용하는 기존의 흑백텔레비전 수상기로도 컬러 방송신호를 수신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방식이다. NTSC 방식은 16mm 영화화면과 동일한 질의 화면을 얻기 위해 주사선 수를 적어도 525개(1초간 30화면)로 해야 한다는 결정에 따라 흑백텔레비전의 기준인 525 주사선, 60화상면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NTSC는 빛의 주파수 특성에 따라 색에 대한 눈의 자각도가 달라짐을 의미하는데, 컬러신호는 빨강ㆍ파랑ㆍ초록의 삼색 신호로 되어 있고 빨간색에 비해 초록색에 대한 눈의 감지도는 2배가량 높다. 이러한 NTSC 방식은 일본, 캐나다, 우리나라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지상파에서 디지털TV 방송만을 송출하게 됨에 따라 일부 케이블TV 방송 등에서만 NTSC 방식의 아날로그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NTSC [national television system committee]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번역과 자막을 삽입하는 형태의 “팬 자막”이 등장하게 된다. “팬 자막은 서구에서 애니메이션 팬덤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만약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팬들이 이러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처럼 고도로 지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초기에는 기계에 많은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패 자막 활동은 집합적인 노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클럽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시리즈가 더 많은 사람에게 보일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자원을 모아야 했다.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팬 자막 활동은 널리 퍼졌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클럽들은 활동을 조율해가며, 어떠한 시리즈에 자막을 달 것인지를 결정하고, 잠재적 번역가들이 있을 법한 커뮤니티를 찾아다녔다.

 90년대 초반에 대규모의 애니메이션 회의들로 인하여 일본에서 많은 작가들과 유통업자들이 넘어왔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외국에 마케팅을 한 적이 없음에도 콘텐츠를 둘러싸고 성공적으로 발달한 문화를 보고 경악하였다. 동기부여를 받은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이 시장을 상업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고민하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주요한 업체 중 일부는 10년 전에 미국 시장에서 풀뿌리 유통을 돕고 지원했던 바로 그들이었다.

 팬 자막이 들어간 비디오들에는 라이선스가 적용되면 유통을 멈추어달라는 권고 사항도 들어가 있었다. 클럽들은 애니메이션 유통을 통하여 수익을 얻고자 한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상업적 유통업체가 선정된 작품은 스스로 유통을 정지하였다. 어찌 되었건 간에, 상품들이 분명히 여러 세대에 걸쳐 복사된 테이프보다는 높은 품질을 갖고 있었다.

 

 많은 미국 미디어 기업들은 이러한 지하 세계에서의 순환을 저작권 위반으로 해석하고 임계 시장 규모에 도달하기 전에 중지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이러한 팬 활동에 대한 일본 미디어 기업들의 인내심은 그들의 내수 시장에서의 팬 커뮤니티에 대한 자세와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 템플 법대의 사릴 메라 교수가 설명하길, 일본에서 지하 세계에서 팬이 만든 만화의 판매량은 매우 크다고 한다. 주로 상업적 작품의 파생물인 이 팬 만화를 파는 만화 시장에 많게는 하루에 15만 명의 방문객이 유입된다고 한다.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시장이 거의 매주 열린다. 상업적인 제작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행사를 후원하면서, 법적 대응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신작을 홍보하기도 하고, 잠재적 인재 발굴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시청자 취향의 변화를 읽어내기도 한다.

 

 심즈의 쇼핑몰에서

 많은 게임 업체들은 자신의 게임과 함께 자신들의 디자인 도구와 게임 엔진을 배포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를 이용하여 아마추어 모드 개발자들은 추가적인 레벨이나 세계의 설계를 시도하여 자신의 게임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다. 일부 업체들은 아마추어들이 이러한 도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정교한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대회를 개최하여 모드 개발 커뮤니티의 성과를 인정하고 후원하기도 한다. 모든 게임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여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웨어의 레이 무지카가 설명하는 것처럼, “일백만 명의 사용자 중에 단 1%만이라도 콘텐츠를 만든다면, 당신은 이미 수많은 모드 디자이너를 갖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이 정도면 게임이 오랫동안 자생력을 가지고 유지될 수 있다.” 아마추어 게임을 하려면 그 게임의 기반이 되는 상업용 게임을 구매하여야 하기 때문에, 열광적인 모드 개발자들은 원작을 개발한 회사의 전도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아마추어가 제작한 게임에 대한 판권을 인수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혹은 출중한 아마추어를 직접 채용하기도 한다. <하프라이프>(1998)의 모드인 <카운터스트라이크>(2002)는 모드 개발 커뮤니티에서 발달하여 상업적 성공을 거둔 가장 유명환 사례 중 하나이다.

 

 이러한 관습은 혁신에 따르는 위험을 낮춘다. 아마추어들은 새로운 방향과 개발을 시도해 볼 수 있고, 기업들은 수지에 맞는 작품들을 상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모드 개발 작업들은 기존 제품의 수명을 더욱 연장시키는 효과도 있고, 모드 개발 커뮤니티는 사실상 더 이상 최신 기술이 아닌 제품에 대하여 대중의 관심을 붙들어 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관습은 소비자의 충성도도 높여준다. 가장 하드코어한 게임 팬들은 자신이 구매한 게임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무료 콘텐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과 제품들을 선호한다. 어떤 경우 게임 제작사들은 모드 개발자들이 게임 경험을 확장시켜 주는 것에 의존하며, 아예 초기에 제품에 들어간 내용을 축소시켜서 발매하기도 한다.

 

 <심시티>(1989)와 <심즈>(2000)의 제작자인 윌 라이트(Will Wright)는 게임 산업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비하여 제작자와 소비자 간에 가장 낮은 장벽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산업 내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차고에서 게임을 만들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첫 “심즈”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는 이미 <심즈>에 관한 50개가 넘는 팬 웹사이트가 개설되어 있었다. 오늘날에는 그 수가 수천에 달한다. 라이트는 결국에는 게임 콘텐츠의 60% 이상이 팬이 개발한 것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팬들은 옷을 디자인하고, 집을 짓고, 가구를 생산하며, 행동을 프로그래밍하고, 게임 내에서 찍은 화면으로 상세하게 보충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가 겸손하게 표현하기로는, “첫 백만 개 정도의 판매는 우리가 기여한 바가 크겠지만, 이 게임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커뮤니티의 역할이 가장 컸다.”라고 말한다.

 이 모든 콘텐츠를 유통시키기 위하여 팬들은 다양한 웹사이트를 만들어왔다. 이중 가장 정교하면서도 유명한 것은 아마도, “심즈의 쇼핑몰”일 것이다. 라이트는 프랜차이즈의 성공이 팬 커뮤니티를 멸종으로 몰아갈 뻔했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가장 유명한 사이트들은 그들이 차지하는 막대한 전송량을 감당하려면 큰 비용을 내야 했는데, 결국에는 회사가 이용자 약관을 재작성하여, 팬들로 하여금 저렴하게 요금을 책정하여 자신들의 유통 센터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은 회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가게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이 제작한 것이고, 최소한의 사용료만 지불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이 윌 라이트와 그가 일하는 회사인 맥시스(Maxis)가 승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가 쇼핑몰을 만든 것이 아니다. 그는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들을 쫒아가지도 않고, 팬들이 만든 것들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라이트는 그냥 이 모든 것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둔다.

 

 우리는 팬들과 상호작용에서 많은 혜택을 발견한다. 그들은 단순히 우리 제품을 구매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우리가 만드는 것을 도와준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런 창의적인 개인들을 얻고자 다른 제품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수많은 게임은 커뮤니티를 얻고자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커뮤니티들이 우리의 판매를 이끌어 간다. 최고의 커뮤니티를 끌어들이는 게임이 가장 커다란 성공을 맞볼 것이다. 게임이 더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게임을 더 잘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더 잘 만들려고 해야 한다.

- 윌 라이트

 

 

 

5. 왜 “헤더”는 글을 쓸 수 있는가

 금지론자들은 허용되지 않은 참여를 정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협업론자들은 풀뿌리 제작자를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대편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권한을 얻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인지하고 있는 참여에 대한 권한을 보존하고 넓히는 과정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이 모든 긴장은 팬들이 “포터 전쟁”이라고 부르는,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책을 둘러싼 두 가지 논쟁을 통하여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한쪽에서는 해리포터 책을 학교 도서관과 동네 서점에서 금지하려는 종교 집단에 대항하는 교사들, 도서관 사서들, 책 출판사들 및 시민적 자유 집단들의 분투가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스튜디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명분으로 워너브라더스 측에서 팽들이 해리포터 책을 전유하는 것에 대하여 통제를 하려고 했다. 두 시도는 해리포터의 상상의 세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권리를 위협했다. 한 가지는 그들의 읽을 수 있는 권리를 위협했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쓸 수 있는 권리를 위협했다. 순수하게 법적인 관점에서 첫 번째는 검열 제도의 형태를 의미하며, 두 번째는 재산권에 대한 적법한 집행을 의미한다. 반면에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두 시도는 사실 별로 구별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도들은 이미 우리 문화의 중심에 들어선 판타지에 충분히 관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포터 전쟁이 핵심 문화적 신화에 대하여 우리가 무엇을 읽고 무엇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한 권리 투쟁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가리키고 있다. 말시 말해, 문해력에 대한 투쟁이다. 여기서 문해력은 단순히 우리가 인쇄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미디어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누가 읽지만 쓰지 못하는 경우 ‘문해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누가 미디어를 소비는 하지만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면 그를 ‘미디어 문해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문해력에 대한 제약은 인구의 다양한 계층을 통제하려는 시도에서 나왔다. 일부 사회는 만인의 문해력을 포용해왔고, 어떤 사회는 특정 사회 계층이나 인종, 혹은 성에 대하여만 문해력을 허용해왔다. 현재의 문해력을 놓고 벌어지는 분쟁은 어떤 조건으로 누가 우리의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권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호그와트와 모두

 헤더 로버(Heather Lawver)는 열세 살에 자신의 삶을 바꾼 책을 읽게 된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롤링의 소설이 어린이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한다는 부분에 감동한 그녀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홍보하는 것에 자신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일 년도 안 되어서, 그녀는 허구의 세계 호그와트를 위한 웹 기반의 “학교 신문”인 “예언가일보”를 선보이게 된다.

 1학년 이후로는 학교에 다녀본 적도 없는 소녀가 어른의 감독 없이 온 세계에서 모인 학생 작가들을 지휘하며,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학교의 신문을 출판하고 있다.

 

 기존 교육의 내부나 외부에서 맞닥뜨렸을 때, 로버의 프로젝트는 아이들로 하여금 호그와트라는 상상의 세계에 풀 빠지도록 하며, 전 세계에서 “예언가일보”의 제작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의 실제 커뮤니티에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롤링이 쓴 소설의 기반 위에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학교는, 그녀가 탈출했던 미시시피 주의 학교와는 너무나도 다른 곳이었다. 여기서는 여러 인종과 다양한 나라(일부는 실제이고 일부는 상상 속의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아이들이 모여, 개개인의 차이는 받아들여지고 학습이 장려되었다.

 이 상상의 학교로 들어가는 입구는 허구의 신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에는 이러한 페르소나들이 호그와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새로운 이야기”들 속에 엮이게 된다. 많은 아디들은 단지 자신의 프로필을 작성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허구의 세계 속에 자신이 들어가게 된다는 자체만으로 사이트에 방문하게 하는 욕구는 충족되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자신들의 호그와트에서의 삶을 더욱 멋진 환상으로 만들어내는 첫 번째 단계에 불과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일상에서 격은 평범한 경험들을 롤링의 세계에서 속에서 일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들과 섞곤 했다.

 

 페르소나 :: ‘인격’ ‘위격(位格)’ 등의 뜻으로 쓰이는 라틴어. 본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생이라는 연극의 배우인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철학용어로는 이성적인 본성(本性)을 가진 개별적 존재자를 가리키며, 인간 ·천사 ·신 등이 페르소나로 불린다. 즉,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를 말한다. 또 신학용어로는, 의지와 이성을 갖추고 있는 독립된 실체를 가리키며, 삼위일체의 신 곧, 제1페르소나인 성부(聖父), 제2페르소나인 성자, 제3페르소나인 성령을 이르는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페르소나 [persona] (두산백과)

 

 롤링이 풍부하게 묘사한 세계는 다양한 입구가 존재한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이 해리포터나 스네이프 교수와 같은 주요 등장인물들과 관계가 있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일부 아이들은 이야기 뒤편의 숨겨진 인물들, 예를 들어 퀴디치 빗자루의 발명가나 책들의 저자, 혹은 언급된 회사들의 총수나 해리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학교 동창 등과 관계가 있는 인물로 자신을 그리기도 하는 등,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위치를 만들려고 했다.

 

 컨버전스 문화에서 완전히 참여하기 위하여 아이들은 어떠한 기술을 익혀야 할까? 이 채에서 우리는 요구되는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서바이버>에서 스포일링의 경우와 같이 협업체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식을 끌어 모으는 능력, 리얼리티 텔레비전 쇼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논의처럼 윤리성 드라마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가치관을 공유하고 비교할 수 있는 능력, <매트릭스>(1999)나 <포켓몬스터>(1998)에서처럼 흩어진 정보를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 스타워즈 팬 영화에서 와같이 유명한 허구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과 감상을 자신 고유의 민속 문화를 통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마찬가지로 팬 영화에서처럼 인터넷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창작물을 돌려볼 수 있는 능력과 같은 것이다. “예언가일보”의 예에서 알 수 있득,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적 역량도 필요하다. 허구의 세계를 탐험하는 수단과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문화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얻어가는 수단으로서의 역할 연기이다.

 

 학교를 다시 쓰다

 교육자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이미 익힌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도록 고무하고, 학습자들이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얻을 때까지 발판을 제공해주는 교육 방법인 “발판(scaffolding – 비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좋아한다. 교실에서 발판은 교사에 의하여 제공된다. 참여 문화에서는 새로운 참여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전체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게 된다.

 

 학교는 아직도 자율적인 학습의 모델에 고착되어 있다. 이것은 새로운 지식 문화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습의 종류와는 날카로운 대조를 보인다. 폴 지와 다른 교육자들은 친화 공간에서 참여와 지식의 교환을 편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듣게 되면서 오히려 능력이 하락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느끼고 있다.

 학습은 복잡한 기회의 공간을 지남에 따라 개인적이고도 독특한 궤도에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친화 공간에서 긴 시간 동안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 또한 다른 사람들(본인과는 매우 다를 수 있고, 그러한 측면에서 매우 다른 공간에 있을 수 있다)과 그곳을 벗어나기 전에, 짧게나 혹은 긴 시간 동안 그러한 궤도의 다양한 측면들을 공유하면서 사회적인 여정이 되기도 한다. 이 젊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보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활기가 없어 보일 수 있다. 거기서 그들은 상상력의 부재를 발견하고는, 학교를 벗어난 삶에 고취될 수 있다. 그들은 “왜 학교를 가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첫 온라인 소설을 출판하고 의견이 담긴 편지를 수십 통이나 받아본 사람이, 자신의 작품이 단지 교사에게만 읽히고 제한적인 피드백만 받을 수 있는 교실로 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의 이야기 초안을 책 속에 넣고 학교로 몰래 가져가서 수업 중에 편집한 것을 고백하기도 한다. 다른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탁자에 모여 앉아 줄거리나 등장인물에 대하여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도서관 사서가 시간 낭비라고 비난할 때까지 학교 컴퓨터에 앉아 작업에 몰두하기도 한다. 이 아이들은 다시금 자신의 작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종이 울리기만을 애타게 기다린다.

 

 학교는 서로 다른 수준의 발달 과정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유연성도 결여되어 있다. 심지어 가장 진보적인 학교조차도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작문할 때 누릴 수 있는 자유에 비하여, 무엇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하여 제한적이다. 물론 청소년 자신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를 온라인에 게재하게 될 때, 가혹하고 비판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청소년 스스로 그들이 감수하고자 하는 위험을 결정한 것이고, 그러한 결정에 대한 결과를 대면하는 것이다.

 

 어둠의 세력에 대한 방어

 2001년에 워너브라더스가 영화의 판권을 살 때는 두 번째이자 그다지 반갑지 않은 지적재산권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워너는 자신의 재산 주변에 등장하는 사이트들을 단속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스튜디오는 이러한 과정을 “걸러내는” 행위로 설명하며, 해당 사이트가 『해리포터』프랜차이즈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튜디오가 평가하기 전까지 그곳은 폐쇄되었다.

 팬들은 스튜디오가 자신들의 사이트를 장악하려 한다고 느껴서 충격에 휩싸였다. 이러한 분쟁에서 휘말린 사람들은 다름 아닌 『해리포터』 팬덤의 가장 활발한 창시자인 아이들과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팬 친구 중 일부가 법적 대응으로 위협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국 기반의 조직인 “어둠의 세력에 대한 방어”를 설림하였다. 

 

 “우리는 더 이상 조직화되지 않은 아이들이 아니었다. 우리는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었고, 우리는 2주 만에 1500개의 서명을 얻은 탄원서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워너브라더스)은 결국 우리와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의 부사장을 맡은 넬슨이 말하기를, “우리는 처음에는 해리포터와 관련하여 무슨 일을 대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우리는 평소에 우리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멈췄다.”

 많은 『해리포터』 팬들은 워너브라더스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팬과의 관계에 있어서 문제를 정정한 것에 대하여 찬사를 보냈다.

 

 스튜디오가 적절한 팬 참여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하여 가정하는 것들과 팬들 자신이 지적재산에 대하여 느끼는 도덕적 “주인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괴리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현시점의 스튜디오들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컬트적 속성을 “러브마크”로 대하고, 그들의 지적재산에 대한 보다 넓은 층의 관심을 만들어주는 팬들을 “영감을 주는 소비자”로 대하고 있다. 팬의 충성도를 얻는다는 것은 지적재산에 대하여 갖고 있던 전통적인 통제력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풀뿌리의 창의적 표현을 위한, 더 넓은 공간을 열어주게 된다.

 

 해리포터를 지지하는 머글

 “그들은 단지 장난을 치고 있었을 뿐이었겠지만, 악마는 항상 진지하게 다가온다.”

 

 보수적인 비평가들은 민중 문화에서의 극적인 경험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을 덮어버리고, 아이들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접근 정도만으로도 『해리포터』 책에 의구심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은 이 책들을 읽고, 또 읽는데, 이는 마치 성격을 읽어야 하는 방식과 같다.”

 

 그들은 세계를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우리로 하여금 허구적 환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조금 더 숙달하게 만들고, 현실 세계에 시간을 적게 쓰도록 하고 있다면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천주교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가 해리포터를 다 일고 나면 무엇을 하려 하겠는가? 거대한 산업이 만들어내는 사악한 소재들은 젊은 아이들의 입맛을 더욱 돋우기만 할 것이 있다.”

 

 아더왕 전설 :: 아더왕과 그의 신하인 기사들의 영웅적 이야기. 아더왕은 6세기경의 전설적 인물이며 켈트 민족에 속하는 영웅이다. 역사상의 인물로서는 실재성(實在性)이 희박하다.
전설의 내용은 아더왕의 무용·건국담(建國談)으로 되어 있다. 그가 보검 엑스캘리버를 높이 휘두르며 무공을 세워 여러 나라를 공략했지만, 결국 조카의 반란을 토벌할 때, 치명상을 입고 사자(死者)의 섬 애벌른에 옮겨지게 될 때까지를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왕에게 봉사하는 원탁의 기사들의 활약이 얽혀 있다. 따라서 기사단의 무훈과 사랑, 예를 들어 용사 랜슬롯 경의 사랑 등이 점철되고, 나아가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하였다고 하는 이른바 성배(聖杯)를 찾는 모험담이 끼어 있다.
아더왕 전설의 자세한 기록은 12세기의 수도사 몬머스의 제프리가 라틴어로 쓴 《브리튼왕 열전》으로부터 시작하여, 13세기의 성직자 라야몬이 영어로 쓴 장시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으나, 모든 전승과 기록을 집대성한 것은 서 토머스 맬러리에서이다. 그는 사라져 가는 중세적 질서에 대한 애석함을 느끼고 산문으로 기록한 《아더왕의 죽음》(21권, 1485)은 영국 최초의 인쇄업자 윌리엄 칵스턴에 의하여 출판되었다. 이것은 영국 최초의 산문소설이라는 점에서, 중세문화의 아름다운 영상을 후대의 문인들 가슴에 소생시켰다는 점에서도, 영문학사상에 불후의 명성을 남기고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아더왕은 잉글랜드왕의 왕자로 태어나 마법사 멀린의 도움으로 즉위, 주변 여러 나라의 평정을 도모한다. 그리고 보검 엑스캘리버를 입수하고, 카메리아드왕의 공주 기니비어와 결혼하며, 원탁의 기사단을 인계받는다. 그 후 아더왕의 공적은 점차 커가고, 용사 랜슬롯 경 등이 기사단에 참가한다. 그리고 랜슬롯과 기니비어의 불륜의 사랑과 성반 탐색의 모험 이야기가 전개되며, 결국 아더왕은 치명상을 입고, 기사를 시켜 보검 엑스캘리버를 물 속에 던지게 한 다음 애벌른으로 떠난다. 이상과 같은 구성은 칵스턴의 편집에 의한 듯하며 이본(異本)의 고증도 행해졌으나 위의 형태가 오랫동안 이 전설의 정식(定式)이 되어 왔다.
프랑스에서는 12세기에 크레티앵드트루아의 일련의 아더왕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 특히 《펠스발, 또는 성배(聖杯) 이야기》는 후의 성배 이야기군(群)의 선구가 되고 있다.
이 전설에서는 아더왕을 비롯하여 왕비 기니비어, 마법사 멀린, 랜슬롯, 트리스탄, 파시벌(팔티발), 개웨인, 갤러해드 등의 기사들이 일련의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상무(尙武)·강담(剛膽)·고결·우애 등의 기사도의 미덕을 표현하고 있다. 로맨틱한 전설이 강한 인간적인 점에다가, 기사적인 모험과 그리스도교적인 의식을 곁들이고 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성배, 호신의 마력을 갖춘 명검 엑스캘리버에 의한 신비적인 기적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이 전설에 중세기적인 매력을 더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더왕전설 [Arthurian Legends, ─王傳說] (두산백과)

 

 국제 연합 :: 1946년 붕괴된 국제연맹을 계승한 것으로 유엔(UN:United Nations)이라고도 한다. 이 명칭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가 고안한 것이며, 제2차 세계대전 중 26개국 대표가 모여 추축국에 대항하여 계속 싸울 것을 결의하였던 1942년의 '연합국 선언'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국제연합 [United Nations (UN), 國際聯合] (두산백과)

 

 2000년에 지방 교육 위원회의 교육감이 『해리포터』 책은 공개적으로 읽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학교 도서관의 공개적인 책장에서 제거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구매가 불가하고, 부모로부터 허락을 종이에 받아온 학생에 한하여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해리포터』 책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읽고 쓰게 하는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았다. “『해리포터』 책들은 비디오 게임 플레이어들을 독서가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검열이 이를 방해하게 놔둘 수는 없다.”

 

 예수 파티의 주최자인 테일러 성직자는 판단을 하기 전에 정확하게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는 인생에는 학교를 가는 것 이상의 세상이 존재한 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그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발견한 걸까? 그들의 상상력이다. 더그 테일러 성직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은 자신들의 미국 헌법 수정 제1항을 위하여 싸우고 있지만, 그들은 또한 자신의 상상력을 위하여 싸우고 있다. 바로 이 상상력이 한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다르게 만드는 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뒤로 물러서서 그가 책들을 찢어버리는 것을 바라보며, 거의 상징적으로는, 우리의 상상력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세계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고, 그들이 마법을 보고 싶기 때문이지, 어떤 가짜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은 해리포터처럼 용감한 친구를 갖고 싶어하고, 호그와트의 위대한 성을 향해 꿈틀 꿈틀 다가가고 있는 거대한 오징어가 있는 어둠의 호수를 빗자루를 타고 가로질러 가고 싶어 한다.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들은 호그와트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해리포터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 헌법 수정 제1항 :: [수정 제1조] 합중국의 회의는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행위를 금지하거나, 언론 또는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또는 조용히 집회하고 피해를 구제받기 위하여 정부에 청원하는 인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수정 조항 (미국사, 2009.4.20, 미래엔(구 대한교과서))

 

 근본주의자들은 폭력이나 오컬트를 환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 아이들의 믿음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여, 책을 방어하는 사람들은 판타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사실상 여태까지 우리가 살펴본 것에 의하면, 책이 가진 몰입적 특성이 그것을 창의적인 표현에 대한 강력한 촉매로 작용하도록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수는 해리포터를 어떻게 할까?

 일부 문화적 보수주의자들이 현대 대중문화의 몰입적 특성이 젊은 사람들을 위험천만한 환상의 세계의 함정에 빠뜨리게 된다고 보았던 반면, 분별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 중 일부는 현실 세계에서의 역할 수행이나 컴퓨터 게임을 도덕적 질문에 대한 탐험과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을 장려하였다.

 

 여기서는 진리가 가르쳐지고 있다. 이 진리는 비록 상상의 세계에서 가르쳐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반추와 토론을 할 만한 가치가 있고, 현실 세계에서도 적용이 될 만하다. 해리포터가 사는 세상은 도덕적으로 정립된 세상이고, 세상과 선택이 결과를 낳으며, 선과 악이 분명하게 구별이 된다. 여기서 악은 인간성을 빼앗고 파괴적이며, 죽음은 비참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비평가들이 하는 말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하는 추천의 방어적 자세는 솔직히 말해 창피할 정도이다. 만약 해리포터 소설이 오컬트에 대한 소개라면, 교회들은 이것을 읽고 이에 대하여 논할 기회를 환영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이후 세상에서 신이교주의는 현실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은 복음에 대한 조용한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이러한 도전을 대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판타지 문학과 오컬트 사이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비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게 행동하는 것을 보아야 한다.

 

 이 새로운 미디어 지평에서 아이들은 적극적인 참여자로 활약하고, 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고, 권력 집단 앞에서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어떤 경우에는 자신들의 부모 뒤에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실행하기도 한다. 동시에 그들은 참여를 통하여 세계화와 지적 재산권 분쟁, 그리고 미디어의 집괴에 대처하는 새로운 전략들을 익혀가고 있다. 그들은 인터넷을 사용하여 전 세계의 아이들과 연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정치적 동맹을 강화시킨다. 『해리포터』 팬덤에 아이들과 어른 모두가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세대를 건넌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고 있다. 이제 미디어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함에 있어서 우리는 더 이상 어른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으로만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우리는 이곳이,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고, 어른들도 눈만 뜬다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독교의 반문화

 침례교 :: 자각적인 신앙고백에 기초한 침례를 시행하는 그리스도교 프로테스탄트의 한 교파. 신약성서의 내용에 따라 신앙 고백을 한 사람들에게만 세례를 베풀어야 한다고 믿으며 이 때문에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는다. 성서원리(聖書原理), 침례, 만인사제(萬人司祭), 각 교회의 독립, 교회와 국가의 분리 등을 강조한다. 영국의 청교도(퓨리턴)의 여러 파 가운데 하나로 생겨났으며, 창시자는 J.스미스(1554?∼1612)이다. 그는 교직자로 1608년 국교회의 압박을 피하여 동지들과 함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했는데, 그 중 T.헬위스와 몇몇 동지들이 영국으로 돌아가 1612년 침례교회를 창설하였다. 아르미니위스파(派)의 입장을 취한 일반침례파와 칼뱅적 입장에 선 특수침례파의 구별이 있다.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크게 퍼져서, 현재 미국 최대의 교파를 이루고, 대소 27개의 그룹으로 형성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침례교 [Baptists, 浸禮敎] (두산백과)

 

 

 

6. 민주주의를 위한 포토샵

 옳은 시기에 옳은 손에게 옳은 아이디어를 쥐어주는 것이 입소문 마케팅(viral marketing)의 핵심이다.

 

 당신과 비슷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것은 쉽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웹에서 우리랑 비슷한 사고를 하는 커뮤니티를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굳건했던 기관들은 풀뿌리 팬 커뮤니티를 모델 삼아, 미디어 컨버전스와 집단 지성의 시대에 들어선 자신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배운 교훈들을 대통령 선거에 적용시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기득권 세력(정당이 되었건 그들을 후원하는 막대한 기부자들이 되었건)을 하루아침에 와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은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혁명이나, 디지털 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정치적 과정에서 공중의 역할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었고, 정치적 논의의 세계를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오게 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커뮤니티와 권력에 대하여 가진 인식을 변화시킴으로써, 통치를 바꿔나가기 위하여 집단 지성을 동원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교양 있는 시민들의 개인주의 개념에서 보다 집합적이며 감독의 역할을 하는 시민의 개념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경로의 다변화는 보다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의미가 깊다. 물론, 일부 목소리가 다른 사람에 비하여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어떤 의견도 무조건적인 권위로 관철될 수는 없다. 뉴 미디어는 미국 정치를 오랫동안 지배해 온 방송 미디어와는 다른 규칙, 즉 접근성, 참여, 호혜성, 그리고 일대다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작동된다. 이러한 규칙에 따라, 디지털 민주주의는 분산화되고, 불균등하게 흩어지며, 매우 모순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며, 서서히 가시화 될 것이다.

 

 혁명은 텔레비전에 방송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몹 :: PDAㆍ휴대전화ㆍ메신저ㆍ인터넷ㆍ이메일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이뤄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ㆍ경제ㆍ사회 등의 제반 문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일컫는 말
[네이버 지식백과] 스마트몹 [smart mob]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티핑 포인트 :: 어떤 것이 균형을 깨고 한순간에 전파되는 극적인 순간을 이르는 말이다. 티핑포인트가 이뤄지는 데는 소수의 법칙, 고착성의 법칙, 상황의 힘 법칙 등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소수의 법칙은 열정적이고 영향력 있는 소수에 의해 전파가 이뤄진다는 내용이며, 고착성의 법칙은 소리의 속도가 전해지는 메시지가 흡인력을 갖고 있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고착돼야 행동을 변하게 한다는 법칙이다. 또 상황의 힘 법칙은 주변의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잘 전파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티핑포인트 [tipping point]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텔레비전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한가하게 만들며, 서로 연결되지 않게 만들었다면, 인터넷은 우리를 보다 똑똑하게 만들고, 보다 개입하도록 만들며, 학식을 풍부하게 한다.”

 

 기술의 발전이 풀뿌리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미디어 권력의 양측 중 하나만을 떼어 놓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진화하고 있는 우리의 미디어 컨버전스는 견제와 균형으로 가득 차 있다.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후보들은 자신들의 기지를 인터넷에 만들 수는 있지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텔레비전이 필요하다. 이것은 푸시 미디어(push media, 공중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와 풀 미디어(pull media,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에 능동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미디어)의 차이를 뜻한다. 인터넷은 골수분자들에게 도달하고, 텔레비전은 결심이 서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달한다.

 

 블로그(blog) :: 웹로그(Weblog)의 축약어로, 다른 사이트에 링크를 하거나 요약하는 행위로 나타나는, 개인적이고 하위문화적인 풀뿌리 표현의 새로운 형태.

 

 블로그 활동은 한 측면에서는 미디어의 지평을 가로지르며 생각의 흐름을 촉진시키고 있지만, 반대로 더욱 분열된 정치적 토론을 강화시키고 있다. 물론 블로거들은 주류 미디어가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전문가적 기준보다는 이데올로기적 의제에 의하여 운영되고, 그들의 경제적 이해에 반하는 이야기는 묻어버리며, 복잡한 세계를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일축시키고, 권력 투쟁과 경쟁에 초점을 맞추며 정치를 사소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블로거들은 주류 미디어 기자들과 이야기마다 서로 창을 겨누며, 어떤 경우에는 맞을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틀리겠지만, 지배적인 주장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할 것이다. 두 집단의 적대적 관계는 많은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정보 조작(spin)은 뉴스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정치 행위를 의미한다. 선거 운동에서는 선거와 관련된 모든 대변인이 발언할 때에 사용하게 되는 논지를 만든다. 이 논지는 사건들에 대한 해석을 내포하고 있다. 정보 조작은 어떻게 보면 텔레비전 문화의 산물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것이 별다른 선전 없이 이루어졌으며, 상당수의 대중은 모든 인터뷰 대상자들이 사전에 설계된 의제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선거들에서는, 마침 선거 운동에서 자신들의 논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때에, 뉴스 미디어가 이 정보 조작 과정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대중은 정보 조작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 소비자, 시민

 WTO (World Trade Organization) :: 세계 무역기구. 1994년 4월 15일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세계 125개국 통상 대표가 7년 반 동안이나 진행해온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종말을 고하고 '마라케시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함으로써 1995년 1월 정식 출범, 1947년 이래 국제무역질서를 규율해 오던 '관세 및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를 대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WTO 비준안 및 이행방안이 1994년 12월 16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WTO는 지금까지 GATT에 주어지지 않았던 세계무역분쟁조정, 관세인하 요구, 반덤핑규제 등 막강한 법적권한과 구속력을 행사하게 된다. WTO의 최고의결기구는 총회이며 그 아래 상품교역위원회 등을 설치해 분쟁처리를 담당한다. 본부는 제네바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WTO [World Trade Organization] (매일경제, 매경닷컴)

 

 포토샵의 공동 제작자 중 한명인 존 크롤은 <Salon>에서 이 소프트웨어가 미디어를 두 가지 측면에서 민주화하였다고 말했다. 작은 집단도 낮은 비용으로 전문가적인 품질의 그래픽을 가질 수 있게 했다는 점과 일반인들로 하여금 정치적 성명을 하기 위해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순환시킬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콜라주 :: 풀로 붙인다는 뜻으로 1912∼13년경 브라크와 피카소 등의 입체파들이 유화의 한 부분에 신문지나 벽지 ·악보 등 인쇄물을 풀로 붙였는데 이것을 ‘파피에 콜레’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수법은 화면의 구도 ·채색효과 ·구체감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제1차 세계대전 후의 다다이즘시대에는 파피에 콜레를 확대하여 실밥 ·머리칼 ·깡통 등 캔버스와는 전혀 이질적인 재료나 잡지의 삽화 ·기사를 오려붙여 보는 사람에게 이미지의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부조리와 냉소적인 충동을 겨냥하였다. 여기서 사회풍자적 포토 몽타주가 생겨난 것이다. M.에른스트의 작품도 여기에 속한다. 1950년대 초 로렌스 앨러웨이에 의해 명명된 팝 아트도 역시 테크놀러지라든가 매스 미디어에 의해 대중의 시각 안에 있는 조형적 요소를 몽타지해서 작품에 포함시켰으며 R.라우션버그의 작품도 원천은 콜라주수법에 의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콜라주 [collage] (두산백과)

 

 “민주주의를 위한 포토샵”이라는 개념을 희화화하기는 쉽다. 특피, 선거에 관한 보다 진지한 이슈보다는 저급한 사례나 대중 문화에 대해 읽는 것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말이다. 혹자는 이러한 사진들을 배포하는 행위는 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정치적 액티비즘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사진들을 별생각 없이 전송 버튼을 누르며 전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에 완전히 반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의 정치적 관점을 몽타주 사진의 형태로 구체화하여 널리 퍼지기를 의도하는 것은, 자신의 지역 신문에 게재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독자 기고를 하는 행위에 비교해 봤을 때, 시민권을 덜 행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젊은 층의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진(조금 더 정확하게는 사진과 단어의 조합물)은 글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 친구들에게 사진을 전달하는 행위는, 그들에게 정치 홍보 전단이나 자동차 스티커를 나누어주는 것만큼 정치적인 성격을 갖는다. 무엇이 교환되는가는 그 자체로는 별다른 중요성을 갖지 못하지만, 그것이 대화와 설득의 초점이 될 수는 있다.

 

 몽타주 :: 기존의 이미지들을 선택하여 그 일부를 잘라내 한 화면 위에 붙여 합성하는 회화 기법. 본래 몽타주는 영화에서 비롯된 기법인데, 영화에서는 개별적으로 촬영한 필름의 단편들을 시퀀스에 끼워넣거나 편집하여 하나의 연속적인 작품으로 구성하는 것을 가리킨다. 또 몇 장의 사진을 따로따로 짜맞추어 잔상 효과나 환기력에 의해 통일된 인상을 주는 방법을 가리키기도 하며, 최근에는 합성사진이나 짜맞추기 사진을 뜻하는 명칭으로서 널리 쓰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몽타주 [montage]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이 집단은 “2천만의 목소리”라는 활동에 동참하며, 콘서트나 레슬링 경기, 영화 개봉 등을 비롯한 주요한 공개 행사들에 사람들을 동원하여 최대한 많은 젊은 투표권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 집단들은 대부분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았고, 젊은 투표권자들이 어떠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든 간에 참여를 시키고자 하였지만, 그들이 이른바 문화 전쟁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대중문화의 활용에 대하여 염증을 느꼈던 것이다. 시민 학습과 참여에 대한 정보 및 연구 센터에 의하면, “2천만의 목소리” 캠페인은 그 목표를 달성한 듯하다. 2004년에는 30세 미만의 사람들 중 2천1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는 2000년에 비하여 9.3%나 증가한 수치이다. 이른바 격전 지역의 주에서는 이전 대선에 비하여 젊은 층의 참여가 13%나 증가하였다.

 

 감시하는 시민을 즐겁게 하기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그의 저명한 작품인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사진을 대량 생산하고, 대량 유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민주주의에 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주장은 기술복제는 높은 수준의 예술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아우라(Aura)”를 손상시키며, 지배적인 문화적 권위자들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새로운 형태의 대중적인 전문성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사람들은 박물관에 갇힌 예술 작품을 평하려고 할 때보다, 운동경기 팀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하여 평을 할 때 더 권위를 가진 것처럼 느꼈다.

 

 발터 벤야민 ::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좌익 학생운동을 하였고 나중에 시오니즘운동에 관계하였으며 형이상학 요소를 사적 유물론과 결합시킨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그와 교류했던 학자로 아도르노, 블로치, 브레히트 등이 있다.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제출한 논문은 <독일 낭만주의에서 예술비평 개념>(1920)이다. 그리고 대학교수 자격 취득을 위한 박사 학위 논문 <독일 비가극의 기원: Ursprung des deutschen Trauerspiels> (1928)이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거부되자 교수를 단념하고 문필생활로 들어갔다. 보들레르, 프루스트에 심취하여 그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한편, 1925년부터 마르크스주의 연구에 몰두하였다. 
매우 개성적인 그의 사상은 당시의 현상학(現象學)과 신(新)헤겔주의와는 현저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의 유저(遺著)인 《역사철학의 테제》에는 종말론적 역사관이 보인다. 나치스에게 쫓겨 망명 도중 자살하였다. 저서로 《괴테의 친화력》(1924~1925)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1936) 《계몽》(1961)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 (두산백과)

 

 젊은 사람들은 뉴스 미디어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에서 정보를 얻고 있으며(그들의 질문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정보를 얻는 경로 중 하나인지만을 묻고, 유일하거나 주된 경로인지는 묻지 않았지만) 이러한 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뉴스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사람에 비하여, 세계에 대해 적은 정보를 알고 있거나 적어도 특정 후보에 대한 사실을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들은 재빨리 반격을 하며, 기억해내는 것과 이해는 다르며, 어떤 후보가 고어의 추천을 받았는지, 혹은 어떤 후보가 성조기에 대하여 잘못된 발언을 하였는지 등을 포함한 설문지의 여러 문항은 신분 기사들이 경쟁적 여론 조사나 과실 및 추문에 초점을 맞추어 정치적 과정을 사소한 것들로 전락시켜버리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국의 첫 20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시민권이라는 개념이 변해 온 자취를 추적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식견을 갖춘 시민의 개념은 이번 세기로 넘어오는 시점에 나타났다. 문맹률은 떨어지고 있었고, 신문을 비롯한 다른 출판물의 가격도 낮아졌으며, 기존에 투표권이 박탈되었던 사람들이 포함되면서 투표권은 더욱 확산되었다. 식견을 갖춘 서민의 개념은 전통적으로 귀족 정치주의자와 정치 정당의 전문성에 의존하던 시민권의 개념에 도전하게 된다.

 

 감시하는 시민들은 비록 “과거의 시민들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욱 많은 정보를 머리 어딘가에 담아두고 있을 것이지만,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알파빌에서 정치하기

 아이들은 정치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인기 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즉시성에 비하여 친숙하지도 관심이 가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뉴스는 세상을 자신들의 일상과는 분리된 듯 보여준다.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상에서 권력이 없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그들은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형태로 힘을 행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이들은 투표권이 없을뿐더러, 정치의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기 때문에 자신들이 뉴스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만약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일찍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들을 시민으로 사회화하는 과정을 변화시켜야한다. 대중문화가 보다 활발한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한 가지 방법은, 사람들이 미시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상상의 세계에 권력을 행하며 놀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 EBS다큐 중에서. 고성국 나오고 초등학생들 정치 배우는.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일상에 별다른 영향력을 미칠 수 없을 때, 가상 세계에서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벌거벗고 투표하기

 2004년 대선에 투표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장려하고자 운동가들이 문화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그들은 팬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기술과 기법들을 투표권자들을 동원하는데 적용하였다. 그들은 영화 상영을 통하여 정치 토론과 복지 활동의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들은 핵심 논쟁을 담아내기 위하여 포토샵으로 패러디물을 제작하였다. 그들은 또한 사용자들이 스스로 통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상상의 커뮤니티가 있는 게임을 제작하였다.

 

 우리는 전문화된 지적 하위문화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사회 비평가들에게서 듣는 푸념들은 오늘날의 것과는 정반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전문화된 정보의 방대한 증식이 전문적 관심만을 충족시키고, 사회에 공헌하지는 않는다는 불만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사회를 응집시키는 공통된 관심의 주제는 전혀 제시하지 않으며 사회를 분화시킨다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였던 전국적인 대중문화의 쇠퇴를 한탄할 것이다. 우리는 편집되지 않은 방대한 전자 칠판에 올려진, 소화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에 휩쓸릴 것이고, 민주주의 사회는 공유된 정리 원칙과 문제들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오늘날 대중 사회의 비평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비평은 부분적으로만 옳겠지만, 분명히 부분적으로는 옳은 것이다. 모든 작은 집단들이 자신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쉬운 사회에서는 단결을 이끌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식 문화에 대하여 설명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질과 다양성에 의존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신념과 지식을 공유하는 상황에서는, 통찰을 공유하고 지식을 비교함으로써 배워가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레비가 지식기반의 문화가 도래하게 되면 민주주의와 전 세계적 이해가 향상될 것이라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지식 문화가 우리가 가진 차이를 넘어선, 상호작용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 결론

 퍼블릭 액서스 (public access) :: 시청자 참여를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총칭

 

 웹서비스의 증가 덕분에, 아마추어 미디어 제작자들은 자기 작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재벌들이 후원하는 방송사에 넘기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인지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텍스트는 기본에 영상도 첨가할 수 있는 블로그가 번성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텔레비전으로 방송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사람들에게, 언제나 최선은 차선의 적이다.”

 

 미래의 TV는 오늘의 관점으로는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TV책임자들이 구성하고 시간표를 짠 선형적인 TV 채널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채널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수많은 콘텐츠의 흐름을 담고 있는 만화경에 더욱 가까울 것이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방송사의 콘텐츠 및 프로그램과 시청자의 참여가 섞이게 된다. 가장 간단한 수준에서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콘텐츠를 조직하고 재조직할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을 남기고, 투표하고, 대개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놀 것이다. 하지만 다른 수준에서 시청자들은 우리의 도움을 얻거나 혹은 도움 없이, 이런 영상의 흐름을 자기 스스로 처음부터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스펙트럼의 이쪽 끝에서는 “독백하는 방송사”와 “감시하는 시청자”같은 전통적인 관계가 무너질 것이다.

 

 기술은 이미 손안에 있지만 문화가 그것을 포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사용자들이 수정하고, 재구성하고, 저장하고, 복사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송하고, 생각의 흐름을 논평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사용자가 통제하는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이 매스 커뮤니케이션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들은 전통적 매스 미디어를 보완한다.” 대중들이 하루아침에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관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고, 미디어 업계는 한 번의 싸움도 없이 문화에 대한 자신들의 지배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화된 미디어는 1990년대 초 디지털 혁명의 이상(ideal)이었다. 디지털 미디어는 매스 미디어의 “폭정”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것이었고, 우리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콘텐츠만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적 이데올로그는 디지털 이론가 조지 길더가 컴퓨터의 본질적인 특성이 탈중심화와 개인화를 더욱 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게 하였다. 모두에게 똑같은 메뉴만 제공되는 방송사의 행태에 비해, 다가오는 미디어 시대는 “틈새 영역과 전문 영역의 향연”이 될 것이었다. “새로운 개인주의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맞춤화되어 있고 상호작용적인 콘텐츠의 시대는 우리의 가장 낮은 목표가 아니라 가장 높은 목표에 호소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인터넷의 도움으로, 텔레비전의 가장 고결한 이상이 실현됐다. 양방향 참여라는 색다른 특성이다. 텔레비전은 제작자에서 소비자로 흐르는 일방통행로로 시작됐지만, 이제 이 길은 양방향 차로가 되고 있다. 장비 한 개(TV)를 가진 사람은 고립될 수밖에 없지만, 장비 두 개(TV와 컴퓨터)를 가진 사람은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팬덤은 열광과 좌절 사이의 균형의 산물이다. 미디어 콘텐츠가 우리를 열광시키지 않는다면, 거기 참여하려는 욕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수준에서든 그것이 우리를 좌절시키지 않는다면, 그것을 다시 쓰거나 고쳐보려는 욕구도 없을 것이다. 오늘날 나는 우리 미디어 문화의 현황에 대한 많은 좌절감을 접하지만, 놀랍게도 그것을 어떻게 다시 쓸 것인지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판적 이상주의의 정치학은 권력화의 개념에 기반을 두며, 비판적 비관주의 정치학은 피해자화의 정치학에 기반을 둔다. 전자는 우리가 미디어를 상대로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후자는 미디어가 우리를 상대로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의 혁명들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개혁 운동은 사람들이 스스로 가장 힘이 없다고 생각할 때가 아니라, 스스로 권력화 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할 때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비트 토렌트 (Bit torrent) :: 하나의 파일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프로그램 사용자끼리 인터넷상에서 직접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송수신되는 파일용량의 제한이 없다. 개봉 전 영화, 최신 음악, 드라마 등 불법복제물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해 주는 씨앗파일(seed file) 공유를 주 목적으로 운영된다. 우선 사용자가 토렌트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하고, 다운로드받은 파일(씨앗 파일)을 실행하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파일을 가져올 수 있어 다운로드 속도가 매우 빠를 뿐 아니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토렌트는 본래 빠른 속도로 원하는 파일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이지만, 별도의 성인인증 및 결제절차가 없어 누구나 손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돼 문제가 되고 있다. 토렌트는 웹하드 등 국내 소재 서버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음란물 단속 사각지대로 인식돼 왔다. 한편 특정 파일의 코드는 마그넷 주소라 불리며 이 주소를 확보하면 원하는 파일에 접근하여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토렌트 [Torrent]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롱 테일 (the long tail)‘에 대해 많은 얘기한다. 유통 비용이 감소하고, 회사들은 더 많은 재고 품목들을 유통할 수 있게 됐으며, 소규모 커뮤니티가 인터넷을 토해 자신의 독특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작품에 몰려들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제는 가장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회사들이 가장 큰 이익을 거두리라는 게 앤더슨의 주장이다. 

 

 롱 테일 법칙 :: 몇 개의 히트 상품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시장의 법칙이 바뀌고 꼬리에 있던 틈새상품들의 힘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원하는 물건에 접근이 쉬워지면서 틈새상품이 중요해지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롱테일(Long Tail) 법칙이 등장한 것이다. 롱테일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서 IT 잡지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에 의해 명명되었다. '롱테일'은 판매곡선에서 불룩 솟아오른 머리 부분에 이어 길게 늘어지는 꼬리부분을 가리킨다. 그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성공한 기업들 상당수가 20%의 머리 부분이 아니라 80%의 꼬리에 기반하여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오프라인 서점은 한정된 매장에 책을 진열해야 하기 때문에 상위 20% 위주로 책을 전시하게 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런 비용이 적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빛을 못 보던 책들이 오히려 유통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웹2.0'이란 키워드가 인터넷의 화두가 되면서 앞으로 꼬리의 역할은 계속 증대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롱테일 [Long Tail] (매일경제, 매경닷컴)

 

 상업 텔레비전으로는 절대 방송되지 않을 콘텐츠를 다운로드를 이용해 배포하는 독립 미디어 제작자도 상상할 수 있다. 한때는 철없는 팬의 환상이던 것이 이제는 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위키피디아 프로젝트에서 가장 재미있고 논쟁적인 측면은 무엇이 지식인지 결정하는 방식(전통적인 백과사전들이 공인했던 종류의 주제에서 시작해서 전문적인 이익 집단과 하위문화의 흥미에 맞는 더 넓은 범위의 주제들로), 그리고 전문성인지 결정하는 방식(공인된 학문적 권위로부터 레비가 말한 집단지성에 가까운 형태로)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백과사전이 더 부정확한 정보를 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위키피디아 커뮤니티는, 최선의 경우, 자기수정적 특별 위원회로 기능을 하고 있다. 게시된 지식은 다른 독자들에 의해 보완되고 수정될 수 있다.

 

 컨버전스 문화는 매우 생성적이다. 어떤 생각은 하향식으로 퍼져 나간다. 상업 미디어에서 시작되어, 문화 전반으로 퍼져 나가며 다양한 범위의 대중이 수용하고 전유한다. 다른 생각은 상향식으로 떠오른다. 다양한 참여 문화의 현장에서 시작해 미디어 업계가 이익을 뽀아낼 방법을 발견한다면 주류로 끌어올린다. 풀뿌리 미디어의 힘은 그 다양성이다. 방송 미디어의 힘은 그 영향력이다. 이것이 우리가 둘 사이의 흐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참여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위한 최선의 기회임을 나타낸다. 방송의 힘을 던져버린다면 단지 문화적 분절만이 남을 것이다. 참여의 힘은 상업 문화를 파괴하는 데서가 아니라 그것을 다시 쓰고, 개선하고, 수정하고, 고치고, 확장하고, 더욱 다양한 관점을 추가하고, 그것을 다시 유통하고, 주류 미디어에 피드백하는 데서 나온다.

 

 참여는 중요한 정치적 권리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텔레비전의 민주화”나 우리 문화의 다른 측면의 민주화를 추구한다면 참여를 가로막는 것들(자본이든 정부이든)을 우리가 우회해야할 중요한 장애물로 생각해야 한다. 또 다른 핵심 장애물은 참여의 격차라고 말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공교육은 식견을 갖춘 시민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가르칠 필요성의 산물이었다. 감시하는 시민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배양한다는 것이 어떤 일일지 생각해보면 참여의 격차는 훨씬 더 중요해진다. 이제 문제는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안, 어떤 지식이 중요한지, 어떤 종류의 지식이 권위와 존경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토의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식견을 갖춘 시민이라는 이상은 무너지고 있다. 개인이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감시하는 시민이라는 이상은 우리가 함께 숙의할 수 있게 해줄 협력의 새로운 기술, 지식 공유의 새로운 윤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많은 학교는 이런 종류의 경험에 공개적으로 반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자율적 문제 해결자들과 자기충족적 학습자들을 강조한다. 즉, 허가되지 않은 협력은 부정행위이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자원이 아니라 위협으로 인식된다. 주된 초점은 여전히 참여의 가능성보다 조작의 위험성에, 우리 문화가 우리에게 준 중요한 이야기들을 다시 쓰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접근을 제한하는데 – TV 끄기, 닌텐도를 거부하기 – 맞춰져 있다. 우리가 미디어 문화의 미래를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은 미디어 문해력 교육에 대한 이 같은 무력화 접근법에 저항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 교육의 목표를 재검토해서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단지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적 생산자이며 참여자라고 여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판적이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성인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도 필요하다.

 

 컨버전스 문화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여기서는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충돌하고 풀뿌리 미디어와 기업 미디어가 교차하며, 미디어 생산자와 힘과 소비자의 힘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마주친다. 컨버전스 문화는 미래이지만, 지금 그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컨버전스 문화 속에서 소비자는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이자 시민으로서, 우리 문화의 완전한 참여자로서 그들이 그 힘을 인식하고 사용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용어사전

 베타 리딩 (Beta Reading) :: 팬픽 커뮤니티에서 동료 간의 리뷰 과정을 의미하는데, 보다 경험이 풍부한 작가들이 새로운 참여자들을 멘토링해주며, 출판을 위하여 작품들을 개선시키도록 도와준다.

 

 게재 중지 요청서 (Cease-and-desist letter) :: 상업 권리 보유자가 자신의 저작권을 위배한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협박 내용을 담고 있는 편지로, 주로 불법적으로 도용된 게시물의 즉각 삭제 등을 요구한다.

 

 전달 기술 (Delivery technologies) :: MP3 플레이어나 8-트랙 카세트테이프와 같이, 미디어 콘텐츠의 유통을 용이하게 해주는 비교적 일시적인 기술들을 가리킨다.

 

 분산된 지식 (Dispersed knowledge) :: 제임스 기에 의하면, 동호회나 지식 커뮤니티의 어느 구성원이나 이용할 수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분배된 지식 (Distributed knowledge) :: 제임스 기에 의하면, 동호회 내에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지만, 개개의 구성원들이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을 가리킨다.

 

 생태 관광(Eco-tourism)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거나 개발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접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여행을 의미한다.

 

 텔레-투어리즘 (Tele-Tourism) :: 텔레비전을 보다가 영감을 얻는 여행으로, 프로그램 세트장이 있거나 촬영이 진행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

 

 하이 콘셉트 영화 (High-concept films) :: 원래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영화를 의미한다. 저스틴 와이엇에 의하면, “보고, 빠져들고, 책으로 쓰여진다”는 논리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를 가리키는데, 시각적이고 서사적인 요소들을 만들어내는 영화들로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걸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이것이 마케팅 및 판매 활동을 이그는 주된 힘으로 작용한다.

 

 수평적 통합 (Horizontal integration) :: 동일 산업 내에서 생산과 유통, 그리고 판매를 통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들이 폭넓고 다른, 하지만 관련된 산업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갖게 되는 경제 구조를 의미한다.

 

 하이퍼 시리얼 (Hyperserial) :: 자넷 머레이에 의하면,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보다 거대한 허구 경험에 기여를 하는 새로운 서사 구조를 의미하며,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

 

 불완전 영화 (Imperfect cinema) :: 원래는, 제3세계에서 빈약한 자원과 제한된 기술로 제작된 작품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제약은 할리우드 영화를 흉내 내거나 비평할 기회로 변모하였다. 이 책에서 이 어휘는 팬 영화 제작자들이 그들이 할리우드 특수 효과를 얼마나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는가와 그들이 가진 기술적 제약을 감추고자 패러디의 형태를 취하려는 욕구 사이를 조율하려는 방법을 가리키고 있다.

 

 반발 최소화 프로그램 패러다임 (Least objectionable program paradigm) :: 시청자들은 특정 시간대에 좋아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이용가능한 선택지 중에서 최선의 것을 본다는 것으로, 업계의 논의에서 일반적인 개념.

 

 만후아 (Manhua) :: 홍콩에서 등장하는 특유의 만화 스타일

 

 머드 (MUDs) :: 다중 사용자 도메인 (Multiple User Domains)의 약자로, 복수의 사용자가 주로 텍스트를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었던 온라인 커뮤니티의 초창기 원형

 

 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 :: 조 트리피가 동명의 영화제목으로부터 차용한 메타포. 기술, 홍보, 활동, 풀뿌리 조직, 그리고 대중 정서의 변화가 함께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쉽퍼 (Shippers) :: 등장인물들 사이의 특정한 종류의 관계에 빠져든 독자나 작가를 가리키는 팬 용어.

 

 이야기의 호 (Story arc) :: 텔레비전 서사의 구조로서, 여기서는 세부 줄거리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넘나들며 전개되는데, 심지어 때로는 전 시즌에 걸치거나, 혹은 더 극단적인 경우 시리즈 전체의 진행에 걸쳐 전개 된다.

 

 암묵지 (Tacit knowledge) :: 제임스 지에 따르면, 명시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오히려 친화 공간 또는 지식 커뮤니티의 일상적 활동을 통해 체화되는 지식을 뜻한다.

 

 비드캡 (Vid-caps) :: 비디오 화면 캡처를 뜻하는 속어. 텔레비전 방송을 디지털 캡처한 이미지들은 지식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더욱 자세하게 조사할 수 있으며, 또는 단지 프로그램의 팬들이 즐기는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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