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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SKY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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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SKY를 모른다
구글 최초의 한국인 엔지니어가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구글은 SKY를 모른다』. SKY 출신도 아니고, 영어도 못했지만 구글 최고의 한국인 엔지니어가 된 저자 이준영이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스스로를 ‘구글러이자 시골러’라 소개하며, 가장 행복한 구글러라고 자부하는 저자만의 행복하게 성공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일류대 출신도 아니고, 소심한 성격에 영어도 서툰 저자가 어떻게 한국인 최초로 구글 엔지니어가 되었는지, 구글검색팀 매니저가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갔으며, 매일매일 일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는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출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등 저자가 행복한 성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
이준영
출판
알투스
출판일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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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는 많은 한국인이 일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뽑을 때 학력을 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미래를 만들어갈 자질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보았다.

 

 

 

프롤로그 - 왜 행복을 위한 길을 외면하고 다른 길로 가고 있는가?

행복한 삶을 위해 공부도 하고 꿈도 꾸는 것이건만, 다들 더 불행해지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만 같다.

 

마냥 밭만 탓하고 있다가는 농사짓는 일을 시작할 수 없다. 먼저 자신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세상은 밭과는 무관하게, 자기 농사를 지은 사람을 알아주는 법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다 같이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야심차게 꿈을 키우고 도전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꿈이 없으면 또 어떤가. 무작정 누구나 가는 길을 좇아가지 말고, 나만의 길을 행복하게 갈 수 있다면 그곳이 나의 목적지인 것이다.

 

 

 

Chapter 1. 자신을 돌아보기

SKY는 신경 쓰지 말고, 은하계를 건너뛰어라

중요한 건 얼마나 열심히 행복을 찾아 달려왔는가 하는 것이다.

 

“명문대에서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꼭 회사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는 것이 결국은 더 큰 성과를 내는 방법”

 

어디에서 어떤 학교를 다니느냐보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 믿었다.

 

실리콘밸리에는 큰 성공으로 대박이 나길 꿈꾸며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동휘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동휘는 지금 자기 일이 너무 재미있고,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그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순수한 엔지니어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정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오로지 공부만 하는 즐거움 그리고 그 이면의 고통은 경험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외로움과 친구처럼 지내왔다.

 

좋은 학교를 목표로 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는 대입준비를 하는 상황에는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명성이 없는 학교에서 잘하는 것보다는 명성이 있는 학교에서 잘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문제는 목표 자체에 있다.

명문대에 입학해서 얻는 이득은 다름이 아니라 그 명문대에서 제공하는 좋은 교육환경이다. 뛰어난 학생들과 부딪히고, 때로는 서로 도우며 얻는 지식. 그것이 진정한 가치인 것이다. 명문대학이 ‘명문’이 된 이유도, 그 학교의 이름을 멋지게 지어서가 아니라 뛰어난 교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그 학교가 쌓아온 교육의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령 ‘나는 어디어디에서 몇 등으로 인정한 명문대학에 입학한다’는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빠져 100퍼센트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공부에 소홀하여 어중이떠중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심지어는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더라도 풍부한 지식을 쌓지 못하고, 심한 경우에는 목표를 상실하여 심리적인 방황을 겪기도 한다. ‘명문대 꼴통’들이 다량으로 양산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맹목적으로 명문대 타이틀만을 목표로 하였다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 학생들은 쓸데없이 자존심에 상처만 입고 위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지식과 경험을 목표로 해온 학생들은 빼어난 학점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하고활용할 줄 안다. 혹여 원하던 명문대학에 입학한 것이 아니라 해도 주어진 조건을 100퍼센트 활용하여 원하는 공부를 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이를 토대로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 있게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다.

훗날 한 사회의 지도층을 형성할 인재들이 벌써부터 부질없는 자존심 싸움이나 하고 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윗분’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수십 년 후에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와 다름없다. 좀 더 실질적인 성과에 관심을 가질 수 없을까.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단지 주위의 라이벌들과 부질없는 자존심 싸움이나 벌이고, 부모님이 바라는 명문대학 타이틀에 맹목적으로 집착하기보다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무엇이고, 그런 공부를 하기 위한 최적의 대학은 어디이며, 그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식으로 판단하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교에 들어가더라도 어떻게 목표를 잡았는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뭔지 알아내고, 그것을 미치도록 열정적으로 하면 된다.

 

지금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더라도, 아니 어느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공부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능 답이 될 수는 없지만, 답을 얻으려면 공부를 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고작 스카이가 아닌 은하계로 점프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장 낮은 곳에 있다면 더 높이 오를 수 있다

아름다운 동화 같은 풍경이지만, 말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나는 조용하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혼자 지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 큰 외로움이었다.

 

학생 신분이라면, 한번쯤은 공부를 잘해볼 필요가 있다고.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큰 성취감이 있더라고. 그리고 공부만큼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세상에 없더라고 말이다.

 

어린 나이에 특별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 세계에 빠져서 몰입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모든 분야에 마음을 열어놓는 개성 없음도 나쁘지 않다. 꿈을 꾸지 않으면 어떤가. 나는 내가 수학선생님이나 기계공학도가 되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고, 역시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난 또 그 분야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주변의 동료들에게서 많이 배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 실리콘밸리는 전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보니 한국에서도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특히 전도유망한 젊은 엔지니어들이 원대한 꿈을 안고 건너오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대부분 엄마표 엄친아들이다. 서울 강남에서 나고 자랐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으며, 과학영재고 출신에다가 화려한 대학 프로필까지 골고루 다 갖춘 인재들도 꽤 있었다.

이곳에서 빨리 자리 잡아 이름을 날리고, 창업해서 큰돈을 벌고 싶은 욕망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철 넘쳐흐르는 젊은 친구들도 본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서 행복한 느낌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의 대열에서 한 번도 낙오 없이 성장해왔고,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혀 한 치의 실수나 단 한 번의 실패도 하지 않겠다는 의욕에 불타오른 듯이 보였다. 그들에게서는 이해와 용서 그리고 양보의 미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온통 ‘꿈과 성공’이라는 화려한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행복해질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것은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그때의 나는 ‘천지 사방에 온통 나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뿐이구나’라고 느끼며 경쟁심은커녕 무엇이든 배울 자세가 되어 있었고, 그런 사람들 틈에 끼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다 같이 불행한 길을 향해 내달리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지금은 비록 좋은 환경에서 살지 못하더라도, 어려운 난관에 자꾸 부닥칠지라도, 그런 어려움 덕분에 나중에 다가오는 행복이 더 값지고 소중할 수 있음을 깨닫길 바란다.

 

우리 스스로가 행복해야,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행복하게 일해야 행복한 제품을 만들고, 세상 사람들이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다’

 

세상은 계산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윤을 남긴다

화려한 프로필을 쌓는 것이 꿈의 자리를 대체해버린 것이다. 이 사회가 획일화시켜 강요하는 비전이 마치 자신의 꿈인양 착각하며 사는 것 같다.

 

실무 진행을 위해 구글팀과 함께 한국어 검색 품질 테스트를 하는 몇 달 동안 나는 그들의 기술력에 놀랐다. 한국에서 서비스하던 그 어떤 검색엔진보다 훌륭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구글팀에 한국인이 많을 것이라는 내 예상과 달리,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한국어를 모르는데 어떻게 한국어 검색엔진을 이토록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나의 상상을 뛰어넘어 저 먼 곳에 있었다. 검색엔진을 만들 때 처음부터 특정한 언어를 특화해서 작동하도록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의 수많은 전문가가 매달려 연구하고 있는데도 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을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구글이 만들어냈다.

 

그들은 일을 통해 공부하고, 공부를 통해 일을 배운다. 그렇게 노력해왔기에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을 것이다.

 

공부가 하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은 공부라는 세상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PC방에서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미친 듯이 자판을 두드려대는 사람의 심정을 알 수가 없다. 공부의 재미를 모르는 사람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큰 희열에 빠져 있는지 알 리가 없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인터넷의 0.3퍼센트만을 차지하는 한글 정보에 집착하지 말고, 세상 바깥의 글로벌 정보를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예체능 분야를 빼고는 꿈을 이루는 데에 적성이란 것이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체능처럼 특별한 재능과 선천적인 기질이 필요한 분야 말고는 굳이 적성을 따질 필요가 없지 않을까.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는 없으며, 모든 분야가 다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그들의 열정에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열정을 다해 쫓아온 걸 보면, 그들은 다른 일을 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Chapter 2. 진짜 공부 찾아 하기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알면, 못할 게 없다

의과대학 근처도 못 가본 열다섯 살의 잭 안드라카Jack Andraca는 ‘5분 만에 췌장암을 발견해낼 수 있는 테스터’를 개발해서, 2012년 세계 최대 과학경진대회인 인텔 ISEFIntel International Science & Engineering Fair에서 대상을 받았다.

좋아하던 삼촌이 췌장암에 걸려 사망한 후, 소년은 구글과 위키피디아를 통해 췌장암은 가장 치사율이 높고 많이 걸리는 암이긴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소년은 삼촌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만 있었더라면 살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삼촌과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다. 물론 아무런 의학적 도구도 서적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진 건 컴퓨터뿐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고 구글과 위키피디아를 통해 이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찾아 췌장암 조기진단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소년은 TED 강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 같은 열다섯 살짜리가 인터넷을 통해 얻은 지식만으로 이런 걸 할 수 있는데, 여러분은 얼마나 더 큰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학생과 직장인의 차이라면 학생은 돈을 내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고, 직장인은 돈을 받고 공부를 하는 사람일 뿐이다.

 

구글은 5만 명의 직원이 거대한 목표 아래 일사불란하게 달려가는 조직이 아니다. 올해의 매출목표 따위의 말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긴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짠’하고 발표하는 법도 거의 없다.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는다. 며칠에 한 번, 한 달에 몇 번, 몇 달에 한 번 등 경우마다 다르지만 직원들이 자주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프로젝트 규모를 작게 자르고 기간도 짧게 끊어서 진행한다. 그 결과, 긴 여정을 거쳐 탄생해야 할 프로젝트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기간을 짧게 정해놓으면 목표도 끊임없이 재수정하고, 문제점도 계속 발견하면서 개선해나갈 수 있다. 5만 명이나 되는 큰 조직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한 번에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아주 작은 스텝을 밟아가는 것이다.

 

2011년 구글 부사장인 매트 커츠Matt Cutts는 TED 강연에서 ‘30일 동안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Try something new for 30days’란 주제로 짧은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말 뭔가를 간절하게 원한다면 30일이면 충분히 그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좋든 싫든 어차피 이 한 달은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한 번 시험 삼아 실행에 옮겨본들 손해 볼 일은 없지요. 작지만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변화들은 오래가는 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바로 거대한 구글의 움직임처럼 말이다.

 

공부에서만큼은 철저히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미국 유타대학교의 약학대학에서는 암기하는 기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소개했다. 암기할 때는 무엇보다도 그 대상을 이해해야 하고, 기존 정보와 새로운 정보, 각각의 단편 정보들을 서로 엮어서 연관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하나를 끄집어내면 나머지가 줄줄이 엮인 채로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야깃거리로 만들라는 말이다.

 

외우는 공부는 주어진 문제만 풀 수 있지만, 이해하는 공부는 주어진 문제뿐만 아니라 훗날에 내가 겪을 수 있는 많은 실생활의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나아가지 않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은 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해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매년 웹의 URL 수는 두 배씩 증가한다. 구글 홈페이지의 내용에 따르면, 1년 전에 구글이 찾은 URL은 약 30조 개에 달하고 최근에는 약 60조 개에 달한다고 한다.

 

영어를 못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억울하다

구글은 전세계 인터넷상에서 지금까지 고유한 URL을 가진 웹문서를 약 60조 개를 찾아냈다(2013년 기준). 그리고 이러한 URL은 해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중 한국어로 만들어진 웹문서는 0.3퍼센트에 불과하다. 만약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이 한국어 웹문서를 모두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상상해도 전체 웹문서 중 고작 0.3퍼센트일 뿐이다.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Olympic.org에 들어가 보니, 영어와 프랑스어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의 로잔이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의 모든 정보들은 이렇게 두 가지 언어로만 정리되어 있다.

 

경상도 토종 구글러의 영어 공부법을 따라해보자

수준에 맞는 책이란, 한 페이지 내에 모르는 단어가 2개 이하일 경우를 말하는데, 2개 이상이면 그 책은 해당 학생의 수준으로 읽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1초당 대략 110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며,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데 적어도 60비트의 용량이 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보통 사람이라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어떤 강의를 들을까, 어느 교재를 선택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어떤 방법으로 즐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Chapter 3. 새롭게 시작하기

멘토를 찾을 줄 알아야 멘티가 될 자격이 있다

아주 쉬운 일에서부터 복잡한 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곳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교육비’라고 부른다.

 

누글러Noogler, 구글의 신입사원을 부르는 명칭

 

선임자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똑같이 다시 겪을 필요가 없다. 이것은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득이 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날 퇴근할 때까지만 고민해. 다음 날까지 혼자 해결하려고 끙끙대는 것은 시간낭비야. 모르면 묻는 것이 상책이지”

 

“시간이 걸려도 스스로 깨달으면 확실히 ‘나의 것’이 된다”고 말하는 선배들도 있지만, 그것은 너무나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세상에는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풀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렇게 쌓인 지식과 경험은 재사용되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발판이 되어야 한다. 내가 가진 지식을 내 것으로만 움켜쥐고 있으면 나에게도 남에게도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것이 지식을 공유하고 소비하는 바람직한 방법이다.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가 아닌 ‘내가 당했으니 너는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뭔가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솔루션을 찾아주고,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주는 유능한 멘토가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슴속이 꽉 막혀 답답하고, 불끈불끈 화가 치밀어 오르고,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진지하게 넋두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힘을 얻는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고 받는 것을 감사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집중해서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도움을 받을 준비가 안 된 사람은 도움을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효율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재미와 열정 그리고 주인의식이다. 우선 스스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재미를 느껴야 ‘열정’을 가질 수 있고, ‘주인의식’이 있어야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몰입해서 효율적으로 일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내가 하는 일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더 재미있어 보인다.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많은 사람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을 꼽는다. 유재석, 강호동 같은 국민 MC들을 보면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게 일을 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다. 매일 뛰어다니면서 놀고, 어떻게 하면 웃길까를 연구하는 그 과정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런 직업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즐겁게 일하면서 돈까지 많이 버니까 더욱 부럽다. 하지만 정말 그들도 그렇게 즐겁기만 할까?

 

얼마 전에 아이디어 회의를 포함해서 〈개그콘서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방송으로 본 적이 있다. 우리는 편안히 TV를 보며 마냥 재미있어 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은 그렇게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매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끊임없이 연습해 녹화를 하지만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 방송이 된다고 해서 모든 코너가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웃기는 능력을 키워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세상에 재미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재미있어 보이는 그들의 일도 부단한 노력과 인내심의 연속일 뿐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듯이 남의 일이 더 재미있어 보일 뿐이다.

그런데 그 재미없는 일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바로 내가 하는 일에 열중하고 몰입해서 어떤 결과물을 내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낄 때다. 자신의 일에서 재미를 느끼려면, 그 일에 몰입하고 노력해서 결과를 만들고 성취를 느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더 재미있어지고, 더 몰입하게 되고, 더 노력하게 되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리고 더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공유와 정리, 이 두 가지는 희한하게도 구글러들이 추구하는 생활방식이기도 하다.

 

‘아는 것이 힘’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나누는 것이 힘’인 시대다. 이것이 공유와 정리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식과 정보가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시대여서 내 머릿속의 지식이 얼마 지나지 않아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과연 완전한 걸까? 내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과연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지식이란 것은 끝이 없다. 내가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한들, 세상의 수많은 지식과 정보의 양에 견주어 보면 부끄럽기 그지 없는 ‘점’과 같은 것일 수 있다. 내가 가진 지식을 정말 자랑하고 싶다면, 잘 정리해서 꺼내놓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집단이나 사회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행복해질 것이냐의 문제는 누가 더 ‘지식의 공유’를 제대로 실행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식 공유는 한 사람이 쌓은 탑에 다른 사람이 올라가 더 높이 벽돌을 쌓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위에 벽돌을 올리는 것이다. 누구든 혼자 탑을 쌓아서는 도저히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지식 공유를 통해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모두 같이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로 우리는 어마어마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개발 속도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일 수 있다.

구글의 라즐로 부사장은 “지금 이 시대의 혁신은 개인이 아닌 그룹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겸손, 협업, 융통성 그리고 배우고 또 재학습하는 것을 즐기고 행복해 하는 그런 소프트한 능력이 필요하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이 사실은 변함없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소프트한 능력’을 키우려면 스스로 자기 생각을 자주 꺼내서 정리하고 필요 없는 고집과 선입견을 버리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공간을 넉넉히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웹사이트를 개방하고 공유하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더욱 개방하고 공유하자.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이로써 조기에 문제를 찾고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혹시라도 개인정보나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까봐, 웹사이트를 꼭꼭 막아두면 문제를 더 키울 뿐이다. 결국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실수를 드러내자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그 방법도 중요하다. 더 많이 나눌 수 있고 나에게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유 방법을 찾아내고 익히는 것이 바로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스스로 한 발짝 나아가는 노력’은 일을 시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고 제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먼저 준비하고 제안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맡은 일 하나만 할 줄 알아서는 안 된다. 그와 관련된 일들을 두루두루 알아야 한다. 즉,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게 되고, 큰 그림인 빅 픽처Big Picture를 볼 수 있게 된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내가 레고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레고는 똑같은 블록을 가지고 비행기도, 자동차도,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바로 구글의 일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미 갖추고 있는 대단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어떤 블록들을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크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는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거꾸로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들을 적재적소에 모았을 때는 예상 밖의 큰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는 정보의 조직화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평소에는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레고 조각처럼 말이다. 흩어져 있는 레고 조각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레고 조각 더미 속에서 필요한 조각을 찾아내 적합한 곳에 끼워 나가면 자동차도,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나만의 효율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구글의 서비스 중 대부분은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불편하니까, 필요하니까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것을 나중에 일반인들에게도 서비스한 것이다.

 

구글의 시스템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도록 발전되어 왔다. 구글이 창조적인 회사 시스템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허비하는 자투리 시간들을 모두 긁어모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고, 직원들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나씩 하나씩 오랜 기간에 걸쳐서 개선해온 덕분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수면 연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네이슨 클리트만Nathan Kleitman은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약 90분을 주기로 휴식과 활동을 반복해야 하는 사이클을 가진다고 했다. 즉, 사람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90분마다 쉬면서 재충전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물리학자 토르 노레트랜더스Tor Norretranders는 사람의 오감을 처리능력Bandwidth으로 분석했는데, 그에 의하면 시각으로 인지하는 속도는 1250mb/s, 촉각은 125mb/s, 청각 · 후각 12.5mb/s, 미각은 1.25mb/s라고 한다. 즉, 시각화를 잘하면 문제를 훨씬 단순화시킬 수 있고 보다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전산학 용어 중에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컴퓨터가 일을 처리할 때 하나의 프로세스가 CPU를 사용 중인 상태에서 다른 프로세스가 CPU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전 프로세스의 상태를 보관하고 새로운 프로세스의 상태를 적재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 과정은 컴퓨터에 아주 큰 부하를 준다.

사람도 컴퓨터와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하는 중간에 다른 일이 끼어들면, 앞서 하던 일의 문맥을 다시 이어가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한 번에 하나씩 즉, 멀티태스킹이 아닌 모노태스킹이 훨씬 더 문제를 단순하게 만든다.

 

구글이 2013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77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글이 찾아낸 웹페이지는 60조 개가 넘는다. 전세계 인구가 60억 명인데 그 1,000배나 되는 숫자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의 장서 수가 300만 권 정도인데 그 수보다 2,000만 배나 많은 웹문서가 인터넷상에 있다.

 

2001년에 1인용 탈것인 세그웨이Segway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공학도들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저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두 바퀴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수많은 의문을 낳은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구글러 원구는 인터넷에 공개된 짧은 소스 코드를 내려받아 수정하고 덧붙인 후, 레고에 아두이노 보드를 장착하고 7달러짜리 자이로센서Gyroscope Sensor, 각도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센서를 사용해 두 바퀴로 균형을 잡는 것을 쉽게 만들었다. 이런 자료는 한국어로는 아직 부족하지만 영어로는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다.  

 

IT를 공부해놓으면 더 많이 행복해진다

이제 스마트폰에서 전화 통화는 주기능이 아니라 부가기능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엄청나게 바꿔놓았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이런 세상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영화에서 가능하고 미래를 만드는 것은 기술, 즉 엔지니어링으로 가능하다. 어릴 때 많은 아이들이 꿈꾸었던 ‘과학자’가 지금은 IT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엔지니어’인 것이다.

 

최근 아들과 함께 ‘사이언스 페어 프로젝트’를 알아보다가 유튜브를 통해 한 가지 재미난 실험을 알게 되었다. 로렌 로하스Lauren Rojas라는 열두 살 여학생의 ‘헬로키티 우주로 보내기Hello Kitty in Space’라는 프로젝트인데, 풍선에 헬로키티 인형을 태운 로켓 모형을 매달아 우주로 보내는 실험이다.

로렌이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TV 광고에서 하늘로 풍선을 날려 보내는 것을 보고, 자신의 헬로키티 인형도 우주로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담임선생님은 처음에는 조금 황당해했지만 이내 로렌의 시도를 격려했고, 로렌은 아빠의 도움으로 자신의 헬로키티 인형을 우주로 태워 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둥근 지구의 모습이 열두 살 소녀가 모형 로켓에 매달아 둔 카메라 속에 담겼다. 로렌은 헬륨이 들어간 풍선이 어느 높이에서 터질지, 떨어진 카메라를 어떻게 회수할 수 있을지 또 그러기 위해서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를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서 공부했다. 만약 이 또래의 여학생이 아직도 바비인형 옷 입히기 놀이만 하는 줄 알고 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앞으로 IT가 바꾸어갈 미래는 그저 ‘우와!’ 감탄하면서 구경만할 미래가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의 변화도 엄청났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펼쳐질 변화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할 것이다. 세상은 더 빠른 속도로 더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다.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구매하도록 만들었다. 기술을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고 제품을 디자인한 후 그 위에 기술을 입힌 것이다. 제품의 아주 미세한 부분에까지 인간의 생활패턴을 잘 담아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갖고 싶게 만든 것이다. 그는 전세계인의 컴퓨터 제품 구매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행복하게 먹고 살기 위해 IT를 알아야 한다

code.org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일자리가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열두 살에 이미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MIT 미디어랩의 미치 레스닉Mitch Resnick 교수 또한 TED 강연에서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루는 데’ 경험이 많아 금세 익숙해진다. 그런데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거나’, 새로운 기술로 ‘자신을 표현하는’ 경험은 적다. 프로그램 언어를 배워서 읽는 것은 익숙한데, 쓰는 것은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프로그래밍이 아주 극소수의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내가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거나, 현실과 연결해 나의 손짓 발짓으로 게임 속의 풍선을 터뜨리는 일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런 것들이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을 배워야만 할 수 있는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code.org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이들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그 과정에서 코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코드 사용법을 배우면 이를 이용해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읽기와 쓰기를 배우면, 읽고 쓰는 것 이상의 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읽기를 배우면 다른 정보를 읽어서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코드 자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정하고 움직이는지에 따라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로써 전체 프로젝트의 설계 과정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깨알 같은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그럴듯한 프로젝트로 변해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새로운 생각을 실험하고, 복잡한 문제를 작은 문제로 단순화하고,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또 어떻게 문제점을 찾고 고쳐가는지,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 드는 좌절감에는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도 배우게 된다.

이런 경험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 필요한 경험이다.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과정에서 한 경험은 훗날 스스로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간에 어떤 식으로든 보탬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 이유는 작가가 되기 위함이 아니다. 단지 극히 일부의 사람만 작가가 된다. 코드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전문가나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코드를 배우면서 키울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상관없이 코드 쓰기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뛰어난 도구이다.”

 

 

 

Chapter 4. 정말 행복해지기

구글러들은 일과 삶의 밸런스를 시간 개념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과 자기 결정력에 따라 구별한다.

 

이제 경쟁심을 버리고 경쟁력을 키워라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고, 같이 일하는 사람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리더는 더 이상 상사로서 군림하지 않는다. 팀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일해야 하는 역할이 조금 다른 사람일 뿐이다.

 

조직개발 컨설팅을 하는 벳시 윈클러Betsy Winkler는 건강한 경쟁을 위해 필요한 것들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가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논쟁은 논리적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상사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나의 목표나 진행상황을 항상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아는 것은 나만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가능한 일이다.

네 번째는 좌절하지 말자는 것이다.

 

《소셜노믹스Socialnomics》의 저자인 에릭 퀄먼Erik Qualman은 디지털 리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그는 자신의 또 다른 책인 《디지털 리더Digital Leader》에서는 성공을 위한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이야기한다.

그는 첫째로 심플을 강조한다. 일을 하는 방법도, 문제를 분석하는 방법도, 대중에게 어필하는 방법도 단순함만큼 쉬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일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항상 바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꼭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순간, IQ가 10퍼센트 떨어진다”는 에릭 퀄먼의 말을 잘 생각해보자.

구글과 애플의 성공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단순함’이다. 구글 홈페이지는 15년째 만들다가 만 듯하다. 하지만 15년째 바로 오늘까지 그 휑한 홈페이지에서 매일 수십억 명이 검색을 하고 있다. 애플은 버튼이 하나밖에 없는 아이폰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렇듯 지금 세상을 이끌어간다고 말할 수 있는 두 기업의 공통점인 ‘심플’은 그 기업의 리더들이 가진 철학이다.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도 심플함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복잡한 문제를 컴퓨터 프로그래밍화하려면 단순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진실과 매칭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보라. 누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갖고 있다. 다만 스스로가 모를 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고, 우연한 기회에 스스로 깨닫기도 한다. 아주 뛰어난 마케팅 능력이 있는 사람을 엉뚱하게 회계를 담당하는 자리에 앉혀두면 그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 되고 만다. 뛰어난 리더는 사람들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앉힐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셋째, 실행력이다.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내 머릿속에 머물고 있다면 소설에 불과하다. 결정을 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만큼 무능한 것은 없다. 특히 리더가 이렇게 실행력이 부족하면 조직에는 치명적이다. 그 밑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팀원과 팀이 흔들릴 수 있다.

 

어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경쟁심을 발휘하더라도, 자기 역량이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것과 자기 역할이 아닌 것을 탐내는 욕심은 구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누구든지 작성하는 프로그램 코드에 대해 리뷰를 받아야 한다. 그게 코드가 아니고 단 한 줄의 코멘트(프로그램 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석문)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코드가 틀렸거나, 덜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했거나, 주석문에 영어 오자가 있다면 다른 구글의 리뷰어들에 의해서 다듬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글러들은 점점 더 효율적인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키워진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의 곤충학 및 응용 생태학 교수인 듀이 캐런Dewey Caron 박사는 꿀벌의 수분작용(꽃가루를 다른 꽃으로 옮기는 일) 덕분에 우리가 먹는 것의 삼분의 일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지구상에 꿀벌이 없으면 대부분의 식물들이 열매를 맺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도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멸종한다고 했다.

 

이제는 정보가 모든 곳에 있다. 그러므로 혼자서 만들어내는 지식보다는 어딘가에 만들어져 있는 지식을 모으는 일이 더 필요한 세상이다. 그 지식이 인터넷에 있다면 그것을 모을 줄 아는 사람이, 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는 지식과 지식,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줄 아는 자가 키스톤 같은 존재인 셈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인재를 찾아내고 모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제 더 이상 리더는 군대식의 무조건적인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팀 구성원들을 모두 키스톤으로 인정하면서 이들 사이에 조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사자가 리더가 아닌 꿀벌이 리더인 시대이다.

 

오늘의 나를 넘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글 안드로이드, 구글 맵 등 수많은 구글의 대표적인 서비스들은 전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기존의 서비스에서 불편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필요한 기능을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구글 부사장 우디 맨버Udi Manber는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든 잘못된 결정이든 결정 자체를 주저하고 미루는 것은,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결정임을 알게 되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 일찍 알면 그만큼 돌아와야 할 길도 짧아진다. 출발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있는 것보다는 잘못된 길이라도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

미국의 작가 랄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1온스의 행동은 1톤의 이론과 맞먹는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과 자신의 열악한 환경과 싸웠을 뿐, 남과의 비교나 괜한 경쟁심으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지 않았다.

 

레고 사는 1932년에 문을 연 이후 1998년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 위기에 빠졌다. 1,000명이나 되는 직원을 정리해고했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갔다. 사실 문제는 지나치게 혁신만을 강조했기 때문인데, 그 혁신의 이면에는 불필요한 경쟁심이 깔려 있었다. 일등 기업으로서 뒤따르는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기 위해 지나친 경쟁심을 키웠던 것이다.

 

2003년 이후 회사는 다시 기본에 집중했다. 예전처럼 자동차와 집을 만드는 레고 제품에 주력하면서 기본이 되는 몇 가지 블록과 색깔만을 사용하게 했다. 레고를 새롭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레고의 기본적인 기능과 핵심가치에 집중한 후, 회사는 연 40퍼센트의 순이익을 내게 되었다.

 

매일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가라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모든 것이 담겨 있지 않을까. 커피는 원두와 우유로 수없이 다양한 응용 메뉴와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렇지만 커피 맛의 결정적인 노하우는 커피에도 우유에도 없었다.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나는 한동안 매일 아침 커피 만들기에 도전했었다. 먼저 에스프레소를 붓고, 그 위에 스팀된 우유를 붓고, 또 그 위에 우유거품을 예쁘게 올려놓았다. 그러나 아무리 바리스타에게 들은 대로 해봐도 뭔가 부족한 맛이었다.

어느 날 그 바리스타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우유를 스팀하고 거품을 낼 때 들어가는 공기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방법과 함께 공기를 어떻게 주입하면서 우유를 데우는지, 온도는 몇 도까지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나는 잠시 놀라움을 느꼈다. 커피를 내리고 우유 스팀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내 관심은 늘 커피와 우유에만 있었다. 잔잔한 거품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건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아, 이거였구나’ 싶었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의 눈에 보이는 한계에 머무는 게 아니라, 내적인 깊이를 통해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곳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바리스타의 설명이 구글의 핵심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정말 맞다. 이미 세상에는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찾기가 있는 것을 찾기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 뭘 만들어도 별로 새로울 게 없고, 새로울 필요도 없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90퍼센트를 가져와서 거기에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10퍼센트 추가하면 된다. 모든 것이 ‘거기서 거기’일 뿐이지만 그 10퍼센트가 운명을 바꿔놓는다. 커피 메뉴에서 공기가 맛을 좌우하고, 그 바리스타와 나를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갈라놓듯이 10퍼센트는 변화와 개혁을 만들어내고 세상을 바꿔놓는다.

커피와 우유만 들여다보며 답을 찾지 말자. 커피와 우유가 90퍼센트라면 10퍼센트의 전혀 색다른 재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같은 요소들이, 별로 대단하지 않은 그 무엇이, 때로는 어떤 철학이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론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는 공유된 지식으로 90퍼센트를 채운 후, 그 위에 10퍼센트를 무엇으로 어떻게 더하느냐에 따라 혁신적이라는 얘기를 듣게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혁신적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나만의 10퍼센트 가 독특하고 개성이 강할수록 팀에서든 사회에서든 중요한 키스톤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10퍼센트의 차이가 운명을 좌우하지만, 그 10퍼센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순간의 아이디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지난 10년간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바로 ‘끊임없는 반복에 의한 개선’이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어낼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바로 ‘끊임없는 반복에 의한 개선’인 것이다.

 

구글 서비스 중에는 이메일 · 지도 · 뉴스와 같이 이미 있는 것을 바탕으로 구글만의 혁신을 더해 새로운 제품을 만든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하나의 공통점에서 시작한다. 바로 검색이다.

구글 지메일을 보자. 기본 이메일 개념에 검색 기능을 더했다. 개인별 이메일들을 모두 색인(검색 대상 문서에서 색인어를 추출하는 과정)하는 검색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구글 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위치 정보와 주소, 지역 정보 데이터에 검색엔진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구글 뉴스도 기술적으로는 검색이 주요 기능이다. 내가 야후에서 검색팀과 뉴스팀을 모두 맡고 있을 때, 검색은 검색대로 뉴스는 뉴스대로 이들은 서로 상관없는 서비스였다.

국내외 여러 서비스들 역시 각각의 서비스들에 검색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그런데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검색이 핵심이고 그 위에 각각의 서비스가 지닌 특징이 더해진다. 뉴스도, 지도 서비스도, 이메일도 데이터가 많아지면 결국 사용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있는 것을 잘 찾아주는 검색이기 때문이다. 구글검색이라는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작은 개선을 더하면 그것이 바로 혁신인 것이다.

다른 예로 구글 서비스 중에 아트 프로젝트Art Project라는 것이 있다. 최고의 예술기관과 협력하여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작품과 유물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무료 프로젝트다.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 작품도 서비스되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 재미있는 것은 전세계 60개가 넘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실제로 돌아다니는 것처럼 모든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서비스에 사용된 기술은 다름 아닌 구글 지도에서 사용하는 ‘스트리트 뷰’다.

지도와 아트 프로젝트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비스들이지만, 지도 서비스에 스트리트 뷰 기술과 자원을 가지고 와서 아트 프로젝트에 적용시킴으로써 사용자에게는 아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런 기술을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있는 기술을 이 프로젝트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아주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구글의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러한 재사용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만들어둔 기술이나 문화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문화를 더 빠르게 입혀가는 것이다.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하는 것조차도 어느 날 갑자기 획기적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의 연구와 반복된 노력을 통해 점차 개선해나간 결과물인 것이다.

야후의 CEO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가 2006년 구글검색팀의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 스탠퍼드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을 소개한다. 이 강연은 구글의 혁신은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보잘 것 없는 것에서 시작해서 끊임없이 개선해나가고 사용자에게서 배우면서 완성되는 것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8년 전 철학을 소개한 강연이지만, 내가 겪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지금도 다르지 않다

혁신은 한 번의 완벽함이 아니다. 내 생각에는 구글이 이제까지 해온 것처럼 사용자의 기대치를 잘 관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뭔가를 론칭할 때 사람들은 처음에 보통 “흠……, 이거 좀 별론데”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가 론칭한 것들은 대개 훌륭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뭔가 시시하고 작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반복이다. 당신은 뭔가를 론칭했을 때 실수를 빨리 깨닫고, 그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서 배우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과 마돈나를 보자. 1983년에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아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그들은 항상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들도 많은 혼란을 겪었다. 애플도 뉴턴(Newton, 애플이 제작한 개인 정보 단말기로 1998년에 단종되었다)을 만든 적이 있고, 마돈나도 성인용 책에 나왔었다. 그들은 수많은 논쟁에 휩싸였고 실수도 저질렀지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스스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은 그것을 더 개선하여 좋은 제품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구글 서비스 중에 그런 것들이 많다. 구글 뉴스의 경우 당시 론칭 일정이 늦어지면서 며칠의 여유 시간이 생겼었는데, 그 시간 동안 새로운 기능을 넣자는 의견이 있었다.

미팅에 참여한 여섯 명은 날카로운 논쟁을 벌였다. 세 명은 뉴스를 시간별로 보여주는 기능을 넣자고 했고, 다른 세 명은 지역별로 보여주는 기능을 넣자고 했다. 사람들이 최근 뉴스를 보고 싶어 한다는 주장과 자기와 관련 있는 지역의 기사를 보고 싶어 한다는 두 가지 주장 모두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일단 론칭한 이후에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론칭 당일, 그날 오후 5시까지 들어온 사용자들의 이메일 305개를 분석한 결과, 그중 300개는 시간 순으로, 나머지 중 3개는 지역별로 정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사용자는 100대 1의 의견으로 아주 쉽게 결정을 내려주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일단 제품을 출시하고 나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글 비디오를 론칭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서비스의 이름은 ‘구글 비디오’인데, 그 이름과는 달리 단지 비디오 검색 서비스만 제공했을 뿐 비디오를 재생해서 볼 수가 없었다. 이름과는 달리 제품의 특징이 직관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족한 것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구글을 경험한 사람들은 “와! 구글은 정말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고 있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큰 그림을 기억한다. “당신은 실수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구글에서는 “그렇다. 우리는 매일같이 수천 가지도 더 되는 잘못된 것들을 만들지만 끊임없이 고쳐나간다”고 대답한다. 뭔가를 론칭하고 재빠르게 개선해나가면 사람들은 이러한 실수들은 잊어버리고, 그 제품이 점점 더 좋아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고 존중하게 된다.

 

나를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일을 잘하는 사람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절대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잘 관리된 모노태스킹을 차례대로 한다고 보는 편이 맞다. 다섯 가지 일이 주어지면,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순서대로 하나씩 집중해서 일을 처리해나간다. 바깥에서 얼핏 보니까 다섯 가지 일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형적인 멀티태스킹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모노태스킹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사람이 결국 시간관리와 업무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이탈리아의 상품 디자이너인 파올로 카르디니Paolo Cardini의 3분 남짓한 짧은 TED 강연은 이 모노태스킹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 그는 요리하면서 전화를 받고 문자도 보내고 이메일도 확인하다가 음식을 다 태운 사진을 보여준다. 멀티태스킹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모노태스킹의 여유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과 친구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하고 있다. 짧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강연이었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95퍼센트의 사람들은 자기의 목표를 적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적어본 적이 있는 5퍼센트의 사람들, 그들 중 95퍼센트는 자기의 목표를 이루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하다가 문제점이 드러날 때,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성과를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조금씩 고쳐서 더 나은 것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특히 프로젝트를 처음 해보거나 경험이 적은 사람일수록 이런 개선에 의한 접근 방법을 멀리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이 더 크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런 방식을 시시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도로는 자신이 돋보이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놓은 일이 모두 엉터리일리는 없다. 분명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해놓은 일일 것이다. 그러니 기존의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새 출발하려 들지 말자. 그것은 진정한 혁신이 아니라 욕심일 뿐이다.

많은 프로젝트와 제품들이 세상에 이미 있던 것들에서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채워나간 것이듯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개선하는 일은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큰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  

 

큰 꿈을 가질수록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리학 용어 중에 퀀텀 점프Quantum Jump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단기간에 큰 성장이나 업적을 이루는 경제학 용어로도 사용된다.

 

퀀텀 점프 :: 현대물리학의 두 축 중 하나인 양자역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우리말로는 '양자 도약'이라 한다. 퀀텀(quantum, 콴툼)이란 양자(量子;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를 의미한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의 중심에는 원자핵이 있고, 원자핵 주위로는 전자가 돌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으로 움직인다. 다시 말해 나선형 궤도처럼 연속적인 궤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죽 이어져 있지 않고 중간중간 끊어져 있는 불연속적인 궤도를 돈다. 전자가 어떤 궤도를 돌다가 에너지가 감소하면 낮은 층위의 궤도로 내려가고, 에너지가 어느 정도 증가하면 높은 층위의 궤도로 점프하듯 올라가는데, 이때 전자가 낮은 궤도에서 높은 궤도로 마치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도약하여 위치를 바꾸는 것을 '퀀텀 점프'라 한다. 전자의 에너지준위는 에너지가 가해져도 점진적으로 서서히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마치 계단에 올라서는 것처럼 한 순간에 증가하는데, 바로 이러한 모습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용어는 발전이나 성장이 어느 순간 급격히 약진(躍進)하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사업이 단계적·연속적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비약적으로 성장하거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 성과를 거두는 현상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퀀텀 점프 [quantum jump]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구글검색은 품질 개선을 위해 1년에 2만 번의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중 겨우 500개의 실험 결과만이 개선안에 반영된다. 즉, 한순간에 ‘짠’ 하고 지금의 구글검색이 나온 것이 아니다.

전직 운동선수이자 작가인 루이스 호위스Lewis Hawes는 〈포브스〉에 “큰 목표를 작은 목표로 나눈다는 것이 큰 목표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추진력Momentum 때문이다”라고 밝히면서 추진력과 자신감을 강조했다.

 

디지털 세상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작은 성취를 무시하고 대박의 꿈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따금씩 신문에서 소개되는 벤처 신화가 우리 젊은이들의 꿈과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의 성공 뒤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이 아니라 감춰진 노력과 흘린 땀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수백 억의 대박 신화만을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해도 반드시 의미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의미를 모르면 스스로를 작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며, 이는 일을 하며 느낄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다.

 

왜 행복하게 살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업은 당연히 성공한다.

 

네스트라는 기업을 살펴보자. 보일러 온도조절장치인 쓰모스탯을 개발한 직원 300여 명 규모의 이 회사를 구글은 3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기껏해야 보일러의 조절장치를 만드는 아주 작은 규모의 회사를 그 어마어마한 액수에 인수하다니, 나도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난 50년간 사용해오던 제품을 네스트가 통째로 바꾸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쓰모스탯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평소 집안 온도의 패턴을 분석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적합한 온도를 스스로 설정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는 앞으로 집안에서 벌어질 일들의 서막에 불과하다. 3조 2,000억 원짜리 보일러 온도조절장치는 세상에 없던 물건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모든 집에서 하나씩 사용하던 것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것뿐이다.

구글은 회사 차원의 일이든, 개인 단위의 일이든 기존에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나중에는 어마어마한 혁신 제품이 된 것도 그 시작은 아주 소박한 제품인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유저를 조금 더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면접관은 가능한 한 면접자와는 마주보고 앉지 말고 90도 각도로 옆에 앉도록 교육한다. 사람은 누군가와 마주보고 앉으면 긴장하거나 경계심을 가지게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면접 시 면접자가 초긴장 상태로 여러 명의 면접관 앞에 앉아서 답을 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성공할 수 있고, 그래서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말이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승진하고, 돈도 많이 벌고, 다이어트 해서 살도 빼고, 좋은 상대를 만나 결혼하고 …… 그러면 행복이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행복하게 공부하고 행복하게 일해야 성공이 따라온다.

나의 ‘행복 우선‘ 이론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긍정 심리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숀 아커Shawn Achor는 연구를 통해 이것을 입증했다. 행복은 성공을 만들어내는 연료라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면 우리의 뇌는 더 집중하고, 더 창조적이고, 더 동기부여를 받고, 더 최선을 다하고, 더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중 하나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장 아서 브룩스Arthur Brooks의 행복과 성공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다. 시카고 대학에서 1972년부터 시작한 ‘종합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는 지금까지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구 자료인데, 브룩스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행복과 성공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에 열정을 더함으로써, 그리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냄으로써 일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은 행복하게 일하면 성공이 따라온다는 의미이다.”

 

일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비해 두 배나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소득과 상관없다고 했다.

 

개인의 행복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학교나 직장에서 행복하게 공부하고 일하는 방법은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스스로 학습과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비즈니스 리더십 전문가인 제나 구드류Jenna Goudreau는 〈포브스〉 칼럼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긍정적인 사고를 연습하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이 발견한 ‘테트리스 효과Tetris Effect’는 사람들에게 이 게임을 쉬지 않고 계속하게 한 이후에 게임을 멈추게 하면 그들의 눈에는 한동안 주변의 물건이 마치 테트리스에 나오는 모양과 색깔들로 보이는 현상이다. 그는 이 테트리스 효과를 인용하면서 행복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늘 ‘긍정적으로 사고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 어떤 일이나 활동을 하더라도 그 생각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흔히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높은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안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이때는 연봉이나 복지가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조건보다는 나와 맞지 않는 일, 상대하기 힘든 상사를 만난 회사가 바로 안 좋은 회사가 된다. 연봉이 불만스럽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상사가 나를 힘들게 하면 단 하루도 더 출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나는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데, 상사를 잘못 만나서 행복하게 일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연봉이나 복지 등 조건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공시킬까’보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리 팀이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

 

1952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알버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박사가 남긴 유명한 명언이 있다.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라, 행복이 성공의 열쇠이다.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성공할 것이다.” 나는 늘 이 말을 되새기며 팀원들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리더십 개발 코치로 유명한 조엘 가핑클Joel Garfinkle은 직업을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비유했다. 즉, 일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샴페인 그리고 꽃다발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흥분은 점점 사라진다.

 

201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퍼센트가 현재 자기 직업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긍정적인 사고 운동을 펼쳐온 토마스 앨런Thomas Allan은 자신이 설립한 freeaffirmations.org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일을 대하는 긍정적 태도에 대해 전하고 있다. “현재의 일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해답은 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토마스는 일을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를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확신’이다. 즉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보면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내가 지금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 결국 가만히 있으면서 일이 즐겁기를 바라지 말고, 일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라는 의미다.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그 일에 내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나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면 바로 일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TED 강연에서 ‘몰입 경험Flow Experience’에 대한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어떤 일에 빠져 있는 상태를 몰입 경험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에 빠져 있을 때, 즉 몰입해 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화장품 회사 더바디샵The Body Shop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Anita Roddick은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인터뷰에 참가해 “인생의 95퍼센트를 일을 하면서 보내는데, 열정과 즐거움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했다.

 

나는 예전에 수년 동안 오전 11시면 어김없이 짐에 운동을 하러 갔는데 그곳에서 아밋 싱할Amit Singhal을 종종 만났다. 그는 구글검색팀의 수석 부사장, 즉 최고 책임자다. 그러니까 내가 속한 부서의 최고 직속상관이다. 하지만 근무시간에 짐에서 상사를 만나도 별다를 게 없다. 운동 중에 서로 헉헉거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곤 했다.

‘업무시간’에 짐에서 운동하는 구글러가 부러운가? 구글러들은 업무시간에 거리낌 없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일주일 내내 즉, 168시간 동안 ‘거리낌 없이’ 업무를 한다. 새벽 한두 시에도 업무적인 메일을 날리면 수십 개의 댓글이 붙고, 토요일 아침 스키장에서 올린 보고서에도 점심시간쯤 되면 어마어마한 양의 답변이 올라온다. 24시간 내내 메일함을 확인하는 것이다. 출장길에 공항에서도 메일을 보내고,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서도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문제점을 고치는 것이 일상이다. 하지만 절대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그 일의 주인이고 나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어느 구글러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정시에 칼퇴근하고 그 이후에는 전혀 업무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아무리 바쁘게 일을 하고 업무량이 많더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글러들은 일과 삶의 밸런스를 시간 개념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과 자기 결정력에 따라 구별한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구글을 방문한다. 나는 그들의 방문 소감을 종종 보게 된다. 그중에는 ‘알록달록한 인테리어, 다양한 메뉴의 공짜 식사, 근무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에 놀라움을 드러내는 글이 꽤나 많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구글을 제대로 보고 돌아간 사람들의 방문기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든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구글의 경영방식을 언급한 글이다.

 

스스로 맵을 그리고 그 맵에 따라 노력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자기에게 주어질 역할을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직원이 5만 명인 구글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5만 개의 레고 조각으로 만든 자동차’라고 하겠다. 사람들은 그 자동차 속에 들어가 있는 각각의 조각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그 자체를 볼 것이다. 각각의 레고 조각들은 어찌 보면 모두 엑스트라일 수도 있다. 누구 하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각각의 조각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은 멋진 자동차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각자 하나의 레고 조각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하고 능력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조각들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최고의 명문대를 나와야만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각기 다른 모양 · 색깔 · 크기를 가져야 한다. 모두가 똑같은 조각이라면 절대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 다른 모양 · 색깔 · 크기의 레고 조각이 되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과 나만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라즐로 벅 구글 채용팀 수석 부사장의 구글 채용기준에 대한 인터뷰를 보자. “학교 성적이나 그 밖의 시험점수들은 구글 채용기준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합니다…… 지난 수년간 대학 졸업장이 없는 직원의 수가 꾸준히 늘어가고 있으며 어떤 팀은 그 비율이 14퍼센트나 됩니다. 구글에서의 많은 직무가 수학 · 컴퓨터 · 프로그래밍 능력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의 우수한 성적은 이점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것들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훨씬 다양한 면을 평가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지금까지 대박을 꿈꾸거나 쓸데없는 경쟁심을 가진 적이 없다. 그저 스스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것이 전부이다. 처음부터 구글이라는 회사가 목표였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각자의 방법으로 최고의 실력과 경험을 쌓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구글이라는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뿐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나의 환경이 어땠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느냐에 따라, 내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스펙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자질을 갖춰라

영국 <가디언>에 행복과 생산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소개되었다. 그 연구를 이끈 워릭경영대학원의 앤드류 오스왈드Andrew Oswald 교수는 행복한 사람일수록 생산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긍정적인 감정은 사람을 활기차게 만든다고 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남자와 여자 모두 같았으며, 보다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2퍼센트 정도의 더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반면 최근에 불행한 일이 있었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0퍼센트의 낮은 생산성을 보였다고 한다.

 

한 번 목표를 달성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다음 목표를 이루기가 훨씬 더 쉽다.

 

긍정 심리학자 숀 아커는 TED 강연에서 행복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긍정적인 상태의 두뇌는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일 때보다 31퍼센트나 생산성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세일즈맨은 37퍼센트의 판매량 늘어났고, 의사는 19퍼센트나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사람이 행복을 느낄 때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에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뇌의 모든 학습 장치를 작동시켜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아커는 어떻게 하면 사람의 두뇌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21일 동안 매일 하루 2분씩 감사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하면 두뇌를 더 긍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실험은 많은 회사를 상대로 진행했는데, 21일 이후 두뇌는 세상을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패턴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 시간 동안 긍정적인 일들을 생각함으로써, 두뇌는 긍정적인 경험을 한 번 더 겪게 되는 셈이다. 아커는 이런 연습으로 두뇌와 행동을 단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린 시절 무엇이든 한 가지에 푹 빠져서 열심히 해본 그 경험이, 그를 빛내주는 자산이 된 것일 뿐이다.

 

“행복하다는 말은 모든 것이 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완전함, 그 이후의 것을 보기로 결심했다는 뜻이다.”

작가 랄프 에머슨의 이 말처럼 모든 것이 불완전한 지금, 그 이후를 보면서 가자. 내가 가장 행복한 그 길로.

 

 

 

에필로그 - 내가 잘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2년 동안의 해외출장 기간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강습을 빼먹지 않았다. 행복 빼먹기 싫었다.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다.

 

남을 의식하면서 공부한 사람은 회사에서도 남을 의식하면서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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