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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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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한 도전
928억 시간. 2015년 토스 앱이 나온 후, 사용자들이 간편송금으로 아낀 시간을 모두 합하면 928억 시간이 넘는다. 대한민국 성인 2.5명 중 한 명은 토스 앱에서 자신의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신용등급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퇴근길 버스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클릭 몇 번으로 조건에 맞는 대출을 찾고, 귀찮은 보험금 청구도 1분 이내에 완료했다. 토스가 등장하기 이전의 금융생활이 어땠는지 기억하는가? 송금 한 번 할 때마다 인터넷뱅킹 사이트에서 분통을 터트리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 한번 할 때마다 괴로워하기 일쑤였다. 엑티브X를 포함한 각종 보안 프로그램 설치, 휴대폰 본인인증, 공인인증서 발급과 재발급 과정을 모두 거치고 나면 오류, 또 오류였다. 이런 필요 없는 불편을 없애고 터치 몇 번으로 금융활동이 가능하게 만든 것은 금융 대기업도, 정부정책도 아닌 조그만 스타트업이었다. 간편송금으로 시작해 뱅킹, 증권, 보험, 결제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한 토스팀, 이들은 어떻게 이런 성과를 이루었을까? 세간에 화제가 되는 그들의 독특한 기업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창업자 등 35명을 인터뷰하고 회의록 등 내부자료를 샅샅이 뒤져 토스가 달려온 11년의 유난한 도전사를 정리했다.
저자
정경화
출판
북스톤
출판일
2022.11.13

 

프롤로그

일견 거대해 보이는 성취는 ‘실패’라는 수없이 많은 획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었다. 지나온 단계마다 도전과 좌절, 충돌과 갈등이 있었고, 여전히 겪는 중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실패를 겁내지 않으며, 치열하게 다투고, 급진적으로 솔직한, 단순함을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현실에 굳게 발 딛고 있는 기록은 오래도록 큰 힘을 발휘한다고 믿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미처 담지 못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토스의 현재를 이루고 있음을 기록해두고 싶다.

 

성장은 피곤도 아픔도 잊게 한다고 했다. 끝의 끝까지 파내려가야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토스팀원들이 말하는 몰입의 순간들이었다.

 

끝의 끝에서 겨우 건져올린 답은 싱거웠다. 남다른 성취를 하고 싶다면 남달리, 유난히, 각별히 노력하고 헌신하는 수밖에, 그보다 영리한 지름길은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력과 헌신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낡아 보이는 시대이지만, 다른 답은 찾을 수 없었다.

 

토스팀은 오늘도 어김없이 실패하고 있다. 꿈을 이룬 듯 보일 때마저도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토스팀의 여정을 돌아보려고 하니, 사람들 이야기만 남았다. 인생의 어느 시기, 남다른 목표를 향해 있는 힘껏 경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당신이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입니다.

Steve Jobs 2005

Stanford Commencement Address

 

 

 

1장. 선을 넘어서는 용기

어느 날 자기 병원을 차린 7년 선배가 밥을 사주겠다고 의국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우리도 나중에 저런 차 탈 수 있겠지?” 벤츠 세단을 몰고 온 선배를 보며 의국 사람들은 ‘드림카’라고 했다. 별생각 없이 넘길 수도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그 말에 더럭 겁이 났다. 꿈의 크기가 겨우 비싼 외제차 정도인 사람에 머물게 될까 봐 두려웠다. 가능한 가장 거대하고 화려한 꿈을 꾸고 싶었다.

 

누구도 그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그야말로 비가역적인 변화였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견해가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도록 놔두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입니다.

 

두 발 모두 선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이승건 역시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걸고 헌신해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데, 일주일에 이틀은 의사로 일하면서 창업가로도 성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아무도 쓰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완벽한 앱이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실패라는 결과는 고통스러워서,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희망에 부풀어 일했던 기억마저 지워버렸다.

 

19세기 영국의 사회비평가 존 러스킨은 인간의 직업이 언제 숭고해지는가를 논했다. 군인은 국가를 수호할 때,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지킬 때, 법률가는 정의를 집행할 때 숭고하며 사회의 존경을 받는다. 그리고 상인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때 그렇다.

 

이승건이 창업한 이유와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이승건은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창업가 관련 인터뷰에 종종 초대됐는데, 그럴 때마다 “아직 매출은 없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현대의 기업인은 과거의 상인이고, 상인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풍요를 공급하는 데 있다. 창업한다는 것은 곧 장사꾼이 되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수요를 잘 수집한 뒤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어 돈 받고 파는 장사꾼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이승건은 거꾸로 ‘내가 당신들의 삶을 이렇게 바꿔주겠다’며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창업했는데, 알고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해서는 성공할 수 없었다.

 

“이쯤 되자 ‘이번에도 어차피 실패할 거니까’ 하고 더 빨리 실패할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의 수준에 도달했다”

 

CMS :: 은행계좌의 잔고와 불입금에 대한 정보처리에서부터 주식의 매매에 대한 정보까지 처리하는 업무 형태를 말한다. CMS는 정보화 사회에서 통신 라인과 컴퓨터를 이용해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 사용자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전화 라인을 이용한 방법과 인터넷을 이용한 서비스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CMS [cash management servic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2장.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스럽게

울타리를 쳐놓으면 이 안에서 우리가 안전하다는 것은 착각이에요. 안전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고사되는 거예요. 울타리가 아무런 소용이 없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작게 실패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자’

 

“허무지표(vanity metrics)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열심히 했고 하루 1만, 전체 100만을 달성한 건 맞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머니까요. 성공이 아닌데 성공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들을 경계하는 게 축하보다 중요했죠.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동료에게 인정받고 축하받을 때 보람을 느끼고 더 힘을 낸다는 것을요. 저는 겁이 났던 것 같아요. 거기서 만족하면 100만, 200만짜리 회사에서 멈출까 봐.”

 

따라오지 못할 ‘미친 속도’만이 작고 재빠른 스타트업 토스팀의 유일한 무기였다.

 

“송금으로 우리가 한 달에 얼마씩 잃고 있는지도 제대로 몰랐던 거예요. 설명을 들으면서 처음엔 월 2700원쯤은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그러다 급증하는 사용자 수를 곱해보니 생각이 달라졌죠. 그게 어마어마한 비용이라는 걸 호진 님은 알았던 거예요. 나는 멋진 서비스를 최초로 만들어냈다는 감상에 취해 현실을 보지 못했고요. 사업 시작하기 전에 당연히 해야 하는 기초적인 모델링이었는데도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2년 동안 ‘송금으로 사용자 모아서 결제로 전환하면 게임 끝!’이라는 명제를 신봉해왔는데, 한 번에 무너졌어요.”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역량이 탁월한 사람들이 임하는 엘리트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만, 헌신과 열정이라는 기본 요소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밤새워 일하지 않으면 죄인인 듯한 느낌이 들게 한 것은 잘못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그러나 동시에 밤새워서 미친 듯이 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보상을 주는 것은 필요하다. 헌신은 보상받아야 한다.”

 

공화주의 국가의 시민은 법과 규칙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는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췄다. 또한 개인의 무분별한 자유보다 공공선을 중시했고, 무엇이 공공선인지는 토론으로 결정했다.

 

“기민하고, 책임감 있고, 논쟁을 즐기며, 그 끝에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우리는 실패하지만 결국 성공한다.”

 

토스팀의 핵심가치Mission over Individual 개인의 목표보다 토스팀의 미션을 우선한다.

Go the Extra-mile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을 추구한다.

Focus on Impact 하면 좋을 10가지보다, 임팩트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Question Every Assumption 모든 기본 가정에 근원적 물음을 제기한다.

Courage to Fail Fast 빨리 실패할 용기를 가진다.

Learn Proactively 주도적으로 학습한다.

Move with Urgency 신속한 속도로 움직인다.

Radical Candor 동료 간에는 완전한 솔직함을 추구한다.

 

 

 

3장. 세상에서 가장 빨리 크는 스타트업

대표가 욕먹는 것을 보니, 그래도 제대로 하는 모양이었다. 경험상 적(敵)이 없는 나이스가이는 어떤 것도 스스로 결정하는 법이 없는 무능한 사람이었다. 판을 흔들어 무언가를 바꿔보려는 혁신가는 적이 많았다.

 

“저는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국회가, 법과 제도가 아니라 잃을 것 없는 스타트업이 연못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것만큼 빠른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그동안 실패를 방지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실패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회복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그 실패에서 의미 있는 배움을 얻는 것이 중요했고요. 하지만 시간과 자원이 적게 드는 ‘저렴한’ 실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성공을 확신할수록 오류를 발견해 바로잡을 기회는 줄어든다.

 

이승건에게 “회사를 나가겠다”고 말하자, 그는 예의 냉랭한 표정으로 김유리를 내려다봤다.

“유리 님, 지금 이 미팅룸을 나가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유리 님이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할 겁니다. 인생에서 개인을 정의내리는 순간이 드물게 찾아오는데,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에요.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망가면 끝까지 실패자가 되는 거고요, 털고 일어서면 어려움 끝에 승리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으세요?”

그러고는 PON 리스트를 건넸다. 토스가 언젠가는 풀어야 할 문제(Problem), 해외사례 등 시장에 존재하는 기회(Opportunity), 사용자 목소리에서 발견한 필요(Needs) 등을 모아놓은 파일이었다.

“여기서 할 일을 한번 찾아보세요. 성공시켜 보세요.”

 

“지표는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데, 그걸 ‘보고’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앞으로 어떻게 지표를 개선할 건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계획을 말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컸다”

 

제목: 인생 반차

받는 사람: 토스팀

안녕하세요. 삼태양입니다. 돌아오지 못할 장기 휴가에 들어갑니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던가. 미천한 능력의 삼태양을 여기까지 멱살 잡고 끌고 성장시킨 건 8할이 동료들이었습니다. 정말 다시 태어나도 겪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을 6년 동안 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위대한 회사인지는 매출보다도, 사용자 수보다도, 나와 동료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이 공간에서 함께하고 있는지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비웃는 도전도, 그런 건 안 될 거라는 시도도 기꺼이 함께하고 함께 배워가는 동료가 있어서 두렵지 않은 모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비바리퍼블리카 멱살 잡고 함께 끌고 가주세요.

죄스럽지만, 저는 이만 내려갑니다.

 

더 큰 깨달음이 뒤따라왔는데요.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신뢰자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회사가 커지면서 알게 된 거예요. 혼자서만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로부터 깊이 신뢰받고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코파운더(co-founder)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팀에 정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걸요. 굳게 빛나는 등대 같은 사람을, 제가 그때는 놓쳐버렸죠.

 

페이팔 초기 멤버이자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은 저서 «블리츠 스케일링»에서 “모든 사람이 회사와 똑같이 발맞춰서 성장하지는 않는다”고 썼다.

 

같은 꿈을 꾸며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곤욕스러웠지만, 이승건은 필요하다면 기꺼이 곤욕을 치렀다. 토스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점은 초기 멤버들이 떠날 때, 그동안 팀에서 쌓아온 신뢰와 문화적 끈끈함마저 함께 가지고 떠난다는 사실이었다.

 

“통제가 없으면 종종 실수하는 사람이 나오고 가끔은 프리라이더도 나타나겠지만, 그건 극소수 1%에 불과하다. 유능한 인재의 99%는 제한 없이 신뢰받는다고 느낄 때 훨씬 더 역량을 발휘한다”

 

처음에는 기존에 많던 친구 초대 스킴, ‘친구를 토스에 가입시키면 나도 5000원, 친구도 5000원’을 활용했어요. 그러다 이것을 ‘친구에게 5000원 보내기’로 바꾸었습니다. 초대자가 받는 보상을 제거하고 ‘초대’ 맥락을 ‘송금’ 맥락으로 바꾼 거예요. 테스트했더니 ‘5000원 보내기’ 스킴이 훨씬 효과가 좋았어요. 내가 받을 보상을 없애서 효과가 좋아진 것, 상당히 반직관적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잘 안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잘되는 것들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찾기는 어렵지만 한 번 찾으면 임팩트가 매우 크기 때문이에요.

 

 

 

4장. 로드바이크가 불편한 이유

전산 용어 중에 ‘단 하나의 진실점(single source of truth)’이라는 말이 있어요. 데이터 관점에서 보자면 누가 언제 추출하더라도 일관된 진실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때그때 달라지는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찾아낸다는 건 마술이죠.

 

장애는 괴로운 일이지만, 장애가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 방법은 없었다. 다만 한 번 겪었던 장애 유형에 또 속절없이 당하느냐, 아니면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느냐의 문제였다. 결국 실패하고, 그 실패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나의 앱은 한 사람이 만든 것처럼 일관되어야 하는데, 당시의 토스는 거꾸로 디자이너 7명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1. 최고의 안목을 가진 사람이 모든 권한을 쥐고 컨트롤한다. 애플의 방식이다.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가 디자인된 모든 화면을 최종 감수하고 그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만든다. 앱 디자인의 퀄리티는 향상될 수 있지만, 소수의 디렉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업무 속도는 느려지고 조직 내 위계질서가 분명해진다. 국내 IT 업계에서 디자인 조직이 운영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2.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다. 레고 블록처럼 제품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component)들을 제작해두고, 부품 조립하듯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소 6~9개월이 걸리겠지만, 한번 만들어놓으면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사일로 내 PD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최종의사결정권(DRI)을 가지는 문화를 유지하기에도 용이하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Good is the enemy of Great)’

 

“전 한 달 전에 못했던 걸 지금 할 수 있게 됐을 때, 한 달 전에 맞다고 믿었던 게 틀렸음을 알게 됐을 때 행복해요. 그래서 3개월 전, 6개월 전을 돌아봤는데 부끄럽지 않으면 슬프더라고요. 내가 발전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저는 성취와 성장이 중요한 사람이에요. 지금 이 순간의 역량이 아니라, 그 역량이 성장하는 속도가 중요하고요. 그 기울기가 궁극적으로 내가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인지를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속도를 위해 피드백을 안 받고 블랙박스로 일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실패하면 사라질 제품에 리팩토링을 할 시간은 없었다.

 

가치 판단을 보류하고 사람들의 행동 그 자체를 바라보고 독립적인 원인과 결과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도박에서는 확정적이지 않은 보상이 핵심이었다. 카지노에서 도박꾼들은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썼다. 자세히 보니 앞 사람들이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나오는 홀짝 순서를 적고 있었다. 그걸 나름대로 분석한 뒤 확률을 예측해 베팅했다. 결과는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릴 때가 더 많다. 계산이 맞아떨어졌을 때 오는 쾌감에 도박꾼들은 중독되었다. 틀리면? 어떻게든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안달을 냈다.

행운퀴즈 같은 제품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결국 도박과 비슷한 것 아닐까? 확정적이지 않은 보상 덕분이라면 말이다. 나아가 정승진 또한 확률을 계산하고 베팅하는 도박꾼처럼,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할 제품을 설계하고 만들어냈다. 결과는 잘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었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한 번 더’ 시도하고픈 열망은 강력해졌다.

 

정승진은 다단계의 키 메시지는 ‘불로소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본을 투입하거나 노동력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돈이 없어도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 노력만 기울이면 차츰 레벨이 올라가고, 그때부터는 가만히 있어도 ‘나’를 중심으로 다단계의 거미줄이 빠르게 확장된다.

이와 원리가 비슷한 마케팅 프로그램이 ‘친구 초대’다. 토스뿐 아니라 이미 수많은 서비스가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친구를 ○○○에 가입시키면 나도 5000원, 친구도 5000원을 받는다’는 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한 명을 가입시키는 데 1만 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승진은 이 구조를 ‘친구에게 5000원 보내기’로 바꾸고 ‘송금지원금’이라 이름 붙였다. 친구를 초대하는 사람이 받는 보상을 제거한 것이다. 초대라는 맥락도 없앴다. 흔한 다단계 보상구조와 정반대였다. 기존 사용자에게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누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정승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연락처를 한번 훑어보세요. ‘토스에 가입하고 우리 둘 다 5000원씩 받자’고 말하는 것보다, 그냥 5000원을 주는 게 마음 편한 상대가 많을 거예요. 내게 이득이 되는 일을 친구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상대에게 이득인 것을 주는 게 쉬우니까요.”

송금지원금은 폭발적인 바이럴을 만들어냈다. 토스는 송금 서비스로 알려져 있으니, 초대보다는 송금이라는 맥락이 자연스러웠다. 정승진이 예측한 대로 ‘친구에게 5000원 보내기’가 훨씬 잘 작동했다. 신규 가입자 한 명을 모으기 위해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은 절반으로 줄었다.

정승진은 한 가지 조건을 더 비틀었다. 사용자가 5000원을 송금할 수 있는 대상을 신규 가입자에 한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미 토스를 쓰고 있는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연락처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인데 이미 가입한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은 낭비 아닐까? 반직관적이었지만 맞는 결정이었다. 기존 가입자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포함시키자마자 송금지원금은 J커브를 그리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불로소득 5000원을 받은 사람들은 신이 나서 친구들에게 마구 지원금을 보냈다. 서비스 론칭 이틀 만에 송금지원금을 받은 전화번호가 1000만 개로 집계됐다. 전 국민의 20%가 송금지원금을 경험한 셈이다.

 

“한 킴 대표님이 좋은 소식만 공유하는 창업자는 오히려 걱정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회사가 언제나 잘되기만 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어떻게 늘 좋은 이야기만 할 수 있냐는 거죠. 길게 볼 때 결국 솔직해야만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저도 이해하게 됐어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처음 우리를 만났을 땐 투자를 거절해요. ‘만나서 재밌었다. 그런데 진짜라기엔 너무 좋아서(too good to be true), 좀 더 보겠다’고 하죠. 그러고는 그다음 혹은 다다음 투자 라운드가 열렸을 때 들어와요. 애초 저희가 원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요. 계속 지켜봤는데 ‘진짜’가 맞더라고 하면서요.”

 

성장은 모든 문제를 다 없애요. 피곤한 것도 못 느끼고, 아파도 안 아프고, 싫은 사람도 안 싫고요. 새벽 2시인지 오후 2시인지 시간 감각도 없애버려요.

 

팀원들 여럿이 “고마웠다” “응원한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답장했지만 이승건은 끝내 아무 말이 없었다. 회사를 함께 키워온 초기 멤버들이 떠나가고, 그 시기에 필요한 역할을 해줄 새로운 멤버들로 채워지는 것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사이클이었다. 그럼에도 이별은 늘 느닷없어서, 매번 처음 겪는 듯한 상처를 남겼다. 이승건은 수년간 등을 맞대고 일했던 동료들이 떠나며 남긴 메일에 단 한 번도 답장하지 않았다.

 

토스팀의 제품 원칙

토스가 제품을 만드는 원칙을 ‘Product Principle’, 줄여서 PP라 부른다. PP는 토스에서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을 가르는 기준이 되며, 팀원들은 이를 토대로 서로의 제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다.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일관된 잣대로 개선점을 찾기 때문에, PP는 토스가 사용자에게 ‘미친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PP를 빠르고 완성도 있게 제품에 구현하도록 돕는 도구가 바로 토스 디자인 시스템 TDS다.

토스 앱 탄생 이후 토스팀은 끝없는 실험을 통해 어떤 화면, 어떤 문구, 어떤 흐름이 사용자의 선택을 받는지 검증해왔고, 그 승리전략(winning strategy)을 PP에 담았다. PP는 다만 고정불변의 법칙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며 새로이 추가되기도, 혹은 너무나 당연해져서 자연히 잊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변한 적 없는 핵심적인 가치는 ‘Simplicity’, 즉 단순함이다. 토스가 생각하는 단순함이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특별히 알아야 할 것, 배워야 할 것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태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원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매끄러운 경험을 만드는 것이 사용자 경험 설계의 궁극적인 목표다. 사용자 경험이 단순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단순함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원칙은 제품 전략과 UX 원칙으로 다시 나뉜다. 토스는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놀라운 경험, 너무 놀라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닐 정도의 ‘와우 모먼트’를 선사한다.

 

제품 전략

— Casual Concept

전문적인 금융용어와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수고를 사용자에게 지우지 않고,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전달한다.

— Minimum Features

이 기능 없이는 ‘절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제품은 점점 어려워지고, 개선 속도도 느려진다. 기능 추가는 목표 달성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다.

— Less Policy

단순한 제품의 시작은 단순한 정책이다. 수많은 정책과 조건으로 복잡해진 제품은 친절한 설명이나 깔끔한 UI로도 극복할 수 없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을 최소화한다.

 

UX 원칙

— One Thing per One Page

하나의 화면은 하나의 메시지만 표현한다. 한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도록 지우고, 제외하고, 제거한다.

— Tap & Scroll

핵심 플로우를 누르기(Tap)과 스크롤(Scroll)만으로 구성한다.

— Easy to Answer

사용자가 마주치는 모든 질문에 3초 안에 대답할 수 있도록 한다. 기억하기 힘든 정보는 알아서 찾아준다.

— Value First, Cost Later

사용자에게 제품의 가치를 먼저 전달한다. 정보를 입력하는 등 비용을 부과하는 행동은 그다음의 일이다.

— No Ads Patterns

광고가 아닌 기능으로 소구한다. 광고 스타일을 사용하지 않을 때 오히려 사용자가 집중하기 쉽다.

— Context-based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맥락을 고려해 플로우를 만든다. 맥락 없이 이어지는 플로우는 사용자의 이탈을 부른다.

— No More Loading

사용자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정책, UX 플로우, 새로운 기술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 Sleek Experience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매끈한 경험을 설계한다. 모든 시선과 손짓에 어색함이 없도록 배려한다.

 

 

 

5장. 위대한 도전이라는 신호

‘일단 하는 것이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Done is better than perfect)’

 

이런 상황에 토스가 바닥부터 결제를 키워서 가맹점을 비슷한 규모로 모으려면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 전에 게임이 끝날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남은 대안은 업계 톱 플레이어 중 한 곳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5년의 시간을 사들이는 결정이었다.

 

그는 기회 될 때마다 동료들에게 “우리는 미친 것처럼 보이는 꿈을 꾸지만 결국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뒷말은 생략한 채였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테니까.”

스타트업으로서 토스는 끊임없이 성장해야만 나아갈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됐어’ 또는 ‘토스는 여기까지야’ 하고 자족하고 안주하면 공룡 같은 경쟁사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현재 규모와 상관없이 토스는 미친 상상력을 펼쳐야 했다. 남들이 뭐라건 몇 번이고 사점(死點)을 넘을 수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안팎에 보여주고 싶었다.

 

RCPS ::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회사 청산이나 인수합병(M&A) 시 잔여재산이나 매각대금 분배에 보통주보다 유리한 권리를 가지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종류주식(보통주와 다른 주식)’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회사채 이자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오르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어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한국보다 해외 스타트업 강국에서 주요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상환전환우선주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 (한경 경제용어사전)

 

 

그는 “사과를 하고 나서 또다시 사과를 해야 하는 바보 같은 상황을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적절치 못한 사과문에 대해 다시 사과드리는 경우가 실제로 종종 일어나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한 문장 한 문장 뜯어볼 텐데, 미처 내가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을 수 있거든요. 시의적절하게 빠르게 내면서도, 동시에 사과문이 올라오면 더이상 논란이 번지지 않고 종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간편함이 핵심인 간편결제인데, 보안 절차를 추가하면 추가할수록 분명한 건 불편해진다는 겁니다. 간편결제의 대명사인 미국 페이팔 같은 경우 간편함을 없애면서까지 절차를 추가하지 않습니다. 대신 부정거래가 발생하는 경우 약자인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피해를 보상합니다. 즉각적으로 보상부터 하고, 나중에 원인을 밝혀 손해배상 절차를 밟겠다는 토스의 접근방식은 굉장히 선진화된 방식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페이먼츠팀 리더 김민표는 페이팔이 보상정책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조사했다. 페이팔은 지난 2019년에만 11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를 부정거래를 보상하는 데 썼다. 그 해 전체 거래액이 7120억 달러(약 854조 원)였는데, 그중 0.15% 수준이었다. 부정거래가 발생한 지 60일 내에 고객이 페이팔에 신고하면, 페이팔은 10일 안에 조사 과정을 거친 뒤 전체 피해액을 선지급했다. 고객이 직접 승인하지 않은 결제는 물론이고 책을 샀는데 DVD가 배달됐다든지, 새 상품이라고 했는데 중고였다든지, 배송과정에서 물건이 훼손되는 등 결제 가맹점과 판매자의 잘못이라도 페이팔이 우선 보상했다. 거래금지 품목, 부동산 · 자동차, 가족 및 지인 거래 등 보상이 불가능한 항목은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었다.

페이팔은 간편함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피해구제 및 보상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부정거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불편한 인증 절차를 더하지 않고, 0.15%의 부정을 감수했다. 대신 그때 발생하는 피해를 페이팔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귀책 사유가 없음을 고객에게 증명하라고 한다든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는 일도 없었다.

 

앞으로도 고객 자산과 관련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고, 그때마다 고객접점인 고객행복팀의 첫 번째 대응과 조치가 가장 중요해진다. 이번처럼 제삼자에 의한 정보도용이 확실한 경우에도 “고객님, 많이 걱정하셨죠?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고객의 놀란 마음을 달래는 것이 먼저다. “토스가 잘못한 것은 아닌데…”와 같은 소극적인 대처는 고객을 더 불안하게 할 뿐이다.

 

고객보호팀 신설은 어쩌면 윤기열이 나서서 주장할 일은 아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일지라도, 더 나은 제안을 발견했을 때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저렇게 바꾸면 더 근원적인 부분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은 지점들이 보였으니까요. 제 역할을 ‘일어난 일과 결정된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좁게 정의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내가 속한 조직이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하고 싶었고요.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나면 그때는 외부에 뭐라고 설명하겠어요.”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의 승객들은 무엇을 믿고 낯선 사람의 차에 오를까? 운전자가 승객을 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가 요구하는 운행료가 합당한지 아닌지 어떻게 알까? «신뢰이동»의 저자 레이첼 보츠먼은 승객들이 낯선 운전자가 아니라, 우버라는 플랫폼을 믿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버를 타면 나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빠른 길로 적당한 값을 내고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이용 경험의 모든 측면을 신뢰하는 것이다. 내 친구들을 비롯해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우버를 거리낌 없이 이용한다는 사실 또한 나를 안심시킨다.

토스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도 마찬가지다. 토스가 그 어떤 외부 공격도 막아낼 보안역량을 갖췄다는 정보는 신뢰도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뢰를 구성하는 요소가 보안 하나만은 아니다. ‘편하고 좋더라’는 친구들의 추천, 나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다루지 않을 거라는 확신, 내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추천해줄 것이라는 믿음, 정부로부터 증권 및 은행 설립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 무엇보다 어렵고 복잡하기만 했던 금융이 토스에서는 언제나 쉽고 빠르게 해결되는 경험이 모여 신뢰를 단단하게 한다.

 

“신뢰란 결국 시간이 쌓아주는 자산이었다”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 “다른 회사들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상담 시간을 정해두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승건은 단호했다.

“누구나 급하게 또는 밤늦게 송금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오류나 궁금증이 9-6에 맞춰 생길 리 없어요. 물어볼 게 생기면 아무 때고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창구를 열어놓아야 해요.”

 

“고객이 궁금한 게 있을 때 언제든 곧바로 해결해주자”

 

“토스는 ARS 자동응답 단계가 비교적 짧아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강력한 희망을 담아 설계했거든요. 지금은 채팅 상담을 선호하는 고객도 많지만, 어떤 연령대의 고객이든 원하면 바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연결 지점을 마련하려고 했어요.

 

 

 

6장. 혁신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설득하는 데 시간 쓰는 것보다 빨리 실행해서 결과를 내는 게 중요했죠.

 

이벤트의 디테일이 승부를 갈랐다. 지급받은 주식이 내 목록에 덜렁 찍히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선물받은 주식을 널리 자랑하고 싶게끔 화면을 만들었다. 계좌 개설을 마치고 나면 주식이 들어 있는 선물 상자가 먼저 뜨고, 상자를 열면 ‘축하합니다. 네이버 주식 1주를 받았습니다’ 하면서 팡파르가 터져나왔다. 사람들이 이를 캡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다 날랐다. 자신의 일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 감성에 잘 어울렸다.

응모한 사람들 중에 한두 명 추첨해 수백만 수천만 원짜리 경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모두에게 주식을 지급하되 약간의 차등을 둔 것도 효과가 있었다. 네이버나 삼성전자, 현대차처럼 가격이 제법 나가는 주식에 당첨된 사람들은 기쁜 마음에 인증샷을 올리고, 반대로 2000원, 3000원짜리 주식을 고른 이들은 ‘똥손’이라며 공유했다. 주식투자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도 회사의 주주가 되어보는 경험을 재밌는 이벤트로 받아들였다.

 

토스증권은 인가 과정부터 출시 때까지 줄곧 초보 투자자를 위한 MTS를 표방했다. 사용자가 회사명이 아니라 브랜드나 제품 이름만 알아도 해당 종목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검색창에 ‘신라면’을 입력하면 신라면을 만드는 ‘농심’ 주식이 떴다. 어떤 주식부터 투자해야 할지 잘 모르는 초심자들에게 ‘남들은 이런 걸 많이 샀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음원 인기차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매 Top 100’ ‘수익률 Top 100’ 등 매매 통계에 기반한 투자 정보를 보여줬다. 어떤 주식부터 투자해야 할지 잘 모르는 초심자들에게 ‘남들은 이런 걸 많이 샀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반대로 초보 투자자에게 당장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어려운 정보는 최대한 덜어냈다. 주가 그래프도 매일 종가가 연결된 선 차트만 제공하고, 주가의 변동폭과 거래량 등을 보여주는 캔들차트는 제외했다. ‘매수’ ‘매도’ 대신 ‘구매’나 ‘판매’라는 용어를 썼던 것도 더 일상적이고 쉬운 표현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초보 투자자들이 언제까지고 초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은 한참 지난 뒤였다. 자기 돈을 맡겨놓고 아무것도 모른 채 가만히 있을 투자자가 얼마나 될까. 동학개미운동 이후 책, 블로그, 유튜브 등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투자 정보가 사방에 넘쳐났다.

초보 투자자는 어느덧 숙련된 투자자로 성장했고, 토스증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부족함을 느꼈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의 차이도 몰랐던 어느 사용자는 몇 달 만에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려고 하는데 ROE(자기자본이익률) 추이를 볼 수 있게 5년 그래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캔들차트가 없어서 다른 증권사로 갈아탄다” “시간외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줘야 주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등의 피드백은 증권팀에 경종을 울렸다. 답습하지 않으려고 애써온 것이 무색할 만큼, 사용자들은 기존 증권사 앱에서 많은 가치를 얻고 있었다.

 

혁신에는 시작도 끝도 없었다.

 

이승건은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송금 사일로가 아닌 이승건의 결정이었다. 회사 전체의 재무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PO 한 사람에게 결정을 맡길 수 없었다. 게다가 데이터로 뒷받침되지 않은, 이승건의 신념과 직감에 따른 판단이었다. 팀원들이 “회사를 이승건 마음대로 하는구나”라고 실망할 수도 있었다. 그는 “내가 가진 신뢰자원을 깎아먹더라도 결정해야 할 때”였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완전 무제한 무료가 아닌 점에 심리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2미터 천장이나 4미터 천장이나 머리가 닿지 않기는 매한가지이나 우리는 4미터 천장을 선호합니다.

 

이승건은 매출 대신 단순한 사용자 경험을 택했다. 단순함에 대한 집착은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부지런히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야 했다. 재테크에 열심인 사람들은 돈을 쪼개어 굴리는 ‘적금 풍차 돌리기’ 같은 복잡한 팁을 공유했다. 가끔 50명, 100명 한정 특판 예금이 나오는 날엔 새벽부터 달려가 줄을 섰다.

홍민택은 “수신 상품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자”고 했다.

“머리 굴리거나 경쟁하지 않아도 사용자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통장을 만들자. 만기나 납입금액 같은 조건을 없애고, 이자를 조금 더 얹어서 깔끔하게 연 2% 주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토스뱅크로 모여들 것이다.”

은행들이 돈을 아무때나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자유입출금 통장에 2%씩 이자를 주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은행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예측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정해놓은 지급준비율을 지키면서 수익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이제 문을 여는 토스뱅크로서는 수익이 발생하기도 전에 초기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할 우려도 있었다. 무엇보다 2%를 준다고 했다가 만약 철회라도 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다. 여러 위험을 감수하고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고객이 2% 통장을 좋아할 게 분명하니까. 초기 자금운영만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면 혁신적인 수신 상품이 될 게 확실했다.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다 (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비유기적 성장이란 인수합병 등 외부적 요인을 통해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자체적인 생산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타다는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승차 호출(ride hailing) 서비스를 선보이며 정체된 모빌리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해 초단기 렌터카에 대리기사까지 빌려주는 형태로 사업모델을 풀어낸 타다는 ‘승차거부 없는 강제배차’와 ‘불필요하게 말 걸지 않는 친절한 기사’로 알려졌고, 약 1년 만에 사용자 170만 명을 확보하며 혁신성을 입증했다.

사용자들이 느낀 타다의 이동 경험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타다 이용자들은 ‘운전기사가 친절하다(44.7%)’, ‘차량 실내가 깨끗하고 잘 관리돼 있다(38.7%)’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29.1%)’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일반 택시보다 이용 가격이 높은 편이었지만 응답자의 21.6%는 ‘가격이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타다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타다의 사업모델은 불법으로 규정됐다. 결국 2020년 4월 국회에서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타다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모빌리티 시장은 특정 대기업 플랫폼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잘하려고 그랬던 것 안다. 같이 고치면 된다”

 

남들 눈을 피해 눈앞의 성과를 내는 것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반 위에 올라 실패하는 편이 나았다. 그런 실패라면 종국에는 승리할 것이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리스크를 이해하고, 보험을 통해 최소한의 대비를 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토스인슈어런스의 비전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조병익은 보험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고용 면에서 푸는 데 집중했다.

고객 상담을 맡는 직군은 설계사가 아닌 보험분석매니저라 부르고, 이들을 연봉제로 직접 고용함으로써 개인의 판매실적과 소득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또 상담이나 계약 건수가 아니라 고객만족도(NPS)를 주요 성과지표로 삼았다. 토스팀의 인센티브 체계에 맞춰 개인이 아닌 팀의 성과에 따라 동률의 인센티브를 반기마다 지급했다. 보험분석매니저들은 오로지 고객의 이익과 만족을 고려해 상담하면 되었다.

기존의 문제를 타파할 묘안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현실이었다. 경력자 위주로 보험분석매니저를 채용하려 했으나 동참하는 이가 적었다. 설계사 중에도 기존 영업관행에 문제의식을 느껴 고객 중심으로 상담하고, 토스인슈어런스의 비전에 공감하는 이들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일 잘하는 설계사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일 때 수입이 훨씬 좋기 때문에 연봉제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그 바람에 조직 확장이 더뎌지자 방향을 선회해 신입 매니저를 공개 채용하기로 했다. 보험업계의 관행을 모르니 교육 과정만 잘 갖추면 고객 중심 상담을 하기에 더 나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다. 신입 채용인 만큼 조병익은 지원자들의 보험 지식보다 학습력과 의지를 중요하게 평가했다. 입사 후에는 2~3개월의 교육 과정을 거쳐 실무에 투입했다.

 

정성적인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상담을 마친 고객들에게 ‘지인에게 토스인슈어런스를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 등 몇 가지 질문으로 만족도를 측정했는데, 꾸준히 90점대를 유지했다. 동종업계 평균(70~80점)과 상당한 격차였다. 보험 가입 후 13개월 유지율도 90% 이상으로 매우 우수했다.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는 방증이었다.

대면 상담도 아니고, 자신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당장 효익을 볼 일도 없지만 사용자들은 상담 경험 그 자체에 크게 만족했다. 소비자들이 고객 중심 설계에 목말라했다는 가설은 입증되었다. 신입 공채를 두 차례 더 해서 인슈어런스팀은 100명까지 늘어났다.

그다음이 문제였다. 사람들이 고객 중심 설계를 바란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렇게 해서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고객만족도가 높아지면 입소문을 타고 매출 성장도 자연히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일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상담에 만족한 고객조차 토스인슈어런스를 다시 찾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보험은 구매주기가 긴 상품이다. 상담받고 보험에 가입하고 나면 한동안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보험분석매니저 100명이라는 규모 또한 보험업계 전체에서는 미미한 존재였다.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조직규모를 적어도 10배는 키워야 했다. 그럴 경우 재무적인 손실도 10배로 불어날 텐데, 확실한 매출 성장 전략도 없이 이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눈에 보이자, 팀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훌륭한 역량과 열의를 가진 팀원들과 2년여를 달려왔지만, 회사가 존속 가능한 최소한의 매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토스인슈어런스의 정규직 모델 실험은 여기까지다. 더이상 질질 끄는 건 욕심이다. 실패를 선언해야 할 때임이 분명해졌다.

 

고객의 상담만족도가 90점에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적어도 기존 보험업계의 상담보다는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설계사 규모를 빠르게 늘려 사업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고객의 만족도와 고객 수를 곱한 것이 토스인슈어런스가 사회에 미치는 임팩트의 크기라고 한다면, 새로운 모델에서는 그 면적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이것이 토스인슈어런스가 새로이 증명해야 할 가설이다.

 

남들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일해야 직성이 풀렸고, 틀리다 싶은 점은 에두르지 않고 콕 집어 말했다. 문제를 하나 발견하면 끝까지 파헤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했다. 다 완성된 것처럼 보일 때도 한 끗 차이를 만들려고 안간힘을 썼다. 뭔가 멋진 걸 만들어내려는 욕심으로 이글거렸고, 동료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버둥거렸다.

 

떠나는 이들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토스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지쳐 버티기 힘들다”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 등 공통분모가 있는 말들을 남겼다. ‘더이상은 안 되겠다’는 것이다. 팀 내에도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고 있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팀원들이 없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적임자(right person)를 채용하는 것이지, 적임자임을 스스로 증명하게 하는 과정이 아니다”

 

“근무시간 측정은 몰입도와 무관하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토스팀 안에서는요.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게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을 갑자기 나태하게 만들거나, 일하지 않던 사람들을 일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조직의 지배적 정서에 따라, 이에 맞는 롤모델을 찾아 모방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해 나갑니다. 토스팀에는 남다른 몰입을 통해 커다란 성취를 이뤄낸 팀원에게 신뢰와 존경을 보내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습니다. 쉽사리 바뀌지 않을 만큼 충분히 강력하게 뿌리내렸죠.

가치창출의 총량에는 인재 밀도와 인원수, 일하는 시간, 협업 효율이라는 요소가 골고루 영향을 미칩니다. 비포괄임금제를 도입함으로써 훌륭한 인재의 밀도와 수를 높이고, 일하는 시간을 적정하게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그러면 토스팀이 하나의 기업, 한 팀으로서 만들어내는 가치의 양은 더 증대될 거예요.”

 

제갈량은 천재였지만 위임을 못했기 때문에, 전투에서 이겼을지언정 전쟁에서는 졌다. 반대로 조조는 사마의 같은 천하의 좋은 인재를 찾아다녔고 충분히 위임했다. 사마의는 힘과 역량을 갈고닦아 결국 천하를 통일했다.

 

 

 

에필로그

아직 철들지 않은 마냥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도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짜여진 판세와 규칙을 거스르고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엄존하는 사회적 문제와 개인의 불편이 완전히 사라진 번영의 시대를 시작할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렇다’고 믿었던 철없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다. 우리의 미래는 더 나을 거라고, 결국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낙관주의자들의 이야기. 비록 지금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말해도, 실패의 두려움이 찾아와도, 단련된 의지와 신념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으면 끝내 불운조차 딛고 새로운 차원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믿은 사람들의 이야기.

 

에필로그를 써내려가는 지금도 이런 소수자들이 토스팀에는 왜 이렇게 많은지 잘 모르겠지만, 이 안에서 우리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였다. 그래서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헤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려도 그것은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기보다 선구자로서 당연히 통과해야 할 검증이라 여겼다.

 

우리의 여정은 다음 세대에게 분명 소중한 시작일 것이고, 충분히 가치 있게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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