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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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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프니까 청춘이다』. 수많은 청춘들의 마음을 울린 김난도 교수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을 비롯해 총 42편의 격려 메시지를 하나로 묶어 소개한다. 네이버와 싸이월드를 통해 청춘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멘토링을 던져왔던 김난도 교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멘토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글을 전한다. 또 때로는 차가운 지성의 언어로 청춘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깨달음을 일깨워주어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를 만나더라도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
저자
김난도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10.12.24

 

0. 프롤로그 - 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 조지 버나드 쇼

 

 모쪼록 나는 그대들이 더 어리석었으면 좋겠다. 너무 영리하게 코앞에 있는 단 1%의 이익을 좇는 트레이더가 아니라, 자신의 열정에 가능성을 묻어놓고 우직하게 기다릴 줄 아는 투자가였으면 좋겠다. 눈앞에 보이는 결승점을 향해 전력질주한 후 지쳐 헐떡이며 퍼져버리는 100m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 저 멀리 열망하는 목적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옮기는 우둔한 답사자였으면 좋겠다.

 

 

 

1. 그대 눈동자 속이 아니면 답은 어디에도 없다

 인생시계 : 그대의 인생은 몇 시인가?

 그대가 대학을 스물넷에 졸업한다 하고, 하루 중 몇 시에 해당하는지,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쯤 된다 치면, 80세 중 24세는 24시간 중 몇 시? 

 아침 7시12분.

 아침 7시12분. 생각보다 무척 이르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시각이다.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대학을 졸업하는 스물넷이 고작 아침 7시 12분이다.

 선생으로서 수많은 젊은이들의 성장기를 지켜본 나로서는, 이 7시 12분의 비유가 의미하는 바가 무척이나 크다고 생각한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활동을 할 준비를 마치는 24세는, 출근준비를 마치고 이제 집을 막 나서려는 시각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은퇴를 하고 노년을 준비하는 60세는? 저녁 6시다. 직장인들이 일을 마치고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거나, 저녁시간을 즐기려는 때다. 참 절묘하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인생 80을 24시간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인생시계의 계산법은 쉽다. 24시간은 1440분에 해당하는데, 이것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다. 1년에 18분씩, 10년에 3시간씩 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금방 자기 나이가 몇 시인지 나온다. 20세는 오전 6시, 29세는 오전 8시 42분이다. 이 시계는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인 80세를 기준으로 했으니, 앞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그대의 인생시각은 더 여유로워질 확률이 높다.

 

 언젠가 우리 학과의 홈커밍 행사에 오신 60세가 넘은 원로 졸업생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본인은 교사를 하셨는데 어느 장관이 갑자기 정년을 단축시켜버려서 아무 준비 없이 황망하게 정년이 닥쳤더라고. 처음엔 그 장관이 너무너무 미우셨단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게 정말정말 감사한다고. 은퇴하고 나니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새로운 세상이 있더라며, 그 세상을 2년 일찍 알게 해줘 고맙다고... 나는 어르신의 말씀에 깜짝 놀랐다. 그렇다. 붉은 노을이 내려앉는 6시 이후에도 엄청나게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혹은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대의 열망을 따라가라

 ㆍ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ㆍ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ㆍ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으로 택하라

 ㆍ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ㆍ앞 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ㆍ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ㆍ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ㆍ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ㆍ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ㆍ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경남 거창고등학교 ‘직업 선택의 십계명’

 

 열망은 힘이 세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열정과 보람을 기준으로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좁고 험난한 길을 사서 가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어느 순간이 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우뚝 서 있다. 매 순간 가장 합리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이 모인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열망의 힘 때문이다.

 

 열망을 뜻하는 영단어 ‘passion’은 아픔이라는 의미의 ‘passio’를 어원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다. 열망에는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이란 눈앞에 당장 보이는 달콤한 미래의 꿈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데서 온다.

 

 그는 참 바보 같은 결정을 했다.

 하지만 그 바보 같음이 그를 더 빨리 꿈에 데려다 주리라.

 

 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가장 훌륭한 꽃은 없다. 저마다 훌륭하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 제가 피어날 철에 만개하는 것이다. 

 문제는, 꽃에 대해서는 그렇게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으면서 자기 인생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청춘들은 대부분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아름다운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매화 꽃잎이 다 지고 난 5월에 만개하는 장미는 어느 꽃보다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하지만 장미가 마음이 급해 3월에 피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춘삼월 찬이슬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동백은 동백대로, 자기가 피어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다. 꽃들도 저렇게 만개의 시기를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대들은 하나같이 초봄에 피어나지 못해 안달인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소년등과(少年登科)라는 말이 있다.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인간의 세 가지 불행 중 첫 번째로 소년등과를 꼽았다. (나머지 두 가지는 아버지 덕으로 좋은 벼슬에 이르는 것과, 재주가 좋은데 글까지 잘 쓰는 것이다.) 

 

 선생으로서 내가 제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일찍’ 출세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성공하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크고 작은 굴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생을 마감하면서 “내 가장 큰 성취는 이것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래도 내가 20대 후반에는 남보다 훨씬 잘나갔다.”고 자위하는 것은 큰 위미가 없다.

 

 퀴즈 하나. 우리 영화제에는 있는데,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없는 수상부문은?

 덧붙이자면 미국의 영화산업은 우리보다 역사도 더 오래되고 규모도 더 크기 때문에, 아카데미 영화제의 수상부문은 대종상 같은 우리나라 영화제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꼭 있는데 아카데미에는 없는 부문이 있다. 어떤 상인지 그대는 아는가?

 답. ‘신인상’이다. 영화계에 데뷔한 첫해에 가장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상이다. 다들 ‘일생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는 상’이라고 하며 굉장히 영광스러워한다. 탤런트나 가수를 오래 하다가 뒤늦게 영화에 데뷔한 배우들이 수상하기도 해서 지긋한 나이에 신인상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정작 영화제의 꽃이라는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신인상 부문이 없다.

 

 필모그래피 :: 영화 관계 문헌 혹은 영화 목록을 뜻하는 용어. 일상적으로는 감독, 배우, 제작자 등 영화 관계자들의 고유 영화 목록을 뜻한다. 예를 들어 감독의 경우 자신이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 작품 리스트가 이에 해당한다. 이 목록을 작성하면 한 사람의 감독, 배우, 제작자 등의 영화 이력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필모그래피 [filmography] (영화사전, 2004.9.30., propaganda)

 

 많은 청춘들이 인생의 ‘신인상’에만 연연한다. 친구들보다 ‘빨리’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친구들보다 ‘먼저’ 전문직에 나가고, 친구들보다 ‘앞서’ 부와 안정을 누리고 싶어 한다. 다들 신인상에만 안달 나 있을 뿐, 먼 훗날 주연상을 받을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다들 20~30대에 무슨 직업을 가질 것인가에만 온통 관심이 가 있지, 인생의 사회적 전성기인 50~60대에 이루어야 할 비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기억하라. 그대가 노려야 할 것은 신인상이 아니라, 그대 삶의 주연상이다.

 

 네 눈동자 속이 아니면, 답은 어디에도 없다

 상황은 변한다. 그대가 고등학교 때 품었던 상상이 대학에 와서 크게 변한 것처럼, 그대의 지금 계획은 대학원이나 직장에서 경험하게 될 중요하고 소소한 여러 가지 정보와 사건을 만나 크게 바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계획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조바심은 내려놓고 미래설계의 문을 한 뼘쯤은 열어두어야 한다.

 

 내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터득한 상담의 노하우가 있기는 하다. 최대한 말을 많이 시켜 끝까지 얘기를 들은 다음, ‘본인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다.

 내가 내린 판단으로 상담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답을 찾아 반문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는 사실은, 곧 누구나 자기 가슴속에 답을 안고 산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저런 이유로 그것을 꺼내들지 못했을 뿐.

 

 때로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좁은 계곡을 헤쳐 나가야 했던 강물이 비로소 소망했던 바다를 만났을 때의 막연함.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2009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어느 기자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계획을 세우지 마라.”

 아니, 미래학자가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충고하다니? 기자가 어리둥절해하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스무 살에 이걸 하고 다음에는 저걸 하고, 하는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그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은 복잡하고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그대 그리고 고시 : 안정에 성급히 삶을 걸지 마라

 집요한 불안이 청춘 때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불안함의 존재 자체보다는 그 불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너무 조급하게 해결하려는 데서 시작된다.

 대학에만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던 많은 청춘들이, 이번에는 전문자격만 따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손쉽게 가정해버린다.

 그러나 자격고시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안이하고 나태한 결정일 수 있다. 왜 그럴까? 스스로는 나름 결의에 차서 시험 준비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자기 가능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포기하는 순간, 아주 쉽게 자기 형편에 맞는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대는 지금까지 평생을 ‘시험공부’만 해왔다. 공부에 진절머리 난다고는 하지만, 내심 공부(실은 시험보기)하는 것이 제일 편해져버린 것이다.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끈질기게 취업의 관문을 두드리는 것도, 공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하는 법’을 익히는 것도, 너무 어렵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이 남의 얘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젊음의 모든 문제를 시험 준비로 환원시켜 버리고 나면, 그 아픔을 잠시 유예할 수 있다.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줄 수 있다. 

 그래서 시험 준비란 겉으로는 매우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의 전체적인 프레임에서 보면 문제를 유예하는 게으른 과정일 수도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 이것이 바로 청춘의 정의다. 많은 성취들이 불안을 동인(動因)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세상에서 절대로 말릴 수 없는 세 부류는 마약하는 사람, 선거 나가는 사람, 그리고 고시 치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늦은 가을이 되어야 가장 풍성한 과일을 수확할 수 있듯, 우리 인생의 열매를 거둘 시기는 아직 멀리 있다는 사실을 그대가 다시 새겼으면 좋겠다. 가슴 떨리는 불안을 연료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밝혀나갔으면 좋겠다.

 

 아직 재테크 시작하지 마라

 돈은 섹스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거기에만 몰두하게 만든다. 다른 것들은 시시해 보인다. 아무리 소액이더라도 한번 통장에 돈이 쌓이는 맛을 알고 나면,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당장의 잔고에만 몰두하게 된다. 불확실한 미래는 시시하게 보인다.

 

 아직 재테크 시작하지 마라. 대신 꿈꾸기를 시작할. 오히려 한 달에 한 가지라도 ‘전혀 돈이 되지 않을 일’을 찾아 시도해보라.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라

 “내게 나무를 벨 시간이 여덟 시간 주어진다면, 그중 여섯 시간은 도끼를 가는데 쓰겠다.”

- 에이브러햄 링컨

 

 진정한 성취란 확고한 목표, 적절한 방법론, 성실한 실천의 세 가지가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예상 외로 대화에 인색하다. 그들은 대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주로 편한 친구나 가까운 학교선배와 ‘얘기’만 한다. 물론 이들과는 함께 겪는 어려움을 공감한다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같은 미로에서 함께 헤매는 경우가 많아서 자기성찰에 이르게 하는 혜안을 얻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선배란 ‘같은 어둠 속을 조금 앞에서 헤매는 사람’이라 하지 않는가.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

- 아프리카 속담

 

 “여행이란 사회적 임사(臨死) 체험이다.”라고 했다. 여행은 어느 면에서는 죽음과 유사하다. 여행을 떠나버리면, 내가 있던 곳의 사람들에게 나는 ‘없는 사람’, 즉 죽은 사람이 된다. 여행은 자신의 부재가 나의 지인과 공동체에 어떤 의미였나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여행을 떠나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낯선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서울에서 허덕이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잘한 일, 잘못한 일, 평소에 덮어두었던 내 적나라한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라서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사람이란 객지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모양이다.

 

 목표, 방법론, 실천.

 세속적 의미의 성공이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꿈이든,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세 요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목표가 없으면 무의미하며, 방법론이 옳지 않으면 비효율적이고, 실천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인생은 한 다리 짧은 삼각대처럼 힘없이 무너진다.

 

 부러워하지 않으면, 그게 지는 거다

 자기보다 잘난 (혹은 잘나 보이는) 사람에게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질투하거나, 아니면 선망하거나.

 

 질투하는 대신 선망하라. 타인의 성취를 인정하라. 설령 그의 성공에 문제가 많아 보일지라도 그대는 오히려 그에게서 존중할 만한 점을 애써 찾아, 그것을 배워라.

 한껏 부러워해라. 그래야 이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보고도 부러워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지는 것이다.

 

 그대에게 쓴 편지 - 슬럼프

 그래, 자네가 요즘 슬럼프라고? 나태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기가 어렵다고?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 계속되면서 이제는 스스로가 미워질 만큼, 그런 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고? 그래서 내 얘길 듣고 싶다고?

 우선 하나 말해둘게. 나는 슬럼프란 말을 쓰지 않아. 대신 그냥 ‘게으름’이라고 하지. 슬럼프, 라고 표현하면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지금부턴 그냥 게으름 혹은 나태라고 할게.

 

 나는 늘 그랬어. 한 번도 관료제가 견고한 조직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지. 하다못해 군대도 학교(육군 제3사관학교)였다니까? 그렇게 거의 25년을 학생으로 살다가, 어느 날 다시 선생으로 위치를 바꾼 것이 다야.

 복 받은 삶이지만, 어려운 점도 있어. 나를 내치는 상사가 없는 대신,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내 삶이었거든. 그래서 늘 힘들었어, 나 자신을 꾸준히 관리해야 된다는 그 사실이. 평생을 두고 나는 ‘자기관리’라는 화두와 싸워왔어.

 사람이 기계는 아니잖아. 감정적인 동요가 있거나, 육체적인 피로가 있거나, 아니면 다 제외하고라도, 그냥 어쩌다 보면 좀 게을러지고 싶고, 또 그런 마음은 오래가는 게 인지상정이잖아. 더군다나 교수라는 직업은 밖에서 점검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슬럼프, 아니 나태에 훨씬 쉽게 그리고 훨씬 깊게 빠져. 어떻게 아느냐고? 내가 자주 그렇다니까? 자네들에게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난 나태란 관성의 문제라고 생각해. 자전거는 올라타서 첫 페달을 밟을 때까지가 제일 힘들지. 컴퓨터 켜기도, 자동차 시동 걸기도, 사는 것도 마찬가지야. 정지 상태에서 벗어나는 모멘텀을 줄 의지가, 머물러 있으려는 관성에 치여버리는 현상. 난 그것이 자네가 말하는 ‘슬럼프’의 합당한 정의라고 생각해.

 

 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나태한 자신이 싫어진다고 말은 하면서도 그 게으른 일상에 익숙해져서 그걸 즐기고 있단 말이지.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그걸 즐기고 있단 말이지. 실은 자네도 슬럼프를, 아니 오랜만의 연속된 나태를 즐기고 있는 거라면 이글을 여기까지만 읽어. 딱 여기까지만 읽을 사람을 위해 덕담까지 한마디 해줄게. “슬럼프란 더 생산적인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기간이다.” 됐지? 잘 가.

 

 사실, 이 덕담은 거짓말이야. 너무 오래 나태하면 안 돼. 자아가 부패하거든, 그러면 네 아름다운 육신과 영혼이 슬퍼지거든, 그러면 너무 아깝거든. 그러니 슬럼프, 아니 나태에서 ‘정말’ 벗어나겠다고 스스로 각오해. 그런 다음 이제 우리 이야기를 나눠보자.

 

 보통 ‘슬럼프’ 상태에서는 정신이 확 드는 외부적 자극이 자신을 다시 바로잡아주기를 기다리게 되지. 어떤 강력한 사건이나, 친구나 선배의 따끔한 한마디, 혹은 소주를 진탕 마신 뒤 어슴푸레한 새벽 숙취 속에서 느끼는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이라도... 그런 걸 느낄 때까지는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자학을 유보하려 하지. 

 내가 한마디만 할까? 그런 자극은 없어. 아니, 어쩌면 늘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이란 말이야. 그 자극을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생활의 실천으로 옮기는 스스로의 노력이 없으면 그런 자극이 백번 있어도 아무 소용없단 말이야. 정말 나태에서 벗어날 참이면 코끝에 스치는 바람에도 삶의 의욕을 찾고, 그러지 않을 참이면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늘 같은 상태라니까?

 

 나도 자네만 할 때는 말이지, 가을이면, 특히 11월이면 감상적이 되고 우울해지고 많이 그랬거든? ‘자 11월이다, 감상적일 때다!’하고 자기암시를 주기도 하고... 그래놓고는 그 감정을 해소한다고 술도 마시고, 음악을 듣고... 그러면 더 감상적이 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은근히 즐겼어. 딱지가 막 앉은 생채기를 톡톡 건드리면 따끔 따끔 아프지만 재미있잖아. 내 젊은 날의 버거움이란 그런 딱지 같은 거였나 봐.

 나도 철이 들었나 보지? 차츰 해결법을 찾았어. 감정은 육체의 버릇이라는 걸 깨닫게 된 거지. 햇볕을 지나치게 덜 쪼였다거나, 운동량이 부족했다거나, 술이나 담배를 많이 했다거나... 난 정말 감정에서 자유롭고 싶을 때는 5km 정도를 달려. 술은 오히려 되도록 적게 마시지, 몸이 아니라 마음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해. 꽤 효과 있어.

 

 나아가 육체의 버릇보다 더 근원적인 건, ‘목표’의 문제야. 나태는 목표가 흐려질 때 자주 찾아오거든. 선생님 같은 나이에 무슨 새로운 목표가 있겠니? 내 목표란 ‘좋은 선생’, 그리고 ‘좋은 학자’가 되는 건데, 그 ‘좋은’이라는 게 무척 애매하거든. 목표는 원대할수록 좋지만, 너무 멀면 동인(動因)이 되기 힘들어.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엔 더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대개 일주일이나 한 달짜리 목표를.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말로’ 원한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쉬워. 시점을 짧게 두는 게 포인트야. 그래, 바로 ‘오늘’ 해결하면 돼.

 늘 ‘오늘’이 중요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뭐 이런 차원이 아니야. 그냥 오늘 자전거의 첫 페달을 밟고 그걸 만족하면 돼. 그런 오늘들이 무섭게 빠른 속도로 모이거든. 나태가 관성인 것처럼, 부지런함도 관성이 되거든.

 사실은 선생님도 먼 나라에 혼자 떨어져서 요즘 감정적으로 무척 힘들어. 그래서 물리적인 생활을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해. 육체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했잖아? 늦게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고, 술 마시지 않고, 햇빛 아래서 많이 움직이고 걷고 뛰고, 꼭 1시간은 색소폰 연습하고, 몇 글자라도 읽고, 3페이지 이상 글 쓰고... 나는 잘 알거든. 이런 육체적인 것들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나태 속으로 빠지게 되는 걸, 이미 여러 번 경험했거든.

 

 힘 내. 얘기가 길어졌지? 내가 늘 그래. 대신 긴 설교를 요약해줄게. (선생님답지?)

 일. 나태를 즐기마. 은근히 즐기고 있다면 대신 힘들다고 말하지 마.

 이.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할 일을 해. 술 먹지 말고, 일찍 자.

 삼. 그것이 무엇이든 오늘 해. 지금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아직도 나태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야. 그럴 거면 더 이상 칭얼대지 마.

 사. (마지막이야, 잘 들어!)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 속에서라도,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 원이 천 원 되겠어? 자학하지 마, 그 어떤 경우에도, 절, 대, 로.

 

 그거 알아? 모든 것은 흘러. 지나고 나면 이번 일도 무덤덤해질 거야. 하지만 말야, 그래도 이번 자네의 슬럼프는 좀 짧아지길 바라.

 잘 자.

 (아니, 아직 자지 마. 오늘 할 일이 있었잖아?)

 

 

 

2.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시련은 나의 힘

 어른이 된다는 건, 세금을 낸다는 거다.

 

 누군가 젊은 시절의 내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성숙한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웃기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숙, 그런 거 안 해도 좋으니까 그런 어려움은 절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로마를 로마로 만든 것은 시련이다. 전쟁에 이겼느냐 졌느냐 보다 전쟁이 끝난 뒤에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나라의 장래는 결정된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2권, p.67

 

 ‘신은 사랑하는 인간을 시련으로 단련시킨다.’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깊은 바닥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닥이 두려운 것이다.

 

 포기하는 것이 지속하는 것보다 어렵다.

 

 그 한 사람이 그대의 커다란 바다다

 우리가 쇼핑을 하거나 수강신청을 할 때는 선택 가능한 대안을 물색한 후, 이들을 한꺼번에 주욱 늘어놓고 그중에서 고르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속성 혹은 기준에 입각해 결정을 하느냐’이기 때문에, 이런 의사결정 방법을 ‘속성별 처리’라고도 한다. 속성별 처리의 장점은 여러 대안을 동시에 검토한 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친구를 선택할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특정한 시점에 마음에 드는 특정인을 두고, ‘그를 이성친구로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여러 대안을 놓고 속성별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안을 선택하느냐 하지 않느냐만 결정하기 때문에, 일종의 ‘대안별 처리’라 할 수 있다. 대안별 처리는 한 번에 하나의 안(案)에 대해서만 의사 결정을 한다. 그리고 일단 채택하고 나면 그 이후에 더 좋은 대안이 나타나서 선택을 바꾸는 데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든다.

 그러니까 어장관리란 ‘대안별 선택’을 해야 하는 이성관계에서도 ‘속성별 선택’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성친구를 선택하는 일을 마치 옷이나 가방을 쇼핑하는 것처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나는 현대 소비주의의 논리가 인간관계에도 일부 스며들어온 결과 가운데 하나가 어장관리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는 쇼핑과 다르다. 인간관계란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좋은 파트너가 ‘되는’ 일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고, 연인 사이에서도 그렇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만 ‘밑지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관계란 호혜적인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도 밑지지 않겠다고 나오는 순간, 서로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 불가능해져 버린다.

 어장관리는 한번 맺은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과거의 혹은 미래의 더 나은 대안에 대해 미련을 갖게 만든다. 그러니 관계의 깊이가 자꾸만 얕아지는 것이다. 종국에 가면 어장관리를 당하는 쪽이 아니라, 하는 쪽이 피해자가 된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 2.0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우리는 많은 경우,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실은 ‘누군가를 그렇게도 사랑하고 있는 로맨틱한 감정에 놓인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내 안의 혁명 : 프리다 칼로 이야기

 프리다 칼로 :: 멕시코의 여류 화가. 멕시코 민중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으로 유명해졌으며, 교통사고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로 정신적 고통을 극복한,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두산백과)

 

 차꼬 :: 족쇄의 일종.

 

 트로츠키 :: 본명은 브론슈타인(Leib Davidovich Bron-stein). 러시아혁명 당시에 기회주의자, 반혁명분자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최근에 다시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 시절에는 나로드니키에 참가하였으나, 후에 마르크스주의로 경도되었다.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이 제2차 대회에서 볼셰비키와 멘셰비키로 분열했을 때는 후자에 속하였다. 1905년 제1차 혁명 당시에는 레닌의 혁명 방침, 즉 노동자 계급의 지도에 의한 노농동맹에 입각한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으로부터 사회주의로의 전화라는 방침에 대립하여 '영구혁명론'을 주장, 1912년에는 8월 블록을 조직하여 볼셰비키에 대항하였다. 
1917년의 10월 혁명 직전에 볼셰비키에 가입. 일국(一國)사회주의 혁명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혁명의 성공 후에 외무 인민위원으로서 독일과의 강화에 반대하여 소비에트 정권의 위기를 가져왔다. 그 후에도 끊임없이 '세계혁명론'을 주장하며 스탈린과 대립하였다. 스탈린은 일국사회주의, 즉 러시아만 가지고도 세계혁명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고 트로츠키는 러시아는 후진국이기에 소비에트 독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의 혁명을 지원하여 세계 혁명을 해야한다고 주장, 그후 1927년당으로부터 제명되었다. 1927년에 국외로 추방되어, 국외에서 제4인터내셔널을 결성하여 반소ㆍ반혁명 음모 활동을 하다가 1940년에 멕시코에서 암살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트로츠키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멘셰비키 ::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의 우파. 러시아어로 소수파(少數派)라는 뜻이다.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제2차 대회에서, 조직론을 둘러싸고 당이 양분되었을 때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다수파)와 대립하던 소수파를 말한다. 지도자는 L.마르토프이다.
독일사회민주당의 수정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은 합법적 마르크스주의·경제주의의 계보를 이었고, 후진국 러시아에 있어야 할 혁명은 부르주아혁명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것은 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부르주아 좌파와 함께 나아가야 하며 부르주아지와의 협조를 중시하는 것으로서, 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전제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무장봉기나 프롤레타리아독재 등의 혁명방식을 부정하는 뜻에서 반(反)볼셰비키의 입장을 취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멘셰비키 (두산백과)

 

 디에고 리베라 :: 멕시코의 화가. 멕시코내란 종식과 함께 귀국하여 미술가협회를 결성, 활발한 벽화운동을 전개하였다. 멕시코의 신화·역사·서민생활 등을 민중에게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공공건축물에 늠름한 감각과 힘에 넘치는 벽화를 그렸다. 민중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르며, 유럽회화의 전통을 멕시코의 전통에 결합시키려 했다. 프리다 칼로의 남편.
[네이버 지식백과] 디에고 리베라 [Diego Rivera] (두산백과)

 

 바보들은 결의와 각오만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실천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나태와 타성으로 포기하기 일쑤다.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실천이요, 용기다. 그것이 혁명이다.

 

 내 인생의 오답노트

 2010년 U-17 여자월드컵에서 MVP와 득점왕을 차지하며 한국 팀을 우승으로 이끈 여민지 선수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에 입문하면서부터 써온 훈련일기가 화제가 됐다. 초보자를 위한 축구교재로 삼아도 될 만큼 충실한 메모와 자기반성으로 이미 6권을 채웠다고 한다.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마라톤 영웅 황영조 선수도 1988년 강릉 명륜고 1학년 때부터 1996년 은퇴할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일기를 적었다고 한다. 어떤 날씨에, 어떤 길을 달렸고, 무엇을 먹었으며, 기록은 어땠는지 등... 국가대표를 이끌고 있는 지금도 그 자료를 선수지도에 참고할 정도라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다르다.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능력이 있다.

 

 누구나 지금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늙은 때다 

 다른 나라 같았으면 10대 중반에 겪었어야 할 사춘기적 문제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입을 위한 무한경쟁’ 때문에 유예됐다가 성년이 되면서 폭발한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에 다가섰는데, 막상 그 선택지는 거의 무한대로 다양하다.

 무한대에 가까웠던 선택지가 하나둘 줄어들 때, 우리는 나이를 먹는다.

 

 죽도록 힘든 네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염원이다   

 주광(走光) 현상 :: 목숨을 잃을지언정, 빛을 보면 숙명처럼 달려드는 현상. ex) 나방

 

 인도네시아의 어느 원주민은 원숭이를 사냥할 때 재미있는 방법을 쓴다고 들었다. 손을 펴서 넣으면 들어가고, 주먹을 쥐면 빠져나갈 수 없는 크기의 주둥이를 가진 항아리 안에 음식을 넣어두면 된단다. 원숭이들이 달려와 항아리 속에 손을 넣어 먹이를 꺼내려고 하지만 주둥이가 좁아 먹이를 쥔 채로 손을 빼낼 수는 없다. 먹이를 포기하면 손을 뺄 수 있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못해 항아리 속에 손을 넣은 채로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원주민에게 잡혀간다는 것이다.

 

 자기가 가진 것은 과소평가하고 남이 가진 것에 초점을 맞추어 판단하는 것을 초점주의(focalism)라 부른다.

 

 ‘행복이란 불행해서 되돌아 볼 때만 알 수 있는 것’

 

 “감옥과 수도원의 차이는 불평을 하느냐 감사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 고노스케 :: 일본의 가전업체인 마쓰시타[松下]전기산업(주)의 창업자. 기업홍보지 《PHP:Peace and Happiness through Prosperity》를 통해 사상적 계몽운동에 이바지하였고, 인재양성을 위해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을 설립하였다. - National, Panasonic
[네이버 지식백과] 마쓰시타 고노스케 [松下幸之助(송하행지조)] (두산백과)

 

 나에게 쓴 편지 – 치열한 꿈꾸기

 1996년 여름, 박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나는 그때까지 필생의 목표였던 모교에 교수로 지원했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죽어버릴까 생각해봤을 만큼 좌절의 나날을 보내다가, 이 일기를 쓰고서야 비로소 조금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1년 후, 지금 내가 재직하는 서울대 소비자 학과에 교수로 임용됐다. 힘들었던 날의 기록을 수정하지 않고 싣는다.

 

 1996년 9월 어느 새벽

 

 어쩌면 지금 내가 가장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짧은 기간이나마 내 인생을 걸어 원했던 직장에의 취직도 난망(難望)하고, 당장 경제적으로조차 자립할 수 없는 이 서른넷의 무게가 끊임없이 숙명을 방해하는 지금, 그 정서의 버거움을 나눌 벗들은 너무나 멀리 있고, 해 지고 나면 결국은 몇 방울 알코올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를 넉 달째인 지금이, 내가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 중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기일는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자꾸 든다.

 

 숨 쉬는 것이 버거울 만큼 미래의 불안과 현실의 불만이 짓눌리면서 이처럼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건 공연한 자위에서가 아니라, 나는 아직도 꿈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치열한 나의 꿈꾸기.

 

 길을 걷거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거나, 나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을 하고 산다. 모교에서 교편을 잡을 수 있을까. 운전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나는 오직 한 가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을까.

 난데없이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 잊었던 나의 꿈을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일상의 자잘한 좌절과 회의에 몸을 떨 때마다, 나는 한결같이 같은 결론을 낸다. 현실에 치열하자.

 

 곧 어디엔가 자리를 잡고, 일상의 깊은 늪으로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조금씩 조금씩, 나는 그렇게 빠져들 것이다. 적당한 이유를 댈 수 있는 속도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어느 순간 쉽게 이름을 얻고 편히 돈을 얻는 일에 나의 꿈꾸기는 자리를 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자애(自愛)를 담보로 한 이 도덕적 치열함도 차츰 탈색해갈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아마도 얼굴엔 주름이 지고 이마에는 광택이 들어, 바로 노인의 외모를 가지게 되리라.

 

 치열한 꿈꾸기의 상실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감이 아니라, 안정과 안락의 보수성에서 비롯한다. 실패에 내재된 개혁성만이 그러한 꿈꾸기를, 늘 꿈꾸기를 포기치 않는 질긴 나르시시즘만이 그러한 치열함을 가능케 한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어린 시절 읊조리던 김수영 시인의 <사랑>의 한 구절이 새삼 새롭다.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불안이라는 시어를 다시 상기하게 한 것은 이것이다. 지금 이 방을 둘러싸고 있는 불안, 이 불안한 꿈꾸기.

 

 늘 꿈꾸기를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 꿈꾸기를 망각하는 것이 백배는 더 무섭다. 따라서 꿈꾸기의 가장 은밀하지만 치명적인 적(敵)은 꿈의 성취 바로 곁에 숨어 있다. 그 성공의 보수성.

 내가 작은 성취에 마취되어 꿈꾸기를 천천히 잊게 되거나, 삶의 치열함을 차츰 잃게 될 것이 두려워서 이 글을 쓴다. 지금의 이 불안함과, 불안 속에서 키우고 있는 이 치열한 꿈꾸기가 부패하지 않도록. 

 매일매일 나를 일깨우는 이 버거운 현실과 어둔 미래가 명치끝 그 깊은 곳에서 나를 까맣게 태우는 오늘, 지금이 어쩌면 내 생애 중 가장 풍요로운 순간이리라 되뇌면서, 나태의 나락에서 몸을 추스르지 못할 그 어느 날에 바로 오늘의 불안과 오늘의 자위를 한 번만 되살려달라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쓴다.

 

 짧은 덧붙임. 그 어느 날, 나는 이 글을 꺼내어 들 용기나마 있을까. 읽고서 바로 자신을 추스를 만큼 나의 영혼은 그렇게 그만큼 날씬할까.

 

 그대에게 쓴 편지 – 이별, 그 후  

 그랬구나... 결국 그 사람과 헤어졌구나. 그래서 네가 요새 그렇게 힘들어했구나. 선생님은 그것도 모르고, 요즈음 왜 이 모양이냐고 너를 닦달만 했구나. 미안하다. 나는 몰랐어.

 힘 내. 이 한마디, 네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지금 선생님으로서는 이 말밖에는 할 수가 없구나. 힘 내. 

 

 요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지? 공부는커녕 밥 먹고 물 마시는 것조차 너무 힘들다고, 길을 걷다 마주친 그 사람과 관련된 작은 기억의 조각에도 울컥 열병이 다시 도진다고, 그래서 담배를 배우고 술이 늘었다고... 뭐에 중독된 사람처럼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접속해, 혹시 그날 이후 그가 방문한 흔적이 있는지만 찾고 있다고, 그러다 남아 있는 예전의 사진이며 글을 보며 시도 때도 없이 한바탕 눈물을 쏟아야 한다고. 그런데도 간간이 들려오는 그의 소식은... 뜻밖에도 너무 잘 지내는 것 같다고. 나는 이렇게 아픈데, 나는 이렇게 아픈데...

 너무 아파하지 마, 이런 말로는 네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걸 내게 문신처럼 남아 있는 기억으로 알면서도 지금 선생님으로서는 그저 이 말밖에는 할 수가 없구나. 너무 아파하지 마.

 

 이 말이 너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렇게 아픈 건,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세상의 모든 이별이 다 그렇게 아파. 지금 저 거리를 바삐 오고가는 수많은 아저씨와 아줌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모두 상실의 지독한 몸살을 앓았어. 저분들이 몸속에 실연에 버티는 항체를 키우고 별 일 없다는 듯 저렇게 살아가기까지는 독한 이별의 고통을, 그것도 여러 번 감내해야 했어.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이 있대. 이놈은 특히 시각적 자극에 반응해서 어떤 사람을 보고 마음에 들었을 때 흥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고 해. 한마디로 누군가를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호르몬이지. 페닐에틸아민은 화학적으로 마약의 주성분인 암페타민 계열에 속해서 흥분과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데다 식욕억제 작용까지 있다는 거야. 사랑에 빠지면 늘 흥분과 긴장의 연속이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았던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우리 몸 안에서는 호르몬의 축제가 벌어진다는가 봐. 페닐에틸아민 외에도 엔도르핀,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코르티솔,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이 변화하면서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는다는 거야.

 연인과 헤어지면 몸속의 호르몬들이 다시 정상궤도를 찾게 되지. 페닐에틸아민의 마법이 풀리고 엔도르핀 수치도 급격하게 떨어져. 마약이 끊기는 거지. 이 순간 이들 성분에 대한 강한 생리적 금단현상이 일어난다고 해. 더구나 엔도르핀의 대체작용으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라는 전달물질이 갑자기 증가하는데, 이것이 다시 사람을 흥분시키고 욕망을 자극한다고 해. 오랫동안 그리움에 사무치는 이유가 바로 이거야. 스트레스를 주는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급속히 늘어나서 잠이 오지 않고 항상 불안하게 된다는 거야. 이별의 아픔이 그토록 큰 데에는 육체적으로도 다 이유가 있었어.

 갑자기 뜬금없이 호르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너에게 객관화시켜주기 위해서야. 스스로를, 그 사람을, 이 상황을 남의 일 보듯 볼 수 있게 해주려고. 상실의 고통이 너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팔 할은 그저 물적(物的) 작용의 결과였음을 일깨워주면, 네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해서...

 

 시간이 지나 호르몬의 금단현상이 사라지고, 인체의 항상(恒常) 작용에 의해 다시 모든 호르몬들이 정상수치로 돌아올 때, 비로소 이별의 육체적 아픔은 끝나겠지. 그러면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준비가 끝나는 거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나 봐. 

 어떤 친구들은 이별 후에 몹시 상심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주변 사람들을 뜨악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잖아? 나는 그런 친구들의 성격이나 연애관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호르몬의 작용이 아닐까 생각해. 그 금단작용을 유난히 견딜 수 없거나, 생각보다 호르몬이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속도가 빨라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데 무리가 없는 거지.

 

 그럼 우리 한번 호르몬을 바라보는 것만큼이나 냉정하게 사태를 다시 한 번 바라봐 볼까? 결국 그 사람이 왜 너를 떠났다고 생각해? 서로 너무나 달라서? 그 장벽을 뛰언ㅁ기에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어차피 맺어질 수 없는 게 너무 분명하니까 지금이라도 헤어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아서? 아니면, 결국 너를 사랑하니까?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그 사람이 너를 떠난 건, 네가 충분히 갖기 못한 ‘그 무엇’ 때문이야. 그가 내심 기대했지만 너는 충분히 줄 수 없었던 ‘그 무엇.’ 그러면서 실은 한 번도 네게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던 ‘그 무엇.’ 바로 그것 때문에 그는 떠났어.

 

 다소 독하게 얘기해서 미안한데, 할 수 없어.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너를 추스를 수 있는 출발점이야. 이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했지? 그 마음이 진심이라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지금의 네 아픔은 꽤 오래 갈 거야. 왜냐면 말이지, 네가 겪고 있는 힘겨움은 실은 호르몬 때문만이 아니거든. 그 절반은 네가 스스로 만들고 있는 거야.

 내 생각에 너의 좌절은 그 사람에 대한, 혹은 자신에 대한, 시위인 것 같기도 해. “봐라, 나 이렇게 아파한다.”고 처절하게 보여줌으로써 그에게 죄책감이, 후회가, 아쉬움이 들게 하고 싶은 건 아닐까? 어떻게든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고 싶은 건 아닐까?

 

 이제 일어나.

 이렇게 네가 무너진다고 해서 그 사람, 다시 돌아오지 않아. 혹시 기회가 오더라도 그와는 다시 만나지 마.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똑같은 일을 다시 겪게 될 거야. 아까 이야기한 ‘그 무엇’을 네가 갖추기 전까지는.

 ‘그 무엇’이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작출 수 없는 것일지라도, 너무 좌절하지는 말아. ‘그 무엇’이란 무척 상대적인 것이거든. 네가 언젠가 만날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지금 네가 가진 그것이 너의 가장 큰 매력이 될 수도 있어.

 그는 너를 사랑하기에 떠난 것이 아니야. 너보다는 자신을 더 사랑하기에 떠났어. 이기적인 사람이지. 하지만 너무 원망하거나 욕하지는 마. 우린 모두 이기적이잖아. 하지만 누군가, 서로에게 이기적이고 싶지 않게 되는 사람이 저 거리 어딘가에 분명히 있어.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야. 다만 이번에는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 것뿐. 

 

 자, 이제 잊고 일어나. 아무렇지 않게 끝낼 수는 없겠지만, 자학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해. 너무 긴 힘듦은 아름다운 널 병들게 할 뿐이야. 다음 주 강의실에서 자네 이름을 부를 때면, 신입생 환영회 때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해주었던 너의 그 활기차고 기분 좋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

 

 페닐에틸아민 :: 초콜릿의 주성분. 몸의 에너지 수위와 심장박동을 높이고 행복감을 준다.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음

 

 암페타민 :: 암페타민(amphetamine)류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고, 기민성을 증가시키고, 말하는 능력과 전반적인 육체활동을 증가시키는 약물군이다.ㅠ주요 암페타민류 약물에는 암페타민, 덱스트로암페타민 그리고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이 있다. 엑스터시도 암페타민을 공정을 달리해 만든 신종 마약이다. 암페타민은 매우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1887년 처음으로 합성되었으며 1932년 의료계에 소개되어 기관지 천식, 비만증, 우울증, 파킨슨씨병, 간질, 수면 발작 등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암페타민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아드레날린 :: 부신수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에피네프린이라고도 한다. 에피네프린은 교감신경에서의 자극의 전달물질이라고 생각되고 있는데, 중추로부터의 전기적인 자극에 의해 교감신경의 말단에서는 분비되어 근육에 자극을 전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에피네프린 [epinephrine] (두산백과)

 

 노르아드레날린 :: 노르아드레날린은 아드레날린이 되기 전단계의 물질. 화학적으로만 약간 다를 뿐 약리작용도 교감신경 자극효과도 비슷하다. 아드레날린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당량 증가, 혈압 상승, 지혈 등의 작용을 한다. 

 

 도파민 :: 도파민은 혈압조절, 중뇌에서의 정교한 운동조절 등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며 가장 널리 알려진 기능으로는 쾌감ㆍ즐거움 등에 관련한 신호를 전달하여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만약 도파민의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낮으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며 감정표현도 잘 하지 못하는 파킨슨병에 걸리게 되며, 분비가 과다하면 환각 등을 보는 정신분열증에 걸릴 수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도파민의 전구체인 L-dopa를 처방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도파민 [dopamine]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옥시토신 :: 어원은 그리스어로 '일찍 태어나다'라는 의미로 자궁수축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옥시토신은 아기를 낳을 때 자궁의 민무늬근을 수축시켜 진통을 유발하고 분만이 쉽게 이루어지게 하며 젖의 분비를 촉진시켜 수유를 준비하게 하는 호르몬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옥시토신 [oxytocin] (두산백과)

 

 바소프레신 :: 신경뇌하수체호르몬으로 항이뇨호르몬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인간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척추동물에서 발견된다. 바소프레신은 펩티드호르몬으로 조직의 투과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신장의 소관에서 일어나는 재흡수를 조절한다. 또한 말초혈관 저항을 증가시키면서 동맥혈의 혈압을 증가시킨다. 혈액 내의 물, 글루코스, 염이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도록 항상성에 관여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시상하부에서 합성되는 프리프로호르몬 전구체로부터 전환되어 생성되는데, 대부분의 바소프레신 전구체는 뇌하수체 후엽에 저장되지만 일부는 저장되지 않고 바로 뇌로 전달되어 작용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소프레신 [vasopressin]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코르티솔 ::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코르티솔 [cortisol] (두산백과)

 

 세로토닌 ::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기능하는 화학물질 중 하나. 인체에서 전체 세로토닌의 약 80%는 소화관 내의 장크롬친화세포에 존재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식욕, 수면, 근수축과 관련한 많은 기능에 관여한다. 또한 사고기능과 관련하기도 하는데 기억력, 학습에 영향을 미치며, 혈소판에 저장되어 지혈과 혈액응고 반응에 관여한다. L-트립토판으로부터 짧은 경로를 통하여 합성되며, 트립토판 하이드록실라제와 아미노산 탈카복실화 효소가 이 반응에 관여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모자라면 우울증, 불안증 등이 생긴다. 또한 식욕 및 음식물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하며 탄수화물 섭취와 가장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소적으로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식욕이 떨어지게 되고, 감소할 경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로토닌 [serotonin]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3.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작심삼일 당연하다, 삶의 방식이란 결심이 아니라 연습이니까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 한 토막.

 어느 초등학교 국어시험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왔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져버리는 것’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다음 □안에 들어갈 말을 쓰세요. 작□삼□.>

 답은 물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이렇게 적었단다. 작(은)삼(촌).

 

 일본의 이시우라 쇼이치라는 교수에 의하면 습관을 바꾸는 일은 뇌 구조가 변해야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의 반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삼십일’은 돼야 습관을 고칠 수 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더딘 것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멈출 것을 염려하라.

 

 연습은 많은 ‘오늘’들이 모여서 만들어 진다. 내일은 없다. 그러므로 내일부터가 아니라, 오늘 조금이라도 한번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놀지 마라

 만약 제자들이 졸업장 말고 대학에서 또 가져가야 할 단 하나의 아이템을 말해달라면, 다는 단연 ‘좋은 인간관계’를 고르겠다. 왜 감정 없는 반쪽짜리 로봇이 되려고 하는가? 컴퓨터를 끄고, 이어폰을 빼고, 온몸을 던져 사람들 사이에 그대를 내던져라.

 

 그대의 선생을 찾아가라

 맹자삼락(孟子三樂) :: 첫째 즐거움은 부모가 살아계시고 형제들이 아무 탈 없는 즐거움이요, 둘째 즐거움은 우러러 하늘을 보아도 부끄럽지 않는 즐거움이요, 셋째 즐거움은 뛰어난 인재를 모아 교육하는 즐거움이다.

 

 1980년대까지 우리의 대학은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정권에 항거하는 투쟁의 진원지였다. 대학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시위가 벌어졌고, 대학생은 독재정권의 가장 큰 위협세력이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대학에서 출발한 그 민주화투쟁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정권은 각 대학에 ‘학생지도’를 철저히 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말이 좋아 학생지도지, 정확히 말하면 ‘데모’를 하지 못하게 교수더러 막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각 대학마다 ‘학생처’가 가장 예산도 많고 중요한 부서였다. 교수들은 자기 지도학생 중에 학생운동을 심하게 하는 친구가 있으면 집에까지 찾아가서 면담을 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 역시 심정적으로는 학생들 편이어서, 시위를 뜯어말리기 위해 강압하기보다는 공감하고 구조하려고 애썼다. 심지어는 학생이 시위하거나 싸우다가 파출소에 잡혀가면 밤중에 지도교수가 뛰어와서 신원보증을 서고 꺼내가는 사례도 흔했다.

 

 학생과 교수 사이가 멀어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대학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 발전이라는 것의 기준이 도서관의 장서, 신축건물, 장학금, 교수의 연구능력 등 수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지만,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는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린 듯 산뜻한 잉크 냄새로 아침을 맞으라  

 미디어가 곧 메시지다. 그대가 어떤 정보를 얻는가 하는 것만큼이나, 어떤 매체로 정보를 받아들이느냐도 중요하다. 약간 비린 듯하면서도 산뜻한 신문잉크 냄새로 아침을 여는 청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신문은 여전히 힘이 세다.

 

 글은 힘이 세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단지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글을 잘 쓰려면 생각에 깊이가 있어야 하고, 논리와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설득력 있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사회생활을 할 때 가장 필수적이고 중요한 능력이다.

 그러므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을 키워라, 그대가 어떤 전공을 하고 있든, 

 글은 여전히 힘이 세다.

 

 네 이웃의 지식을 다양하게 탐하라

 지식에는 서열이 없다. 시대의 수요가 있을 뿐이다.

 

 29220피스의 퍼즐

 스포츠 경기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승부를 뒤집는 ‘한 방’은 매우 작은 차이들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눈에 크게 띄는 승부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훈련과 준비가 수없이 모여야 한다. 훈련장에서의 미세한 차이들이 차근차근 모여 비등점을 기다리다가 경기장에서 한순간에 끓어오르는 것이다. 

 

 나는 인생을 스포츠보다는 모자이크 퍼즐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큰 ‘한 방’이 아니라 작은 ‘하나하나’가 쌓여야 하는, 대략 29220피스를 맞춰야 하는 커다란 퍼즐 말이다. 요즘 평균수명이 80세쯤 되니까, ‘365×80=29200’이고, 여기에 2월 29일을 20번 더해서 나온 숫자다. 그대가 평균수명에 관심을 기울일 때쯤에는 의학이 훨씬 발달해 있을 테니 아마 3만 피스를 넘을 것이다. 인생이란, 하루라는 작은 조각을 맞춰서 커다한 그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퍼즐과 같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퍼즐은 어떤 그림으로 맞춰야 하는지 완성된 모습을 미리 보여주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 조각을 다 맞출 때까지 어떤 그림이 나올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자기 자신은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한다. 젊은 나이에 빨리 출세하는 것이 예로부터 최고의 소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얼마나 빨리 가고 있는가를 점검하기 위해 자꾸만 시계를 본다.

 하지만 시계보다 필요한 것은 나침반이다. 삶의 성공이란 퍼즐의 마지막 피스를 채웠을 때 판가름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나아가 나침반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거울이다. ‘지금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를 수시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울보다 나침반을, 나침반보다는 시계를 더 찾는다. 

 

 인생의 성공이란 커다란 한 번의 성취가 아니라, 매일매일 작은 승부로 직조(織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획기적인 승부처, 전환점만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무능한 사람일수록 ‘이것만 되면, 이때만 오면...’이라는 가정을 자주 한다. 가정하지 말고 실행하라. 하루하루 조금씩 남는 삶의 빈틈에서 꽃을 피워라. 그 시간의 빈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진다. 시간은 영혼을 만드는 유일한 재료라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결심 중의 하나라는 담배 끊기도 마찬가지다. ‘1월 1일부터는 꼭 끊겠다’는 식으로 결의하는 사람은 대개 실패한다. 그것은 1월 1일에 끊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12월 31일까지는 피워도 괜찮다는 자기 위안이기 때문이다. 대신 ‘딱 오늘 하루만이라도 담배를 참자’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그렇게 작은 하루하루의 실천을 쌓아가면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에 대하여

 ‘성공한 사람의 하루는 25시간, 실패한 사람의 하루는 23시간’이라고 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는 별 게 아니다. 결국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썼느냐의 문제다.

 

 시간 관리법

 ①시간관리란 목표의 함수다

 시간관리란 무엇인가를 용기 있게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포기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니 할 일을 결의하기에 앞서, 포기할 것을 먼저 정해라.

 곁가지가 많으면 큰 나무가 되지 못한다.

 ②의미 없는 습관으로 굳어진 취미는 청산하라

 내가 대학에 다닐 때에는 대부분의 남학생이 당구에 빠져 있었다. 당시 대학가에는 한 집 걸러 당구장, 두 집 걸러 술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나도 당구장으로 등교했다가 수업시간이 다 돼서야 허둥지둥 교실로 향한 적이 많았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큐를 잡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만둘 수 없어서 치게 된다. 당구가 나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재미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은 예외가 없는 것일까? 처음에는 좋아서 했던 일들이 차츰 의미 없는 습관으로 변질된다. 그런데도 몸에 익어버려서, 어느 순간부터는 중독돼서 끊지 못하는 것이다.

 ③15분은 길다

 ‘15분 내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바로 해결한다.’

 ④바빠야 시간이 난다

 바빠야 하고 싶은 일의 소중함이 비로소 절실해진다. 더욱 중요한 점은 바빠야 생활이 치열해져 시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간이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제대로 사용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가할수록 쓸 수 있는 시간은 더 생길지 몰라도 치밀한 시간관리의 의지가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한가한 시간’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 한가하다는 것은 급하게 혹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바쁠 때가 오히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좋을 때다. 나중에 한가해지면 하겠다는 생각은, 결국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유보의 구실이다. 가장 바쁠 때 시간을 쪼개 ‘그 일’을 시작하라. 그렇다. 바로 지금 말이다.

 

 ‘카르페 디엠’ 사용법 

 ‘카르페 디엠’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송시에 나오는 ‘오늘을 잡아라(seize the day)’라는 의미의 라틴어인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괴짜 선생 키팅의 대사로 유명해졌다. 호라티우스의 시에서는 ‘시간이란 덧없는 것’이라는 의미로, 영화에서는 ‘평범한 삶을 살지 말라’는 취지로 사용됐지만, 많은 사람들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호라티우스 :: 고대 로마의 시인으로 공화제(共和制)를 옹호하는 브루투스 진영에 가담하였다가 패한 뒤 하급관리를 지내며 시를 썼고 이후 옥타비아누스의 정책에 뜻을 같이하였다. 작품은 《서정시집》 4권과 《서간시》 2권등이 남아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호라티우스 [Quintus Horatius Flaccus] (두산백과)

 

 그대 생활의 라임은 무엇인가? 

 불교에서 연꽃을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더러운 진흙탕 속에 뿌리를 두고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에미넴이라는 래퍼가 있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8마일>이라는 영화는 그가 성공하기까지 부딪혀야 했던 출구 없는 상황을 충실히 묘사하고 있다. 에미넴은 쇠락한 범죄의 도시 디트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폭력과 가난 속에서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그의 유일한 낙은 디트로이트 시내의 힙합 클럽에서 랩 배틀을 하는 것. 백인의 신분(?)으로 흑인의 장르인 힙합과 랩을 하면서 받아야 했던 역차별과 무시를 딛고, 클럽에서 쟁쟁한 경쟁자를 이겨나가면서 에미넴은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현재 그는 ’뒷골목의 시인‘이라 불리는, 미국 아니 세계 최고의 래퍼 중 한 사람이다.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석사장교 :: 석사장교(1983년 12월 31일 ~ 1990년 4월 1일)는 ‘예비역 사관’이라 불리며 1984년부터 1992년 말까지 있었던 단기 장교 복무 제도를 말한다. 석사 소지자 중 우수한 자를 시험으로 선발하여 6개월간 군사훈련과 전방 체험을 거친 후 소위로 임관과 동시에 전역시켜주는 제도이다.
원래 우수한 인재에게 군 복무 혜택을 준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당시 일반병의 군 복무기간이 3년에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장남(전재국, 1985년)과 노태우의 차남(노재헌, 1990년)이 석사장교로 복무하여 석사장교가 두 대통령의 아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함이라는 논란이 일었고, 노태우 대통령 아들이 석사장교를 마친 뒤에 곧 제도가 폐지되었다. 당시 유학 중이던 해외파 한국 사람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보았다. 은어로 육개장(6개월 장교)이라고도 불렸다.
[위키백과] 석사장교

 

 나는 ‘1-1 원칙’이라는 것을 갖게 되었다. ‘하루에 1시간씩 1년간 투자하면 무엇이든 꽤 잘할 수 있게 된다’는 원칙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보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나온다. 비틀스나 빌 게이츠 같은 비범한 인재들, 즉 아웃라이어(outlier, 정상(正常)을 벗어났다는 것이 원래 의미다)의 성취는 모두 1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가 타고난 천재로 알고 있는 모차르트도 실은 1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재능을 발휘했다고 한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간 모아야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연습하는 자와 저축하는 자는 절대로지지 않는다. 연습과 저축은 모두 미래의 달콤함을 위해 기꺼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하는 행위다.

 

 그대에게 쓴 편지 - 재수를 시작한 너에게

 어때, 요즘 지내기가? 힘들진 않고?

 

 묻기조차 조금 미안하네. 재수하는 친구들에게는 요즘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 걸 알거든...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아침 7시에서 밤 11시까지, 네가 사방에 꽉 막힌 밀폐된 공간 속에서 이미 한 번 배웠던 것들을 다시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따뜻한 햇볕이 구석구석마다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는 계절. 정말 너를 답답하게 하는 건, 공간의 밀폐가 아니라 가늠할 수 없는 앞날의 불안인, 그런 시점. 고등학교 때 분명 너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친구가 들어간 대학에서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신록을 뽐내는 캠퍼스에서 축제를 시작하는 기간. 낙방의 충격은 많이 사그라졌지만 대신 처음 학원 종합반을 등록하면서 품었던 굳센 각오도 차츰 흐트러지는 시간, 그리고 그 자리에 밑도 끝도 없는 막막함이 채워지는 시간.

 

 그래, 재수생에게 5월은 가장 잔인한 계절이야. 미안해, 뻔히 알면서 괜한 안부를 물어서. 하지만 아까 널 만났을 때, 그 말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어. 아마 지금 다시 만나더라도 이 뻔한 질문을 다시 할 것 같아.

 어때, 요즘 지내기가? 힘들진 않고?

 

 재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넌 두 가지라고 대답했지. 하나, 주위와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둘,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 이 두가지만 아니면 다른 것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고...

 맞아, 동의해. 그 두 가지 참 어려워.

 하지만 그거 알아? 이 두 가지가 재수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은 그게 인생의 핵심 문제야.

 고등학교 때 제법 공부를 잘했던 네가 바라던 대학에 떨어졌을 때, 네 자신도 부모님도 실망이 컸겠지? 그리고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포기하고 재수의 길을 선택했을 때는 내년에는 잘할 수 있다는 시대가 작용했을 거야. 당연하지, 너는 그럴 자격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보자. 내년에 네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주위의 기대가 모두 충족되어 사라질까? 아닐걸? 오히려 그때부터 더 큰 기대가 생겨날 거야. 또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봐. 그땐 기대 정도가 아니야. 자기 인생뿐 아니라 남(자식과 배우자)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걸? 책임은 기대보다 무거워, 잔인해.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런 거야. 지금 네가 좋은 대학에 진학해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은, 재수를 하건 하지 않건 네가 일생 동안 짊어져야 할 그것들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지. 다만 조금 더 무겁고, 조금 더 부담스런 기대를 조금 더 일찍 지게 됐다는 것뿐.

 

 자기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던 두 번째 문제도 실은 마찬가지야.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화두지. 물론 대학 간 친구들이 수업 조금(일주일에 겨우 20시간!) 듣고 아르바이트한다고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햇볕 들지 않는 독서실에서 스스로와 싸워야 하는 건 너뿐이라는 생각이 들 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자기 관리는 모두 인생 문제야. 대학생에게는 물론, 대학교수인 나에게도.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알아? 마시멜로란 초코파이 사이에 든 하얀 설탕젤리 같은 건데, 미국에서는 이걸 불에 살짝 구워 먹어. 정말 달콤해서 미국 아이들이 속된 말로 ‘레알’ 환장하지. 이 마시멜로를 갖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월터 미셸이라는 학자가 실험을 했어. 애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지금 먹어도 좋지만, 15분만 참으면 하나를 더 줄게.”라고 했대. 어떤 애들은 참지 못하고 바로 먹었고, 다른 아이들은 용케 15분을 참아서 한 개를 더 받았다는 거야. 그리고 15년이 흐른 뒤, 이 아이들의 수능(SAT) 성적을 추적해봤는데...어떤 일이 벌어졌을 것 같아?

 15분을 참아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은 아이들의 성적이 800점 만점에 평균 125점 이상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거야. 놀랍지 않아? 이 ‘만족유예’ 실험은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에 소개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유명해졌지.

 나는 이 마시멜로의 교훈이 인생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미래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능력.’ 

 이게 처음이자 끝이야. 이게 전부야.

 김연아 선수, 정주영 회장, 김대중 대통령, 반기문 UN사무총장... 사회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단 한 가지만 꼽는다면, 뭐라고 생각해? 바로 이른바 ‘마시멜로 능력’이야. 

 김연아 선수의 환상적인 연기 뒤에는 셀 수 없는 시간의 연습이 있었다는 건 너도 동의하겠지. 연습이란 게 뭘까? 미래의 멋진 연기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반복하는 행동 아닐까? 김연아를 만든 것은 한 번의 멋진 점프가 아니라, 천 번의 엉덩방아였던 거야. 

 물론 재능도 있었겠지. 연습을 죽어라고 했지만 재능이 모자라서 실패하는 선수들도 있잖아. 하지만 재능이 있다고 하나도 연습하지 않고 우승하는 선수도 우리는 본 적이 없어. 그러니까 김연아 선수는 마시멜로 능력이 있었기에 세계의 요정이 될 수 있었던 거야. 이건 박태환 선수나, 장미란 선수나,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적용되는 예외 없는 법칙이야. 비단 운동선수뿐이겠어? 어떤 분야에서든 존경받는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오늘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내일을 준비해온’ 이들이야. 무엇을 하건, 오늘의 고통 없이 내일의 성공은 없어.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좀 더 능동적으로, 좀 더 즐겁게 감수할 수 있을까? 그래, 우리는 그걸 바로 ‘자기관리 능력’이라고 불러. 그러니까 네가 지금 밀폐된 오늘을 보내면서 고민하는 자기관리의 문제는 인생 성공의 핵심인 거야. 꼭 재수생만의 문제는 아닌 거지.

 

 자, 왜 내가 자네 고민에 공감해주지는 않고, 자꾸 ‘재수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문제’라고 하는 것 같아? 이런 말이 무슨 위로가 될 거라고, 무심하게 말야.

 너나 네 어머니는 네가 내년에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겠지만, 실은 나는 아니야. 내가 너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네가 훌륭하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거야. 물론 좋은 대학을 나오면 훌륭하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데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후륭하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데 좋은 출신 대학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어. 말했잖아. 바로 주위와 스스로의 기대와 책임에 부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자기를 관리하는 능력. 

 아마도 길게 보면 너의 재수 경험은 그 필수적인 능력들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어. 지금은 1년이 늦었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결국 더 빨리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기회 말이야. 

 선생이 학생에게 선입견을 갖는 건 온당치 않지만, 나는 재수를 한 학생들을 조금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인생의 가장 예민한 시기에 나름 깊은 좌절을 맛보았고, 그 좌절의 시기에 나태해지지 않고 ‘오늘의 고통을 감수하는’ 마시멜로 능력을 연습한 친구들이거든.

 성장은 좌절에서 오는 거야. 잘나갈 때에는 아무도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지. 실패를 경험해야, 그때 가서야 뭐가 문제였는지 돌아보거든. 또 그래야 자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거거든. 그래서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처절한 실패보다 어정쩡한 성공이 훨씬 더 위험해.

 

 너는 이 인고의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라겠지만, 잊지는 마. 지금 이 재수의 기간도, 흘러가는 것이 안타까운 소중한 네 인생의 엄연한 일부야. 그리고 그것은 낭비된 시간이 아니라, 실은 네 인생을 평생 향도(嚮導)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야. 재수를 하지 ‘못한’ (그들은 재수를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야. ‘못 해본’ 것이지) 친구들보다 훨씬 풍요한 삶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거라고.

 

 이제 좀 위안이 돼?

 하지만 위안 받기는 아직 일러. 이 글이 진정 위안이 되려면 네 ‘오늘’이 변화해야 하거든. 실천하지 못하는 결심이란, 한낱 자위일 뿐이거든.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란 건 말이지, 어느 날 좋은 글 읽고 느낀 게 있었다고 확 생기는 그런 능력이 아니야. 하루하루 조금씩, 조금씩 실천하고 살짝살짝 늘어가는 그런 능력인 거야. 그러니까 며칠 못가 ‘잉여짓’ 하고 나서 셀프컨트롤(self-control)을 잃었다고 실망하고 포기하지는 마. 그럴 대일수록 빨리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마시멜로를 생각해. 그런 하루하루가 쌓이면, 너는 단지 좋은 대학이 아니라, 좋은 인생에 도착하게 될 거야.

 

 너에게 주어지는 기대에 합당한 자기관리를 시작해. 내일부터가 아니야. 지금부터야. 내일은 지금, 오늘이 만드는 거라고.

 이제 한숨을 거두고, 바로 지금부터 너의 오늘을 바꿔.

 

 

 

4. ‘내일’이 이끄는 삶, ‘내 일’이 이끄는 삶

 네가 내린 결정으로 삶을 인도하라

 미국에서도 사커맘이니, 하키맘이니, 미니밴맘이니 하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모두 비슷한 뜻이다. 커다란 미니밴을 몰며 아이들을 축구장이며 하키장에 데려다주는 것이 일과인 극성 엄마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즘엔 헬리콥터맘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자식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맴도는 엄마들이란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80달러도 되지 않았다. 소말리아나 콩고보다 못 살았다. 어릴 대 아프리카의 가봉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 방한했는데 학교 전체가 길거리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데 동원됐던 기억이 새롭다. 서울 동대입구역 근처에 장충체육관이 있는데, 필리핀 기술자들이 지어준 것이다. 당시 우리에게는 그런 ‘첨단’ 건물을 지을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씨줄 :: 가로

 날줄 :: 세로

 

 ‘내일’이 이끄는 삶, ‘내 일’이 이끄는 삶

 ‘애플은 소비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개발자들의 천재적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알은 스스로 깨면 생명이 되지만, 남이 깨면 요리감이 된다고 했다. ‘내 일’을 하라. 그리고 ‘내일’이 이끄는 삶을 살라.

 

 찌질이 ‘알파’들 

 알파걸 :: 엘리트집단 여성을 지칭하는 말.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 댄 킨들런의 저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에서 처음 정의되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의 15개 학교를 방문해 ‘재능있고 성적이 우수하며, 리더이거나 앞으로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10대 소녀’ 113명을 인터뷰하고, 900여 명의 소녀들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 여학생들의 20% 가량이 공부, 운동, 친구관계, 미래에 대한 비전,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는 엘리트 소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는 이들에 대해 이전 세대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완전히 새로운 사회계층의 출현”이라 하며, ‘알파걸(Alpha Girl)’이라고 명명했다. 알파걸은 성실하고, 낙천적이고, 실용적이고, 이상주의적이며, 개인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평등주의자인, 그러면서 관심영역이 광범위해 인생의 모든 가능성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유능한 소녀집단이라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알파걸 [Alpha Girl] (매일경제, 매경닷컴)

 

원래 ‘알파(α)’는 그리스 알파벳의 첫 번째 철자로 ‘첫째가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알파걸 [alpha girl] (대중문화사전, 2009)

 

 가끔 인터넷에 개똥녀니 패륜남이니 하면서 기본적인 매너가 갖춰지지 못한 젊은이들에 대한 논란이 일 때가 있다. 이런 사건이 날 때마다 사람들은 그들의 개인적 몰상식을 비난하지만, 나는 이것이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하는 것이 착한 것’ 혹은 ‘예쁜 것이 착한 것’이라는(‘착한 몸매’라는 식의 표현을 생각해보라) 말을 듣고 자라온 세대가, 정작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배우지 못했다.

 문제는 성인이 되면서 ‘공부만 잘하면 되는’ 시기는 끝이 난다는 데 있다. 오히려 이때부터는 ‘공부 빼고 나머지 것’에서 승부가 나는 시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어른이 돼서도 서류심사에나 필요한 스펙을 경쟁적으로 갖추기 위해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방식과 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그 결과 스펙은 완벽하게 갖추어 알파라는 칭찬을 들을지언정, 정작 일상생활과 인간관계에서는 찌질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대학은 그대에게 결승선인가, 출발선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그는 눈에 띄지 않았다. 불러주는 대학팀이 없어서 애를 태우다 가까스로 명지대학교에 입학했다. 허정무 감독이 2000년 그를 국가대표로 발탁했을 때, 사람들은 “명지대 감독하고 바둑 두가가 뽑았느냐?”고 비아냥대기까지 했다고 한다.

 

 거의 모든 교장선생님들의 졸업축사에 꼭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인데, 이 말은 나름 근거가 있다. 졸업식을 영어로 ‘commencement’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시작’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스펙이 아닌, 그대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라 

 브랜드의 핵심은 ‘하나의 초점’이다. 그대가 가장 잘하는 것, 그 한가지에 집중해 그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어라.

 

 20대, 돈보다 중요한 것 

 젊은 날의 경제적 풍요는 때로 독(毒)이 될 수 있다. 특히 그것이 자신이 꿈꾸는 업(業)에서 얻어진 것이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청년기에 마땅히 가져야 할 삶의 각성을 마취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절실함을 잃으면 미래가 흐려진다.

 

 젊은 그대는 일의 가치가 당장의 수입으로 환산해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신 그대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일의 가치를 매겨라.

 

 우리에게 대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대학’에서, 나아가 청춘을 바쳐 꼭 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지식, 커다란 책임, 그리고 커다란 꿈.

 

 ①커다란 지식

 대학이 다른 교육기관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새로운 학문적 진리를 탐구하는 ‘연구’를 수행한다는 데 있다. 창조적인 지식을 생산하는 일은 사실 교육에 앞서는 대학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이 기본적으로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는 기업이나 사회에서 원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그런 학문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지성인이다. 이를 ‘학문후속세대’라고 한다. 가끔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대학 졸업생들을 뽑아도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가 없다. 새로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데, 나는 이것이 잘못된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대학은 예비 신입사원 양성기관이 아니다. 당장 기업에서 써먹을 수 잇는 실용지식을 전수하는 곳이 아니라, 그런 지식을 받아들이고 비판할 수 있는 지성과 학습능력을 연마하는 곳이다.

 ②커다란 책임

 헌법에조차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에 따라 보장받도록’ 명시돼 있다.

 ③커다란 꿈

 대학이 과도한 자율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것은 대학의 이러한 미래지향적 속성을 간과한 시샘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권력과 자본과 세속에서 독립하지 못하면, 큰 꿈을 꾸지 못한다. 대학이 근시안적으로 변하면 종국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대학을 품고 있는 국가와 사회다. 그것을 알기에 대학에 먼 미래를 내다보라고 과분한 자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대로 대학 스스로의 책임도 막중하다.

 

 일단 기차에 올라타라 

 현재 대한민국 20대 대다수의 삶은 전적으로 취업을 위해 돌아간다. 인턴이며, 연수며, 학원이며... 방학도 여가도 없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공한족(恐閑族)이라고, 한가한 것이 두려운 족속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아무 곳에나 취직하려면 뭐 하러 이런 노력을 하겠는가? ‘괜찮은 직장’을 위해 이렇게 애를 쓰는 것이다.

 

 서로의 기대 차이가 불균형을 만든다. 이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구직난 속의 구인난이 생겨나는 것이다.

 

 사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첫 직장이 아니라 마지막 직장이다.

 

 청춘이여, 일단 시작하라. 자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단 겸손하게 사회에 발을 딛어라. ‘입석 3등칸’일지도 일단 기차에 올라타라. 그리고 천천히 1등칸을 향해 움직여라. 그것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기차의 1등칸으로 단번에 뛰어오르는 것보다 쉬울 테니.

 

 교정을 나서는 그대에게

 돈을 내고 다니는 조직과 돈을 얻기 위해 다녀야 하는 조직이 얼마나 확연하게 다른지, 그대는 그 꽃송이들이 채 시들기 전에 깨닫게 될 것이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예뻐해주셔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 어느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썼다는 시 

 

 학교와 사회는 다르다. 사회란 정답이 있는 문제에 올바른 답을 적어내면 거기에 맞는 학점이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나태 속에 분주함이 있다. 생활은 다소 늘어지지만 대신 자기 인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바쁜 모색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분주함 속에 나태가 있다. 하루하루 일상이 너무 분주하면 그것을 처리하는 데 시간과 정열을 다 써버리고, 정작 자기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일에는 나태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빠서 게으르다.

 

 나에게 쓴 편지 – 인생의 정점을 생각하다

 서른아홉의 마지막 밤에 쓴 일기다. 아직 늙는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그대 자신에게, 마흔이란 어떤 나이일까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2002년 12월 31일

 

 올해도 남지 않았다. 새해가 되면 마흔이 된다. 오늘의 하루와 내일의 하루가 크게 다를 리 없건마는 30대의 10년을 마감하는 요즘, 감회가 새삼 새롭다. 누구는 ‘4학년’이 되는 기분이 어떠냐고 은근히 약을 올리기도 하고, 누구는 아홉 수였던 금년 한 해 별고 없었느냐고 안부를 물어주기도 한다. 마흔을 맞는 솔직한 나의 감회는 이렇다. ‘빨리 내년이 왔으면 좋겠다.’

 

 늙어감에 서글프지 않을 사람 어디 있겠느냐만, 이처럼 나이 든다는 것에 가벼운 희열마저 느끼게 된 것은 ‘인생의 정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고 나서부터다.

 흔히 20대를 인생의 전성기라고 여기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가장 왕성하고, 성적 매력으로 충만하며,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롭고, 수많은 가능성이 잠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20대에서 멀어질수록 비애를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정말 20대가 우리의 전성기일까?

 

 소비자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로서, 전도양양한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나는 해가 지날수록 내 자신이 성숙해짐을 느낀다. 그간 읽은 책들과 경험이 쌓이면서 사회와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을 보는 시야도 많이 넗어졌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무척 유연해졌다. 이러한 추세를 계속 기대해도 좋다면, 교수로서 나의 전성기는 아마도 쉰다섯에서 예순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 나는 차츰 나의 전성기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점점 나의 전성기에 다가가고 있다는 기대감에 마흔 됨이 즐겁다.

 

 30대를 보내는 사사로운 소회를 이처럼 굳이 밝혀 적는 이유는, 훗날 20대의 제자들에게 잊지 않고 들려주기 위해서다.

 그들은 흔히 자신의 시계(視界)를 졸업 직후에서 한 10년 이내로 한정하는 조급함을 보인다. 빨리 자격시험에 붙거나 좋은 직장을 구하여, 늦어도 30대 초반에는 주위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지위에 오르려는 성급함 말이다. 대체로 그들은 이때 인생의 큰 승부가 모두 난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젊은 시절에 소망하던 것들을 제법 이루었다고 위안하고 나서도 새삼 깨닫는 것은, 나의 진정한 성장은 아직도 20여 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스물을 맞으며 성인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오롯이 가질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는 열아홉 소년의 기억과, 지금 마흔을 맞는 소감이 묘하게 오버랩된다.l

 

 아아,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나는 20대의 비릿함과 30대의 미욱함을 이제 벗으려고 하는 것이다.

 

 

 

+. 에필로그 –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 최승자, <삼십 세>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 그렇게 살고만 있는 나이

 스무 살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just go.”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가라.)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내가 만약 스무 살의 나에게 딱 한 번만 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청춘의 나에게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러므로 너무 흔들리지 말라고. 담담히 그 성장통을 받아들이라고. 그 아픔을 훗날의 더 나은 나를 위한 연료로 사용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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