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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청년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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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장사꾼
아무것도 없이 노점 장사부터 시작했지만 20억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청년장사꾼’. 취업도 창업도 경영도 녹녹치 않은 막막한 시대에 맨몸으로 장사 현장에 뛰어든 이들은 어떻게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왔을까? 『청년장사꾼』은 그들이 처음 노점 장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청년장사꾼의 이름으로 13개의 매장을 열고 성공하기까지의 생생한 이야기다. 이 책에는 청년장사꾼이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쌓아온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4~5평 남짓한 작은 매장들에서 어떻게 매출을 끌어올리는 노하우를 만들어왔는지, 예상치 못한 위기나 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며 극복해왔는지, 직원들이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어떻게 비전을 공유하며 동기부여를 해왔는지 등 그들의 놀라운 성공 비결을 들려준다.
저자
김윤규, 청년장사꾼
출판
다산북스
출판일
2014.12.22

 

0.

 서문 - 세상 모든 것이 ‘장사’다 

 세상 모든 것이 장사다.

 미술관 큐레이터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작품의 가치를 파는 장사꾼이고, 몇백 억씩 무역을 하는 사람들도 장사꾼이다. 따지고 보자면 이 세상에 장사가 아닌 것은 없다. 

 

 프롤로그 - 우리 열정은 180℃의 기름보다 뜨겁다 

 ‘우리의 열정은 기름보다 뜨겁다!’

 

 

 

1. 크게 될 놈, 뭘 해도 될 놈! -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시작하는 법 

 영업왕을 꿈꾸던 청년의 첫 발 

 애니어그램 :: 인간학의 일환으로 인간 유형을 아홉 가지로 나누는 분석법

 

 확신을 가졌으니 그때부터는 곧장 실행이었다.

 

 “날씨가 추운데 그냥 경기장 들어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여자친구 약값, 죽 사줄 돈이 훨씬 더 나간다! 무릎담요는 1장에 3000원, 2장에 5000원!”

 “골 넣고 흥분해서 벌떡 일어나다가 치마가 올라가면 난감할 테니, 여자친구 무릎 위에 담요를 덮어주는 것이 남자의 ‘센스’!” 

 

 의기투합, 장사에 인생을 걸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라는 속담이 있다. 매사에 신중을 기하라는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사실 지나치게 신중하기보다는 일단 부딪쳐보는 것을 택한다. 건너다가 물에 빠지면 옷을 말리면 된다.

 

 “어떻게 청년장사꾼이란 단체를 만들게 됐어요?”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듣곤 했던 질문인데, 결국 ‘내 힘으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잘 먹고 잘사는 길 만들어보자’는 꿈에서 출발한 것이다.

 

 경험이 없으면 경험을 만들자, ‘실전 경험’을 

 우리가 결정한 장소는 새해 첫날 10만 명이 찾는다는 해돋이 명소, 포항 호미곶. 판매 아이템은 뜨거운 손난로. 그리고 고심 끝에 정한 첫 프로젝트의 타이틀은 ‘난로 팔아 대학 가자!’

 손난로 팔아 학비를 마련하는 청년들이란 발상이었다.

 

 ‘실패……’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을 스쳤고, ‘포기……’라는 말이 입 안을 맴돌았다.

 ‘손난로를 못 팔았으면 열정이라도 팔아야 한다!’

 

 “꼬리잡기합시다!”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띄운 지 10여 분. 처음에는 미동도 않던 사람들이 쳐다보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모으려고 뛰어다녔다. 우리의 진심이 닿았는지 한 명 두 명 꼬리잡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70여 명의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호미곶을 누비고 있었다. 포항 시장님도 하이파이브를 하며 응원해주셨다. 어느 덧 우리가 둘러싼 곳이 호미곶 메인 행사보다 더 큰 판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큰 원을 만들어 강강술래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신 나게 하이파이브도 했다.

 

 안될 것이 뻔한 싸움에 뛰어들고 거기서 부딪치며 극복해내는 것, 이게 청년장사꾼이 보여주고자 하는 우리의 ‘맨 파워’다.

 

 남은 손난로는? 버리기도, 다시 팔기도 애매한 손난로를 가지고 우리는 명동으로 나섰다. ‘섹시청춘 명동어택’이라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열정을 팔았다면, 이번에는 ‘열정을 나누어 드립니다!’라는 이벤트였다. 명동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손난로를 나눠줬고, 명동 한복판에서 플래시몹 등 다양한 행사도 선보였다.

 

 장사와 문화를 결합시킨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고 ‘우리가 청년장사꾼이다’라고 마음껏 외쳤다.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는 잡지 ‘빅이슈’와 연계해 홍보를 펼쳤던 ‘떼빅돔 프로젝트’, 그리고 미국 북부에서 진행된 SNS를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 운동인 ‘캐쉬몹(하루 한 매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를 해주는 활동)’을 벤치마킹한 이벤트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캐쉬몹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최대 약점은 자본, 최대 강점은 시간 

 우리가 최대로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이고 발품을 팔아서 최소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선택지였다.

 첫 매장 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선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월세가 저렴할 것. 하지만 메인상권에서 멀지 않을 것. 월세가 저렴한 곳이라면 장사가 잘되는 메인상권은 아니다. 하지만 메인상권은 못 되더라도, 메인상권의 유동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인근이어야 한다.

 

 그냥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이렇게 메뉴를 구성하는 것보다 우리만의 개성을 살려 차별화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에스프레소는 양이 적으니까 ‘소심한 친구’, 아메리카노는 제일 많이 마시니까 ‘단짝 친구’, 카페라떼는 우유가 들어가서 부드러우니까 ‘순한 친구’, 그린티라떼는 초록색이니까 ‘외계인 친구’, 100% 사과주스는 ‘건강한 친구’ 등등.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메뉴판을 보고 재미있다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주곤 했다(홍보는 이렇게 고객이 은연중에 하는 것이 베스트다!).

 

 ‘가진 돈은 없는 대신, 가진 시간을 투여해 손과 발, 머리와 마음을 총동원한다. 활용할 수 있는 주변 자원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시행착오, 그러나 몸으로 배운 교훈은 잊지 않는다 

 고민만 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먼저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옳은 것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볼 수밖에 없다. 시간을 선택하는 데에 쓸 게 아니라, 선택한 것이 최선이 되도록 하는 데 써야 했다.

 

 돈, 아무리 아껴 써도 꼭 써야 할 때는 있는 법이다.

 

 돼지머리 대신 돼지저금통을 놓고 고사도 지냈고, 떡도 돌렸다.

 

 “윤규야! 돈 많이 벌어서 형 택시 한 대 뽑아줘라. 그날부턴 니가 형해라!”

 

 라마단은 여름 한 달을 신성한 달로 여기고, 해가 떠 있을 때는 금식을 하며 날마다 다섯 번의 기도를 드리는 시기다.

 

 재도전! 꽃미남 출격 대기 중 

 서촌은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사이에 있는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을 일컫는 지명이다.

 

 ‘작은 가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감자튀김집!’

 진짜 돌직구로 감자튀김 하나에 맥주만 파는 것이다.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이 부족한 대신, 좋은 재료를 써서 기본 이상의 맛을 확보한다. 그리고 최고의 맛과 우리가 낼 수 있는 맛의 차이, 그 모자란 부분은 우리의 ‘열정’으로 채운다. 우리를 찾은 손님의 만족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맛’이 아니라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과 에너지, 우리만의 ‘맨 파워’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Coming Soon. 꽃미남 총각 출격! 대기 중.’

 가게 외관에 큼지막하게 써놓고,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고객님, ‘감자’합니다! 

 보통 호프집에 가면 맥주는 주류회사의 로고가 박힌 컵에 담겨 나온다. 1호점의 메뉴판처럼 사람들이 ‘우와~’ 하며 사진을 찍어갈 만한 요소로 뭐가 있을지 계속 찾았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파이렉스’ 잔. 원래는 계량컵으로 쓰이는 잔인데, 손잡이도 달려 있고 모양도 독특하고 예쁜 데다가 눈금이 적혀 있어서 우리가 맥주를 정직하게 판다는 것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우리의 파이렉스 맥주잔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 올라오는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열정감자’를 알아서 홍보해주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내가 항상 강조했던 것은 “우리는 국가대표 장사꾼이 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니폼에도 그 뜻을 그대로 반영했다. 파란색 반팔 칼라 티셔츠, 오른쪽 팔에는 태극기, 왼쪽 팔에는 청년장사꾼 로고 자수를 박았다. 그리고 각각 닉네임을 정해서 매장에서는 닉네임을 부르자고도 제안했다.

 유니폼의 뒷면인 등판에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문구도 정해서 박기로 했다. 이건 나중에 정말 대박을 터뜨렸다. 청년장사꾼 감자집에서 제일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되었다.

 크게 될 놈 뭘 해도 될 놈 

 감자 살래 나랑 살래 

 잘 생겨서 죄송합니다(여자)

 손님이 짜다면 나도 짠 거임

 고객님 ‘감자’합니다

 

 소중한 걸음 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하고, 앞으로 오실 분들에게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2. 매장의 크기는 Minor, 우리의 꿈은 Major - 안될 거란 편견을 깨고 장사로 돈 버는 법 

 열정을 팝니다, 나누어 드립니다 

 ‘열정을 만나면 정열이 솟는다, Sell our passion!’ 우리는 장사꾼인데, 그냥 장사꾼이 아니라 열정을 다해 열정을 파는 장사꾼이다. 그래서 청년장사꾼 사전에는 ‘그냥’ ‘가만히’라는 게 없다.

 

 대입 수능시험이 다가왔다. 그동안 감자집에 놀러 와서 친해진 배화여고 친구들을 위해 이벤트를 하기로 했다. 시장 골목에 현수막도 걸고,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도 했다.

 “배화여고 고3 ‘재수’ 없어!”

 “배화여고 고3 100점 말고 500점 받자!”

 

 “시험기간에는, 학점 F 1개당 1000원 DC!”

 “추운 겨울에는, 감기처방전 가지고 오면 소스 추가!”

 “칼퇴 기원 레몬에이드? 퇴그네이드!”

 재미있는 문구를 매장 안에도 적고, 매장 앞에 있는 칠판에도 적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뭐 하나라도 청년장사꾼답게, 재미있게 만들고 싶었다.

 특히 OO데이, OO날이 되면 ‘우리만의 방식으로 특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며 뭔가를 더 기획하고 생각한다. 가정의 달 기념, 수능 기념, 할로윈데이 기념, 국군의 날 기념 등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기념일’ 이벤트를 통해 청년장사꾼만의 열정을 맘껏 드러내는 것이다.

 가령, 국군의 날에 우리는 멤버들 모두 군복을 챙겨 입고 장사를 한다. 테이블마다 건빵도 하나씩 서비스로 드리고 ‘10월 1일, 국군의 날. 김 병장님이 튀긴 건빵 드시지 말입니다!’와 같은 재미있는 문구도 써서 매장에 붙인다. 손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복무신조 외우면 서비스, 곰신카페(군대 간 남자친구를 둔 여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인증 시 서비스, 청년장사꾼 멤버들의 출신 부대를 맞추는 이벤트, 추억의 뽀글이 스페셜 메뉴 등을 만드는 식이다.

 “국군의 날 기념! 전우야 반갑다! 전우 찾으면 서비스를 드립니다. 강릉 18전투 비행단, 논산 육군 훈련소 조교, SSU 잠수, 해병대 등등! 와서 전우 찾고 서비스 받아 가세요!”

 “카운터 앞에서 관등성명을 크게 외칠 시 감자 사이즈 업!”

 

 ‘클린 데이’ 지정! 기본은 지키자 

 많은 사람들이 장사는 ‘서비스’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100%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나는 ‘인사’와 ‘청결’을 꼽는다. 인사와 청결은 손님들에게 가장 처음으로 보여주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

 예전에 읽은 책 『일본전산 이야기』에서 일본의 한 회사는 청소를 잘하는 직원을 채용조건으로 삼을 만큼 청소와 정리정돈을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고 했다.

 “내 매장 앞만 치우는 게 아니라 이왕이면 옆 매장의 앞, 혹은 그 길목도 가능하면 함께 청소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주변 상인 분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청소는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깨끗함을 떠나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게 해준다고 봅니다.”

 

 2호점 감자집의 일요일 영업 시작 시간은 평일보다 늦은 오후 5시였다. 시장골목은 평일상권에 가까웠다. 그래서 일요일은 평일과는 다르게 오픈 시간을 늦춘 것인데, 그냥 그 시간을 놀리기가 아쉬웠다. 그래서 정한 것이 바로 ‘클린데이’였다.

 일요일은 일찌감치 나와 요란을 떨며 테이블을 모두 밖으로 꺼내고 바닥 물청소부터 시작했다. 매일 닦는 집기와 주방도구들도 한 번씩 더 닦고, 테이블도 윗면뿐만 아니라 테이블의 옆쪽과 다리까지 닦았다. 지나가는 손님들이 보고 ‘와, 정말 깨끗하게 장사 하는구나, 믿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열정꼬치, 새로운 전쟁의 서막 

 이자카야 :: 이자카야(일본어: 居酒屋)는 술 종류와 그에 따른 간단한 요리를 제공하는 일본 음식점이다. 주로 주류를 제공하고 있는 점에서 일반 식당과 다르다. 이자카야에서는 일본식 술인 사케를 제공하고있는 가게가 많아, 술집에 비해 요리의 종류가 많다.
[위키백과] 이자카야[居酒屋]

 

 어설프게 오픈을 강행했다가 기대를 갖고 찾은 손님이 실망을 해버리면, 앞으로 그 손님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고’가 아니라 ‘스톱!’이다.

 

 “우리 눈 좀 쓸고 갈까?”

 누군가 그렇게 외쳤고, 우리는 가던 길을 돌려 가게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일제히 빗자루를 들고 골목을 쓸기 시작했다. 좀만 더, 여기도 좀 더, 저기도 좀 더 하다가 결국 골목 전체 눈을 다 쓸어버렸다.

 

 우리는 2호점 열정감자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생맥주를 할인해드리며 3호점 열정꼬치로 연결시키는 이벤트를 열었다.

 

 ‘열정카레이서, 그리고 열정돈가스레인저.’

 재미있게 이름을 붙인 카레와 돈가스였다. 이자카야는 보통 저녁 때 오픈을 하고 새벽까지 운영을 하지만 점심시간을 그냥 놓치는 게 아쉬웠다.

 

 “회사 피로(company fatigue)” 멤버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회사 전체의 피로도도 높아져서 운영이 더 힘들어진다.

 

 왜 여기는 테이블에 벨이 없어요? 

 매장에 벨을 놓지 않은 이유는, 손님들과의 접점을 최대한 많이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는 수동적인 장사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손님들과 한 마디라도 더 나누는 것이 좋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벨을 누르면 “네!” 하고 달려 올라가는 게 싫었다.

 손님이 2층으로 올라가면 함께 올라가 메뉴판을 먼저 건네고 1층으로 내려온다. 기본 안주를 준비해 들고 올라갈 때 주문을 받는다. 서빙을 다 마친 후에도 틈틈이 2층에 올라가 부족한 게 없는지 살피며 한 바퀴 둘러본다. 뭔가 부족할 때쯤 되었다 싶으면 또 올라가서 묻는다.

 

 우리는 날씨가 안 좋은데도 가게를 찾아준 것에 더 감사함을 표현한다. 눈길에 젖은 신발을 따뜻하게 말리라고 난로를 발 앞에 갖다 드리기도 하고, 언 손을 녹이라고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차를 한 잔씩 준비해 드리기도 한다. 그때 한 번 왔던 손님은 꼭 다른 친구들과 함께 다시 찾아온다.

 

 날씨가 안 좋으면 장사가 잘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가 단골손님을 만들기에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가 손님들에게 잘하면 잘할수록 손님들은 우리를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 그러니 손님들이 우리 가게를 나갈 때는 항상 웃으며 나갈 수 있게 하자!

 

 꼬치집은 화장실 가는 길이 약간 어둡다. 등이 하나 있긴 하지만 조금 허전하기도 해서 벽을 꾸미기로 했다. 어떤 재미있는 문구들을 또 적어볼까 하다가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넣기로 했다.

 “방심하면? 미끄럼주의. 넘어지면? 부끄럼주의.”

 “넘어지면 아프다.”

 “바닥이 아이스링크장! 연아킴과 춤을.”

 “미끄러지면, 일생 단 한 번의 기회. 유체이탈 체험.”

 

 우리에게 화장실이 늘 숙제였다. 건물에 붙어 있는 화장실을 썼는데 워낙에 오래된 건물이어서 화장실 상태도 좋지가 못했다.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쾌적함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는 이 상황도 최대한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화장실 안에 ‘사과문’을 적어놓았다.

 사과문

 고객님, 죄송합니다!

 화장실이 ‘기능’뿐 아니라 ‘편안함’과 ‘안락함’을 드려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더 나은 ‘맛’과 ‘열정’으로 보상해드리겠습니다.

 - ‘열정감자’ 드림 -

 

 마음만은 벤츠다 

 업무용 차로 경차 한 대를 뽑았다. 단순한 이동 수단만이 아니라 청년장사꾼의 홍보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차에 ‘열정카’라는 이름을 붙여 우리만의 특색을 입혔다.

 ‘출동! 청년장사꾼’

 ‘마음만은 벤츠다’

 ‘사장님! 열정 만땅이요!’

 움직이는 간판처럼 청년장사꾼을 드러내는 문구들을 좌우로 적어놓고 ‘열정’과 ‘정열’을 상징하는 불꽃 모양 그림까지 넣었다. 열정감자와 열정꼬치 로고도 위쪽 공간에 빠짐없이 적었다.

 길가에 ‘열정카’를 세워놓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꼭 한 번씩은 돌아본다. 외부 미팅을 갈 때 열정카를 타고 움직인다.

 열정카를 타면 행동이 더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우리는 청년장사꾼입니다’라고 대놓고 돌아다니는 것이라 함부로 다닐 수가 없다.

 

 2층 매장, 어떻게 사람들을 올라오게 할까? 

 우리는 감자집이 잘되는 이유를 제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자리 덕분인지, ‘감자’라는 아이템 때문인지, 우리의 ‘맨파워’ 때문인지, 정말 무엇 때문인지. 이를 명확히 알아야 또 다른 성공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목업(mockup) :: 비행기나 자동차 등 제품을 개발할 때에, 장치를 제작하기에 앞서 각 부분의 배치를 좀 더 실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하여 나무 또는 이와 비슷한 것으로 만드는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목업 (용어해설)

 

 최고의 마케팅은 돈으로 되는 게 아니다 

 스타트업 기업의 직원들은 한 명 한 명이 그 기업의 최고 홍보 수단이자 얼굴이다. 내가 회사고 회사가 나인 셈이다. 우리 멤버들은 다 한 명, 한 명이 청년장사꾼이다. 그렇게 각자가 누구보다 열심히, 재미있고 활기찬 매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써온 과정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사람들이 TV를 보고 네이버에서 청년장사꾼을 치면?

 검색해보니 제일 위에 노출되는 것은 청년장사꾼 블로그다. 블로그를 클릭해보니 가장 상위에 있는 글은 가장 최근 모집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와 뉴스레터다. 이걸로는 한눈에 청년장사꾼이 뭐하는 단체인지 알아보기 힘든 레이아웃이었다.

 

 손님이 짜다면 짠 거고, 덥다면 더운 거다 

 “손님이 짜다면 나도 짠 거임.” 

 그렇다. 손님이 덥다면 더운 거다.

 

 처음 오픈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오면 ‘오픈발’이라고들 하는데, 이때 온 손님들을 잡지 못하면 이후로 승산은 없다.

 

 손님이 한 말을 가볍게 지나치는 일을 나는 경계한다. 같은 말을 여러 사람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만든 매장이라 우리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매장을 잘되게 하는 건 만든 사람이 아니라 오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당연히 오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사고해야 하는 것이 맞다. 오는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뭔가 문제가 포착된다면 지체 없이 곧바로 해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2호점은 매장 앞으로 테이크아웃 줄과 자리를 기다리는 줄이 항상 있는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것이 문제다.

 너무 더운 날씨 탓에 기다리는 손님들의 짜증 지수가 오를 때는 편의점에 뛰어가서 종이컵을 한 줄 사와 얼음을 띄운 물을 나눠드리기도 했고, 너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캔커피를 사 와서 돌리기도 했다. 그럼 봄, 가을은 문제가 없었냐고? 아니다. 봄에는 황사가 너무 심해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방진 마스크를 돌린 적도 있었다. 일단, 손님들의 불만이 접수되면 어떤 수를 쓰든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다.

 

 공덕에 가면 공덕 법을 따라야지? 

 8월 15일 광복절을 맞이해서 공덕 열감에서는 태극기를 걸어두고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매장 안에 입장과 동시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시면 시원하게 ‘Size UP’ 해드립니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훈내 나는 공덕 매장에서 문제 행사를 진행합니다!

-8시, 9시, 10시, 11시 정각에 훈훈한 열정청년들이 한글날 관련 문제를 내는데요, 먼저 손을 들어 답을 맞추시는 분께 ‘원하시는’ 곁들이는 요리(닭 조각, 양파 튀김, 고구마 막대 등)를 하나 공짜로 드립니다!

 * 한글날 이벤트이니 만큼 이날은 한글만 씁니다. 열정!

 

 우리 매장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다시 오고 싶은 재미있는 매장으로 키워나가는 것.

 

 매장은 공사 중, 그래도 영업은 계속돼야 한다! 

 가격할인 이벤트를 할 때 조심해야 할 점 중 하나는 가격 할인이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래 1만 원짜리인 물건이 있는데 특별 행사로 8000원으로 판다고 해보자. 그런데 만일 손님들의 입장에서 ‘오, 싸게 파네?’가 아니라 ‘뭐야, 8000원으로 팔아도 남나 보네? 그럼 평소엔 대체 얼마나 남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건 할인을 안 하느니만 못한 이벤트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예 할인을 할 거면 확실하게 해서 “우와~!” 소리가 나게끔 해야 한다.

 5월 8일 어버이날, 감사의 달을 맞이한 이벤트 때였다. 3500원인 양념감자 M사이즈를 1000원에 판매하는 파격 할인을 진행했다. 단 그날 모든 판매는 테이크아웃으로만 한정했다.

 사실, 이날 가격할인 이벤트를 기획한 데에는 ‘감사의 의미’ 에 더해 특별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다. 그즈음 2호점은 오픈 후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는데, 매장 내부에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몇몇 눈에 띄었다. 바 테이블도 보수가 필요했고, 매장 내부에 그린 벽화도 새롭게 리뉴얼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내부 공사를 위해 무작정 문을 닫기에는 매출 타격이 클 거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매장 안에서는 공사를 진행해도, 테이크아웃 판매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우리는 매장 내부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날은 테이크아웃으로만 판매하되, 대신 가격을 파격 할인하는 행사를 한다고 알렸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안성맞춤 이벤트가 된 것이다.

 

 손님들이 줄을 서 있는 만큼 홍보 효과가 큰 것도 없다.

 

 매출이 높으면 멤버들의 사기도 자연히 오른다. 수확이 확실한 것만큼 큰 동기부여도 없다. 그래서 이벤트를 단순히 이벤트로만 끝내선 안 된다. 동기부여, 우리가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스스로 산을 만들고 산을 넘는다 

 

 전통시장에서 백화점까지, 감자집의 무한도전 

 가능한 모든 종류의 장사를 다 해보는 그날까지 우리의 도전은 아마도 계속될 것이다.

 

 

 

3. 최고 자산이자 최대 이윤은 ‘사람’ - 약점은 연대로 극복하고, 장점은 무한대로 활용하는 법 

 도대체 진짜 사장이 누구예요? 

 장사는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굉장히 ‘정직한’ 업이다. IT쪽에서는 3명이 모여도 10억, 30억, 50억 매출도 가능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장사는 한계매출이 있다. 3명이서 100만 원을 버는 구조라고 가정하면, 200만 원을 벌려면 6명이 필요하다. 이건 곧 멤버들에게 줄 수 있는 급여에도 한계치가 있다는 뜻이다.

 

 월급과 인센티브 이외에 ‘플러스알파’를 챙겨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멤버들에게 지분 투자의 기회를 주고, 발생하는 수익금을 정확히 분배하는 매장을 내는 것이다.

 

 “도대체 여기는 사장님이 누구세요?”라고 누군가 물으면, 정말 다들 뿌듯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됐다.

 “접니다.”

 “제가 사장입니다.”

 “그리고 저도 사장입니다!”

 

 유니폼도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서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사고 등판에는 문구를 박았다. 등판 문구는 열정감자 때와는 또 다르게, 메뉴 이름을 적었다. 색깔에 맞게 노란색 트레이닝에는 ‘계란찜’, 초록색 트레이닝에는 ‘부추 골뱅이’를 쓰는 식이었다.

 

 열정골뱅이에서는 크림생맥주는 취급하지 않고 병맥주만 넣었다. 다른 골뱅이집과 분위기를 비슷하게 가져가면서 열정감자나 열정꼬치와는 차별점을 두었다. 오픈 초기에는 “여기는 왜 생맥주 없어요?”라고 묻고 또 찾는 손님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매장의 콘셉트는 일관되게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되, 중심은 흔들리지 않기. 그리고 원칙의 일관성을 지키기! 일정함이 주는 안정감과 기대감은 손님들이 매장에 와서 은연중에 느끼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맛은 최대한 잡자. 대신 우리만의 기준은 분명히 세우자. 청년장사꾼은 요식업보다는 ‘서비스업’에 방점이 있다.”

 

 잃어버린 ‘열정’ 그리고 우리가 지불한 수업료들 

 청년장사꾼은 날마다 자라고 있다. 함께 부딪치고 함께 배우며 우직하게 커가고 있다.

 

 우리의 아지트, 무한 공유의 힘 

 우리는 언제나 약점은 연대로 극복하고, 장점은 무한대로 활용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6호점 골뱅이집은 7080 복고풍 매장의 콘셉트를 확실히 부여해 오픈했다. 매장 유니폼은 청청패션, 청바지와 청자켓을 입는다. 매장 내부에는 아폴로, 호바꿀맛나, 맛기차콘, 꾀돌이, 제리뽀 등 옛날과자를 소품 삼아 꾸몄다. 그리고 이를 인테리어 소품에 그치지 않고 매장 한쪽에서 판매도 했다. 낱개로도 팔고 패키지를 만들어 세트로도 팔았다. 가끔씩은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드리기도 했다.

 

 매일 주인이 바뀌는 가게 

 7호점 청년장사꾼 감자집+부엌이다. 기본적으로 감자집에서 파는 메뉴들을 팔되,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주인이 되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 그날 7호점의 주인을 맡는 멤버는 자신이 시도해보고 싶은 것은 뭐든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이 팔아보고 싶었던 메뉴들을 만들어서 팔 수도 있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 수도 있다. 멤버들은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7호점을 운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팀워크, 우리는 정말 한마음인가? 

 ‘과연 우리는 모두가 같은 비전을 잘 공유하고 있는 걸까?’ 비전이 공유되지 못하면 단체는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다. 각양각색 멤버들의 다양성은 존중하되 같은 방향, 같은 목표를 중심에 두지 못하면 우리의 에너지는 제대로 모일 수가 없다.

 

 멤버들이 점점 지쳐간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정말 큰 위기다. 이건 그냥 간판에서 ‘열정’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정말로 우리가 외치는 열정이 속 빈 강정이 되어버릴지 모르는 문제였다.

 

 “욕심을 버리고,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빨리 가려고 하면 놓치고 가는 게 많아진다. 멤버들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해진다. 그게 청년장사꾼이 지켜나가고 싶은 핵심가치 아닌가?”

 

 “장사가 뭐니?”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요.”

 

 “상즉인 인즉상.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윤이며, 신용은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

- 최인호 『상도』

 

 “상즉인 인즉상.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윤이며, 신용은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

 

 청년장사꾼은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는 장사를 하는 단체다. 그런데 그때까지 나는 손님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만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중요한 연결고리를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가슴을 쳤다. 손님을 행복하게 하려면 멤버들의 행복이 우선이다.

 

 우선, 평일 점심장사를 접고 매장 오픈을 3시로 늦췄다. 점심때의 매출을 잃더라도, 우리가 더욱 오래 가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격주 일요일에 하던 ‘전체회의’를 월요일로 옮기고, 대신 매주 만나는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수다회’라는 이름으로 멤버들이 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최소한 주 2회는 전체 모임을 통해 멤버들끼리 만나는 시간을 늘리며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예전 같았으면 누구한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나는 멤버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힘들어하는지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나지 않았다.

 

 ‘청년장사꾼은 가족인가, 회사인가?’

 ‘나는 좋은 형이 될 것인가? 무서운 대표가 될 것인가?’

 회의가 오늘처럼 분위기가 안 좋게 끝이 나면, 저 또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와 연석이 형은 여러분을 믿고, 슈퍼바이저는 점장을 믿고, 점장은 멤버들을 믿고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고 당겨주며 더 배려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우리 천천히 한 발 한 발 나아갔으면 합니다. 우린 아직 젊다고 하기도 무색합니다. 그냥 어립니다. 급하게 나아가서 많은 것을 가져도 아직은 그릇이 작기에 다 담을 수도 없습니다. 청년장사꾼, 이 안에서 각자의 그릇과 우리의 그릇을 단단하게 키워갔으면 합니다.

 청년장사꾼은 멤버 개개인의 행복을 존중하고 응원하겠습니다. 멤버 개개인이 더 행복해져서, 그 행복이 우리가 만나는 손님들에게 진심으로 전해지고 감동을 준다면, 자연스럽게 청년장사꾼 매장은 손님들로 더 북적이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장사꾼의 직업병, 일명 ‘간판깨기’ 

 

 우리만의 특별한 재충전 방식 

 ‘우리는 어떤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야 할까? 멤버들에게 어떤 회사가 되어줄 수 있을까? 가장 우리다운 방식의 복지는 뭘까?’

 

 우리의 역사는 우리의 기록으로 만들어진다 

 뭔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청년장사꾼에는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생생히 되새기게 해주는 것은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이다.

 아예 사진을 남기기 위한 특별한 미션도 만들었다. 매주 월요일을 ‘사진 찍는 날’로 만든 것. 매일매일 모두가 기록을 남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월요일만큼은 모두 각자의 매장, 각자의 위치에서 출근 도장을 찍듯이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이다.

 매주 사진미션의 주제를 던지고, 그 주제를 잘 표현한 사람에게는 상품을 주기로 결정. 매주 월요일이 되면 예시 사진과 함께 사진미션의 주제를 아지트에 올린다.

 사실 이렇게까지 해도, 미션을 수행하지 않는 멤버들도 꼭 있곤 했다. 하루는 전체회의 때 다 같이 꼭 봐야 하는 영상이 있다며 모두를 집중시켰다. 영상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찍었던 미션 사진들이 스틸 컷처럼 뜨며 자막과 함께 나오고 있었다.

 ‘청년장사꾼의 역사는 우리의 기록으로 만들어집니다.’

 ‘월요일, 당신이 핸드폰을 가로로 들어야 할 때’

 

 ‘일탈’ 미션

 - 김준모: 사진 

 ‘단체 카톡방’을 활용하던 때였다. 카카오톡에 사진을 올리면 팝업창으로는 ‘사진’이라는 글자만 뜨고, 사진 확인은 카톡방에 들어가서야 확인할 수 있다. 준모는 이 점에 착안하여 지능적으로 사진은 올리지 않고 ‘사진’이라는 글만 입력했다. 그리고 뒤이어 뜬 메시지 한 방.

 - 김준모: 오늘은 사진미션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미션불이행자의 사진으로 현상수배범 포스터를 만들어 올린다거나, 해당 멤버가 처음 청년장사꾼에 지원했을 때의 사진을 올리며 초심이 어디 갔느냐며 놀려대기도 한다.

 

 모르면 물어봐라, 솔직하게 툭 까놓고 

 손님은 12시에 왔는데, 그때 우리가 전혀 손님을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그것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다른 멤버들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장사꾼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직원들과 상의하고 룰을 정하면 책임감이 더 생기겠죠. 인사, 복지 문제는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반발합니다.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게 상책. 헤드는 문제제기만.”

 

 지각을 한 사람에게 벌칙을 주되 그 방식은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 

 결정된 벌칙은, 지각 시 얼굴에 분장을 하고 ‘지각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티셔츠를 유니폼으로 입는 것. 지각을 해서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그날은 손님들에게 특별히 더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멤버들에게도 미안한 일을 했으니 업무 페널티도 함께 주기로 했다. 당일 오픈 멤버인데 지각을 했다면 그날 마감을 돕고, 마감 멤버로 시작했는데 지각을 했다면 다음 날 오픈을 돕는 것.

 

 합숙생활, 우리는 다단계다? 

 사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좋은 의미의 다단계라고 생각한다. 멤버들 중에는 자신이 정말 좋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너도 관심 있으면 생각해보라고 친구에게 소개해서 결국 같이 일하게 된 친구들도 있고, 멤버의 사촌 동생이 새로운 멤버로 들어온 경우도 있다.

 

 

 

4. 장사, 판을 바꾸는 청년들 - 너,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법 

 감자 팔아 장가간다 

 “앞으로 어떤 장사를 하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늘 재미있게 일하는 사장이 되어 있을 겁니다.”

 

 나중에 그 아이가 학교 갔을 때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하면 당당하게 “청년장사꾼이요”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거, 그게 내 꿈이라며 일장연설도 한바탕 늘어놓는다.

 

 ‘장사’해서 ‘사장’되자 

 교육생들은 일지를 쓰는데, 거기에는 그날 진행한 주요 업무들, 자기가 잘한 점, 못한 점, 그리고 건의사항 부분이 있다. 매번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역시도 장사에 관한 피드백을 받으며 여러 힌트들을 얻기도 하고 자극도 받는다.

 

 OJT :: 기업 내에서의 종업원 교육 훈련방법의 하나로, 피교육자인 종업원은 직무에 종사하면서 지도교육을 받게 된다. 따라서 업무수행이 중단되는 일이 없는 것이 그 특색이다.
OJT(on-the-job training)는 모든 관리자·감독자는 업무수행상의 지휘감독자이자 업무수행과정에서 부하직원의 능력향상을 책임지는 교육자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하여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지도자와 피교육자 사이에 친밀감을 조성하며 시간의 낭비가 적고 기업의 필요에 합치되는 교육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도자의 높은 자질이 요구되며 교육훈련 내용의 체계화가 어렵다는 등의 난점이 있다. 이에 따라 OJT의 대상은 비교적 하부조직의 직종이 된다.
이 방법과는 대조적으로 직무수행을 중단하고, 또는 직장배치 전에 다른 장소에서 실시되는 직장 외 교육훈련을 오프제이티(Off-JT:off-the-job training)라고 하는데, 이 Off-JT가 관리자나 감독자에게 실시되는 경우, 그 교육훈련의 내용은 OJT를 통해 실제로 직장에서 활용되어 직접적으로 작업자나 집무자의 업적에 반영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선진국의 통계에 의하면 기업 내 교육훈련의 90%는 OJT에 의거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제이티 [OJT] (두산백과)

 

 ‘돈 받고 일하자, 배워서 남 주나!’

 ‘장사해서 사장되자!’

 

  우리가 장사를 하며 배운 것들을 나눔으로써 불필요한 실패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면 하나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커넥터가 되어 미미할지라도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자.”

 

 마을을 살리자, 마을에서 놀아보자! 

 청년장사꾼이 하는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장사, 교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

 

 가장 큰 프로젝트를 꼽자면 ‘이태원 계단장’일 것이다.

 관건은 장터를 열 마땅한 장소를 찾는 일이었다.

 제일 꼭대기에 서면 아래로 서울이 다 내려다보이는, 서른 개 정도 되는 울퉁불퉁하게 생긴 계단이다. 그 계단에 셀러들이 앉아 물건을 팔고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오르내리며 구경을 한다면 그림이 꽤 괜찮을 것 같았다.

 장터에는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판매 이외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동동투어’라는 이름으로 마을투어를 먼저 시작했다. 우사단마을의 역사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는 이야기를 하며 골목골목 동네를 한 바퀴 가이드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성악을 전공하는 친구가 진행하는 ‘계단 위의 아리아’라는 공연 프로그램도 탄생했다.

 

 본격적인 계단장 홍보를 위해 우리는 캐릭터도 만들었다. 그곳은 예전에는 도깨비시장이었던 곳이었는데, 도깨비 스케치 경진대회에서 나온 그림을 활용해 ‘우깨비’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태원 계단장의 상징인 ‘꼐단’이라는 캐릭터는 계단 모양에 눈을 하나 그려서 만들었다.

 

 “사람 별로 안 와도 괜찮아. 그냥 우리끼리 재밌게 놀면 되지 뭐!”

 

 “내가 옆에서 보니까 옆의 여자친구가 이 팔찌를 쳐다보던데! 여기서 안 사면 후회해요!”

 “이건 진짜 맛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딱 오늘밖에 안 판다는 거!”

 

 ‘들어와!’ 프로젝트 

 계단장의 판을 더 키워봤다. 바로 ‘들어와’ 프로젝트!

 평소에는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더라도 계단장이 열리는 한 달에 한 번,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각자의 작업실이나 가게를 활짝 열어 워크숍도 열고 물품도 파는 프로젝트다.

 

 청년 그리고 지역, 한 배를 탄 우리 

 지역문화를 만들고, 다 같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넘보지 못할 재미있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수능 때 이벤트를 해줬던 것처럼, 우리는 졸업식 때도 배화여고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부모님들과 같이 내려오는 친구들에게 졸업 축하한다고 인사를 하고, 뽑기를 통해 저녁 때 방문하면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나눠줬다.

 단순히 매장 이벤트에서 그치지 않고 멤버들은 직접 손 글씨로 카드를 써서 건네기도 했다.

 

 - 제목: 스승의 날 기념! ‘선생님! 오늘은 저희가 쏠게요!’- 부제: 양념감자 30개를 향한 숨 막히는 54시간

 - 참여 방법: 선생님에 대한 사랑을 사진으로 표현하여 청년장사꾼 감자집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로드. (대표자 연락처 포함)

 - 참여 기간: 5/12 18:00 ~ 5/14 24:00 (54시간 동안)

 - 심사 기준: 재미, 진심, 참신

 - 상품: 양념감자 M 30개, 치즈스틱 사진에 나온 학생 수 만큼 5/15일 찾아가서 직접 드림.

 - 참여 대상: 배화여중, 배화여고, 배화여대(여기까지밖에 갈 수가 없어서……)

 

 “배달하려면 좀 고생은 하겠지만,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주자!”

 학교 규정상 외부 음식은 반입하면 안 되었지만, 1등 반 선생님이 교장선생님께 부탁을 해서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교장선생님 감자튀김도 따로 준비했다.

 

 청년장사꾼은 얼마 전에 이태원, 경복궁, 공덕에 이어 새로운 지역에 진출했다. ‘열정도’라는 이름으로 걸고 용산구 원효로에 6개의 매장을 동시에 낸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청년들의 자력갱생을 위한, 청년장사꾼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열정도에는 철인 28호(철판요리와 와인), 치킨사우나(찜닭과 치킨), 판(점심 백반, 모듬전과 막걸리), 열정도 감자집(감자튀김과 에일맥주), 열정도고깃집(삽겹살, 목살, 항정살), 그리고 아지트(다양한 안주와 술이 있는 캐주얼펍)까지 각양각색 매장이 있고, 골라먹을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5호점 골뱅이집에 담았던 시도, 멤버들의 지분 투자로 만드는 ‘모두가 사장인 매장’은 바로 이곳 ‘열정도’로 옮겨 더 크게 키웠다.

 

 

 

+. 에필로그 - 청년장사꾼 멤버들의 이야기

 우리가 생각하는 장사란?

 내가 행복하고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을 보러 오는 사람이 행복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

 

 왜 나는 청년장사꾼에 들어왔는가?

 의식주의 궁극점은 호텔

 

 나는 왜 장사를 하려고 하는가?

 나에게 장사는 행복한 시간을 파는 것이다. 기분 좋은 서비스가 있는 곳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든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팔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게 장사를 하고 싶은 이유다.

 

 나는 청년장사꾼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Thanks to...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에피소드와 일들은 단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함께하고 있는 청년장사꾼 가족들과 함께 만든 이야기들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사회에 뛰어들어 현실이 어떤지를 하나씩 배워가고 있는 우리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남들과는 다르고, 다소 험난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한 우리는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보다 단단한 사람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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